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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untaro Tanikawa,たにかわ しゅんたろう,谷川 俊太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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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돌아가셨어.
돌아가신 뒤에 병원에서 할아버지 방으로 모셔 왔어. 주무시는 듯 보였지만, “할아버지!” 하고 불러도 대답이 없어. 손을 대 보니 너무 차가워서 왠지 모르게 무서워졌어. 할아버지는 이미 할아버지가 아니게 된 걸까? 장례식이 끝나고 할아버지는 재가 되었어. 할아버지는 이제 계시지 않아. 하지만 안 계신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아. 할아버지는 여기에 안 계시지만, 어딘가 계시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 근데 여기에 안 계시면 어디에 가신 걸까? “하늘나라에 가셨어.” 하고 엄마는 말하지만 왠지 거짓말 같아. 책에서 금빛으로 빛나는 구름 위의 천국 그림을 본 적이 있지만 그건 단지 옛날 사람들의 상상일 뿐. 내가 그렇게 말했더니 엄마는 “네 마음속에 계시지 않니?” 하셨어. 정말 계실까? 그렇다 해도 살아 계실 때처럼 말을 할 수도 없고 껴안아 주지도 못해. 영혼이란 어떤 걸까? 마음 같은 걸까? 영혼은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고 냄새도 안 나는데 어떻게 영혼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지? 그렇게 따지면 중력도 눈에 보이지 않고, 전파도 눈에 보이지 않아. 내 마음이나 다른 사람의 마음도 눈에 보이지 않아. 그래도 난 그걸 느끼고, 그게 있다는 걸 알고 있어. 사진에 담긴 할아버지 얼굴, 비디오에 녹음된 할아버지 목소리, 그림엽서에 남아 있는 할아버지의 그림이랑 글씨, 그런 걸 보거나 들을 때 내 마음에 무언가 느껴지는 걸 보면 분명 할아버지 영혼의 에너지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거야. 살아 있는 우리들은 죽은 뒤의 일을 이렇게 저렇게 상상하지만 실제로 어떤지는 아무도 몰라. 그래서 죽는 게 두려운 거야. 하지만 만약 몸이 죽어도 영혼은 죽지 않는다는 걸 믿는다면, 그 때에도 ‘나’라는 영혼으로 계속 살아 있다면, 죽은 뒤의 세계는 어떨지 궁금해져. 아주아주 오래전 우주가 처음 생긴 순간에 에너지에서 물질이 생겨났다고 과학자들이 말해. 만일 그렇다면, 죽는다는 건 물질에서 벗어나 에너지로 돌아가는 걸지도 몰라. 거기에 우리의 진짜 고향이 있을지도 몰라.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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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병원에서 집으로 옮겨왔다. 주무시는 듯 보였지만 손을 대 보니 너무 차가워서 할아버지는 이제 어떻게 된 것인지 궁금해졌다. 장례식이 끝나고 할아버지는 재가 되었지만 나는 할아버지가 안 계신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다. 할아버지는 여기에 안 계시지만 어딘가에 있을 것 같았다. 할아버지가 어디에 계시냐고 묻자 엄마는 하늘나라에 가셨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왠지 거짓말 같았다. 하늘나라 같은 건 옛날 사람들의 상상 같은 거라고 생각하니까. 엄마는 할아버지가 내 마음 속에 있다고 했지만 마음 속 할아버지와는 말을 할 수도 껴안지도 못한다.
죽은 사람의 영혼을 불러 이야기를 하게 해 준다는 무녀 이야기를 만화에서 보았다. 영혼이란 어떤 걸까 궁금해졌다. 볼 수도 없고 만질 수 없어도 존재하는 중력이나 전파 같은 걸 보면, 영혼도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몸은 죽어도 영혼은 죽지 않는다면, 죽은 뒤의 세계는 어떨까? 아빠는 몸은 물질이고 영혼은 에너지라고 했다. 아주 오래전 우주가 처음 생긴 순간에 에너지에서 물질이 생겨났다고 한다. 그렇다면 죽는다는 건 물질에서 벗어나 다시 에너지로 돌아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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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그림책 시리즈 소개
- 생각을 깨우고 마음을 키우는 첫 철학 그림책 생각그림책 시리즈는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일본 오츠기쇼텐(大月書店)에서 출간한 ‘생각하는 그림책(考える?本)’ 시리즈를 번역한 시리즈입니다. 모두 9권으로, 마음, 성장, 말(외국어), 행복, 악, 사랑, 죽음, 아름다움, 인간 등 살다보면 누구나 부딪히고 고민하게 되는 인생의 중대한 질문들을 개성 넘치는 글과 그림으로 풀어낸 그림책들입니다. 각각의 그림책들은 쉽지 않은 주제를 만만치 않은 깊이로 다루면서도 초등학생들에게 때론 친근한 소재로, 때로는 아주 신선한 소재와 그림으로 풀어내어 흥미롭게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해 줍니다. 예를 들어 마음에 대해서는 장난꾸러기 ‘반창고’를, 말을 다루면서 ‘쓰면 외국어 단어가 보이는 안경’을,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마을에서 함께 꽃을 심고 가꾸며 얻은 느낌을 소재로 삼는 식이죠. 무엇보다 틀에 박힌 듯 설명하지 않고, 아이들이 직접 생각하고 질문을 품게 만들어 줍니다. 이는 각 책의 필자들이 주제와 관련된 분야의 전문가들이기에 가능했습니다. 가야마 리카(정신과 의사), 노가미 아키라(아동문화학자), 히코 다나카(아동문학 작가), 아서 비나드(시인이자 작가), 쓰지 신이지(문화인류학자, 환경운동가), 가와이 게이코(작가이자 아동서점 ‘크레용 하우스’ 운영자), 다니카와 슌타로(시인), 가와이 마사오(영장류 연구 학자) 등이 그들입니다. 이렇게 전문가들을 집필자로 선정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책의 편집 위원인 노가미 아키라가 시리즈 출간사에서 아래와 같이 밝힌 바 있습니다. “아이들은 사춘기의 입구에서 자신에 대해, 또 타인에 대해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그 고민과 물음에 즉시 대답이 나오지 않지만 ‘생각’하는 행위는 사춘기를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고, 생각을 통해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는 시각도 형성되어 살아가는 데에 큰 힘이 되어줍니다. 아이들은 다양한 생각에 직면하여 마음의 고민이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찾아갈 것입니다. 이 책은 일방적으로 결론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경직된 경향에서 벗어나 시니어(경험 많은 연장자)와 상호작용 하면서 깊이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마음을 단련할 수 있도록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집필해 주셨습니다.” 이처럼 생각이나 고민을 강요하지 않고 독자 스스로 생각을 통해 자신만의 결론과 해답을 찾아가도록 권유하는 것, 이것이 이 시리즈가 가지는 가장 큰 미덕입니다. 마스다 미리, 요시타케 신스케, 아베 히로시 등 유수의 화가들이 참여한 이 시리즈는 글과 그림이 각기 그 주제에 대해 해석한 바를 조화를 이루거나 때로 조금씩 다르게 다루고 있는 점도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생각그림책’시리즈 ? 마음이 보여? ? 아이라서 어른이라서 ? 외국어는 안경 ? 행복은 어떤 맛? ? 나쁜 생각은 나빠? ? 사랑하니까 사람 ? 죽음은 돌아가는 것 ? 아름다움은 자란다 ? 나는 인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