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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룸살롱을 보면 한국 사회가 보인다
1장 요정의 전성시대 (해방정국~1960년대) 해방정국의 요정정치 | ‘빈대떡 신사’의 비애 | 한국전쟁 중에도 요정은 호황 | 수없이 반복되는 ‘고급 요정 폐쇄령’ | 요정 단속은 숨바꼭질 놀이 | 4?19와 5?16에도 불구하고 | 군사정권의 이중적 행태 | “비밀요정은 부패의 상징” 2장 ‘요정’에서 ‘룸살롱’으로 (1970~1980년대) ‘요정 망국론’ | ‘요정 공화국’ | 룸살롱과 ‘호스티스 문화’의 등장 | 호스티스는 ‘날개 없는 천사’? | 김수희의 ‘멍에’가 대변한 ‘영동문화’ | 주현미의 ‘비내리는 영동교’?‘영동블루스’ | 88서울올림픽은 ‘룸살롱올림픽’? | 룸살롱의 전성시대 3장 ‘룸살롱이 법정’인 나라 (1990년대) ‘골프와 룸살롱과 검사’ | ‘권력-폭력 유착의 충격’ | 10대 소녀들의 룸살롱 진출 | 호텔 나이트클럽 내의 무허가 룸살롱 | “한국 접대부 향응은 관습” | “호화 룸살롱은 불황 모른다” | 김현철과 ‘1000만 원 신드롬’ | 농촌까지 파고든 룸살롱 | ‘삐끼의 천국’, ‘여대생 접대부’ 논란 | “‘룸살롱이 법정’인 나라” 논란 4장 한국은 ‘접대부 공화국’인가? (2000~2002년) ‘주가 따라 울고 웃는 룸살롱’ | ‘5?18 룸살롱 사건’ | ‘룸살롱의 양지화’인가? | 미시촌과 ‘아방궁’ 룸살롱 | 강남 나이트클럽의 ‘룸 잡기’ 추첨 | 한국은 ‘접대부 공화국’인가? | 방송사 대신 술집으로 출근하는 탤런트 | ‘뉴욕 룸살롱’ 사건 | 대통령 아들들의 비리 열전인가? | 연예계 룸살롱 접대 비리 5장 “접대를 할수록 매출은 올라간다” (2003~2005년) 청와대 만찬 ‘룸살롱 뒤풀이’ 사건 | “접대를 할수록 매출은 올라간다” | ‘룸살롱 장부 사건’ | 성매매특별법의 두 얼굴 | ‘판사 룸살롱 성접대’ 사건 | ‘룸살롱 비즈니스 이렇게 변했다’ | ‘택시노련 룸살롱 비리’ 사건 | ‘접대비 양극화’ 현상 6장 ‘향락 공화국’의 ‘룸살롱 경제학’ (2006~2008년) ‘향락 공화국’의 ‘룸살롱 경제학’ | 군인공제회?건교부 직원들의 ‘룸살롱 억대향응’ | ‘군부대 룸살롱’ 사건 | ‘벗고 놀아도 4만 원, 별짓 다 해도 5만 원’ | ‘국감 향응은 거지같은 관행’ | ‘전 국세청장이 룸살롱 여주인 계좌에까지 돈을 숨겼다니’ | ‘룸살롱으로 서민경제 활성화?’ | ‘한국 룸살롱 문화의 변증법적 발전’ 7장 연예계 룸살롱 성상납 사건 (2009년) 연예계 성상납 사건 | ‘더러운 포식자들’ | ‘무서운 ○○일보’ | ‘조선일보의 명예와 도덕성의 문제’ |“성(性)상납 수사 때 엄청난 외압 있었다” | “화려한 ‘소문’…초라한 ‘진실’” | “시늉만 하다 면죄부에 그친 ‘장자연 수사’” | ‘조선일보의 균형 잃은 장자연사건 보도?논평’ | ‘조선일보, 이명박과 왜 싸우나’ 8장: 한국은 ‘스폰서 공화국’인가? (2009~2010년) 청와대 비서진의 ‘룸살롱’ 출입 금지령 | ‘갈수록 치밀해지는 공무원 접대’ | 기업형 룸살롱의 번성 | “검찰 수사관들 룸살롱서 억대 공짜 술” | 기획재정부?KBS의 룸살롱 논란 | MBC 「PD수첩」의 ‘검사와 스폰서’ | “검찰에만 ‘스폰서 문화’가 있는 이유” | ‘공직자, 천안함 애도기간 중 룸살롱?2차’ | ‘산하기관한테 성접대까지 받는 공무원들의 나라’ 맺는말: 한국은 ‘음주?접대?칸막이 공화국’ 주 |
