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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사·겨울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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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마술사
2. 겨울밤

작품 해설
학병 세대의 문학사 공백 메우기
김윤식(문학평론가, 서울대 명예교수)

작가 연보

저자 소개 3

李炳注, 호: 나림

현대사의 이면을 파헤쳐온 '한국의 발자크' 소설가 이병주는 1921년 경남 하동에서 출생하였다. 일본 메이지대학 문예과와 와세다대학 불문과에서 수학했으며, 진주농과대학과 해인대학 교수를 역임하고 부산 『국제신보』 주필 겸 편집국장을 지냈다. 1944년 학병으로 소집되어 중국 쑤저우蘇州의 일본군 수송대에 배치되었다가 일제 패망 뒤인 1946년 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1948년에 진주 농과대학과 해인대학(현 경남대학)에서 영어, 불어, 철학을 강의했다. 마흔네 살 늦깎이로 작가의 길에 들어선 그는 1992년 타계하기까지 27년 동안 한 달 평균 1만여 매를 써내는 초인적인 집필활동으
현대사의 이면을 파헤쳐온 '한국의 발자크' 소설가 이병주는 1921년 경남 하동에서 출생하였다. 일본 메이지대학 문예과와 와세다대학 불문과에서 수학했으며, 진주농과대학과 해인대학 교수를 역임하고 부산 『국제신보』 주필 겸 편집국장을 지냈다. 1944년 학병으로 소집되어 중국 쑤저우蘇州의 일본군 수송대에 배치되었다가 일제 패망 뒤인 1946년 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1948년에 진주 농과대학과 해인대학(현 경남대학)에서 영어, 불어, 철학을 강의했다. 마흔네 살 늦깎이로 작가의 길에 들어선 그는 1992년 타계하기까지 27년 동안 한 달 평균 1만여 매를 써내는 초인적인 집필활동으로 80여 권의 방대한 작품을 남겼다.

진실을 추구하는 기개와 용기를 지닌 사관史官이자 언관言官이고자 했던 언론인으로서의 오랜 경험은 그의 문학정신의 튼튼한 자양분을 이루며 한 시대의 '기록자로서의 소설가', '증언자로서의 소설가'라는 탁월한 평가를 받게 했다. 또한 일제 강점기로부터 해방공간, 남북의 이데올로기 대립, 6·25동란, 정부수립 등 파란만장한 한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은 작가의 개인적 체험은, 한 지식인으로서 누구보다 우리 역사와 민족의 비극에 고뇌하게 했고 이를 문학작품으로 승화시킨 동력이 되었다.

1965년 「소설·알렉산드리아」를 『세대』에 발표하며 등단한 이후 이어진 「관부연락선」「지리산」「산하」「소설 남로당」「그해 오월」 등의 대하장편들은 그러한 작가의 문학적 지향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탄탄한 이야기 전개와 구성으로 소설문학 본연의 서사성을 이상적으로 구현하고, 역사에 대한 희망, 인간에 대한 따뜻한 애정과 시선으로 깊은 감동을 자아내는 그의 문학은 역사의식 부재와 문학의 위기를 말하는 오늘날 더욱 빛을 발한다.

그는 문단을 문학 저널리즘이라고 봤을 때 저널리즘을 타기 전 습작 시대가 없었다고 말한다. 습작일 수밖에 없는 작품마저도 모조리 발표해 버린 것이다. 이는 그가 처음 소설을 쓰게 된 경위부터 살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1955년 우연히 부산에 놀러갔다가 부산일보의 편집국장과 논설위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누군가에 의해 "이 교수가 한번 써보라"는 권유에 취중의 호기로 대답한 것이 [부산일보]에 연재한 첫 소설 『내일 없는 그 날』을 쓰게 된 동기였던 것이다.

그는 애초에 소설을 쓰려는 마음이 없었다고 하지만 그가 작가가 되기 전까지의 시기를 더듬어 볼 때 그가 소설가가 된 것은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 제국주의가 나라를 통치하던 시절로부터 해방공간을 거쳐, 남과 북의 이데올로기 및 체제 대립과 6.25동란 그리고 남한에서의 단독정부 수립 등, 온갖 파란만장한 역사의 굴곡을 지나오면서 한 사람의 지식인이 이렇다 할 상처 없이 살아남기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이를 잘 설명하고 있다.

