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작가의 말-“할머니, 송충이 기어간다, 오버.”
두 개의 놀이터 개에게도 영혼이 있다 이름을 알게 된다는 것은 얼레리 꼴레리 준호 남숙 미미의 나들이 우는 아이, 보민 미미, 솔미를 구하다 솔미, 은하철도를 타다 분꽃씨 연지곤지 찍고 북극곰은 슬프다 삼신 할머니를 만나다 벽일까, 마법의 성일까 크리스탈 아이들 부엌 요정들 대천사 지구를 살피다 얼음왕자 벽을 넘어 아주 아주 큰 사랑 별에도 가고 투발루에도 가고 |
|
남수는 보란 듯이 그네 줄을 빙글빙글 돌렸다. 한껏 꼬인 줄을 탁, 놓아 버렸다. 그네가 넓게 원을 그리다가 마침 지나가던 아이의 어깨를 쳤다. 아이가 비명을 지르며 고꾸라졌다. 다시 일어선 아이가 모래 한 움큼을 던졌다. 남수는 잽싸게 몸을 피하며 혀를 날름 내보였다. 재미있는 놀이는 여자애들이 치마를 입고 미끄럼을 탈 때 미끄럼틀에다 모래를 끼얹는 장난이다. 때를 잘 맞추어야 하는데 남수는 선수다. 모래 한 움큼 쥔 손을 주머니에 넣고 딴 곳을 보는 척하다가 여자애가 중간쯤 내려오면 확 뿌린다. 이미 속도를 탔으므로 멈출 수도 없다. 모래 때문에 더욱 빠르게 미끄러진다. 치마는 나비 날개처럼 봉긋하게 펼쳐진다. 먼발치에서 보면 날아가는 것 같다. 비명을 지르거나 경비원에게 쫓아가 고자질하는 애도 있지만 남수는 개의치 않는다. 남수는 날아다니는 것은 무엇이든 좋다. 사람은 왜 날 수 없을까. --- p.14
“ 그 여자아이는 남수에게 눈을 떼지 않고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할머니는 보이지 않았다. 여자아이는 미끄럼틀 위에 올라갔다. 그리고 무언의 눈길을 보냈다. 남수는 급히 정글짐에서 내려왔다. 모래 한 움큼을 쥐었다. 여자아이가 반쯤 내려왔을 때 모래를 휙 뿌렸다. 여자아이의 몸이 속도를 내면서 미끄러졌다. 하얀 치마가 부풀어올랐다. 두 팔을 양쪽으로 쫘악 폈다. 나비 같았다. 땅 위에 내려앉아 잠시 가쁜 숨을 내쉬었다. “고마워. 날게 해 줘서.” “뭘.” “난 솔미야.” “난 남수야. 백남수.” 남수는 얼떨결에 성까지 말해 버렸다. 그때까지 얌전히 있던 개가 깨갱거렸다. --- p.34 어느새 솔미는 청룡열차를 타고 있었다. 몇 바퀴를 돌았다. 하늘을 날고 싶다. 하늘을 날았다. 우주 정거장에 가서 은하철도를 타고 싶다. 생각하는 대로 즉각 이루어졌다. 한번은 은하철도를 타고 가다 그만 허공에 떨어졌다. 그때 은빛 빛무리들이 나타나 솔미를 감싸안았다. 편안하고 아늑했다. 은빛 빛무리는 솔미를 사뿐이 침대 위에 내려놓았다. 솔미는 몸속으로 들어올 때 매번 힘들다. 숨도 가쁘고 갑갑하고 무겁다. --- p.68 “이리 올 수 있겠니? 남수야.” 솔미는 남수 이름을 꼭 나중에 부른다. 남수는 마음이 약해진다. 벽돌담은 남수의 무릎 높이보다 약간 높다. 남수는 뒤로 물러나는 듯하다가 쏜살같이 앞으로 내달렸다. 벽돌담 위를 가볍게 넘었다. 솔미가 손뼉을 치고 미미는 겅중겅중 뛰었다. “공주를 구하러 온 왕자 같다.” 솔미의 말에 남수가 퉁을 주었다. “너도 동화병에 걸렸냐? 우리 누나도 그 병에 걸렸는데 자기가 뭐 신델렐라래. 그럼 엄마가 계모냐고 했더니 그럴 수도 있다나?” “큭큭. 너네 누나 재밌다.” “재밌긴 뭘! 그래서 내가 뭐랬는 줄 아니?” “뭐랬는데?” “순대렐라라고 했지.” 둘은 깔깔 댔다. 할머니는 둘의 수작을 엿듣고 입술을 오물거리며 웃었다. 미미는 꼬리를 살랑 흔들었다. 할머니가 운동 기구 쪽으로 갔다. 솔미는 젤리와 초콜릿을 남수의 주머니에 슬쩍 넣어 주었다. 색종이 꽃은 주머니에 꽂아 주었다. 