康俊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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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년 서울에만 3000여 개 이상의 요정이 있었으니, 요릿집과 기생집이 보통사람들의 화제가 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한 일이었을 것이다. 당시 요릿집과 기생집 출입은 정치 지도자들에서부터 경찰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만연된 관행이었다. 오죽하면 1946년 12월 중순 수도경찰청이 “경찰관들의 요정 출입으로 경찰 행정에 불민한 점이 적지 않으므로 경찰의 각종 요정 출입을 일절 엄금할 것”을 지시했겠는가. 그러나 위에서부터 늘 요릿집과 기생집을 출입하는데, 그것이 근절될 리는 없었다. 조병옥, 장택상 등 경찰 수뇌부도 ‘요정 정치’의 선두 주자였던 것이다.---pp.22~23
1970년대부터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룸살롱(또는 유사 룸살롱)과 이에 따른 ‘호스티스 문화’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룸살롱이 아닌 업소들도 룸살롱 흉내를 내기 마련인바, 오늘날까지도 유사 룸살롱으로 인해 룸살롱의 엄격한 정의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는 게 현실이다. 룸살롱 ‘원맨밴드’ 경력 33년인 A씨에 따르면, 국내에 룸살롱이 들어선 것은 1970년대 중반이며, 1세대 룸살롱은 서울 퇴계로 주변에 모여 있었다. 이후 이태원 근처에 ‘길싸롱’ ‘밤길’ 같은 룸살롱이 생기기 시작했다.---p.49 “많은 변호사들이 형사사건을 따내려고 외근 사무장을 고용한 뒤 경찰과 검찰?법원 직원 등에게 향응을 베풀고 소개료를 준다. 판?검사를 지내다 개업한 변호사는 대부분 전관예우라는 뿌리 깊은 관행에 힘입어 이름과 돈을 얻는다. (…)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변호사 사무장의 증언은 정말 충격적이다. 그는 자신이 겪은 일임을 강조한 뒤 ‘심지어는 룸살롱에서 판사와 검사, 변호사, 외근 사무장이 만나 형량과 재판 기일 등등을 결정하는 일까지 벌어진다’고 털어놓았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룸살롱이 바로 법정’이었던 셈이다.”---p.97 “당국의 세금부과가 엄청난데도 고급 룸살롱이 느는 것은 최근 경기 악화에 따른 기업 구조조정 등으로 직장을 잃은 여성이 늘어나 업소들이 손쉽게 접대부를 확보할 수 있는데다 대형화, 고급화할수록 손님이 더욱 몰리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중요한 고객이나 사업상 파트너, 계약 당사자 등을 접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접대부가 나오는 고급 룸살롱을 찾아야 한다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남성중심 접대문화도 이 같은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또 전문지식이나 기술 없이도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그릇된 사고방식이 요인이 되고 있다.”---pp.119~120 룸살롱이 고객들의 수요 변화에 재빠르게 맞추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 가운데 룸살롱 시장이 급변했다. 새로 선보인 강남 일대 룸살롱의 가장 큰 특징은 ‘대형화’였다. 룸 50개 이상의 기업화된 형태로 고용(?) 인원만 200여 명이 넘을 정도여서 이제 개인 사업 수준을 넘어 ‘기업화’의 길로 접어든 셈이었다. 대형화는 도우미를 비롯한 인력 확보도 쉬울 뿐 아니라 경비 절감 효과가 크기 때문에 강남 일대에는 룸 기준 40개가 넘는 대형 룸살롱이 100여 곳이 넘을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었다. 