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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구재단총서 학술명저번역

책소개

목차

옮긴이 서문

제1부
제2부
제3부

옮긴이 해제

저자 소개 2

크리스틴 드 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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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ine de Pizan

크리스틴 드 피장(Christine de Pizan)은 프랑스 최초의 직업적인 여성 문필가로 간주된다. 그러나 실제로 그녀는 프랑스 출신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녀는 1364년경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에서 태어났으며 그녀의 부모 모두가 이탈리아인이기 때문이다. 크리스틴이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어 그녀의 아버지가 프랑스 왕 샤를 5세의 점성사 겸 과학 고문으로 임명돼 파리로 떠났다. 크리스틴이 파리로 간 것은 서너 살 때로 추정되며 이후 그녀는 프그녀는 16세에 에티엔 뒤 카스텔이라는 피카르디 출신 집안의 전도양양한 젊은 공증인과 결혼했다. 그러나 행복한 결혼 생활은 결혼한 지 10년
크리스틴 드 피장(Christine de Pizan)은 프랑스 최초의 직업적인 여성 문필가로 간주된다. 그러나 실제로 그녀는 프랑스 출신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녀는 1364년경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에서 태어났으며 그녀의 부모 모두가 이탈리아인이기 때문이다. 크리스틴이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어 그녀의 아버지가 프랑스 왕 샤를 5세의 점성사 겸 과학 고문으로 임명돼 파리로 떠났다. 크리스틴이 파리로 간 것은 서너 살 때로 추정되며 이후 그녀는 프그녀는 16세에 에티엔 뒤 카스텔이라는 피카르디 출신 집안의 전도양양한 젊은 공증인과 결혼했다. 그러나 행복한 결혼 생활은 결혼한 지 10년 되던 해, 갑작스럽게 닥친 남편 에티엔의 죽음과 함께 끝나고 말았다. 새로 등극한 샤를 6세를 수행해 파리를 떠나 각지를 여행하던 에티엔은 여행지에서 급서하고 말았는데 아마도 당시 유럽에 유행하던 전염병에 걸린 것으로 추측된다. 졸지에 과부가 된 크리스틴은 혼자서 어린 자식 셋을 키우고 어머니를 봉양해야만 했다. 남동생들은 이탈리아에 있는 재산을 물려받기 위해 모두 그곳으로 돌아갔기 때문이었다.

당시 유럽 사회는 매우 여성 폄하적인 사회였다. 심지어는 남편이 남겨 놓은 재산을 아내가 물려받는 데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녀는 재산을 가로채려는 남편의 친척들, 그리고 과부들을 괴롭히는 온갖 종류의 사기꾼들과 송사를 벌여야 했다. 이런 과정에서 그녀는 많은 남녀를 만났고, 또한 여성에게 불공정한 세상의 여러 관행들을 경험했으며 이를 통해 그녀는 남성과 여성에 관한 독자적인 시각을 획득할 수 있었다.

이런 힘든 시기를 겪는 동안 그녀는 공부에서 위안을 찾았고 또한 자신의 슬픔을 표현하기 위해 시를 썼다. 그녀의 특이성은 이상화된 궁정의 사랑을 찬미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화려함의 이면에도 주의를 기울였다는 점에 있다. 예를 들어 <사랑의 신에게 보내는 편지(Epistre au Dieu d'Amour)>(1399)에서 그녀는 여성을 숭배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실제로는 여성을 조롱하고 폄하하는 젊은 귀족에 대해 비판함으로써 페미니스트적 면모를 드러냈다.

그녀가 여성의 옹호자로 유명해진 것은 ≪장미 이야기≫에 반박해 쓴 <장미 이야기에 관한 편지(Epistre sur le Roman de la Rose)>(1401∼1403)를 통해서다. 1402년, 피장은 이 편지들을 프랑스 왕비인 이자보 드 바비에르에게 전달했으며 이 때문에 그들의 논쟁은 전국적으로 유명해지게 되었다. 이후 그녀는 오를레앙 공의 궁정을 떠나 샤를 6세의 삼촌인 부르고뉴 공작의 후원을 받게 된다.

