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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_ 가상현실에 온 것을 환영하면서
1장 가상현실의 짧은 역사 _ 현존감 속으로 2장 산꼭대기에 홀로 _ 여기와 저 바깥의 공존 3장 고슴도치의 사랑 _ 사회적 현존감과 공유 경험의 씨앗 4장 좋은 이야기에 다른 누군가가 필요한 이유 _ 공감과 친밀감의 차이 5장 무엇을 하고 누구와 하는가 _ 함께함, 상호작용, 소셜 VR의 부상 6장 거기에 없는 별이 빛나는 밤 _ 소셜미디어, 익명성, 경험의 기억 7장 새로운 만남을 찾아서 _ 연애 가능성과 우정의 진화 8장 손을 뻗어 누군가를 만지다 _ 햅틱, 촉각, 신체 접촉의 시작 9장 포르노를 사람들에게 되돌려주다 _ 인간관계, 공감, 성의 인간화 10장 헤드셋이 필요 없는 곳으로 _ 증강된 세계와 미래 예측 후기_ 순간이 만들어지고 있다 감사의 말 주 옮기고 나서 |
Peter Rub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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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에 시달리는 군인들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도 도움을 주며, 만성 통증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도 보여준다. 이런 능력은 언젠가는 마약성 진통제 남용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지도 모른다. 부동산 회사를 방문한 고객은 VR을 통해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집들을 둘러볼 수 있다. 자동차 회사 아우디의 전시장에는 VR이 있다. 고객은 운전석에 앉는 것부터 엔진 속으로 머리를 집어넣어 내부 작동 과정을 살펴보는 것까지 어떤 모델이든 골라서 원하는 모든 것을 살펴볼 수 있다. 언론인과 정부는 본래 막연하게만 느꼈을 인도주의적 문제들을 VR 다큐멘터리를 통해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 VR은 말 그대로 그런 문제들을 눈앞에 갖다 댄다. 2년 전 마이애미의 한 소아외과 의사는 생존할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아기를 수술했다. 나중에 그는 까다로운 수술에 성공한 이유를 VR을 써서 아기 심장의 삼차원 영상을 살펴볼 수 있었던 덕분이라고 했다. --- pp.6-7
20년 전에는 VR이 그저 새로운 세계를 보고 경험하는 방식이라고 상상했을지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실제 인물과 인공 구성물)을 만나고, 그들과 솔직하게 감정을 교류하면서 변화해가는 데 쓰일 수단이 아니라 말이다. VR과 현존감이 세상을 뒤흔들 만큼 중요해지는 이유는 새로운 세계를 보여준다는 점 때문이 아니다. 친밀감(intimacy)을 조성하고 창조하고 촉진시키는 능력 때문이다. 맞다, 친밀감이다. 나도 안다. 그 단어가 좀…… 진부하게 감상적으로 들린다는 것을. 하지만 그 단어를 으레 쓰이는 식으로 형용사로 바꿔보라. 친밀하다(intimate). 그러면 진부하게 감상적인 개념에서 아주 현실적인 느낌으로 변할 것이다. 가까움, 신뢰, 취약함과 내밀함과 낯간지러움을 띠는 것으로 말이다. 하지만 친밀감은 언제나 무언가에 의지하지 않았던가? 다른 사람에게 말이다. 이 모든 강렬한 감정은 자신과 함께할 누군가를 필요로 한다. 그 경험을 증폭하고 반영하고, 주고받으면서 복잡하게 얽히게 하는 누군가다. 친밀감에는 깊은 감정들이 수반되며, 그 감정들은 늘 서로가 공유하는 것이었지만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는 이제 다른 사람 없이도, 아니 적어도 진짜 사람이 없이도 이런 감정들을 유도할 능력을 획득하기 시작했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감정 반응을 이끌어내는 VR의 압도적인 능력에 힘입어, 이제 우리는 프로그램이나 기록물에서도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 --- pp.12-14 그녀가 건네준 헤드셋을 쓰자 나는 코스타델솔의 가상 경관 속에 들어와 있는 자신을 보게 되었다. 실제 그 스페인 휴양지와 달리, 이 해안은 나만의 것으로 매우 근사한 모습이다. 야자수들이 모래밭에 점점이 흩어져 있고, 물 위로 솟아 있는 암석 지층이 보인다. 파도 소리와 새소리가 들린다. 곧 헤드폰에서 사람의 목소리가 그 풍경을 둘러보고 주변의 모든 것에 눈과 귀를 기울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할 기회를 준 뒤, 그는 내 몸을 연결시키라고 말한다. “자신이 어디에 앉아 있는지 손으로 느껴보세요.” 그가 말해주지 않았다면 알아차리지 못했을 텐데 나는 팔꿈치가 의자의 팔걸이에 올라가 있고, 한쪽 발을 보기 흉하게 몸 아래쪽으로 쑤셔 넣은 상태임을 깨닫는다. 나는 몸을 바로 하고서 양손을 무릎 위에 가지런히 올려놓는다. 