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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눈을 위한 송가
이이체
문학과지성사 2011.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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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지성 시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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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일식
가족의 탄생/환생여행/추락한 부엌/화장일기/아모레스 페로스/실외투증후군(失外套症候群)/수수께끼 외전/이산(離散)/신/

제2부 사랑의 윤회
너희들의 사랑/Alacrima/금서들/취한 말들을 위한 여름/나무 라디오/골방 연극/자각몽/나쁜 피/그림일기/연인/유희/소설/복음서를 잃어버린 사제들의 연대기/앙팡 테리블/태엽/연혁/단어/배신놀이/회문(回文)/날짜변경선/채식주의자들/혐오/낭만주의/시에스타/나무 라디오 2/반목

제3부 검은 피
고아(孤兒)/콤플렉스와 징크스/후유증들/죽은 눈을 위한 송가/詩/Eclipse/밀회/사어(死語)/거짓말의 목소리/빙하기/나비궁전/사라지는 포옹/신생(新生)/파종/인간론/복화술/낯선 애무/한량들

제4부 유서
유언연습/친절한 세상/요양/悸/이름이 생긴 이별/크레바스/외사랑/천형/알몸들/Beastie boy/자폐/장면의 이면/수면제/종말론들/명랑/그림자 족보/무간(無間)/인간의 신화/미물/그로테스크 키스

저자 소개 1

시인. 공부하려는 한량. 1988년 가을 충청북도 청주에서 출생하여 대전에서 성장했다. 2007년 성공회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할 때까지만 해도 문학과 상관없는 사람이었지만, 대학에서 방황하는 가운데 습작하는 친구들에게 영향받아 시를 쓰기 시작했다. 2008년 《현대시》에 [나무 라디오] 외 4편의 시가 추천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1년 겨울 시집 《죽은 눈을 위한 송가》를 냈으며, 현재 연세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공부하며 두 번째 시집을 준비하고 있다. A형에 용띠에 전갈좌, 이런 것들을 잘 믿지는 않지만 우스갯소리로 주고받을 수는 있다. 시인이지만 글쟁이
시인. 공부하려는 한량. 1988년 가을 충청북도 청주에서 출생하여 대전에서 성장했다. 2007년 성공회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할 때까지만 해도 문학과 상관없는 사람이었지만, 대학에서 방황하는 가운데 습작하는 친구들에게 영향받아 시를 쓰기 시작했다. 2008년 《현대시》에 [나무 라디오] 외 4편의 시가 추천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1년 겨울 시집 《죽은 눈을 위한 송가》를 냈으며, 현재 연세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공부하며 두 번째 시집을 준비하고 있다.
A형에 용띠에 전갈좌, 이런 것들을 잘 믿지는 않지만 우스갯소리로 주고받을 수는 있다. 시인이지만 글쟁이들에 대한 흔한 편견과 달리 체질적으로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한다. 십 년 자취했어도 여전히 음식 솜씨는 형편없다. 규칙적인 생활을 기준으로 삼지만, 불규칙적인 자신만의 패턴 때문에 늘 기준치 미만의 생활을 배회한다. 이따금 혼자 심야 영화를 보는 취미가 있다. 개신교 집안에서 자란 탓인지 경전에 관심이 많아 외경과 위경을 찾아 읽기도 했고, 다른 종교의 경전들을 찾아 읽기도 했음에도 종교는 없다. 잡념이 많고, 느릿느릿 여유 갖는 것을 좋아한다. 예전에는 먼 이방을 떠돌아다니기를 좋아했으나, 언제부턴가 산책하기를 좋아한다. 집에 텔레비전이 없고, 라디오도 듣지 않는다. 주로 벗 삼는 것은 인간과 책과 침묵. 이상과 김수영, 1980년대와 2000년대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 말을 죽이는 삶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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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12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234g | 126*205*20mm
ISBN13
9788932022642

출판사 리뷰

떠남과 헤어짐의 주저흔마저 살아 숨 쉬게 하는
사랑의 애니메이션


고통과 기억조차 이이체의 시선에서는 섬세한 사랑의 대상이 된다.
_허윤진 해설 「안개」


소년의 감각과 현자의 시선

이이체의 첫 시집 『죽은 눈을 위한 송가』가 문학과지성사 2011년 마지막 시집으로 출간되었다. 이이체는 2008년 『현대시』에 「나무 라디오」 외 4편을 발표하며 등단하였고, 깊이 있고 감각 넘치는 시들을 줄곧 발표하며 주목을 끌어왔다. 이번 시집에서는 그가 숙고하여 묶은 83편의 시가 다채롭게 빛나고 있다. 이이체는 단순하게 스물넷이라는 젊은 나이나 이른 등단 연도, 여러 문예지와 기관에서 ‘좋은 시’로 여러 차례 선정되었다는 것 등만으로 재단ㆍ규정지을 수 없는 시인이다. 그의 시는 생생하게 돋아나는 소년의 감성과 동시에 인간 실존의 덧없음을 통찰한 현자의 얼굴도 가지고 있다. 또한 오랜 상처를 응시하며 그 기억에 숨을 불어넣을 줄 알기에 더욱 살아 있는 시들을 『죽은 눈을 위한 송가』에 담을 수 있었다. 넓은 스펙트럼과 웅숭깊은 시 세계를 갖춘 이이체 시인의 이번 첫 시집이 우리의 귀에 무엇을 속삭일지 기대되는 연말이다.