그는 또한 다산한 작가로도 대표할 만하다. 1965년 중편 『알렉산드리아』를 「세대」에 발표함으로써 등단한 후 1966년 『매화나무의 인과』를 「신동아」에 발표했다. 1968년에는 『미술사』를 「현대문학」에 발표하였으며, 『관부연락선』을 「월간중앙」에 연재하였다. 1969년에는 『쥘 부채』를 「세대」에, 『배신의』 「부산일보」에 발표하였다. 1970년에 『망향』을 [새농민]에 연재하였으며, 1971년에는 『패자의 관』을 발표하고, 『화원의 사상』과 『언제나 그 은하를』을 연재하였다.

1972년에는 단편 『변명』과 중편 『예낭 풍물지』, 『목격자』 발표하였으며, 장편 『지리산』을 「세대」에 연재하기 시작했다. 1973년 수필집 『백지의 유혹』이 간행되었으며, 1974년에 중편 『겨울밤』 『낙엽』을 발표하였다. 1976년 중편 『여사록』, 『망명의 늪』, 단편 『철학적 살인』을 발표하였다. 1978년 『계절은 끝났다』 『추풍사』를 발표함과 더불어 『바람과 구름과 비』를 「조선일보」에 연재하기 시작했다. 1979년『황백의 문』, 1980년 『세우지 않은 비명』, 『8월의 사상』을 발표하였다.

1981년에는 『피려다 만 꽃』, 『허망의 정열』 『서울 버마재비』, 『당신의 성좌』를 발표하였다. 1983년 『그 테러리스트를 위한 만사』, 『소설 이용구』, 『우아한 집념』, 『박사상회』를 발표하였다. 1984년 장편 『비창』을 간행하였고, 1986년 『그들의 향연』, 『무덤』, 『어느 낙일』을 발표하였다. 1987년 『소설 일본제국』, 『운명의 덫』, 『니르바나의 꽃』, 『남과여―에로스 문화사』를 간행하였다. 1989년 『소설 허균』, 『포은 정몽주』, 『유성의 부』, 『내일 없는 그날』을 간행하였고, 1990년 장편 『그를 버린 여인』을 간행하였다.

이렇듯 끊이지 않는 작품 활동을 해 오는 동안 1977년 중편 『낙엽』, 『망명의 늪』으로 한국문학작가상과 한국창작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1984년엔 장편 『비창』으로 한국펜문학상을 수상하였다. 1992년 『소설 제5공화국』 집필 중 지병으로 타계했다. 2008년에는 그의 출생지인 경남 하동군에 '이병주 문학관'이 개관하였다.

이병주의 다른 상품

Jonghoi Kim,金鍾會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6년간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현재 중국 연변대학교 객좌교수이자 경남정보대학교 특임교수이며,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 촌장 및 이병주기념사업회 공동대표와 세계한글작가대회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1988년 『문학사상』을 통해 문학평론가로 문단에 나온 이래 활발한 비평 활동을 해 왔으며 『문학사상』 『문학수첩』 『21세기문학』『한국문학평론』 등 여러 문예지의 편집위원 및 주간을 맡아 왔다. 한국문학평론가협회, 한국비평문학회, 국제한인문학회, 박경리토지학회, 조병화시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6년간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현재 중국 연변대학교 객좌교수이자 경남정보대학교 특임교수이며,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 촌장 및 이병주기념사업회 공동대표와 세계한글작가대회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1988년 『문학사상』을 통해 문학평론가로 문단에 나온 이래 활발한 비평 활동을 해 왔으며 『문학사상』 『문학수첩』 『21세기문학』『한국문학평론』 등 여러 문예지의 편집위원 및 주간을 맡아 왔다. 한국문학평론가협회, 한국비평문학회, 국제한인문학회, 박경리토지학회, 조병화시인기념사업회, 한국아동문학연구센터 등 여러 협회 및 학회의 회장을 지냈다.

현재 한국디카시인협회, 한국디지털문인협회, 한국문학관협회, 동북아기독교작가회의 등 협회의 회장으로 있다. 김환태평론문학상, 김달진문학상, 편운문학상, 유심작품상, 대한민국기독예술대상 등의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문학과 예술혼』 『문학의 거울과 저울』 『영혼의 숨겨진 보화』 등의 평론집, 『한민족 디아스포라 문학』 등의 저서, 『삶과 문학의 경계를 걷다』 등의 산문집, 디카시집 『북창삼우北窓三友』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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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允植

