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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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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여행하기
2. 서로를 이해하기
3. 스펙터클 사회에 살기
4. 새로운 테크놀러지에 대처하기
5. 정치적으로 반듯한 사람이 되기
6. 책과 원고를 활용하기
7. 전통을 이해하기
8. 미래에 대처하기

저자 소개 2

저움베르토 에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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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mberto Eco,움베르트 에코

철학자이자 기호학자 및 소설가. 1975년부터 볼로냐 대학에서 기호학 교수로 건축학, 기호학, 미학 등을 강의했다. 유럽과 미국의 여러 대학에서 총 42개에 달하는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명예 훈장을 받았다. 유럽 문명의 역사를 다룬 멀티미디어 백과사전 엔사이클로미디어Encyclomedia를 기획, 제작했다. 에코의 이름을 알린 소설 『장미의 이름』은 40여 개국에 번역돼 3천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다. 이 소설로 프랑스 메디치 상을 비롯해 각종 문학상을 휩쓸며 세계적 작가로 발돋움하게 된다. 그러나 그의 학문적 출발점은 철학이었다. 토리노 대학에
철학자이자 기호학자 및 소설가. 1975년부터 볼로냐 대학에서 기호학 교수로 건축학, 기호학, 미학 등을 강의했다. 유럽과 미국의 여러 대학에서 총 42개에 달하는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명예 훈장을 받았다. 유럽 문명의 역사를 다룬 멀티미디어 백과사전 엔사이클로미디어Encyclomedia를 기획, 제작했다.

에코의 이름을 알린 소설 『장미의 이름』은 40여 개국에 번역돼 3천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다. 이 소설로 프랑스 메디치 상을 비롯해 각종 문학상을 휩쓸며 세계적 작가로 발돋움하게 된다.

그러나 그의 학문적 출발점은 철학이었다. 토리노 대학에서 토마스 아퀴나스의 미학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볼로냐 대학에서 기호학 교수가 되었고, 『일반 기호학 이론』, 『구조의 부재』 등 기호학 분야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책을 펴냈다. 소설가이자 학자로서 그는 스스로를 ‘주말에는 소설을 쓰는 진지한 철학자’라고 생각했고, 자신의 백과사전적 지식을 분야와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껏 펼쳤다.

작품으로 장편소설 『장미의 이름』과 『푸코의 진자』, 『전날의 섬』 , 이론서 『토마스 아퀴나스의 미학의 문제』, 『대중의 슈퍼맨(대중문화의 이데올로기)』, 『논문 잘 쓰는 방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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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 이세욱 한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 번역가. 서울대학교 불어교육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오를레앙대학교에서 불문학을 공부한 뒤,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미셸 투르니에, 르 클레지오, 미셸 우엘벡, 마르셀 에메, 에릭 오르세나,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 등 세계적인 프랑스 작가들의 작품을 번역했다. 또한 이탈리아 작가 움베르토 에코에 심취하여 이탈리아어를 착실하게 공부한 뒤, 에코의 소설과 에세이를 옮겨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역서로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 『함께 있을 수 있다면』 『개미』 『타나토노트』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아버지들의 아
옮긴이 이세욱 한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 번역가. 서울대학교 불어교육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오를레앙대학교에서 불문학을 공부한 뒤,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미셸 투르니에, 르 클레지오, 미셸 우엘벡, 마르셀 에메, 에릭 오르세나,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 등 세계적인 프랑스 작가들의 작품을 번역했다. 또한 이탈리아 작가 움베르토 에코에 심취하여 이탈리아어를 착실하게 공부한 뒤, 에코의 소설과 에세이를 옮겨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역서로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 『함께 있을 수 있다면』 『개미』 『타나토노트』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아버지들의 아 버지』 『천사들의 제국』 『뇌』 『나무』 『신』 『웃음』을 비롯하여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소립자』 『밑줄 긋는 남자』 『두 해 여름』 『오래 오래』 『검은 선』 『미세레레』 『구제불능 낙천주의자 클럽』 등이 있다. 이탈리아 작품으로는 에코의 『프라하의 묘지』 『세상의 바보들 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알레산드로 바리코의 『이런 이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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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1999년 10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443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2902562

책 속으로

한편 가전 제품의 사용 설명서는 하나마나 한 설명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너무 뻔한 이야기다 싶어 건너뛰며 읽다 보면 진짜 필요한 정보를 놓치기가 십상이다. 예를들면 이런 식이다.

