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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를 좋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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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oise Sagan,본명 : 프랑수아즈 쿠아레(Francoise Quoire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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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로서는 그들의 관계를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는 스스로의 유보적인 태도에 신물이 났다. 다만 혼자 있을 때면 로제가 그녀 없이 살고 있다는 것이 커다란 오류처럼 여겨졌고, 그들이 어떻게 이런 지경에 이르게 되었는지 공포에 가까운 느낌으로 자문했다. ‘그들‘이나 ‘우리‘는 언제나 로제와 그녀를 가리키는 말이었고, 시몽은 ‘그‘가 아니었던가. 로제는 이런 것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리라. 현재의 생활에 진력이 나면 그는 그녀에게 와서 불평을 늘어놓고 그녀를 되찾으려 하리라. 그리고 아마도 성공하리라. 시몽은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될 테고, 그녀 자신은 또다시 고독 속에서 언제 올지 모르는 전화를 기다리면서 사소하지만 치명적인 상처들을 입게 되리라. 그녀는 자신의 숙명, 이 모든 것이 피하려고 해 봤자 소용없을 것 같은 그 느낌, 그녀의 삶에는 피할 수 없는 누구누가가 있고 그것이 곧 로제라는 생각에 저항했다.
--- p.137 ˝난 너무 불행했어.˝ 그가 말했다. ˝나도 그랬어.˝ 그녀는 그렇게 말하는 자신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윽고 그녀는 그에게 살짝 몸을 기대면서 울기 시작헀다. 자신의 이 두 마디 말을 시몽이 용서해 주기를 바라면서. 로제는 그녀의 머리카락에 고개를 묻고는 그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목소리로 ˝자, 울지 마.˝라고 말했다. ˝잘해 보려고 했어. 정말 잘해 보려고......˝ 이윽고 그녀가 미안해하는 어조로 말했다. 다음 순간 그녀는 자신이 그런 말을 해 주어야 할 사람은 로제가 아니라 시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방심은 금물이었다. 한 사람에게 모든 이야기를 다 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고개를 움직이지 않은 채 줄곧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로제는 말이 없었다. --- p.148 ˝시몽, 시몽.˝ 그런 다음 그녀는 이유를 알지 못한 채 이렇게 덧붙였다. ˝시몽, 이제 난 늙었어. 늙은 것 같아......˝ 하지만 시몽은 그 말을 듣지 못했다. 그는 두 눈에 눈물을 가득 담은 채 층계를 달려 내려갔다. 마치 기쁨에 뛰노는 사람처럼 달리고 있었다. 그는 스물다섯 살이었다. 그녀는 조용히 문을 닫고 거기에 몸을 기댔다. 저녁 8시, 전화벨이 울렸다. 수화기를 들기도 전에 그녀는 로제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 수 있었다. ˝미안해. 일 때문에 저녁 식사를 해야 해. 좀 늦을 것 같은데......˝ --- p.1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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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문단의 매력적인 작은 괴물, 섬세한 심리 묘사의 대가
프랑수아즈 사강이 그려 낸 사랑, 그 난해하고 모호한 감정 프랑스 문단의 “매력적인 작은 괴물” 프랑수아즈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9번으로 출간되었다. 사강은 스물넷의 나이에 쓴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완숙함을 이 작품 속에 담아내면서, 열아홉의 나이에 『슬픔이여 안녕』으로 등단함과 동시에 이미 하나의 ‘신화’로 자리매김한 자신의 ‘천재’를 또다시 증명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 사강은 기쁨과 슬픔, 행복과 불행이 언제나 교묘하게 뒤섞여 있는 우리의 일상을 배경으로, 난해하고 모호한 사랑이라는 감정을 진솔하게 그려 냈다. 권태로운 일상에 등장한 봄 햇살 같은 사랑 실내장식가인 서른아홉의 폴은 오랫동안 함께 지내 온 연인 로제에게 완전히 익숙해져 앞으로 자신은 다른 누구도 사랑할 수 없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구속을 싫어하는 로제는 폴과 달리, 마음 내킬 때만 그녀를 만나고 젊고 아름다운 여자로부터 하룻밤의 즐거움을 찾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폴의 로제를 향한 일방적인 감정은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그녀에게 더욱 깊은 고독만을 안겨 준다. 그러던 어느 날, 일을 의뢰한 미국인 부인을 방문한 폴은 몽상가 같은 신비로운 분위기의 시몽과 조우한다. 시몽은 폴에게 첫눈에 반해 수줍지만 적극적인 애정 공세를 퍼붓기 시작하고, 그런 시몽의 태도에 폴은 한편으로는 불안감을, 다른 한편으로는 신선한 호기심을 느낀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그녀는 열린 창 앞에서 눈부신 햇살을 받으며 잠시 서 있었다. 그러자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그 짧은 질문이 그녀에게는 거대한 망각 덩어리를, 다시 말해 그녀가 잊고 있던 모든 것,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던 모든 질문을 환기시키는 것처럼 여겨졌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자기 자신 이외의 것, 자기 생활 너머의 것을 좋아할 여유를 그녀는 여전히 갖고 있기는 할까?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소설보다 더 문학적인 프랑수아즈 사강의 삶 프랑수아즈 사강의 삶을 한마디로 압축하면 바로 ‘중독’이라고 할 수 있다. 10대 후반부터 생미셸 대로의 카페와 클럽을 들락거리고, 골루아즈 담배와 커피 한 잔이 아침 식사였으며, 위스키 잔을 줄곧 손에서 놓지 않았고, 문턱이 닳도록 카지노를 드나들며 인세 전액을 간단히 탕진했고, 재규어와 애시튼 마틴, 페라리, 마세라티를 바꿔 가며 속력을 즐기다가 차가 전복되는 교통사고를 당해 3일간 의식 불명 상태에 놓이기도 한, 다시 말해 낭비와 알코올과 연애와 섹스와 속도와 도박과 약물에 중독된 삶이었다. 그녀의 이러한 삶의 모습 때문에 프랑수아 모리악은 그녀를 “작은 괴물”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몇은 그녀의 도덕성을 문제 삼으며 비난하기도 했지만(실제 그녀는 여러 차례 법정에 불려가기도 했다.), 그녀는 개인의 자유를 추구하는 이러한 삶을 통해 구속이나 제한 없이 소설을 쓰면서 자신의 삶을 불태웠다. 자신이 체험하지 않은 것은 결코 소설로 쓰지 않겠다고도 말했던 그녀는 실제로 작품 속에 그러한 경험들을 소재로 한 이야기들을 매혹적으로 생동감 있게 담아내면서, 결국 미워할 수 없는 천재 문학소녀, “프랑스 문단의 매력적인 작은 괴물”로 인정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