문학사와 문학 이론 연구, 작가론·작품론을 위시한 실제 비평, 예술론·에세이 등 문학 예술의 광범위한 영역에서 거대한 학문적·문학적 성과를 이룩하면서 문학사가이자 문학평론가로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1936년 경남 진영 출생으로 2001년 서울대학교 인문대학에서 정년퇴직한 후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이자 명지대학교 석좌교수를 역임했다. 국문학 연구의 대가인 김윤식 교수는 2018년 10월 25일 오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2세. 저자의 주요 저서로는 『한국근대문예비평과 연구』, 『이광수와 그의 시대』, 『한일근대문학의 관련양상신론』, 『일제말기 한국작가의 일본어
문학사와 문학 이론 연구, 작가론·작품론을 위시한 실제 비평, 예술론·에세이 등 문학 예술의 광범위한 영역에서 거대한 학문적·문학적 성과를 이룩하면서 문학사가이자 문학평론가로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1936년 경남 진영 출생으로 2001년 서울대학교 인문대학에서 정년퇴직한 후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이자 명지대학교 석좌교수를 역임했다. 국문학 연구의 대가인 김윤식 교수는 2018년 10월 25일 오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2세.

저자의 주요 저서로는 『한국근대문예비평과 연구』, 『이광수와 그의 시대』, 『한일근대문학의 관련양상신론』, 『일제말기 한국작가의 일본어 글쓰기론』, 『김윤식 선집(전7권)』, 『작가론의 새 영역』, 『문학사의 새 영역』, 『현장에서 읽은 우리 소설』, 『박경리와 토지』, 『우리시대의 소설가들』『기하학을 위해 죽은 이상의 글쓰기론』 등이 있으며, 예술 기행서로는 『낯선 신을 찾아서』, 『지상의 빵과 천상의 빵』, 『설렘과 황홀의 순간』, 『천지 가는 길』, 『샹그리라를 찾아서』, 『내가 읽고 만나 파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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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4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68쪽 | 206g | 130*190*20mm
ISBN13
9788992467513

책 속으로

우리 인도 사람 가운데도 영국의 지휘받는 군인, 관리 있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들 독립 운동하는 사람들에겐 머리 안 올라갑니다. 더더구나 인도 사람 신용 못 한다는 따위 말 안 합니다. 그리고 못 합니다. 저런 자 민족의 적입니다. 머지않아 일본 망하면 저런 자 철저하게 처벌해야 합니다. 민족 문제에 발언권 주어서는 안 됩니다. 그런 사람을 철저한 용병 근성의 소유자라고 합니다. 용병은 개나 짐승이나 다름없습니다. --- p.31

그 친구의 결론은 다음과 같았다. “그러니까 그게 바로 마술이란 말이다. 환각의 전달이란 말이다. 마술은 화술이라고 하더라며? 그런 뜻에서 송인규란 자는 틀림없는 마술사란 말이다.” --- p.93

기록이 문학으로서 가능하자면 시심 또는 시정이 기록의 밑바닥에 지하수처럼 스며 있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문학 이론이었다. 그래야만 설득력과 감정 이입이 함께 가능하다고 믿고 있었던 것이다.

--- p.141

출판사 리뷰

1968년 월간 《현대문학》에 발표되었던 이병주의 단편 『마술사』와 1974년 《문학사상》에 발표되었던 단편 『겨울밤』을 한 권으로 엮은 책이다. ‘기록자로서의 소설가’라는 평가를 받는 그의 명성에 반하지 않게 두 소설은 일제 강점기와 한국 전쟁을 가로지르는 이야기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또한 기록으로서 가지는 의미뿐만 아니라 한 장 뒤의 내용이 궁금해지는 소설의 미덕 역시 놓치지 않고 있다. 『마술사』는 일제 강점기 학병으로 동원되어 미얀마로 간 송인규가 마술을 배운 뒤 벌어지는 일을 그리며 환각과 사랑에 대해 파헤친다. 『겨울밤』은 화자가 관찰자가 되어 감옥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일제 강점기에서 한국 전쟁까지의 아픔을 연민 어린 시선으로 담고 있다. 그 시대를 살았기에 어쩔 수 없는 죄인이 되어 감옥에 오게 된 개개인의 역사로 시대의 부조리함을 고발하는 동시에 문학인으로서 고민을 등장인물의 발화로 직접 표현하고 있다.

