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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수난사
여자보다 강한 어머니들 이야기
강준만
인물과사상사 2009.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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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갈마들 총서

책소개

목차

머리말: 왜 어머니는 한(恨)의 상징이 되었나?

제1장 조선시대*개화기: 아들을 낳아야만 대접받는 사회
어머니가 거느린 ‘자궁 가족’ | 아들을 위한, 아들을 둘러싼 투쟁 | 한국 최초의 어머니 운동 | 최초의 축첩 반대 시위 | 조혼(早婚) 망국론 | 여성운동으로서의 국채보상운동 |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

제2장 일제강점기: 현모양처 이데올로기
열녀효부(烈女孝婦)에서 현모양처(賢母良妻)로 | 세계최초의 '어린이날' 선포 | 어머니의 입시전쟁 참전 |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리" | "일천만 여성의 불행을 두 어깨에 지고" | "네 어미는 과도기 선각자였느니라" | "아아, 생식기 중심의 조선이여!" | 축첩과 명사들의 처녀 농락 | "낳아라! 불려라! 길러라!" | '불효자는 웁니다''어머님 안심하소서'

제3장 1945년~1959년: 전쟁 미망인의 타락을 막아라
"새 나라의 새 주인은 우리 어린이" | 해방정국의 여성운동 | "어머니, 전쟁은 왜 해야 하나요?" | '씨받이 면회'와 '베이비 붐' | "나는 보리밥이 소화가 잘 돼!" | '자유부인'과 '허벅다리 부인' | "전쟁 미망인의 타락을 막아라!" | 왜 '어머니날'을 제정했는가? | 우골탑(牛骨塔)과 '점증하는 좌절의 혁명'

제4장 1960년대: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
"어머니는 안 울련다" |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 "3살 터울 셋만 낳고 35세 단산하자" | 어머니는 '겨레의 집'인가? | 어머니의 '치맛바람' | 어머니의 '연탄전쟁'

제5장 1970년대: 어머니는 가족의 수호신
전태일의 어머니 이소선 |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 '정략결혼'의 대중화 | "신사임당수련원의 일주일이 지옥 같았습니다" | 가족법 개정은 '빨갱이 짓' | "6시간마다 연탄 갈기가 지옥같다" | 아파트 분양 특혜가 주어진 불임시술 | '복부인'과 '주부도박단'의 등장

제6장 1980년대: 입시전쟁과 어머니의 인정 투쟁
광주 '어머니의 노래' | "둘도 많다.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 | '집안의 폭군'이 된 어린이
'어머니 과외' '도둑과외' '올빼미과외' '고속도로과외' | "갑자기 성적 좋아진 학생을 조심하라" | 입시전쟁과 어머니의 '인정 투쟁' | 혼수 사치 경쟁과 '마담뚜'의 활약

제7장 1990년대: 자식 하나 보고 살아온 어머니
'어버이날'의 상품화 | "'대학교'라는 신흥종교의 광신자" | "넌 왜 00처럼 못하니! 00의 반만 따라 해 봐라" | 부부간 성(性)생활마저 못한다 | 애인 신드롬 | 아버지 신드롬 | "나, 이 아이 하나 보고 살았어" | 어머니는 찬양하고 아줌마는 때려라

제8장 2000~2005년: 나는 월급 없는 파출부가 아니다
'아버지라는 이름의 약자(弱者)' | 기러기아빠 신드롬 | 어머니의 '원정 출산' 붐 | '우골탑(牛骨塔)'에서 '모골탑(母骨塔)'으로 | '대한민국은 불륜공화국' | "아내의 전화가 두려워질 때도 있다" | '기러기 아빠'와 어머니의 '안식년 욕구' | 호주제(戶主制) 폐지 | "나는 월급 없는 파출부가 아니다!"

