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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님이 말했다. “음, 그동안은 외국에 사는 동물들을 주로 길렀는데… 그러니까 좀 진귀하다거나 할까… 그런 동물들을 말이다. 그리고 너도 알겠지만, 나는 사냥을 하는 커다란 짐승은 한 번도 동물원에 들이지 않았어. 하지만 이제는 우리나라에 사는 동물들로만 동물원을 채우고 싶구나. 그런데 나랑 함께 살고 싶어 하는 동물들이 너무 많아. 이 집에서 우리가 관리할 수 있는 수보다 훨씬 많지. 너도 알겠지만 사실 이곳은 넓은 편이야. 모두 합치면 천 평이 넘으니까. 지금 이 집이 있는 곳은 예전에는 성이었고, 주변에는 넓은 초원이 있었어.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지낼 수 있는 격리된 장소지. 여길 봐. 우리는 이곳을 아주 이상적인 동물 마을로 만들 수 있을 거야. 완전히 새로운 마을로 말이다.
-본문 45쪽 둘리틀 동물원에서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규칙은 마을 안에서는 절대로 먹이를 잡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잡종개 아파트의 회원은 쥐를 잡아서는 안 된다. 적어도 동물원 안에서는 말이다. 그리고 여우가 새나 다람쥐를 쫓는 일도 금지되었다. 적에게 쫓겨 다닐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자 동물들은 놀랄 만큼 자유롭고 느긋한 생활을 누리게 되었다.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길에서 테리어 두 마리가 걸어가고 있는데도 어미 다람쥐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아기 다람쥐들에 둘러싸여 베란다에서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는 광경도 동물 마을에서는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 -본문 58쪽 클링은 말을 이어 갔다. “알겠어요. 그렇다면 시드니는 사람이 아닌 어떤 물건을 없애려 했을 거예요. 그런데 왜 하필 집을 태우는 방법을 선택했을까요? 그건 그 물건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아마, 그건 분명…” “유언장?” 내가 끼어들었다. 클링이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그거예요. 그렇다면 왜 유언장을 없애려 했을까요? 아버지가 전 재산을 아들인 자신이 아니라 다른 곳에 기부하려 한다는 알고 있었거나 아니면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일 거예요. 유언장만 없으면 자기가 외아들이니까 재산을 모두 독차지할 수 있는 거죠, 그런데 그런 유언장이 실제로 작성되었고 그 유언장이 집 안에 있다고 생각한 거죠. 자기가 찾지 못하면 누군가 찾아낼 수도 있다는 생각에 겁이 난 거예요.” -본문 300쪽 집에 도착하자, 모두 흥분한 모습으로 박사님 서재에 모였다. 내가 촛불을 켜자 박사님은 책상 위에 유언장을 펼쳤다. 우리는 박사의 어깨너머로 유언장을 들여다보았다. 숨 막히는 순간이었다. 유언장의 귀퉁이는 확실히 찢겨 있었다. 내가 주머니에서 양피지 조각을 꺼내 맞추니 딱 들어맞았다. 박사님은 유언장의 앞부분은 그냥 지나치고 본문을 찾았다. 그리고 큰 소리로 읽었는데 이런 내용이었다. “내 유산 가운데 1만 파운드는 동물을 잔혹한 행위에서 지켜 줄 수 있는 단체에 기증한다. 그 돈을 받은 자는…” 박사님은 그 다음을 읽을 수 없었다. 매슈, 범포, 내가 함성을 지르고 춤을 주면서 책상을 돌았기 때문이다. 물론 동물들도 기뻐서 환호성을 질렀다. 우리가 그 흥분을 가라앉히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본문 315-316쪽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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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가 엇갈리는 전쟁터에서 고통받는 말과 개들을 바라보며
그들의 말을 알아들어줄 둘리틀 박사를 떠올린 휴 로프팅! 고국의 두 아이에게 둘리틀 박사의 이야기를 쓰고 그려 보낸 편지가 제인 구달과 리처드 도킨스, 그리고 우리의 인생의 책이 되다! 둘리틀 박사의 모험’ 시리즈 전12권 중 1차분으로 1권 『둘리틀 박사 이야기』, 2권 『둘리틀 박사의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그동안 둘리틀 박사 이야기들 중 몇 권은 출간된 적이 있지만, 열두 권 전체를 모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참고로, 일본 이와나미에서는 1950년대부터 차근차근 펴내기 시작해 현재 열두 권 전권을 세트로 판매하고 있다. 둘리틀 박사의 모험 시리즈는 제인 구달과 리처드 도킨스는 자신들의 인생의 책이라고 이야기한 바도 있다. 그중 『둘리틀 박사의 바다 여행』은 뛰어난 아동문학작품에 주는 뉴베리 상을 받기도 했다. 그렇다면 둘리틀 박사의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 가장 큰 매력은 역시 동물과 소통하는 능력이다. 둘리틀 박사를 찾아온 다른 동물들도 모두 마찬가지였다. 박사가 자기들 말을 한다는 걸 알게 된 동물들이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말해 준 덕분에 치료는 쉬운 일이 되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간 동물들은 모두 형제와 친구들에게 큰 정원이 딸린 작은 집에 진짜 의사가 살고 있다는 말을 해 주었다. 아픈 동물은 누구든 마을 끄트머리에 있는 박사의 집으로 찾아왔다. 말이나 소나 개뿐만이 아니었다. 들쥐, 물쥐, 오소리, 박쥐 등 들판에 사는 작은 짐승들도 아프면 즉시 박사를 보러 왔기 때문에 그의 넓은 정원은 늘 동물들로 북적였다. 어찌나 많은 동물이 찾아오는지 박사는 종류별로 다른 출입구를 만들어야 했다. 정문 앞에는 ‘말’, 옆문에는 ‘소’, 부엌문에는 ‘양’이라고 써서 붙였다. 심지어는 쥐들을 위해 지하실로 통하는 작은 굴도 만들었는데, 그곳에서 쥐들은 박사가 보러 올 때까지 줄을 서서 얌전히 기다렸다. -1권 『둘리틀 박사 이야기』 중에서 5권 『둘리틀 박사의 동물원』은, 3년간의 항해 끝에 다시 퍼들비로 돌아온 둘리틀 박사가 자신의 정원을 새로운 방식의 동물원으로 바꿔가려는 계획을 세우는 데서 출발한다. 이 동물원은 동물들이 잡아먹고 잡아먹히는 관계가 아닌 서로 사이좋게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공간이다. 둘리틀 박사는 동물원을 만드는 중 특히 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후반부에는 이웃 장원의 원인 불명의 화재사건을 해결하던 중, 백만장자의 부친이 세상을 떠나면서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거액의 기부금을 남긴 것을 알게 되고, 그 사람이 바로 둘리틀 박사임이 밝혀진다. 이야기 속에서 둘리틀 박사는 무한 긍정 낙천주의자이기도 하다. 어떤 위기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동물들과 상의해서 지혜로운 결론을 얻어낸다. 휴 로프팅은 암울한 전쟁터에서 스러져가는 동물들을 바라보며, 자신의 딸과 아들에게만은 유쾌하고 긍정적인 소식을 전하고자 자신이 직접 그림까지 그려 둘리틀 박사 이야기를 편지로 보낸다. 그 편지들이 100여 년 이후까지 전해져 우리에게 생명에 대한 사랑, 모험을 향한 호기심 등을 붇돋아주는 것을 보며, 고전의 힘을 새삼 느끼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