그 즉시 내가 알아차리지도 못했던 몸의 긴장이 풀리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긴장이 해소될 때 작은 깨달음이 찾아온다. --- pp.74-75 이제 파커스가 VR의 잠재력에 관해 발표하기 위해 회의장 같은 곳에 가면 사람들이 다가와서 그를 껴안곤 한다. 한 남성은 그의 앱 덕분에 아이가 사망한 뒤로 처음으로 밤에 잠을 잘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술을 앞둔 호주의 한 초등학생은 그 앱 덕분에 불안감이 줄어들었다고 했다. 이 아이는 지금은 초조해질 때면 일본의 한 풍경을 떠올리고 거기에 앉아 강을 바라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한다고 썼다. 파커스는 말한다. “그 말을 듣고 전율이 일었지요.” 이 프로그램을 가정에서만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파커스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특성에 힘입어서 VR이 치과 진료실과 의료 시설의 필수 비품이 되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예측한다. 사실 유도 명상 VR 같은 앱은 VR을 자신의 생리 과정들을 자각하는 데, 그리고 그를 조정하는 법을 터득하는 용도로 쓰기 위한 첫걸음일 뿐이다. 이런 기법을 ‘바이오피드백(biofeedback, 생체 자기 제어)’이라고 하는데, 뇌와 신체의 연결을 강화하는 훈련법과 비슷하다. 바이오피드백이 멀미나 요실금처럼 보행자가 겪는 신체적 질환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들이 나와 있다. 불안 치료에 사용할 도구로 삼은 연구도 많이 이루어져 왔다. --- pp.78-79 2015년 테드 강연을 위해 무대에 오를 때, 그는 선댄스 영화제에 출품할 VR 작품들을 찍은 상태였다. 유엔을 위해서 난민촌의 어린 시리아 소녀의 생활을 기록한 짧은 다큐멘터리도 있었다. 그의 강연 제목은 “가상현실은 어떻게 궁극적인 공감 기계를 만들 수 있는가”였다. 그는 [와일더니스 다운타운] 뮤직 비디오뿐 아니라 VR 현존감의 힘을 널리 알린 그 다큐멘터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갔다. 10분짜리 강연이 끝나갈 즈음 그는 이렇게 말했다. “비디오 게임은 하찮은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내가 전에 다른 그 어떤 형태의 미디어에서도 본 적이 없는 심오한 방법으로 사람을 다른 사람들과 연결시킵니다. 그러면서 서로의 지각을 바꿀 수 있습니다…… 가상현실은 실제로 세계를 바꿀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나는 그가 옳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 책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테드 강연이 훌륭하긴 했지만, 한 가지 아주 중요한 측면에서 미흡했다고 생각하는 것도 사실이다. 공감은 경이로운 자질이며, 남의 삶이 어떨지 진정으로 느낄 수 있는 능력은 전반적으로 대다수의 사람들이 주위 사람과 더 잘 지낼 수 있도록 만들어줄 것이다. 그것은 사람 사이를 연결하기 위한 요리법의 중요한 재료다. 게다가 영화 제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성분이라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마찬가지로 변화를 일으킬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면서 더욱 몰입하도록 만드는 성분이 있다. 바로 공감의 이란성 쌍둥이인 친밀감이다. --- pp.123-124) 다른 사람의 경험을 이해하는 능력은 분명히 다큐멘터리와 서사적 이야기에 마법을 불어넣는 재료이며 우리가 만나는 캐릭터에 새로운 깊이를 불어넣는다. 우리가 그 사람들이 처한 것과 똑같은 환경에 있을 때 그들의 여정과 관계에 더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어떤 이야기가 우리를 겁을 집어먹도록 하거나 매료시키거나 흥분시키려 할 때 우리가 거기에 있다면 일이 훨씬 쉬워진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가 단순히 남에 관한 것이라면 공감은 사실상 그 경험의 한계를 설정하는 역할도 한다. 즉 당신은 한 사람의 삶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그 삶을 공유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당신이 자타리에서 시드라 가족의 식사 장면을 지켜볼 때 당신은 그들이 함께하는 순간을 보고 있지만 당신 자신은 그 순간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 순간의 일부가 아니라 그 순간을 목격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친밀감, 적어도 자기 자신 너머로 뻗어나갔을 때의 친밀감은 본질적으로 공유되는 현상이다. 