마케팅 방식도 달라졌다. ---pp.156~157 접대비가 도마 위에 오르자, 기업들은 접대비라는 이름을 바꿀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경제5단체와 한나라당 지도부 간담회에서 장지종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이 “솔직히 ‘접대비’라는 말은 한마디로 기업인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용어다. 접대비라는 용어는 을(乙)이 갑(甲)에게 향응을 베푼다는 부정적 의미가 있다. 명칭을 바꿔달라”고 건의하자 대다수 경제인이 고개를 끄덕였다는 것이다. 기업인들은 “접대비란 용어 자체가 반(反)기업 정서를 부추기고 있는데다 접대비 관련 제도도 현실성이 낮아 기업인을 잠재적인 범법자로 만들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pp.184~185 4월 24일 오전 경기 분당경찰서에 많은 취재진이 모인 가운데 한풍현 분당경찰서장이 장자연 씨 자살사건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장자연 문건’에 거론됐거나 유족들에 의해 강요죄 또는 그 공범 혐의로 고소된 인사들은 모두 10명으로 언론사 대표 2명과 IT업체 대표 1명, 금융업체 임원 1명, 기획사 대표 2명, 드라마 PD 4명 등이었다. 이 가운데 이미 체포영장이 발부된 고인의 소속사 대표 김성훈 씨와 불구속 입건된 장 씨의 전 매니저 유장호(30) 씨 등 기획사 대표 2명을 제외하면 ‘유력 인사’는 모두 8명이었다. 하지만 유력 인사는 대부분 무혐의 처리됐다.---p.211 “검사들의 회식 문화도 스폰서 관행을 끊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다. 검사들은 통상 최상급자가 식대와 주대를 모두 계산한다. ‘수사지휘’뿐 아니라 ‘회식지휘’까지 잘해야 유능한 간부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비싼 술집과 고급 음식에 익숙한 검사들이 많아 회식비가 여간 드는 게 아니다. (…) 본인 경제력으로 회식비를 감당할 검찰 간부는 그리 많지 않다. 검사 출신인 한 변호사는 이렇게 말했다. ‘결기 있는 검사들을 쥐락펴락하려면 스폰서를 끼고 있어야 했다. 가끔 근사한 곳에서 술을 사야 부장다운 부장이란 소리를 들었다. 스폰서가 될 만한 친구가 없는 나는 부장 진급을 포기했다.’” ---p.2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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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잘나가는 그들만의 은밀한 리그, 룸살롱을 알아야 한국 사회가 보인다.
“한국은 ‘음주공화국’?‘접대공화국’인 동시에 ‘칸막이공화국’이다. 칸막이 현상은 한국 사회를 이해하는 핵이다. 그걸 이해하면 지역 갈등에서부터 유흥문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수수께끼가 풀린다. 은밀한 접대는 칸막이를 필요로 하며, 룸살롱의 가장 큰 장점은 그런 칸막이를 우아하게(?) 구현했다는 점이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한국 사회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엔 정당, 국회, 검찰 등과 같은 공식적인 제도와 기구보다는 룸살롱에 대한 연구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머리말) 언론지상에 오르내리는 부패와 비리의 현장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곳, 룸살롱. 한국 사회를 이해하기 위한 소통코드로 강준만 교수가 택한 키워드다. 1인당 최소 수십만 원이 드는 ‘룸살롱 접대’를 관행으로 인정하는 것은 과연 한국의 독특한 문화다. 룸살롱의 시작은 언제로 봐야 할까. 