공백이 메워져야 새로운 문학이 열린다
1921년생인 이병주는 일제 강점기, 한국 전쟁, 독재 정권 등 우리나라 역사의 험난한 굴곡을 따라 요동치는 삶을 살았다. 일제 강점기에는 학병으로 강제 징집되어 타국에서 일본을 위한 일을 할 수밖에 없었고, 5·16 군사 정변이 일어난 직후에는 ‘조국은 없고 산하만 있다’라는 논설을 발표한 것이 문제가 되어 10년 선고를 받아 2년 7개월을 복역했다. 급하게 오르고 내리는 역사의 레일 위에 그대로 몸을 싣고 아슬아슬한 질주를 해온 이병주. 자신의 삶 전반부를 돌아볼 수 있는 나이인 44세에 소설을 쓰기 시작한 그가 파란의 역사와 분리될 수 없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그래서 자연스럽다.
이병주는 일제 강점기에 학병으로 동원되었던 세대로서 문학에서도 놓치고 흘려보낸 부분을 채워 과거 청산이 이루어져야 새로운 문학이 열릴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랬기에 일제 강점기 전후를 비워둔 채 흘러가고 있던 우리 문학사의 공백을 채우는 소설로써 자신이 믿는 역할을 다했다. 일제 강점기 학병에 관한 이야기를 『마술사』로, 일제 강점기에서 남북 분단의 초입에 걸쳐 일어난 부조리한 사건들을 『겨울밤』으로 구성하여 우리 문학사의 공간을 채우려 했다.

기록에 마술을 부리다
“역사는 산맥을 기록하고 나의 문학은 골짜기를 기록한다” 이병주가 생전에 즐겨 쓰던 말이다. 그가 남긴 말처럼 그는 문학으로 역사의 행간과 역사 속 평범한 사람들의 삶의 질곡을 기록하려 했다. 하지만 그의 문학은 기록,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가 기록해놓은 골짜기에서 우리는 역사와 삶을 이해하기에 앞서 환상적 이야기에 먼저 매료되고 만다.
『마술사』는 우리 문학에서 자주 다루지 않던 공간인 제3세계 미얀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일제 강점기에 학병의 신분으로 미얀마에 갈 수밖에 없었던 송인규는 학병의 처지를 일깨워주는 인도인 사형수 크란파니를 구출하여 그와 함께 머물게 된다. 크란파니는 오랜 기간 수련해온 마술사로서 송인규에게 십 년간 마술을 훈련시켜 송인규가 제대로 마술을 부릴 수 있을 때, 비로소 그를 떠나보낸다. 떠나는 송인규는 크란파니의 아내 인레와 사랑에 빠지지만 그녀와 함께 떠날 수 없게 된다. 그동안 제2차 세계대전은 종식되었고, 한국 전쟁도 막바지에 다다랐다. 미얀마를 떠나며 크란파니 앞에서 인레에 대한 사랑을 맹세했던 송인규는 그 약속을 저버려 그 후 비참한 삶을 살게 된다. 『마술사』에는 일제 강점기 학병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선과 한국 전쟁이 무고한 사람들에게 가했던 폭력성이 담겨 있다. 우리의 아픈 역사에 대한 기록이면서 동시에 시종일관 몽환적인 분위기로 이어지는 이야기의 미덕을 발휘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환각을 전달하는 마술이란 화술이다”라고 말하는 화자가 곧 이병주인 것이고, 또한 바로 이병주가 기록을 문학으로 변신시키는 마술사인 것이다.
‘어느 황제의 회상’이라는 부제를 가진 『겨울밤』은 황제가 만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그런데 이 황제가 사는 공간은 다른 황제들과는 사뭇 다르다. 방은 협소하고 창은 작은데다 심지어 쇠창살까지 있다. 작가는 1974년도에 발표한 이 작품에서 정치범의 감옥살이를 황제 생활로 표현하였다. 쇠창살로 만들어지는 그래프에는 좌표처럼 해가 걸리고, 달이 걸리고, 별이 걸리지만, 쇠창살 안쪽 감옥 안에는 시대의 상흔을 지니고 있는 희생자들이 있다. 그들 한 명 한 명과의 만남과 사건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그리며 작가는 시대를 통과하는 목격자이며 기록자가 된다. 감옥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그 사람들이 불러일으키는 회상을 그리는 작가의 시선에는 시대를 향한 연민과 기록과 문학의 중간에 선 번민과 소설적 재기가 흘러넘친다.

당사자를 대신하여 시대를 해설하다
『마술사』와 『겨울밤』은 화자와 이야기의 주인공이 다른 소설이다. 두 소설에서 화자는 모두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가 자신이며, 『마술사』는 학병으로 동원되었던 송인규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이고, 『겨울밤』은 화자가 감옥에서 만난 여러 사람이 모두 주인공이다. 이는 험난한 시대를 지나며 시대를 논하기 꺼렸던 사람들을 대신하여 작가가 그들의 입이 되었다는 방증이다.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살아남은 자들이 직접 보고 겪었던 지옥에 대하여 눈과 귀를 닫고, 침묵하고 있는 동안에 작가는 그들을 대신하여 용기 있게 세상을 향해 입을 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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