따라서 VR에서 친밀감을 이끌어내는 능력은 당신이 참여하는 경험, 즉 순간을 확정짓는 경험에 달려 있을 것이다. --- pp.134-135 나는 엥겔이 이 여행을 수십 번, 아마 수백 번 했으리라는 것을 알기에 그 뒤에 함께 앉아서 대화를 나눌 때 이런 질문이 저절로 나왔다. “VR, 특히 [우리의 삶]에 들어갔을 때 여전히 자기 자신을 잊고 몰입할 수 있나요?” “많은 감각들을 한꺼번에 다 몰입시키니까요. 내 목소리와 눈, 몸도 잊게 되지요. 이미 경험을 했다고 해도 여전히 달라요. 우리는 함께 다른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식당과 비슷해요. 우리는 같은 식당을 계속 가기도 해요. 하지만 함께 가는 사람이 달라지면 갈 때마다 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겁니다. 똑같은 음식을 주문해도 다를 거예요. 공유 경험도 그럴 수 있죠.” 엥겔은 헤드셋을 가리키면서 말을 잇는다. “이 도구의 흥미로운 점은 이 장치가 아무런 의미도 지니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냥 하드웨어일 뿐이죠. 사용하는 방식에 따라서 많은 의미를 지니게 되는 거고요.” “식당이네요. 식당이 바로 헤드셋이군요.” 내가 말하자, 그녀는 빙긋 웃는다. “맞아요. 누구와 함께하고 서로 어떻게 어울리느냐가 가장 중요한 거죠.” --- pp.146-147 소개팅이나 구직 면접처럼 사회적으로 스트레스를 주는 상황에 놓거나 본래 지니고 있는 공포증과 대면하도록 함으로써 불안을 유도하는 VR의 능력은 노출 치료의 가능성을 탐사하는 데 폭넓게 이용되어왔으며, 현실에서의 노출 요법보다 더 효과가 있음이 드러난 예도 있다. 마법 같은 특성보다는 위험 없이 누릴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친밀감을 낳았기 때문이다. 뉴런스가 실험 과정을 시간별로 기록한 짧은 동영상을 보면 두 여성이 VR 객차에서 낯선 사람으로 만난 경험을 얘기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상대방이 쳐다보고 있는 것이 아니어서 마음을 더 열 수가 있어요.” 또 다른 사람이 말한다.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판단하는지 알려고 신경을 쓸 필요가 없어요.” 그런데 다른 사람이 실제로 당신을 판단하고 있을까? 아마 아닐 것이다. 그러나 자의식은 사실 정확성을 요구하지 않는다. VR이 상호작용을 다소 덜 현실적인 것처럼 느끼도록 함으로써 자의식을 약화시킨다면 사회적 불안을 겪는 사람들은 더 나아질 것이다. 그 실험의 참가자에게 그냥 물어보면 된다. 동영상에 찍힌 한 남성은 VR 속에서 새로 알게 된 사람에게 자신의 과거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고 했다. “그를 사랑한다고 털어놓지 않은 게 후회가 돼요.” 헤드셋이 얼굴을 뒤덮은 상태에서 한 말이다. 그렇다. 이는 VR이 사실상 과잉 공유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뜻이므로 VR 동료를 현명하게 선택하기 바란다. --- pp.200-2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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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감이란 무엇인가
가상현실(VR)은 충분히 몰입감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실제로 그 안에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합성 환경이다. 저자는 VR이 지금까지 그 어떤 미디어에서도 본 적이 없는 심오한 방법으로 사람 사이를 연결하고 서로의 지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이것은 ‘현존감(presence)’이라는 현상 때문이다. 현존감은 우리 뇌가 가상 경험에 속아서 그 경험이 실제인 양 몸이 반응하도록 촉발할 때 일어나는 현상을 가리킨다. 이는 어두컴컴한 복도를 걸을 때 심장이 두근거리고 등에 땀이 흘러내리거나, 낯선 생물과 마주쳤을 때 교감이나 연민의 감정이 솟구치거나, 장엄한 대성당에 서서 합창단의 노래를 들을 때 전율이 일어난다는 의미일 수 있다. 현존감은 가상현실의 토대며, VR에서는 자기 자신, 어떤 생각, 타인, 심지어 인공지능과 연결되는 현상의 토대다. 현존감이 세상을 뒤흔들 만큼 중요해지는 이유는 새로운 세계를 보여준다는 점 때문이 아니다. 친밀감을 조성하고 창조하고 촉진시키는 능력 때문이다. 친밀감에는 깊은 감정들이 수반되며, 그 감정들은 늘 서로가 공유하는 것이었지만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는 이제 다른 사람 없이도, 아니 적어도 진짜 사람이 없이도 이런 감정들을 유도할 능력을 획득하기 시작했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감정 반응을 이끌어내는 VR의 압도적인 능력에 힘입어, 이제 우리는 프로그램이나 기록물에서도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 새로운 관계의 출현과 페이스북의 미래 전략 페이스북은 VR을 새로운 관계를 맺는 도구가 아니라 기존 관계를 심화하는 도구로 본다. 2017년에 이 회사는 스페이시스(Spaces)라는 소셜 VR 플랫폼을 발표했다. 