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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보 사이렌
정든 집을 뒤로 하고 검은 구름 겁내지마, 울리! 폭우 속에서 수용병동 아이들이 죽어 나가고 헬가 고모가 찾아오다 악몽 위안이 되어 주는 알무트 이모 남자 친구의 절망 이모와 이모부의 활약 그리운 엄마 아빠 고향 집으로 울리를 묻고 할머니 할아버지 |
Gudrun Pause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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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죽음’, 야나는 그 무서운 죽음이라는 게 어떤 건지 한번 상상해 보려고 애썼다. 언젠가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들 사진을 본 적이 있었다. 또 백혈병, 머리가 빠지고, 피가 멈추지 않고, 구역질이 그치지 않는다는 걸 들은 적이 있었다. 이 모든 증상들 가운데서도 머리가 빠지는 게 야나는 가장 두려웠다. 민둥민둥한 머리를 사람들이 호기심과 동정에 찬 눈초리로 쳐다본다고 생각하면! ---pp.59-60
“울리야, 이리 와서 타려무나. 트렁크 위에 앉아 머리를 숙이면 돼!” 얼굴과 반바지 아래에 온통 얼룩이 진 울 리가 야나 쪽을 돌아보았다. 누나 생각은 어떠냐고 묻는 표정이었다. “어서 가! 울리, 가서 타란 말야!” 야나가 소리쳤다. “구름이 몰려오고 있잖아!” 울리는 자동차 옆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차는 멈추지 않았다. “차를 세울 수가 없구나!” 여선생님이 소리쳤다. “내 뒤로 사람들이 너무 많이 밀려서 말이야.” “문을 여세요!” 야나가 화난 목소리로 외쳤다. “울리가 달려가면 탈 수 있단 말예요!” 그러나 문은 꽉 닫혀 있었고, 울리는 손잡이에 매달려 질질 끌려갔다. 야나는 누군가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구름! 구름이다!” ---p.1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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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밖싱그러운 봄날을 감상하던 열네 살 야나는 수업 도중 경보 사이렌 소리를 듣고, 혼자 집에 있을 동생 울리 걱정이 태산입니다. 일 때문에 다른 지역에 가 계신 엄마 아빠 대신 동생을 잘 돌보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방사능이 새어 나오는 원자력발전소는 엄마 아빠가 가 계신 지역에서 가까운 곳에 있어 더욱 불안합니다.
서둘러 집에 도착한 야나는 울리와 함께, 고모가 있는 함부르크로 출발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집을 나섭니다. 위험 지역을 벗어나려는 피난길입니다. 하지만 야나는 피난하는 사람들로 아수라장이 된 길에서 사고로, 사랑하는 동생을 잃고 맙니다. 엄마, 아빠가 어디에 어떻게 계시는지 어떤 상황인지도 모른 채 애타게 엄마 아빠를 부르며, 남동생 이름을 부르며 야나는 엄청난 폭우 속을 헤맵니다. 방사능으로 오염된 그 비는 죽음의 비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게 야나는 핵폭발이 안고 있는 엄청난 비극을 온몸으로 겪기 시작합니다. 수용 병동에 머무르게 된 야나는 방사능 오염 증세에 처음에는 너무나 큰 충격을 받고 말까지 잃었습니다. 그러다 점점 안정을 찾기 시작하고 병동에서 만난 친구와 이야기도 나눕니다. 제발 부모님이 살아 계시기만을 빌며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던 어느 날, 생존자 명단을 보고 찾아온 고모한테서 청천벽력 같은 사실을 듣습니다. 부모님과 막내동생, 외할머니까지 모두 죽었다는 것입니다. 절망에 빠진 야나는 어느 정도 병세가 나아지자, 고모와 함께 함부르크로 와서 살게 되고 다시 학교도 다니기 시작합니다. 야나는 모자나 가발을 쓰고 학교에 가라는 고모의 말을 거부하고 학교에 가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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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구름
방사능 구름이 몰려옵니다. ‘자작나무 어린 잎들이 햇빛에 반짝거리고’, ‘눈처럼 흰 벚꽃들이 휘날리는’ 어느 싱그러운 봄날, 예고도 없이, 사전 경고도 없이 한적한 마을 사람들의 삶을 빼앗아 가는 ‘구름’입니다. 열네살 야나에게 닥친 비극 ‘보이지 않는 구름’을 피해 부모도 없이 홀로 동생을 데리고 피난길에 오르는 여자아이에게 몰아닥친 가혹한 시련. 낯선 사람들에게서 떨어져 나와, 방사능이 퍼진 폭우 속을 뚫고, 병동을 거쳐서, 홀로 서야 하는 야나를 누가 안아 줄까요? 희망의 꽃을 심는 야나 극단적인 시련 속에서도 야나의 삶을 지탱하고, 이어 주는 것은 웃음과 유머와 진실을 향한 노력입니다. 누가 함께 야나의 마음 속 소리를 들어주고, 함께 희망의 꽃을 심을까요? 이 책은-“양심을 흔들어 깨우는 이야기” 현대 산업국가에서 원자력에너지는 꼭 필요한 에너지라고 여기는 이들이 많습니다. 우리나라도 원자력에너지의 생산성과 안정성에서 최고 수준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인간 생활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는, 이 산업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원자력발전소에서 폭발이 일어난다면? 2011년 3월 일본 지진 때 일어난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우리는 전 세계를 방사능 공포로 떨게 했던, 마치 세상 끝이라도 오는 듯한 재앙을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은 26년 전에 발생했던 체르노빌 원전 사고 때의 공포를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원전사고는 여전히 아주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립니다. 이 책은 저자가 그 체르노빌 원전 사고에 충격을 받고 쓴 작품입니다. 출간 직후 ‘양심을 흔들어 깨우는 이야기’로 화제를 모았으며, 독일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구름≫은 만약 독일-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에서도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일어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생하게 그려냈습니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와 같은 핵사고의 가장 큰 피해자는, 어떤 재난 앞에서라도 그렇듯이, 자라나는 어린이들이며, 사고가 터졌을 때 부모가 곁에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을 그립니다. 그리하여 핵사고도 결코 어린이들과 무관한 현실이 아니라는 것을 설득력 있게 보여 줄 뿐만 아니라, 재난 앞에 닥친 인간 군상의 여러 모습을 통해 인간의 본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울러 비록 어리고 극단적인 시련을 겪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새 삶을 준비하는 야나를 통해 인간들이 핵 위험에 언제든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을, 어른들이 아닌 아이들에게서 희망을 싹 틔운다는 것을 일깨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