온몸이 식물원인 것처럼, 결핍과 모순의 자기 실체를 노출하다

이번 시집을 읽다 보면 출향(出鄕)과 이별을 모티프로 한 시편들이 다수 보인다. 이이체는 영혼이 안착했던 공간 혹은 사람을 떠나면서 느꼈던 분리의 고통을 고스란이 담고 있다.

외투처럼,
가지 않아도 가버린 것 같다
멀어진 것들의 목록
외투가 가져간 내 몸을 떠올렸다
침묵하는 단수들을 떠올렸으며
단위가 되고 싶었다
[……]
드디어 홀몸으로 단위가 될 수 있는 건가
중얼거리는 입술 밑으로
병신처럼 침을 주룩주룩 흘렸다
소금기가 가득했다
모래 따위는 무시해도 좋을
가족을 만들어가겠지
외투의 혈관을 열 수 있는 유일한 열쇠
진심으로, 나는 무성한 식물원이 되었다
배를 타지도 않고, 그저 따라갈 수만 있기를
슬픔이 점점 귀여워져갔다
- 「실외투증후군」 부분

외투가 없이 벗은 몸이 될 때 자신의 실체를 인식하고 처음으로 수치를 느끼듯 자기 존재의 허물을 말없이 감싸주던 사랑을 잃은 자의 무력한 식물 상태를 우리는 안다. 이 글의 해설을 맡은 문학평론가 허윤진은 외투로서의 사랑이 사라졌을 때, 빈 허물처럼 느껴지는 자신을 “병신”으로 비유하는 것 또한 당연한 일이라고 말한다. 완벽하지 않은 자신, 결핍과 모순에 시달리는 자신의 실체가 눈앞에 생생하게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이이체는 이번 시집에 이별의 정서를 담았으나 사랑의 종결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관계의 근원을 바라본다. 슬픔에 천착하지 않고 삶과 사랑의 허구를 들춘다. 이 모든 것이 망상이나 헛짓이라는 듯.


생생하게 피어나는 이별의 주저흔
- 상처 안에서 영원한 사랑을 꿈꾸다

사랑한다는 것, 그것은 서로의 얼굴을 닮아가는 일과 같다. 이미 닮아져버린 뒤에 찾아온 이별의 시간 속에서 이이체는 회한을 풀어놓는 대신 낯선 자신을 새롭게 바라본다. 자기 자신의 얼굴, 분리된 타자, 그리고 외부 세계.

우리는 서로의 몽타주다
나는 세계를 지우는 일을 했고
너는 세계를 구성하는 구멍에 빠졌던 가난

의붓아들과 의붓딸의 만남
우리를 낳지 않은 우리의 부모들을 탈각했다
가진 적도 없던 것을 지키려고 애썼고
서로 악수하면서 서로의 손을 혼동해서 침묵했다
우리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게 되었음에도
거울로 방을 가득 채웠으며
서로의 혈액형도 모른 채 피를 섞었다

[……]

우리는 유기되었다
세계와 거의 비슷해지는 중이다
없애러 간 곳에서 얻어서 돌아올 것임을 안다
갑자기 부끄러워져서 몸이 부풀어 오른다
예쁜 예감이 들었다
우리는 언제나 손을 잡고 있게 될 것이다
- 「연인」 부분

이이체의 시는 자기 자신에서부터 세계까지를 닫아내는 유폐의 정서가 강하게 드러난다. “나는 상처받은 역할에 충실했으므로 책들을 옷 삼아 은닉되었다”(「골방 연극」)거나 “세상이 날 갖지 않겠다고 결심한다/흐느껴 우는 귀머거리와 섹스하고 싶었다”(「나쁜 피」)와 같은 태도가 바로 그렇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는 이러한 고통의 기억으로 도달한 자폐의 영역에만 머물지 않고 이 모든 아픔 자체에 숨을 불어넣어 고통스러울지언정 이를 더욱 살아나게 한다. “없애러 간 곳에서 얻어서 돌아”오고 “언제나 손을 잡고 있게 될” 너는 세계에서 유기되었을지언정 세계와 거의 비슷해지는 중인 것이다. 허윤진은 출향하고 이별한 그가 실향과 실연의 상처 안에서 영원히 사랑을 꿈꾸기 때문에, 이러한 표현들을 “사랑의 애니메이션animation”이라 표현한다. 이이체는 상처받고 깨져버린 우리 존재를 시로써 드러내며 또한 어루만지고 있다.

시들어버린 꽃잎들이 깨알낰이 웃었다
호명하지 못하는 이름들을 부둥켜안고 온 그날
햇볕이 드는 창가가 희미해지기를 기도했다
가슴이 아프다는 말은 오류라는 걸 되새겼다
- 「이름이 생긴 이별」 부분

맘 둔 곳을 떠나고 사랑이 머문 자리에 피어난 이별을 응시하며 이미 흔적만 남은 상처들을 어루만지는 시인은 이 모두에 애정 어린 숨을 불어넣는다. 생생하게 도드라지는 이별, 여기저기 고통 자국이 피어나는 이이체의 시는 올겨울 독자들을 사로잡고 읽는 이의 맘속으로 성큼 걸어 들어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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