라는 표시가 나타나 있는 부분입니다. 첫번째 시도에서 뚜껑이 열리지 앉을 때는 다시 한번 시도하십시오. 상자가 열리면 안에 있는 알루미늄 뚜껑을 제거하기 전에 빨간 띠를 뜯어내십시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용기가 파열됩니다. 주의! PZ40을 꺼낸 뒤에는 상자를 버리셔도 됩니다.>

패러디의 사명은 그런것이다. 패러디는 과장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제대로 된 패러디는 나중에 다른 사람들이 웃거나 낯을 붉히지 않고 태연하고 단호하고 진지하게 행할 것을 미리 보여 줄 뿐이다.

--- p.7

칸트:비판적인 질문이군요
헤겔:총체적으로 보아 잘 지냅니다.
쇼펜하우어:잘 지내려는의지가 부족하지 않습니다.
마르크스:내일은 더 잘 지내게 될 거요
파라니니: 알레그로 마 논 트로포
다윈:사람은 적응하게 마련이지로.....
니체: 잘 지내고 잘못 지내고를 초월해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프루스트:시간에 시간을 줍시다.
카프카: 벌레가 된 기분입니다.
노벨:터져버릴것 같아요.

--- p.317-318

최근에 크리톤이라는 걱정 많은 제자 하나가 내게 이렇게 물었다.
'선생님, 죽음에 제대로 대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나의 대답은 이러 하였다.
'방법은 하나 뿐이야. 모든 사람들이 다 바보라는 것을 확신하는 일이지.'

p.296

진실을, 오로지 진실만을 말하는 법 - 의약품 사용 설명서 작성자들은 무엇인가를 말해야 할 때는 자기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말해야 하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오로지 자기가 아는 것만을 말해야 한다는 것을 아주 어려서부터 터득한 사람들임에 틀림없다. 그런 사람들이 작성한 설명서이기에, <투악을 금해야 할 환자>를 열거하는 대목에서 우리는 이런 문구를 흔히 접하게 된다. <이 약의 성분 중 어느 하나에 과민증이 있는 환자>

--- p.100

일반 가정에서 쓰는 커피 포트는 가느다란 주둥이가 뽀족하게 나와 있었서 커피를 따르기가 쉽고, 뚜껑이 열리는걸 막아주는 안전 장치를 갖추고 있다....... 그런데 그랜드 호텔이나 침대 차량에서 구정물 커피를 줄 때 사용하는 커피포트는 주둥이가 아주 넓게 벌어져 있다. 마치 기형의 펠리컨을 보는 느낌이다. 게다가 뚜껑이 제멋대로 움직이게 되어있어서 포트를 기울이기만 하면 이내 아래로 빠져버린다. 이런 두가지 특성때문에....

--- pp.34-35

이상적으로 말하자면, 모든 이용자에게 도서관 출입이 금지되어야 할것이다.

--- p.18

이 고약한 커피포트의 기원과 목적에 관해서는 두가지 견해가 존재한다. 먼저 프라이부프크 학파의 주장은 이러하다. 호텔에서 그런 커피포트를 사용하는 까닭은 커피를 엎지를때마다 침대 시트를 갈아 줌으로써 시트교체가 정말로 잘 이루어지고 있음을 증명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 p.35

여러분은 포르노 영화를 본 적이 있는가? 이미 숱하게 본 사람도 있을 거고 그런 것과는 담쌓고 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포르노 영화란 약간의 에로티시즘을 담고 있는 영화들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파리에서 마지막 탱고'같은 영화는 많은 사람들의 눈에 지나치게 외설적으로 보였을지언정 결코 포르노는 아니다. 내가 말하는 포르노 영화란 시종일관 관객의 욕정을 자극하는 것을 유일한 목표로 삼고 있는 영화, 섹스 장면이 자극적이라면 여타의 것은 아무래도 좋다는 식으로 구성된 영화이다.

법관들은 어떤 영화가 순전한 포르노인지 아니면 어떤 예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를 판단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신앙이나 미풍 양속이나 여론의 측면에서 보면 때로는 진짜 탁월한 예술 작품들이 졸렬한 작품들보다 더 위험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예술은 모든 것을 용서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조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나는 포르노를 보는 것에 동의하는 성인들은 달리 볼 만한 게 없다면 그것을 즐길 권리가 있다고 믿는다.