피장이 오를레앙 공작의 궁정에서 부르고뉴 공작의 궁정으로 옮겨 간 것은 단순히 후원자를 바꾼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도 있다. 이 두 진영은 서로 적대적으로 대립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프랑스는 영국과 백년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왕 샤를 6세가 광증의 발작을 일으키자 심각한 권력 공백 상태가 초래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왕의 동생과 삼촌은 각각 파당을 만들어 권력 획득을 위한 각축을 벌였고 거기에 영국이 가세해 정정은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피장은 이 두 진영의 화해를 바랐으며 스스로도 그것에 일조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의 정치 상황은 더욱 어려워져만 갔다. 1407년, 오를레앙 공이 부르고뉴 공작의 지령에 의해 암살당하자 프랑스는 내전 상태에 들어갔으며 밖으로는 이 기회를 틈탄 영국의 공세에 시달렸다. 1415년, 프랑스군이 아쟁쿠르 전투에서 큰 피해를 보자 크리스틴은 이 전투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여성들을 위로하기 위해 ≪인생이라는 감옥에 대한 편지≫를 썼다. 이후에도 프랑스의 상황은 더욱 악화되어 1419년, 부르고뉴 공작 장이 암살당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그러자 그의 아들 필립이 영국과 연합하는 바람에 전세는 프랑스에게 매우 불리해지고 1420년, 이자보 여왕은 영국과 트루아 조약을 맺어 영국 왕 헨리 5세를 프랑스의 섭정으로 임명한다. 이 때문에 황태자 샤를은 정통성을 빼앗기고 1422년 광증에 시달리던 샤를 6세가 사망한 이후에도 왕위를 계승하지 못한다.

이러한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프랑스를 구하기 위해 나타난 사람이 바로 오를레앙의 처녀 잔 다르크다. 크리스틴 드 피장은 잔 다르크의 활약에 누구보다도 기뻐했으며 ≪잔 다르크 전≫(1430)을 써서 그녀를 찬양했다. 이것은 잔 다르크에 관한 최초의 문학작품으로 이 작품에서 피장은 잔 다르크의 무공과 함께 그녀의 신앙심을 강조했다. 어쩌면 피장은 잔 다르크를 통해 ‘숙녀들의 도시’가 현실에서도 실현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와 희망은 곧 무산되고 만다. 잔 다르크가 마녀로 몰려 화형대에서 처형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피장은 이러한 파국 이전인 1430년대 초에 그녀의 딸 마리가 수녀로 있던 푸아시의 수녀원에서 죽었고, ≪잔 다르크 전≫은 결국 그녀의 마지막 작품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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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및 동 대학원에서 불어불문학을 공부했고, 중세 문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오스카 와일드의 『오스카 와일드, 아홉 가지 이야기』,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 『등대로』, 피에르 그리말의 『그리스 로마 신화 사전』(공역), 크레티앵 드 트루아의 『그라알 이야기』, 슐람미스 샤하르의 『제4신분, 중세 여성의 역사』, 프랑수아 줄리앙의 『무미 예찬』, 자크 르 고프의 『연옥의 탄생』, 조르주 심농의 『매그레와 벤치의 사나이』, 『생폴리앵에 지다』, 『타인의 목』, 『안개의 항구』, 앙리 보스코의 『이아생트』, 조지 허버트의 『합창』 등이 있으며,
서울대학교 및 동 대학원에서 불어불문학을 공부했고, 중세 문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오스카 와일드의 『오스카 와일드, 아홉 가지 이야기』,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 『등대로』, 피에르 그리말의 『그리스 로마 신화 사전』(공역), 크레티앵 드 트루아의 『그라알 이야기』, 슐람미스 샤하르의 『제4신분, 중세 여성의 역사』, 프랑수아 줄리앙의 『무미 예찬』, 자크 르 고프의 『연옥의 탄생』, 조르주 심농의 『매그레와 벤치의 사나이』, 『생폴리앵에 지다』, 『타인의 목』, 『안개의 항구』, 앙리 보스코의 『이아생트』, 조지 허버트의 『합창』 등이 있으며, 지은 책으로 여성 인물 탐구 시리즈인 『길 밖에서』, 『길을 찾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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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8월 11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484쪽 | 790g | 164*222*30mm
ISBN13
9788957332399

