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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판 서문
서문 제1부 물리 이론의 목적 제1장 물리 이론과 형이상학적 설명 제2장 물리 이론과 자연적 분류 제3장 서술 이론과 물리학의 역사 제4장 추상적 이론과 역학적 모델 제2부 물리 이론의 구조 제1장 양과 질 제2장 제1 성질들 제3장 수학적 연역과 물리 이론 제4장 물리학 실험 제5장 물리 법칙 제6장 물리 이론과 실험 제7장 가설의 선택 부록 미주 옮긴이 해제 |
Pierre Duh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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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상학적 체계로부터 물리 이론의 구축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이끌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물리 이론은 형이상학적 체계가 제공하지 않았기에 그 체계의 신봉자에게 수수께끼로 남아 있는 명제에 호소한다. 그것이 제공한다고 주장하는 설명의 핵심에는 항상 설명되지 않는 것이 존재하는 것이다. (1부 1장)
---p.32 물리 이론은 설명이 아니다. 그것은 일군의 실험법칙을 되도록 단순하고 완전하고 정확하게 표상하려는 목적을 가진, 소수의 원리로부터 연역된 수학적 명제의 체계다. (1부 2장) ---p.34 지리학의 발전에 크게 공헌한 대담한 탐험은 황금의 나라를 추구한 모험가들 덕분에 이루어졌지만, 그것이 엘도라도를 세계 지도에 나타낼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1부 3장) ---p.48 영국에서 출판되는 물리학 논고에는 프랑스 학생을 크게 놀라게 하는 요소가 줄곧 보인다. 이론의 논술에 거의 항상 동반되는 이 요소는 바로 모델이다. 과학을 구축할 때 영국 정신은 프랑스인의 방식과 상당히 달리 진행한다는 것이 모델의 이용에서만큼 분명히 파악되는 것은 없다. (1부 4장) ---p.93 대수의 언어를 통해 양의 다양한 크기와 마찬가지로 질의 다양한 강도에 관해서도 추론을 진행할 수 있으므로, 데카르트의 바람대로 물리학을 보편적 산술로 만들기 위해 이 위대한 철학자를 모방하여 질을 전부 던져버릴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2부 1장) ---p.158 제1 성질이라는 칭호도 마찬가지로 잠정적이다. 오늘날 다른 어떤 물리적 속성으로도 환원되지 않는 성질도 내일이면 더 이상 독립되지 않게 될 것이다. 예컨대 빛의 현상에 대한 연구는 조도라는 제1 성질의 고찰로 우리를 이끈다. (2부 2장) ---p.168 번역은 배신이다. 번역이 서로 대응시키는 두 개의 텍스트 간에 완전한 상응은 존재할 수 없다. 물리학자가 관찰하는 구체적인 사실과 그 사실을 이론가의 계산에서 표상하는 수 기호의 차이는 매우 크다. (2부 3장) ---p.174 물리학 실험이란 일군의 현상에 대한 ‘해석’을 동반하는 엄밀한 관찰이다. 해석은 관찰을 통해 실제 수집되는 구체적인 소여를, 관찰자가 받아들이는 이론의 힘으로, 그에 대응하는 추상적이고 기호적인 표상으로 치환하는 것이다. (2부 4장, 190~191쪽) 물리학의 법칙은 기호적 관계이고, 구체적 사실에의 그것의 적용은 이론 전체를 알리고 받아들일 것을 요구한다. (2부 5장) ---p.217 실험상의 반증은 수학자가 이용하는 귀류법처럼 물리학상의 가설을 이론의 여지가 없는 진리로 바꿀 힘을 갖는 것이 아니다. 물리학자에게 그러한 힘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결정된 일군의 현상이 환기하는 다양한 가설을 완전히 열거해야 한다. 그런데 물리학자는 상상되는 모든 가설을 헤아렸다고 결코 확신할 수 없다. 물리 이론의 진리는 동전 던지기처럼 앞 아니면 뒤인 방식으로 결정되지는 않는 것이다. (2부 6장) ---p.245 모든 물리 이론의 형성은 항상 일련의 수정으로 이루어져 왔다. 그 결과 처음에는 거의 두서없는 초안이었던 것이 서서히 완성된 상태의 체계를 이룬 것이다. … 물리 이론은 결코 창조의 갑작스러운 산물이 아니라, 진화의 점진적인 산물인 것이다. (2부 7장) ---p.2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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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 이론은 실험 결과를 ‘서술’하는 체계, 정합성이 중요한 기준
