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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제1부 아침 풀밭에서 섬 대숲에서 봄 봄 5월 수박 숲 지나기 남산 간다 나무는 잎 흥건한 봄 엉겅퀴 구름 나무는 뻗는다 나무는 흔들린다 나무, 위대한 생애 나무가 없다 저 산이 나를 우짜노 화엄정진 겨울숲 달에게 제2부 사람 인연 야성은 빛나다 복날 메밀묵 장수 소주 쇠에게 주다 어느 날의 손님 이 세상 사랑에게 이 저녁에 땡전 한 푼 없이 낡은 집 시여 시여 무적 FRP 톱질 지진 내가 나의 남성까지도 무덤의 추억 순장자처럼 다대포 일몰 제3부 동태 광장의 이유 성산 일출봉 속도 그림자 호수 새벽 우포에서 촛불에게 태풍 전망대 종이 회진에서 연 연장론 죽어서도 남길 수 없는 이름이여 맞는 노래 호포에서 12월 DMZ의 두루미 길 시인 연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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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겅퀴-푸조나무 아래
나 하나 볼품없으니 그대 아름답지요 나 하나 멈추니 그대 가지요 나 하나 눈물 솟으니 그대 웃지요 오래도록 애원해서 매정해진 그대 별만 홀로 빛나라고 그믐달이 되었지요 나 하나 내가 아니면 그대 들녘에 서걱이는 엉겅퀴 바삐 가시는 길 붙잡지 않았으면 그대 정녕 누구의 사랑일 뻔했어요 --- p.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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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의 시대를 연다
‘지식을만드는지식’에서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 44종을 출간합니다. 43명 시인의 육필시집과 각각의 표제시를 한 권에 묶은 ≪시인이 시를 쓰다≫입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시인이 손으로 직접 써서 만든 시집입니다. 시인이 자신의 대표작을 엄선해 만든 시집입니다. 시인과 독자가 시심을 주고받으며 공유하는 시집입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현재 한국 시단의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 시인들이 자기들의 대표시를 손수 골라 펜으로 한 자 한 자 정성들여 눌러 쓴 시집들입니다. 그 가운데는 이미 작고하셔서 유필이 된 김춘수, 김영태, 정공채, 박명용 시인의 시집도 있습니다. 시인들조차 대부분이 원고를 컴퓨터로 작성하고 있는 현실에서 시인들의 글씨를 통해 시를 보여주려고 하는 것은, 시인들의 영혼이 담긴 글씨에서 시를 쓰는 과정에서의 시인의 고뇌, 땀과 노력을 더 또렷하게 느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생활에서 점점 멀어져 가고 있는 시를 다시 생활 속으로 끌어들이려는 의도에서 기획된 것입니다. 시는 어렵고 고상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쉽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것으로 느끼게 함으로써 “시의 시대는 갔다”는 비관론을 떨치고 새로운 ‘시의 시대’를 열고자 합니다. 시인이 직접 골라 손으로 쓴 시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시인들이 지금까지 쓴 자신의 시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시들을 골라 A4용지에 손으로 직접 썼습니다. 말하자면 시인의 시선집입니다. 어떤 시인은 만년필로, 어떤 시인은 볼펜으로, 어떤 시인은 붓으로, 또 어떤 시인은 연필로 썼습니다. 시에 그림을 그려 넣기도 했습니다. 시인들의 글씨는 천차만별입니다. 또박또박한 글씨, 삐뚤빼뚤한 글씨, 기러기가 날아가듯 흘린 글씨, 동글동글한 글씨, 길쭉길쭉한 글씨, 깨알 같은 글씨... 온갖 글씨들이 다 있습니다. 그 글씨에는 멋있고 잘 쓴 글씨, 못나고 보기 싫은 글씨라는 구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인들의 혼이고 마음이고 시심이고 일생입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총 2105편의 시가 수록됩니다. 한 시인 당 50여 편씩의 시를 선정했습니다. 시인들은 육필시집을 출간하는 소회를 책머리에 역시 육필로 적었습니다. 육필시집을 마치 자신의 분신처럼 생각하는 시인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시인이 쓴 육필을 최대한 살린다는 것을 디자인 콘셉트로 삼았습니다. 시인의 육필 이외에 그 어떤 장식도 없습니다. 틀리게 쓴 글씨를 고친 흔적도 그대로 두었습니다. 간혹 알아보기 힘든 글씨들이 있는데, 독자들이 이를 찾아볼 수 있도록 맞은 편 페이지에 활자를 함께 넣어주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