제9장 2006~2008년: 현모양처에서 전모양처로
"우리 남편은 애들이나 다름 없다" | "당신은 상위권 엄마의 기쁨을 아느냐" | "아버지 어깨를 펴게 합시다" | "사회생활이 조폭의 삶과 다르지 않다" | 극성 엄마, 속물 엄마, 부패 엄마 | '현모양처(賢母良妻)'에서 '전모양처(錢母良妻)'로

맺는말: '아줌마 혐오와 어머니 신성화'를 넘어서
어린이의 '발명'과 모성애의 탄생 | '보수적 과잉순응'*'보험적 투자협정'*'보상적 인정투쟁' | 비도덕적 가족주의와 부정부패 | 모두가 희생자인 체제 | '가족 파시즘'을 넘어서 | 후안무치의 평준화는 사회정의다 | '엄친아' 현상의 비극

주석* 참고문헌

저자 소개 1

康俊晩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인 강준만은 탁월한 인물 비평과 정교한 한국학 연구로 우리 사회에 의미 있는 반향을 일으켜온 대한민국 대표 지식인이다. 전공인 커뮤니케이션학을 토대로 정치, 사회, 언론, 역사, 문화 등 분야와 경계를 뛰어넘는 전방위적인 저술 활동을 해왔으며, 사회를 꿰뚫어보는 안목과 통찰을 바탕으로 숱한 의제를 공론화해왔다. 2005년에 제4회 송건호언론상을 수상하고, 2011년에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국의 저자 300인’, 2014년에 『경향신문』 ‘올해의 저자’에 선정되었다. 저널룩 『인물과사상』(전33권)이 2007년 『한국일보』 ‘우리 시대의 명저 50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인 강준만은 탁월한 인물 비평과 정교한 한국학 연구로 우리 사회에 의미 있는 반향을 일으켜온 대한민국 대표 지식인이다. 전공인 커뮤니케이션학을 토대로 정치, 사회, 언론, 역사, 문화 등 분야와 경계를 뛰어넘는 전방위적인 저술 활동을 해왔으며, 사회를 꿰뚫어보는 안목과 통찰을 바탕으로 숱한 의제를 공론화해왔다.
2005년에 제4회 송건호언론상을 수상하고, 2011년에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국의 저자 300인’, 2014년에 『경향신문』 ‘올해의 저자’에 선정되었다. 저널룩 『인물과사상』(전33권)이 2007년 『한국일보』 ‘우리 시대의 명저 50권’에 선정되었고, 『미국사 산책』(전17권)이 2012년 한국출판인회의 ‘백책백강(百冊百講)’ 도서에 선정되었다.
그동안 쓴 책으로는 『문해력을 위한 교양국어사전』, 『권력과 복종』, 『법조 공화국』, 『인문학과 손잡은 영어 공부』(전3권), 『정치적 올바름』, 『한류의 역사』, 『미디어 법과 윤리』, 『한국 근대사 산책』(전10권), 『한국 현대사 산책』(전28권)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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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5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345쪽 | 524g | 153*224*30mm
ISBN13
9788959061105

출판사 리뷰

가족을 위해 싸워야 했던 어머니들 이야기!

불행한 역사의 한복판에서 어머니는 강해질 수밖에 없었다
가족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서 ‘투사’로 살아야 했던 어머니 수난의 역사를 통해 한국사회의 변천사와 구조적 문제를 담아낸다. 국가가 가정을 지켜주지 못해 생긴 각개약진의 가족주의와 계층 상승 및 체제 존속의 수단으로서 나타난 입시전쟁, 부동산 열풍, 정략적인 결혼풍속, 엄친아 현상 등을 굴비 엮듯 하나로 엮어낸다. 그리고 사회적 구조 변화를 더 이상 수용하지 못하는 가족주의의 한계와 문제점을 지적하며 참으로 열심히 투쟁하듯 살아왔지만, 지금의 체제에서는 어머니도 아버지도 딸도 아들도 모두다 희생자일 뿐 전혀 행복해질 수 없다고 말한다. 저자 강준만은 진보 진영에서 백날 ‘신자유주의 타도’를 외치는 것보다 어머니들의 ‘육아 부담’을 더는 정책 마련에 힘쓰는 것이 차라리 현실적인 대안이자 극복책이 될 거라고 일침한다.