스페이시스는 익명의 누군가가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과 가상세계에서 다양한 체험을 한다는 점에서 다른 소셜 VR 플랫폼과 차별화된다. 헤드셋 안에서 스페이시스를 띄우면 먼저 페이스북으로 들어간다. 사용자는 아바타를 이용하여 페이스북에서 사귄 친구들과 게임을 하거나 대화를 나누고 VR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다. 그리고 스페이시스가 제공하는 새로운 경험들의 팔레트를 활용하여 다른 사람들과 공유했던 것보다 더 많은 친밀감을 얻게 된다. 디지털 관계와 현실의 관계는 유사점이 많지만 서로 다른 궤도에 따라 발전해간다. 현실의 관계는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서로의 습성을 알게 되고 진솔함과 친밀감이 쌓여가며, 그렇게 될 때 비로소 사람들은 자신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것까지 드러낸다. 반면에 익명성을 허용하는 디지털 관계는 그런 초기 단계를 건너뛰고 곧바로 그 사람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것을 알게 될 수 있다. 이제 다중 이용자 소셜 VR이 등장하면서 세 번째 유형의 관계가 출현했다. 두 유형 사이의 어딘가에 있는 관계로, 디지털 관계와 마찬가지로 소셜 VR에서도 익명성이 허용된다. 하지만 사용자는 VR에서 현존감을 느끼고, 현실의 관계에서 보이는 수줍음에서 친분, 우정에 이르기까지 똑같이 경험하며 관계를 발전시켜 나간다. 소셜 VR에서 사용자는 자신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것까지 드러내지 않는다. 페이스북의 스페이시스는 바로 그 점을 염두에 둔다. 생생한 체험 활동을 공유하는 마술인 가상현실에 대한 약속을 깨뜨림으로써 페이스북은 낯선 사람들에게 접근한다는 아이디어에 그다지 열광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소셜 VR을 매력적인 미래로 만들고자 한다. 스페이시스에서 사용자는 이미 알고 있는 누군가와 오늘 일어난 사소한 일에 대해 수다를 떨 수 있다. 하지만 나중에 그 순간을 떠올리게 되면, 그 사람은 VR이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인간의 기억을 조작해 가공의 경험을 실제 체험한 것처럼 느낄 날이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와 있다. VR 포르노와 인간성 회복으로서 성의 의미 2016년 크리스마스에 스콧은 우연히 VR 포르노를 접하게 된다. 그것은 기존의 2D나 3D 동영상과는 차원이 다른 실감 나는 경험이었다. VR이 시작되자 당신은 침대에 누워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곧이어 세 명의 여성이 방으로 들어오고, 그중 한 명이 당신의 귀에 대고 아침 인사를 속삭인다. 그 소리가 정말로 바로 옆에서 말하는 것처럼 당신의 귀에 생생하게 들린다. 초고속 인터넷과 스트리밍 기술이 발달하고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포르노는 전보다 더 가볍게 접할 수 있는 것이 되었다. 미국에서는 2015년에 모바일 사용자가 비디오 공유 사이트 폰허브 트래픽의 약 53퍼센트를 차지했으며, 그 뒤로도 이 비중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VR은 감정이입이라는 마법을 써서 기존의 시청하는 것에서 직접 참여하는 것으로 포르노의 소비 방식을 바꾸고 있다. 시각적인 신체 행위에 집중하는 기존 포르노와 달리 VR 포르노에서 섹스는 행위가 아니라 반응이다. VR에서는 당신이 어디를 보고 있느냐에 따라서, 그리고 배우가 얼마나 노련한지에 따라서 정말로 배우와 서로 눈을 마주치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 이런 효과가 동영상 속 배우에게 인간적 친밀감을 느끼게 하고 성애의 기본으로 되돌아가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하지만 때로 이런 생생한 경험 때문에 문제가 되기도 한다. 스콧이 VR 포르노를 즐긴다는 사실을 알고 그의 부인은 그가 봤던 동영상 중 하나를 보여달라고 했다. 동영상을 끝까지 본 그의 아내는 그가 불륜을 저지른 듯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VR 포르노는 스콧의 마음속에 불륜을 저지르도록 유도하는 장치이며, 동영상 속 배우들이 스콧에게 여자친구들처럼 되어가고 있다고 했다. 스콧과 부인은 이 문제로 진지한 대화를 나누었고, 그 본질을 이해함으로써 부부 사이는 전보다 더욱 각별해졌다. VR과 에로티시즘의 상호작용은 이제 겨우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헤드셋의 기능은 앞으로 더욱 강력해질 것이며, 성인물 제작사들은 개인의 다양한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계속 개발할 것이다. 