그렇지만 법관들의 입장은 다르다. 그들은 심판을 내려야 한다. 어떤 영화가 미학적인 개념이나 이상을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인지(비록 외설적인 장면을 담고 있을지라도), 아니면 오로지 관객의 욕정을 자극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인지를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영화가 포르노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하나 있다. 쓸데없이 늘어지는 공백 시간이 얼마나 되느냐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예를 들어 불후의 걸작 영화 '역마차'는 도입부와 중간의 몇 장면과 끝부분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장면이 역마차 속에서 전개된다.

그런데 이런 역마차 여행이 없다면 이 영화는 아무런 의미도 지니지 못할 것이다. 또 안토니오니 감독의 영화 '정사'는 쓸데없는 공백 시간만으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배우들은 이리저리 오가고 이야기하고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곤 하지만 특별한 일은 전혀 벌어지지 않는다.

이 영화는 그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고 있을 뿐이다. 평가야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바로 그 점을 말하려는 것이 이 영화의 분명한 목적이다.

이와 달리 포르노 영화는 관객을 영화관에 끌어들이고 비디오테이프를 판매하기 위해 사람들이 성교하는 장면, 남자와 여자가, 남자와 남자가, 여자가 여자와, 여자와 개나 말과(남자가 암말이나 암캐와 교접하는 장면이 나오는 포르노는 전혀 없다. 그건 왜 그럴까?) 성교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놈의 포르노에는 쓸데없는 공백 시간이 너무 많다.

--- p.175

양자 비평의 기본 원리

베스트셀러를 둘러싼 모든 논쟁은 문학 사회학의 한계를 드러낸다. 문학 사회학은 작가와 출판사의 관계(책 발간 이전), 상품과 시장의 관계(책 발간 이후)는 연구하지만 작품의 내적인 구조라는 중요한 측면을 소홀히 한다. 여기서 작품의 내적인 구조라 함은 문학의 질이라는 아주 평범한 의미에서가 아니라(그런 문제는 일체의 과학적인 검증에서 벗어나 있다), 서사 텍스트의 내부 사회 경제학이라는 훨씬 더 유물론적이고 변증법적인 의미에서 하는 말이다.
각각의 소설에 대해서 우리는 작가가 소설 속의 체험을 구상하기 위해 투자한 비용을 계산할 수 있어야 한다. 일인칭 시점의 소설이라면 그 계산이 별로 어렵지 않겠지만(이 경우에 비용을 지출하는 것은 화자이다), 모든 등장 인물들이 전지적인 시점을 공유하는 경우에는 계산이 복잡해진다.

--- p.410

서부 인디언 역을 하는 방법의 일부분...

<역마차를 공격할 때>
역마차를 공할 때는 적이 쏘는 총의 사정 거리를 벗어나지 않도록 언제나 가까이에서 마차를 따라가야 한다. 아니면 그보다 더 좋은 방법으로 아예 마차와 나란히 달려도 된다. 그대의 야생마는 마차를 끄는 말들보다 빠른 게 분명하지만 마차를 앞지르는 일이 없도록 고삐를 당겨야 한다. 역마차를 세우고자 할 때는 한 사람씩 달려들어야 한다. 그래야 마부에게 채찍질을 당하고 말들에게 짓밟힐 수 있을테니 말이다. 떼를 지어서 역마차의 진로를 막아서는 안된다. 그랬다가는 마차가 정말로 즉시 멈추어 버릴 염려가 있다.

--- p.236

미래의 관광객들은 우리 시대의 그 교수형 가마리들을 구경하기 위해 돈을 낼 것이다. 다만 옛냘의 해적들에 대해서는 우리가 모건, 드레이크, 올로네, 플린트 선장, 키다리 존 실버 따위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지만, 미래의 공연에 등장할 해적들에 대해서는 성급한 거명을 피해야 할 것이다. 그들은 현재 피의자로서 조사를 받고 있을 뿐, 아직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 p.54

동네의 백치가 매우 즐거워하면서 스스로를 드러내면 우리는 아무런 양심의 가책 없이 웃을 수 있다. 이제 바보를 비웃는 것은 다시금 차이를 존중하는 태도, 이른바 정치적으로 반듯한 태도가 되었다.