▶ 조선시대부터 이어져온 ‘어머니의 정치학’

유교적 가족주의를 유지하고 키운 것 중 하나가 ‘모성’이다. 삼종지도(三從之道)가 미덕인 조선사회에서 어머니는 ‘과잉 순응’하여 권력을 획득했다. 예컨대 상류층 어머니들은 과거급제자 아들을 길러냈을 때 명예와 응분의 보상을 얻을 수 있었고, 이를 기대하기 힘든 대다수 집안의 경우 어머니들은 아들이 장성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여가장으로서 권위를 획득할 수 있었다. 웃어른으로서 효도 받고 손주를 품안에 거느리면서 며느리를 지배했던 것이다. 따라서 옛날 어머니들은 아들 낳기를 선호했으며, 아들의 과거급제와 출세를 위해 자기희생과 헌신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 같은 관성은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다. 어머니들은 아직도 대학입시철이 되면 자식의 대학합격을 기원하기 위해 전국의 사찰과 교회에서 간절한 기도를 올린다. 한편, 고부 갈등이나 명절, 제사 역시 유교적 가족 체제를 유지하고 그 속에서 여성권력을 획득해가는 수단이다. 현대에도 여성들은 결혼 후 시집 체계에 편입되어 아내ㆍ어머니ㆍ며느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전통적인 여성권력의 획득 수순을 밟아간다.

남자들은 집안에 새로운 여자를 하나 들여놓음으로써 가내 노예를 바꾼다. 그간 집안에 갇혀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아이 키우며 노예처럼 일해오던 여자는 시어머니가 되면서 이제 며느리에게 그 자리를 넘겨주고 특권층인 남자의 위치 가까이로 올라선다. 말하자면 ‘명예남성’이 되는 것이다. …… 대가족제 시절의 ‘자궁가족’을 끊임없이 환기시키는 게 바로 명절과 제사다. 아니 그 이상이다. 명절과 제사는 변형된 형태로나마 ‘자궁가족’을 지키는 수호신이다. …… 시집 식구들이 다 함께 모이는 추석이나 설에 기가 꺾여 버리는 여성들이 더 많다. 결혼 전의 그 많은 실험과 다짐과 ‘남자 길들이기’가 시집 식구들이 모인 대가족 분위기에서는 기를 펴지 못하게 되고 만다. ‘추석은 여자에게 노동하는 날’이라고 자조하면서 개인적으로 시집 체계에 편입되고, 그 속에서 아내로서, 그리고 어머니로서 권력을 가져보려고 ‘주체’로 변신한다. 이게 바로 ‘명절의 정치학’이다. ― 「아들을 위한, 아들을 둘러싼 투쟁」 27~29쪽

▶ 강요된 모성과 일제의 현모양처 이데올로기

조선시대에 사회적으로 요구된 전형적인 여성상은 열녀효부ㆍ조강지처였다. 그런데 일제가 정책으로 본격 추진하면서, 현모양처 사상이 널리 퍼졌다. 일제가 조선 여성에게 현모양처 교육을 한 데는 두 가지 목표가 있었다. 조선 여성을 일제 식민지 국민으로 통합하고, 서구의 자유주의ㆍ사회주의의 침투를 차단하기 위한 대항 이데올로기로 사용하기 위해서였다. 따라서 현모양처로서의 어머니에게는 ‘종족’뿐만 아니라 ‘근대국민’을 재생산해야 한다는 사회적 국가적 의무가 부과되었으며, 자녀 양육은 물론 교육자로서 어머니의 역할이 중시되었다.

현모양처 사상은 교육을 통해 여성의 공적 영역으로의 진출을 어느 정도 가능케 하고 국가나 사회의 목적수행을 위해 여성을 이용하면서도, 여성이 주체성을 가지고 체제를 뒤흔들 만큼의 힘을 지니게 되는 것을 엄격히 억제하여, 최종적으로는 여성을 사적영역, 즉 가정으로 제한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동시에 현모양처 사상은 전시하 일본의 대외침략을 수행하는 도구이기도 했던 것이다. …… 현모양처론은 내선일체의 이데올로기로 변질되기 전부터 여성해방론과 충돌했다. 1914년 나혜석은 “현모양처란 여자를 노예 만들기 위한” 것으로 비판했다. …… 모성애란 모든 여성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구성되고 교육되는 관념이며 자식을 기르는 동안에 가지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해방 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현모양처는 그것이 마치 전통적인 유교적 가족주의인 양 오해되면서 여성의 미덕으로 칭송받게 된다. ― 「열녀효부에서 현모양처로」 52~53쪽

▶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

한국에는 어머니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눈자위가 뜨거워지고 코끝이 시큰해지는 사람들이 많다. 자식들과 가족을 위해 온갖 고생을 다했던 ‘강한 어머니’, ‘불쌍한 어머니’의 모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국인들이 어머니를 떠올리며 갖는 주된 느낌에는 불행한 근현대사, 고난과 시련의 역사가 미친 영향이 크다. 오랜 세월 동안 국가가 가정을 지켜주지 못해 가족 중심으로 각개약진해야 하는 사회에서, 어머니는 강해질 수밖에 없었다.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사건이 6ㆍ25 전쟁이다. 전쟁 중 수많은 어머니들은 자식을 품에 감싸 안은 채 죽어갔으며, 무시무시한 굶주림 속에서 자신의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다.