헤드셋이 필요 없는 곳으로 VR과 증강현실(AR)이 결합하면 현실 그 자체부터 완전한 환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다. VR이 현실 세계와는 전혀 다른 인공적인 세상으로 우리를 이끈다면, AR은 현실 세계에 새로운 정보를 더하는 형태로 구현된다. 혼합현실(MR)은 3차원의 가상 물체를 현실 세계에 들여오는 것으로, AR의 일부로 정의할 수 있다. ‘증강’이라는 단어에 현실이 뭔가 부족하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는 생각 때문에 ‘혼합’이라는 용어를 더 선호하는 이들도 있다. VR이 아장아장 걷는 아기라면 AR과 MR은 임신 말기에 있는 태아다. 모습은 다 갖춰졌을지 몰라도 아직 세상에 나올 준비가 끝나지 않았다. 헤드셋은 크고 장비는 VR보다 훨씬 비싸다. 아직 소비자용 제품이 어떤 모습인지조차 알 수 없는 사례도 많다. 하지만 우리는 AR과 VR의 교차점을 향해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 미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가까이에 있다. 이 모든 전망에도 불구하고 비관론자들은 이렇게 말할지 모른다. 우리 모두가 로봇과 결혼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매혹적인 가상 관계를 위해 현실의 관계를 버리게 되지나 않을까? 이런 침울한 결론으로 뛰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저자는 한 단계 더 나가면 친밀감에 접근할 진정한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한다. 가상현실은 사람들이 서로를 차단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들이 발견하는 무언가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 무언가란 삶의 많은 시간 동안 접하지 못했던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일 수도 있고, 더 깊고 더 의미 있는 방식으로 서로 관련을 맺는 능력일 수도 있다. 혹은 모험이나 흥분 또는 다른 어떤 형태의 충족감일 수도 있다. 결국 이 모든 논의에서 진짜로 중요한 문제는 이것이다. VR은 인간의 상호작용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우정을 어떻게 바꿔놓을까? 인간관계는? 결혼은? 성관계는? 이 모든 질문의 답이 무엇이든 중요한 것은, 기술은 필경 삶으로 귀결되며, VR 역시 더 나은 삶을 지향해야 한다는 점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미래는 와 있다』는 새로운 첨단 기술 장치 자체에 혹하거나 실망하는 식의 단순한 반응을 넘어서 더 크고 더 넓게 내다볼 때, VR의 진정한 의미가 드러난다는 점을 깨닫게 하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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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술집에서 가장 영리하고 가장 재미있는 친구와 한잔하며 가상현실 기술에 대해 어쩌고저쩌고 떠드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읽다 보면 한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 미래가 지금 와 있으니까. - 아이샤 타일러 (감독, 배우, 『스스로 입힌 상처(Self-Inflicted Wounds)』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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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 기술광, SF 팬뿐 아니라 왜 모든 사람이 가상현실에 열광하는지, 궁극적으로 그 기술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꿔놓을지를 흥미롭게 파헤친다. - 요시다 슈헤이 (소니월드와이드스튜디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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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을 탁월하게 다룬 책! 피터 루빈은 이 아찔할 만치 복잡한 주제에 머리뿐 아니라 가슴으로도 접근한다. - 재런 러니어 (『미래는 누구의 것인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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