--- p.159

당신이 사용하고 있는 프로그램에 <개체 삽입> 기능이 있다는 것을 해당 메뉴를 보고 알았다고 하자. 당신은 개체란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적절한 곳에 삽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하게 여길 것이다. 그러나 걱정할 게 없다. 도움말을 작동시 키면 다음과 같은 대답이 나타난다. <문서에 개체를 삽입하는 기능입니다.> -_-;;

--- p.102

기내식을 먹는 방법
몇 해 전에 비행기로 암스테르담을 갔다 오다가 막심한 손해를 본 적이 있다. 브룩스 브라더스 넥타이 두 개와 버버리 셔츠 두 벌, 바르델리 바지 두 벌, 본드 스트리트에서 산 트위드 재킷 한 벌, 크리지아 조끼 한 벌을 더럽히는 낭패스러운 일을 당했던 것이다. 그 봉변의 자초지종은 이러하다. 국제 항공편을 이용하면 으레 기내식을 제공받게 된다. 그것이 좋은 서비스라는 점에는 이의가 있을 수 없다. 그런데 누구나 알다시피, 좌석은 너무 협소하고 음식을 내려놓는 작은 탁자 역시 비좁은 데다가 더러는 비행기가 흔들리는 경우도 있다.

뿐만 아니라 냅킨은 너무 작아서 옷깃에 찔러 넣으면 배를 가릴 수 없고 배 쪽에 올려 놓으면 가슴께가 드러나게 된다. 또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기내식은 먹기가 간편하고 옷을 더럽힐 염려가 없는 것이라야 마땅하다. 그렇다고 반드시 비타민 정제같이 단단하게 압축된 기내식을 제공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 p.29

'그런데 어떤 영화가 포르노인지 아닌지를 판별할 수 있는 기준이 하나 있다. 쓸데없이 늘어지는 공백 시간이 얼마나 되느냐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 p.176

그런데 사람들이 나보고 학회나 토론회에 참석해 달라하고 논문집을 감수해 달라 하고 글을 써달라 하고 학위 논문 심사 위원이 되어 달라고 할 때 내가 시간이 없다고 대답하면 아무도 내 말을 믿지 않는다. 그들은 내게 ,허어, 이 친구 보게. 자네 같은 사람이 왜 시간이 없어? 남아도는게 시간 아니야? 하는 식으로 말한다. 이렇듯이 사람들은 우리 같은 인문주의자들을 건실한 직업인으로 여기지 않고 시간이 펑펑 남아도는 게으름뱅이로 여긴다. 그래서 나는 내가 사용하는 시간을 계산해 보았다. 내 동료 들에게도 나처럼 한번 해보고 내 계산이 옳은지 그른지 얘기해 달라고 부탁할 참이다.

--- p.290-291

그러면 사형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들은 당연히 사형 집행 장면을 보아야 한다. 예상컨대 그들은 이렇게 반박할 것이다. <나는 충수염 수술이 정당하다는 것은 인정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식사중에 텔레비전을 통해 그 수술 장면을 지켜보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라고. 하지만 우리는 지금 누구도 반대하는 사람이 없는 외과 수술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문제로 삼고 있는 것은 인간 생명의 의미와 가치, 그리고 정의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런 식의 반박은 통하지 않는다.

--- p.163

광고와 애니메이션과 만화에는 마음씨 곱고 법을 잘 지키고 상냥하고 남을 잘 돌봐 주는 곰들이 자주 나온다. 곰은 크고 뚱뚱하고 둔하고 어수룩하기 때문에 살 권리가 있다고 말하면 곰 자신이 모욕감을 느낄 지경이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나는 센트럴 파크의 불쌍한 어린이들은 교육을 덜 받아서가 아니라 너무 많이 받아서 죽은 거라고 생각한다. 그 아이들은 우리의 떳떳하지 못한 마음에서 비롯한 그릇된 교육 때문에 희생된 것이다. 인간이 얼마나 못된 존재인지를 잊게 하기 위해서 곰이 착한 동물이라고 가르친 결과이다. 그 아이들에게 인간은 어떤 존재이고 곰은 어떤 존재인지를 정직하게 일러주었더라면 그런 일은 없었으리라.

