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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서시 어여쁜 꽃씨 하나 콩새 울 무렵 네 잎 클로버 민들레 1 넋 건지기 겨울 때까치 금주 선언 하늘이 내신 아이들 서울 지방 법원 장난감 총 무의촌 폐선과 아이들 선유도 소곡 찔레꽃 이야기 때깽이 새 둔주곡 나는 풀잎이 되어 겨울에 쓰는 편지 눈꽃 죽은 새가 용광로 응급실 다람쥐에게 지금은 깊은 밤인가 운명과 땅벌 인창이 응급실 보통 진료 불교 성전과 부동산뱅크 이사 가던 날 옴마 편지 보고 만이 우서라 민들레와 개나리 아빠는 안녕하다 유아 교육에 대한 어린이의 권리 흰 각시붓꽃 횡단보도 횡경도 흑염소 꽃무늬 손수건 어머니 알통 완산동 옛집 어머니 하관하던 날 시베리아 열차 피난처 아버지 새가 되시던 날 꿈 허락 없이 숲에 눕다 무덤 레퀴엠 수락산 옥계 폭포 온달 장군의 죽음 영안실 자전거 천천히 달리기 대회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편지 한 통 어린 소나무에게 서홍관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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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새가 되시던 날
아이도 하나 낳은 신혼 시절 태평양 전쟁 말기에 나가면 다 죽는다는 징병에 끌려가게 되었는데 어떤 도사를 만나 일본 헌병이 잡으러 오면 새가 되어 도망치는 술법을 익히던 중에 새가 되기도 전에 헌병이 나타나는 바람에 그만 규슈로 끌려가게 되었다지. 돌아가신 뒤 좋아하시던 모악산 금산사에 모셨더니 사십구잿날 하늘 가득 눈이 내려 이제야 술법을 익히셨는지 눈 내린 소나무 위로 새가 되어 하늘로 날아오르시니 ----「아버지 새가 되시던 날」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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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을만드는지식’에서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을 출간합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시인이 손으로 직접 써서 만든 시집입니다. 시인이 자신의 대표작을 엄선해 만든 시집입니다. 시인과 독자가 시심을 주고받으며 공유하는 시집입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현재 한국 시단의 움직임을 주도하는, 한국의 대표적 시인들이 자신의 대표시를 손수 골라 펜으로 한 자 한 자 정성 들여 눌러 쓴 시집들입니다. 그 가운데는 이미 작고하셔서 유필이 된 김춘수, 김영태, 정공채, 박명용 시인의 시집도 있습니다. 시인들조차 대부분이 원고를 컴퓨터로 작성하는 현실에서 시인들의 글씨를 통해 시를 보여 주려고 하는 것은, 시인들의 영혼이 담긴 글씨에서 시를 쓰는 과정에서의 시인의 고뇌, 땀과 노력을 더 또렷하게 느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생활에서 점점 멀어져 가는 시를 다시 생활 속으로 끌어들이려는 의도에서 기획한 것입니다. 시는 어렵고 고상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쉽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것으로 느끼게 함으로써 “시의 시대는 갔다”는 비관론을 떨치고 새로운 ‘시의 시대’를 열고자 합니다. 시인이 직접 골라 손으로 쓴 시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시인들이 지금까지 쓴 자신의 시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시들을 골라 A4용지에 손으로 직접 썼습니다. 말하자면 시인의 시선집입니다. 어떤 시인은 만년필로, 어떤 시인은 볼펜으로, 어떤 시인은 붓으로, 또 어떤 시인은 연필로 썼습니다. 시에 그림을 그려 넣기도 했습니다. 시인들의 글씨는 천차만별입니다. 또박또박한 글씨, 삐뚤빼뚤한 글씨, 기러기가 날아가듯 흘린 글씨, 동글동글한 글씨, 길쭉길쭉한 글씨, 깨알 같은 글씨… 온갖 글씨들이 다 있습니다. 그 글씨에는 멋있고 잘 쓴 글씨, 못나고 보기 싫은 글씨라는 구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인들의 혼이고 마음이고 시심이고 일생입니다. 시인들은 육필시집을 출간하는 소회를 책머리에 역시 육필로 적었습니다. 육필시집을 마치 자신의 분신처럼 생각하는 시인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시인이 쓴 육필을 최대한 살린다는 것을 디자인 콘셉트로 삼았습니다. 시인의 육필 이외에 그 어떤 장식도 없습니다. 틀리게 쓴 글씨를 고친 흔적도 그대로 두었습니다. 간혹 알아보기 힘든 글씨들이 있는데, 독자들이 이를 찾아볼 수 있도록 맞은편 페이지에 활자를 함께 넣어 주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