영국 경험주의적 과학의 ‘모델(모형)’ 중심 전통에 대한 비판 뒤엠은 실험을 통해 확립된 법칙과 그것을 설명하려는 이론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존재한다고 본다. 실험법칙은 물리 실험을 통해 비교적 확실하게 정립되지만, 이론은 종종 특정 형이상학적 가정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특정 형이상학에 종속되지 않으면서도 과학적으로 유효한 이론은 어떻게 가능할까?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뒤엠은 “물리 이론은 설명이 아니라 일군의 실험법칙들을 표상하는 수학적 명제들의 체계”라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물리 이론은 ‘실험 결과의 경제적 서술’로 이해되어야 하며, 자연의 실재를 직접적으로 설명하는 존재론적 체계와는 구별된다. 그렇다고 해서 이론과 실재의 관계가 완전히 단절되는 것은 아니다. 기호적 체계로서의 이론은 실재에 접근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지만, 예측의 성공이 곧 실재의 발견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뒤엠의 입장이다. 그는 빛의 굴절 이론의 역사적 전개를 검토하면서, 물리 이론의 핵심은 서술적 기능에 있으며 설명적 요소는 그것을 둘러싼 해석적 장식에 가깝다고 논증한다. 과학사적으로 흥미로운 대목은 물리 이론의 추상성과 ‘모델(모형)’ 개념을 논하면서 영국 과학자들의 연구 경향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부분이다. 뒤엠은 제1 원리를 발견하고 이를 수학적으로 연역하려는 전통을 대표하는 르네 데카르트(René Descartes)와 경험적 사실을 체계적으로 수집하려는 전통을 대표하는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을 대비시키며, 이러한 차이가 과학 연구의 방법에서도 드러난다고 본다. 특히 영국 과학에서는 실제 장치나 물리적 모형을 통해 자연 현상을 설명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는데, 뒤엠은 윌리엄 톰슨(켈빈 경)과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James Clerk Maxwell)의 사례를 언급하며 이러한 전통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요컨대 뒤엠에게 실재와 직접 대응하는 것은 실험법칙이며, 이론은 이러한 법칙들을 논리적으로 조직하는 체계적 장치다. 따라서 물리 이론의 첫째 기준은 경험과의 적합성뿐 아니라 논리적 정합성에 있다. 물리학에서 ‘결정적 실험’은 불가능하다 가설 선택의 조건을 분석한 고전적 논의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물리 이론과 실험의 관계, 그리고 여러 가설 가운데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다루는 대목이다. 뒤엠은 실험이 하나의 고립된 가설을 직접적으로 검증하거나 반증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만약 실험 결과가 물리학자의 예측과 일치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이론 체계를 구성하는 여러 가설 가운데 적어도 하나가 수정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 줄 뿐이다. 그러나 어떤 가설을 수정해야 하는지는 실험 자체가 결정해 주지 않는다. 바로 이 점에서 그는 물리학에서 ‘결정적 실험’이 존재할 수 없다고 말한다. 뒤엠은 아이작 뉴턴(Isaac Newton)의 천체역학과 앙드레-마리 앙페르(André-Marie Ampère)의 전기역학을 예로 들면서, 하나의 가설이 반증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경쟁 가설이 검증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 준다. 이러한 논의는 훗날 ‘뒤엠-콰인 논제’로 알려진 문제의식을 예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렇다면 물리 이론을 구성하는 가설들은 어떤 기준에 따라 선택되어야 할까? 뒤엠은 만유인력 이론이 형성되는 과정을 검토하면서 다음과 같은 조건들을 제시한다. 첫째, 가설은 그 자체로 논리적 모순을 포함해서는 안 된다. 둘째, 이론을 구성하는 여러 가설들은 서로 모순되지 않아야 한다. 셋째, 이러한 가설들의 체계는 수학적 연역을 통해 실험법칙들을 충분한 근사로 표상할 수 있어야 한다. 『물리 이론의 목적과 구조』는 과학과 철학이 점차 분리되고 다양한 인식론적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던 시대의 지적 분위기를 잘 보여 주는 고전이다. 오늘날의 과학철학과는 다른 맥락에서 쓰인 부분도 있지만, 물리 이론과 실험의 관계를 깊이 있게 성찰한 고전으로서 여전히 읽을 가치가 있는 저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