--- p.243

결함이 있는 방책이었기에 제대로 된 해결책을 찾아내고자 다시 저명한 학자들이 정작 이 나라를 위해 쓰임새가 많을 연구 활동으로부터 여러날에 걸쳐 손을 떼게 만들지 않을 수 없었다 한편으로 교수들과 직원들의 여러 시간에 걸친 작업에다가 납세자들이 돈을 낭비했는데,전화 요금과 팩스 용지 비용이 허비된 건 말하나마나였다 그러나 정부의 돈을 낭비한 일로 기소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든게 법의 테두리 안에서 행해지는 한.

--- p.137

개전의 정을 보이는 붉은 여단의 단원들을 면허국에 고용하는 것이다. 이들은 노하우도 가지고 있고 시간도 펑펑 남아도는 사람들이다. 건전한 노동을 통해 이들을 사회에 다시 동화시키면, 일거에 감방을 텅텅 비게 만들 수도 있다. 감방에 가둬 놓고 강제로 무위도식을 하게 하면 절대 권력에 관한 위험한 망상에 다시 빠져 들 수도 있는 사람들을 사회적으로 유익하게 만들고,새 면허증을 기다리다 지쳐 버린 운전사들과 주유업자들 모두에게 도움을 주자는 것이다.

그런데 어쩌면 이건 너무 순진한 발상일지도 모르겠다. 이 운전 면허증 사업에 외국의 어떤 세력이 마수를 뻗치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 p.89 --- pp.2-12

2-4. 지도 접기와 펴기

지도를 접었다 폈다 할 수 있으려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전제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a) 영토의 기복 때문에 지도 접는 일을 맡은 국민들의 움직임이 제약되어서는 안 된다.(중략)
이상의 조건이 충족되었다면, 국민들은 일제히 제국의 변경쪽으로 이동하여야 한다. 안에 국민이 들어 있는 채로 지도를 접을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중략) 마침내 단 한 사람도 주머니 속에 남아 있지 않고 지도 접기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 p.379-p.380 제국의 현척지도를 만드는 것의 불가능성에 대해서 중

<맞습니다>라는 말로 대답하지 않는 방법

우리의 구어에 범람하는 판에 박은 말을 상대로 한 싸움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맞습니다>도 그런 말 중의 하나다. 요즈음엔 너나 할 것 없이 동의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맞습니다> 또는 <맞아요>라고 대답한다.. 중략.. 나폴레옹은 1821년 5월 5일에 죽었습니다 <훌륭하십니다!> 실례합니다만, 여기가 가리발디 광장인가요? (네) 여보세요, 마리오 로시 선생님 댁인가요?( 누구시지요?) 중략. 독자들은 나에게 물을 것이다. 어떤한 일이 있어도, <맞다>라고 대답하지 말라고 권하는 것인가? <맞다>

--- p.113, 115

...중략...
이제 소프트웨어의 도움말 작성자들에 관한 이야기로 넘어가자. 컴퓨터를 사용하다가 어떤 문제에 봉착했을 때, 특히 사용자가 초심자이거나 새로운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사용하는 경우,해당 제품의 제작자가 제공하는 사용 안내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중략...
그러니 결국 믿고 의지할 거라곤 도움말, 즉 대개 물음표 모양으로 되어 있는 아이콘을 마우스로 누를 때 나타나는 화면밖에 없다. 예컨대,당신이 사용하고 있는 프로그램에 <개체 삽입>기능이 있다는 것을 해당 메뉴를 보고 알았다고 하자. 당신은 개체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적절한 곳에 삽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하게 여길 것이다. 그러나 걱정할게 없다. 도움말을 작동시키면 다음과 같은 대답이 나타난다.<문서에 개체를 삽입하는 기능입니다.> 어쩌면 당신은 도움말 작성자가 모든 진실을 다 말하지 않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만일 당신이 그런 의혹을 품는다면 나는 이렇게 그 도움만 작성자를 역성들 것이다. 그는 진실을 말했다, 그 기능은 정말로 설명된 바를 행한다라고.다만 문제는 당신이 받은 그 대답이 당신의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아, 대략적으로 보아 당신의 질문에서 물음표만 제거한 꼴이라는 점에 있다.
...중략...
<에러125>같은 유형의 긴급성을 띤 메시지가 나타났을 때도 도움말은 대단히 유용하다.도움말은 당신에게 이렇게 일러줄 것이다.당신은 <에러125>를 범했으며,작업을 계속하기 전에 그 에러를 제거해야 한다라고.
그런 도움말 작성자를 양성하자면 아주 어릴 적부터 특수한 학교에서 준비 교육을 시켜야 할 것이다. 예컨데 이런 식의 명제를 꾸미면서 논리 훈련을 하는 학교에서 말이다.<모든 독신자는 독신자이다>,또는 <에파미메니데스는 뜀박질을 하거나 뜀박질을 하지 않는다>,<모든 동물은 동물이다>,<오늘 날씨는 비가 내리거나 비가 내리지 않는다>,<코르불리데스가 배중률을 진술한다면, 코르불리데스는 배중률을 진술하는 것이다>,<만일 사람은 누구나 죽음을 피할 수 없다면, 사람은 누구나 죽음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은 누구나 죽음을 피할 수 없다.>등등.