강준만은 룸살롱의 전신인 요정이 전성시대를 구가한 해방정국을 그 발원지로 보고 이후 거침없이 변모하며 마침내 위세가 절정에 달한 2010년 현재까지 그 모든 창발의 과정과 순간을 생생하게 전한다. 1945년 해방정국부터 2010년 스폰서 대란까지, 룸살롱 공화국 65년의 기록 해방 후 미군에 영합해 한 자리 얻어내려는 현장도 요정이었고(19쪽), 4?19와 5?16 이후 그 주동세력은 다시 룸살롱의 새로운 고객이 되었으며(31쪽), ‘요정 망국론’ ‘요정 공화국’이란 단어가 각종 매체의 지면을 장식할 정도로 문제가 되었지만(43쪽) 경제성장을 발판으로 ‘호스티스 문화’가 꽃을 피우며 출판?영화 등 문화계 전반의 트렌드를 주도했다(48쪽). 덕분에 강남(당시 영동)은 유흥가의 중심에 우뚝 섰고 대중가요에도 이러한 영향이 미쳐 ‘영동문화’를 대변한 노랫말이 인기를 끌고(54쪽) 노래 제목에 ‘영동’이 자주 등장했다(57쪽). 1980년대 후반 룸살롱이 전성시대를 맞으며 정경유착의 현장으로 자주 등장하더니(71쪽) 급기야 판검사의 접대 비위가 드러나며 ‘룸살롱이 법정인 나라’라는 말까지 나왔다(97쪽). 룸살롱이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면서 10대 소녀들이 룸살롱으로 진출하거나(76쪽), 농촌에까지 룸살롱이 파고들어 많은 문제를 양산하기도 했다(91쪽). “하룻밤 술값이 천만원에 달했다”는 황태자의 신선놀음도 룸살롱에서 이루어졌고(88쪽) 9?11테러 추모 현장을 찾았던 국회의원들이 룸살롱에서 질펀한 술파티를 벌였다는 의혹(125쪽)도 있었으며 광주민주항쟁 추모식의 뒤풀이 현장으로 지목되기도 했다(107쪽). “접대를 할수록 매출이 올라간다”는 직장인의 기업인식 조사에서도 나타나듯이(141쪽) 접대는 우리 사회 곳곳에 뿌리를 내려 판검사를 접대했다는 룸살롱 장부가 발견돼 지역사회가 발칵 뒤집어지기도 했고(144쪽), 노조가 향응을 강요하고(159쪽), 군부대 내에 룸살롱을 운영하고(175쪽) 국세청장이 룸살롱 여주인 계좌에 비자금을 숨기는 일까지 생겼다(183쪽). 2009년 장자연 사건으로 또 한번 문제가 된 연예계의 성상납 사건(195쪽)은 2011년 현재도 진실 공방이 계속되고 있으며 화려한 소문을 낳고 있다. 25년간 검사들의 ‘돈줄’ 역할을 했다던 한 건설업자의 폭로를 방송한 MBC 「PD수첩」의 충격적인 보도(242쪽)에 이어 지난 천안함 사건 기간에도 공직자들이 룸살롱에서 향연을 벌였다고 해 문제가 될(251쪽) 정도로 룸살롱은 한국 사회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이처럼 룸살롱의 역사는 우리 사회의 정치?경제?문화 발전사와 궤를 같이한다. 한국 사회를 이해하고 성찰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키워드로 룸살롱을 선정한 이유다. “룸살롱은 술과 더불어 다른 것이, ‘놀이’가 추가된다는 데에 그 매력이 있다. (…) ‘놀이’의 핵심이 무엇이건 본론은 그것을 매개로 해서 이루어지는 밀실 대화와 그에 따른 ‘유사 친분’이다. 룸살롱의 물리적 본질은 ‘칸막이’가 아닌가. 칸막이는 패거리 만들기의 필수 요소이며, 패거리주의는 한국 사회를 이해하는 핵이다. (…) 바로 그런 칸막이 현상의 이익을 쟁취하고자 하는 게 접대고, 그런 접대의 무대가 룸살롱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한국은 명실상부한 ‘접대 공화국’이다. ‘접대 경제’의 규모가 너무 커져 ‘접대 규제’는 민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지에까지 이르렀다. 주고받는 접대 속에 인정이 싹트고 명랑사회가 구현될까? 아무래도 아닌 것 같다. 부정부패가 꽃을 피울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갈수록 포장술이 세련되어져 ‘인맥’이니 ‘인적 네트워크’니 하는 고상한 합법적 메커니즘의 길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룸살롱은 한국 사회의 또 다른 얼굴인 셈이다.”(맺는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