전쟁이 강요한 지옥과 같은 수난과 고통을 겪으면서 어머니는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었다. 그건 생명의 근원과 연관된 것이 되었다. 억울한 죽음, 수많은 한(恨)이 생성되는 현장에서 부를 수 있는 이름은 오직 어머니뿐이었다. 어머니는 죽음의 공포 앞에서, 또는 죽어가면서 마지막으로 외쳐대는 절규의 이름이 되기도 했다. 어머니는 때론 신비화, 아니 신격화된 존재이기도 했으며, 그래야만 했다. 전쟁의 참상을 누구에게 고발할 것이며 그 참상의 한복판에 선 두려움을 누구에게 하소연 할 것인가? 어머니는 신(神)을 대신해야 했다.― 「어머니, 전쟁은 왜 해야 하나요?」 98쪽

똥구멍 째지게 가난했다는 말이 있다. 먹을 게 없어 소나무 속껍질이나 풀로 죽을 쒀먹었는데 소화가 안 돼 똥이 잘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말이었다. …… 어머니는 언제나 조그만 밥상을 따로 들고 와 큰 밥상 옆에서 아버지가 다 드신 뒤에야 식사를 시작하시곤 했다. ……밥상에는 김치 종재기나 짜디짠 반찬이 전부였다. 어머니는 갈치나 조기 새끼와 같은 생선이나 고기반찬이 있어도 거의 손을 대는 법이 없었다.― 「나는 보리밥이 소화가 잘 돼」 106쪽

▶ 입시전쟁ㆍ부동산 열풍ㆍ정략결혼의 투사가 된 어머니

한국의 어머니들은 자식의 성공과 출세를 위해 기꺼이 투사가 되어 왔다. 자식은 가족의 대표선수로서 성공과 출세를 위해 입시전쟁에 참전했으며, 어머니 역시 그런 자식의 뒷바라지를 위해 자신의 인생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한국의 어머니가 자기희생이 상징이자 실체가 된 것이 바로 이 지점이다. 어머니들은 자식을 일류 학교에 보내기 위해 기꺼이 ‘치맛바람’을 일으키며 투사가 되었고, 가족의 번영과 영광을 위해 부동산투자를 하는 ‘복부인’이 되었다. 또, ‘마담뚜’의 도움을 받아 자식을 좋은 집안과 결혼시키려 애를 썼으며, 자식의 장래를 위해서 ‘기러기 엄마’, ‘원정 출산’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어머니들의 투쟁으로 행복해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머니는 물론 아버지도 아들도 딸도 모두다 희생자요 불만인 상황이 되었다.

결혼식이 ‘허례허식의 대명사’가 되어간 것과 발을 맞춰 과외공부도 극성을 부렸다. 결혼이나 입시 모두 집안의 영광과 대외적 과시를 위한 일이라는 점에선 같은 성격의 것이었다. 어머니들은 자식을 좋은 학교에 보내기 위해 맹렬히 투쟁했는데, 돈을 많이 쓰고 로비도 불사하는 투쟁을 가리켜 ‘치맛바람’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 「어머니의 ‘치맛바람’」 140쪽

왜 어머니들은 과잉 혼수에 집착했던가? ……40~50대 주부들이 딸 세대의 주부업이 요하는 노동량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방편의 하나는, 이미 성공한 또는 성공전망이 확실한 사위를 맞아들이는 방법이다. …… 의사나 판사, 교수 후보생들을 얻기 위해서 그들은 앞으로 딸이 수행해야 할 노동을 화폐로 환산해서 미리 준다. 그들은 자신이 소유한 재산은 그들이 남들보다 더 성실하게 수행한 주부업에서 나온 결실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에, 과잉 혼수 문제가 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 많은 한국인들은 사실상의 ‘매매혼’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도 그걸 삶의 지혜로 여기는 대책 없는 현세주의와 낙관주의를 드러내게 된다. ― 「혼수 사치 경쟁과 ‘마담뚜’의 활약」 205~206쪽