--- p.99~103

<맞습니다>라는 말로 대답하지 않는 방법

우리의 구어에 범람하는 판에 박은 말을 상대로 한 싸움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맞습니다>도 그런 말 중의 하나다. 요즈음엔 너나 할 것 없이 동의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맞습니다> 또는 <맞아요>라고 대답한다.. 중략.. 나폴레옹은 1821년 5월 5일에 죽었습니다 <훌륭하십니다!> 실례합니다만, 여기가 가리발디 광장인가요? (네) 여보세요, 마리오 로시 선생님 댁인가요?( 누구시지요?) 중략. 독자들은 나에게 물을 것이다. 어떤한 일이 있어도, <맞다>라고 대답하지 말라고 권하는 것인가? <맞다>

--- p.113, 115

...중략...
이제 소프트웨어의 도움말 작성자들에 관한 이야기로 넘어가자. 컴퓨터를 사용하다가 어떤 문제에 봉착했을 때, 특히 사용자가 초심자이거나 새로운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사용하는 경우,해당 제품의 제작자가 제공하는 사용 안내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중략...
그러니 결국 믿고 의지할 거라곤 도움말, 즉 대개 물음표 모양으로 되어 있는 아이콘을 마우스로 누를 때 나타나는 화면밖에 없다. 예컨대,당신이 사용하고 있는 프로그램에 <개체 삽입>기능이 있다는 것을 해당 메뉴를 보고 알았다고 하자. 당신은 개체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적절한 곳에 삽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하게 여길 것이다. 그러나 걱정할게 없다. 도움말을 작동시키면 다음과 같은 대답이 나타난다.<문서에 개체를 삽입하는 기능입니다.> 어쩌면 당신은 도움말 작성자가 모든 진실을 다 말하지 않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만일 당신이 그런 의혹을 품는다면 나는 이렇게 그 도움만 작성자를 역성들 것이다. 그는 진실을 말했다, 그 기능은 정말로 설명된 바를 행한다라고.다만 문제는 당신이 받은 그 대답이 당신의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아, 대략적으로 보아 당신의 질문에서 물음표만 제거한 꼴이라는 점에 있다.
...중략...
<에러125>같은 유형의 긴급성을 띤 메시지가 나타났을 때도 도움말은 대단히 유용하다.도움말은 당신에게 이렇게 일러줄 것이다.당신은 <에러125>를 범했으며,작업을 계속하기 전에 그 에러를 제거해야 한다라고.
그런 도움말 작성자를 양성하자면 아주 어릴 적부터 특수한 학교에서 준비 교육을 시켜야 할 것이다. 예컨데 이런 식의 명제를 꾸미면서 논리 훈련을 하는 학교에서 말이다.<모든 독신자는 독신자이다>,또는 <에파미메니데스는 뜀박질을 하거나 뜀박질을 하지 않는다>,<모든 동물은 동물이다>,<오늘 날씨는 비가 내리거나 비가 내리지 않는다>,<코르불리데스가 배중률을 진술한다면, 코르불리데스는 배중률을 진술하는 것이다>,<만일 사람은 누구나 죽음을 피할 수 없다면, 사람은 누구나 죽음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은 누구나 죽음을 피할 수 없다.>등등.

--- p.99~103

- 포르노 영화와 단지 에로틱한 사건을 묘사하는 영화를 구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가령 자동차를 타고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장면이 있다고 할 때, 관객이 납득할 수 있는 정도나 줄거리 전개상 필요한 정도 이상으로 등장 인물들이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면 그게 바로 포르노 영화이다.