출판사 리뷰

남성 중심 시대에 여성들의 목소리로 말하다
- 여성 비하 담론에 정면으로 맞선 여성 옹호론의 효시 -



“크리스틴 드 피장은 여성에 대한 부정적 통념들이 아무런 제한 없이 유포되는 것은 여성에게 발언권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정확히 지적하고 여성의 명예를 되찾는 일을 자임하고 나섰으니, 그러기 위해 쓴 저작이 바로『여성들의 도시』이다.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덮어씌운 오명들을 낱낱이 들추어 사실무근임을 밝히는 한편, 그 반증이 될 만한 여성들의 예를 차곡차곡 쌓아올려 여성들을 부당한 비방으로부터 보호하는 도성을 짓는다는 이 기획은 이후 수세기 동안 단속적으로 이어질 여성 옹호론의 선봉으로 첫손에 꼽을 만한 것이다.”-「옮긴이 서문」 중에서

여성들은 연약한 몸을 타고났다? 여성들은 마음이 약하고 변덕이 심하다? 여성들은 비밀을 지킬 줄 모른다?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지 못한다? 여성들이 꾸미는 것은 오로지 남성들에게 사랑받기 위해서다……? 여성에 대한 수많은 편견은 21세기인 오늘날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으로부터 무려 600여 년 전에 살았던 여성들은 얼마나 더한 비난에 시달렸을까.

여성의 목소리로, 여성에 대한 부당한 편견에 당당히 맞서다

르네상스 인문주의가 발흥했던 15세기에도 여전히 여성들의 교육은 제한되어 있었고,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못한 존재로 치부되었으며, 심지어 여성과의 결혼조차 남성들에게는 혐오스러운 일이었다.『여성들의 도시(Le Livre de la Cit? des dames)』(1405)는 당시 이렇게 수많은 남성들에 의해 재생산되던 여성 비하 담론에 정면으로 도전한 작품이다. 서양 최초의 여성 전업 작가인 저자 크리스틴 드 피장은 성모 마리아에서 시인이자 철학자인 사포, 소크라테스의 아내 크산티페, 성경에 나오는 룻, 오디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 등 실제 역사와 신화 속에 등장하는 본이 될 만한 여성들을 예로 들며 여성을 폄하하는 발언을 조목조목 반박한다. 이 책은 흔히 페미니즘의 선봉으로 손꼽히는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여권의 옹호』(1792)보다도 4세기나 앞선 페미니즘 저작의 효시라 볼 수 있다. 특히 이번에 아카넷에서 출간된『여성들의 도시』는 국내 최초로 완역됐다는 데 그 의의가 더 크다.