남수는 쑥스러워 뒷머리를 벅벅 긁어 대며 말했다. “나도 줄 것이 있다.” “분씨 말이니?” --- pp.87-88 속도가 증가해도 대기 압력은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진공 속에서 달리는 것 같았다. 지구 내부라고는 하지만 공기는 청량하고 보이는 풍경은 풍성하고 아름다웠다. 열차는 깊은 계곡 깊숙이 달려갔다. 얼음 계곡이 나타났다. 자세히 보니 얼음 사이 사이로 물줄기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난 매일 이곳에 온단다.” 대신이 말했다. “왜요?” 남수가 물었다. “얼음이 어느 만큼 녹아내리나 측정하려고 온단다.” “북극도 녹는데 여기도 그러네요.” “지구 밖이 더워지면 여기 얼음도 녹는단다. 수천 년 동안 한 번도 얼음계곡이 녹은 적이 없었는데??.” --- p.161 약속 시간이 가까워 오자 남수 쪽 아이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준호는 가장 힘이 세고 건장한 8명을 1단에 배치했다. 2단-7명, 3단-6명, 4단-5명, 5단-4명, 6단-3명, 7단-2명, 8단-1명을 선정했다. 8단-1명은 남수가 발탁되었다. 몸이 재고 가벼워서 남수는 단숨에 위로 올라갔다. 거의 다 올라갔을 때 준호가 제지했다. “저쪽이랑 신호를 맞추고 마저 올라가. 어른들에게 들키면 방해할지도 모르니까.” 남수는 솔미를 불러 보았다. “우린 준비 다 됐다. 너희 쪽은 어떠냐? 오버.” “내가 비둘기 소리 내면 시작하자.” --- pp.170-172 |
|
집 안에 샹들리에가 번쩍이는 고급 아파트 마을에 어린이들이 모여 놀기에 딱 좋은 놀이터가 있습니다. 놀이터에는 건너 오르막길 주변에 오밀조밀 복닥거리며 사는 산동네 아이들이 몰려와 놀기도 합니다. 놀이터에 놀러오는 남수는 여간 개구쟁이가 아닙니다. 남수는 몇 해 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자 허전한 가슴 한켠을 메울 길 없습니다. 그 때문일까요? 짓궂은 장난에 괜한 심통을 부릴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런 남수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아이, 솔미가 놀이터에 나타납니다. 아파트에서 사는 솔미에게 남수는 본마음과 달리 자주 어깃장을 놓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솔미가 놀이터에 쳐진 밧줄을 타다가 떨어지고, 남수네 개 미미가 솔미를 떠안고 나뒹굽니다. 이후 남수와 솔미는 모든 생명체를 이어주는 ‘눈’을 가진 버려진 개, 미미를 통해 더욱 가까워집니다. 미미가 하는 말을 알아듣는 솔미는 미미의 이끎에 따라 먼 우주의 고향별로 여행을 하고 지구를 살피는 대천사를 만납니다. 그런데 어느날 아이들의 놀이터가 폐쇄되고 높다란 담 벽까지 세워집니다. 남수와 솔미는 올라가는 벽에 마법의 성을 쌓습니다. 세상의 모서리를 없애고자 했던 아버지의 꿈도 이어서 펼쳐 보이고, 지구 온난화로 녹아내리는 북극과 투발루에도 직접 살펴보고 지구를 살리려는 소망을 담은 성입니다. 아파트 놀이터 귀염둥이 울보 보민이도 얼음이 녹아내리는 북극지방의 북극곰, 얼음왕자 걱정으로 눈물 마를 날이 없습니다. 남수와 아파트 친구들은 보민이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어린이 기후대책 원정대’를 꾸리려고 합니다. 그러던 중 몸이 약한 솔미는 점점 몸이 가벼워지는데??과연 남수와 친구들은 솔미와 함께 투발루에 갈 수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