- 이미 판이 벌어진 뒤에 들어왔다가 남들이 어떻게 될지를 알지 못한채 판을 떠나야 하는 것이 인생이라면 우리는 바로 그 인생처럼 연극을 경험한 셈이다. 혹시 우리는 그런 특권을 누린 자의 풋풋함을 잃게 되는 것은 아닐까?

--- p.116, --- p.183

출판사 리뷰

책을 넘기는 것을 아쉬워하면서 끝없이 되풀이 읽고 싶어지는 책. 에코는 이 책에서 자신을 계속 변화시킨다. 유머 작가가 되어 허를 찔린 듯한 웃음을 선사하며, 분석적인 논객이 되어 상대방의 얼을 빼놓는가 하면 장난기 어린 익살꾼이 되어 썰렁한 웃음도 마다하지 않는다. 평범한 사회인의 모습으로 공무원들의 게으름과 관료주의를 비판하기도 하고 자신의 고향에 대한 향수를 시적인 감성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 속에 흐르는 공통점은 경쾌하고 호탕한 에코의 웃음이 담겨 있다는 것. 그의 이야기들 속에서 우리의 아주 평범한 일상은 돌연 마술 환등처럼 신기롭고 흥미진진해진다. <에코는 어렵다>는 선입견을 깨는 일기 형식의 글로 구성되어 에코 특유의 유머 감각을 쉽게 엿볼 수 있는 책이다.

괴로움을 넘어서 웃음을 넘어서! 읽어도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는 각종 매뉴얼,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하는 공무원, 불편을 가중시키는 신상품들 등에서 시작하여 끝없이 똑같은 말을 반복하는 TV 토크쇼, 인터넷의 섹스 관련 사이트 등에 이르기까지 글의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그렇게 에코의 붓자루에 걸린 대상들은 그 불합리함으로 일종의 괴로움을 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여기서는 즐거움의 대상이 된다. 오늘날 우리가 부딪치는 온갖 어리석음을 까발리는 부분은 폭소를 자아내기도 한다. 그의 촌철살인 같은 위트는 그래서 우리의 삶에 깊이 뿌리박힌 것들을 낱낱이 파고든다. 그러나 에코는 웃으면서 현재의 어리석은 모습들을 반성할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 준다. 이에 대해 에코는 <패러디의 사명은 그런 것이다. 패러디는 과장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제대로 된 패러디는 나중에 다른 사람들이 웃거나 낯을 붉히지 않고 태연하고 단호하고 진지하게 행할 것을 미리 보여 줄 뿐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에코는 웃는 얼굴로 세상의 바보들에게 화를 내고 있는 것이다.

에코의 지적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다양한 내용. 우리가 사는 삶의 실상과 이 빠른 변화의 시기에 상처받지 않고 살기 위한 처세법을 유쾌하게 이야기하는 제1부 실용 처세법, 현대의 온갖 난해한 과학-문화 이론에 대한 무자비한 조롱인 <카코페디아>, 에코답게 우리의 상식과 IQ를 시험하는, <어떻게 지내십니까 하는 질문에 대한 170여 가지 대답>, 일종의 정신 착란적 공상 과학 소설인 <성조기> 등이 실려 있고 마지막으로 에코의 고향 회상기가 실려 있다. 에코의 고향 회상은 이 책에 유머러스한 분위기와는 달리 서정적이고 시적이기까지 하다. 그는 처음으로 자기 자신을 드러내고 고향에 대한 수줍은 애정을 고백한다.

추천평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은 현대 문명에 대한 유쾌한 비판이 담긴 패러디의 극치이다. 이 책의 일부가 <연어와 여행하는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이미 1994년에 출간된 바 있었으나 영어판만을 대본으로 삼아 번역했기 때문에 2중 번역이란 문제가 있고 분량에도 차이가 커서 온전한 책이 아니라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었다. 증보판은 약 200페이지가 더 늘어났으며 에코가 직접 참여한 프랑스 어판을 주요 번역 대본으로 삼았고 이탈리아 어판을 참조했다. 기존 번역서에 기준한 첨삭 정도가 아니라 내용 전체에 대한 번역을 다시 해서 완전히 새로운 한 권의 책으로 거듭났음을 알려둔다.
리뷰 총점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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