여성을 옹호한 서양 최초의 여성 전업 작가, 크리스틴 드 피장

크리스틴 드 피장이 여성을 옹호하는 글을 쓰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녀는 이전의 여성 작가들과는 달리 남성 지배적인 문학 세계에서 한몫의 작가로서 자리매김하고 남성 작가들과 맞겨루어 발언하며 문필로 업을 삼아 생계를 꾸려간 서양 최초의 인물이다. 아버지와 남편의 연이은 죽음으로 25세 때부터 여성의 몸으로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크리스틴은 일찍이 남성 중심적인 세상에 맞닥뜨려야만 했고, 여성에 대한 편견은 그녀가 세상을 헤쳐나가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그런 만큼 그녀는 언제나 여성 문제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크리스틴이 본격적인 작가로 발전하는 데는 일련의 ‘여성 논쟁’의 서막에 해당하는 ‘장미 논쟁’*이 중요한 계기가 되는데, 이 책『여성들의 도시』 또한 ‘장미 논쟁’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녀는 ‘장미 논쟁’ 이후 부각된 여성 작가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여성들의 도시』를 썼다. 이 책은 당시 남성들의 여성들에 대한 부당한 비난에 하나하나 반박하며 중세 시대에 팽배했던 여성 경시 풍조에 경종을 울리고, 여성의 관점에서 긍정적인 여성상을 보여줌으로써 여성들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여성들의 발언권이 인정되지 않았던 남성 중심의 시대에, 여성 비하 담론에 정면으로 도전한『여성들의 도시』는 여성들의 사회적·정치적 지위가 높아졌다고는 하나 여성에 대한 편견과 여성 비하 발언이 여전한 오늘날에도 유의미한 저작이다.
(*‘장미 논쟁’은 전반부는 기욤 드 로리스가, 후반부는 장 드 묑이 쓴 13세기 프랑스 운문소설『장미 이야기』를 둘러싸고 14세기에 벌어진 문학 논쟁으로, 후반부의 내용 때문에 여성 비하가 쟁점으로 등장한다.)

훌륭한 여성들과 함께 여성들을 지켜줄 튼튼한 요새를 짓다

『여성들의 도시』는 화자인 ‘나 크리스틴’이 서재에서 일을 하다가 휴식 삼아 보게 된 작은 책에 충격을 받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녀가 낙심한 이유는 ‘여성을 좋게 말한 책’이라는 소문을 듣고 집어 든 책이 오히려 여성을 비방하는 내용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천상에서 ‘이성’ 부인, ‘공정’ 부인, ‘정의’ 부인이 내려와 그녀에게 무방비하게 공격당하는 여성들을 위해 도시를 건설하라고 명한다. 크리스틴은 이렇게 세 부인의 도움으로 여성에 대한 비난 즉 “시커멓고 지저분한 돌무더기”를 치우고, “문예의 들판”에서 “질문의 곡괭이”로 땅을 파고, “펜이라는 흙손”을 들고서 “차지고 부서지지 않을 회반죽”으로 “크고 아름다운 돌들”을 쌓아 튼튼한 도성을 짓는다. 여기서 “크고 아름다운 돌들”이란 훌륭하고 본이 될 만한 여성들의 예이다. 저자는 인물들을 연대순이 아니라 자신이 말하고 싶은 논지에 따라 재배열하며, 여성의 관점에서 여성 인물들의 생애를 재해석한다.

이 책은 총 3부로 나뉘어 있다. 크리스틴은 제1부에서는 여성들의 능력과 자질을 입증하며 ‘이성’ 부인의 지시에 따라 도시의 기초를 다지고 외벽을 쌓는다. 여성의 도덕을 다루는 제2부에서는 ‘공정’ 부인의 지시대로 도시 안 건물들의 벽을 쌓고, 성녀들이 등장하는 제3부에서는 ‘정의’ 부인의 도움을 받아 지붕과 첨탑들을 올리게 된다. 이를 통해 저자는 수많은 남성들이 여성들에 대해 퍼부은 비난을 하나씩 반박하고 여성들의 긍정적인 자질을 강조한다.

아카넷에서 나온『여성들의 도시』는 일부를 발췌해 번역하고 나머지는 줄거리로 대체한 요약본이 아닌, 국내 최초의 완역본이다. 중세문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인 역자는 프랑스어본뿐 아니라 영어본까지도 참조했으며, 원서의 오류를 잡아내어 각주에서 바로잡는 등 번역에 큰 공을 들였다. 많은 이들이 완역된『여성들의 도시』를 읽음으로써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주체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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