국세청에 따르면 ‘강남 아줌마부대’는 지난해 초 서울 교남동 일대 강북 뉴타운지역을 시작으로 경기도 성남 재개발지역, 서울 청계천 복원 지역, 뚝섬 일대, 강남신도시 예정지 등을 차례로 옮겨 다니며 부동산 투기를 벌여 왔다. 이들은 부동산 개발정보를 사전에 입수해 저가로 부동산을 대량 매집한 뒤 자기들끼리 서로 높은 값으로 사고팔기를 반복해 부동산 값 거품을 만들었다가 일반인에게 비싸게 되파는 속칭 ‘되돌려치기’ 수법으로 거액의 차익을 챙겼다고 국세청은 설명했다. ― 「나는 월급 없는 파출부가 아니다」 267~268쫂

▶ 아줌마 혐오와 어머니 신성화를 넘어서

모든 어머니는 아줌마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유독 아줌마는 혐오하고 어머니는 신성화하는 경향이 있다. 동일한 대상에 이중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엄친아 현상’으로 대표되는 ‘이웃효과’ 강박이 크게 작용한다. 이웃효과란 곧 비교의 사회학이다. 이웃과 비교해서 내가 더 잘할 때만 행복을 맛보는 것이다. 이렇게 모든 이웃이 넘어서거나 격파해야 할 적(敵)이 될 때, 문제가 생긴다. 내 어머니는 신성하지만 네 어머니인 아줌마는 혐오의 대상이 되고, 내 새끼는 애지중지 귀하지만 남의 새끼는 내 새끼의 앞을 막는 경쟁상대로밖에 인식하지 않게 된다. 저자는 개인적 처방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차원의 대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각개약진 체제에 변화를 주고 이웃효과를 약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우선은 어머니의 육아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부터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이 훨씬 더 강력한 신자유주의 극복책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1999년에 대대적으로 분 ‘아줌마 죽이기’ 바람은 주로 아줌마들의 가족이기주의와 공공의식 부재를 문제 삼았다. 아줌마는 여성들조차 싫어하는 ‘수다 무례 탐욕 억척 무능의 대명사’가 되었으며, 아줌마의 입장에선 아줌마가 ‘미치도록 서러운 이름’이 되었고 “한국에서 아줌마로 산다는 것은 굴욕의 삶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만들었다. 그러나 아무리 아줌마를 때려도 소용없는 일이었다. 아줌마들의 가족이기주의와 공공의식 부재 덕분에 다들 대학에 가 놓고선, 이제 와서 웬 ‘오리발’이란 말인가? 아줌마는 각 분야에 걸쳐 점점 더 실세가 되어갔다. 문화의 중심부에도 아줌마가 있었다. 조용필, 김종환, 이선희, 장사익, 패티김 등의 라이브 관객 70% 이상은 아줌마군단이었다. 소리 없이 무명가수를 밀리언셀러 가수로 만들고, 극장과 영화관의 객석을 독차지하며, 수도 없는 문화센터의 주역이자 문화상품의 무시할 수 없는 소비자도 바로 아줌마였다. ― 「어머니는 찬양하고 아줌마는 때려라」 223쪽

주부들의 가치관이 현모양처에서 ‘전모양처(錢母良妻)’로 바뀌고 있다. …… 이제 어머니는 돈과 더불어 다른 현명함으로 자녀를 돌보는 세상이 되었다. 물론 모든 어머니가 다 그렇진 않을망정, 입시전쟁에서 갈고 닦은 노하우를 자녀의 취업전쟁에까지 연장시키는 어머니들이 부쩍 늘었다. …… 2008년 출판계의 ‘키워드’가 ‘어머니’였다는 건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어머니의 자기희생적 투사 역할을 떠올리게 한다. 한국사회의 묘한 메커니즘이다. 위기 땐 ‘어머니’를 부르고 평상시엔 ‘아줌마’를 때리니 말이다. 암묵적으로 위기 돌파를 호소하는 광고가 ‘어머니’를 부르지 않을 리 없다. ― 「현모양처에서 전모양처로」 287~2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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