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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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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istoteles (B.C. 38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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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몸의) 각 부분은 피가 열처리되고 모종의 방식으로 분배됨으로써 생겨난다. 반면에 스페르마는 열처리를 겪은 뒤 피와 다른 상태로 배출되지만 열처리가 안 된 상태에서 배출되기도 한다. 즉 어떤 사람이 자주 성행위를 해서 (스페르마의 배출을) 강제하면, 어떤 경우에는 (스페르마가) 배출될 때 피와 같은 형태를 띤다. 이런 점들을 놓고 볼 때 스페르마가 피의 성질을 가진 영양분의 잔여물, 즉 부분들로 흩어져 배분되는 최종 단계의 영양분의 잔여물일 것이라는 사실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런 이유에서 스페르마는 큰 능력을 가지며 ―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깨끗하고 건강한 피가 배출되면 피로해지기 때문이다 ― 후손들이 낳은 자들과 유사하게 되는 것도 이치에 맞는다.
--- p.726b5 그렇다면 (스페르마에 들어 있던 배아의 부분으로부터) 다른 부분들이 어떻게 생길까? 다시 말해서 모든 부분, 예를 들어 심장, 폐, 간, 눈을 비롯해서 나머지 부분들 각각은 ‘동시에’ 생길까, 아니면 오르페우스의 시에 나오듯이 ‘연속적으로’ 생길까? --- p.734a16 그런데 동질적인 부분들과 기관들은 동시에 생겨난다. 우리는 불 혼자서는 도끼도 다른 도구도 만들 수 없다고 말할 수 있을 텐데, 발과 손에 대해서도 이와 똑같이 말할 수 있다. 살의 경우에도 이와 같은데, 그 안에도 어떤 기능이 속해 있기 때문이다. 딱딱함, 말랑함, 끈끈함, 부스러짐을 비롯해서 생명 있는 부분들에 속하는 그런 종류의 나머지 속성들을 만들어내는 것은 열기와 냉기이겠지만, 이것들은 어떤 것은 살이, 또 어떤 것은 뼈가 되게 하는 로고스를 만들어낼 수 없으니, 이 로고스를 제공하는 것은 완전한 상태에 있는 낳는 자에게서 오는 운동이며, 발생의 출처는 그런 것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의 상태에 있다. 기술을 통해 생겨나는 것들의 경우에도 똑같다. --- p.734b27~36 어느 누구도 ‘배아는 모든 측면에서 볼 때 생명을 결여하고 있기 때문에 영혼이 없다’는 주장을 내세우지는 않을 것이다. 스페르마들과 동물들의 배아는 식물에 못지않게 살아 있고 어느 시점까지 발생 능력을 갖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배아가 영양섭취-영혼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무엇 때문에 그것이 처음에 필연적으로 이 영혼을 가져야 하는지는 다른 글에서 영혼에 관해 규정된 것들을 놓고 볼 때 분명하다.) --- p.736a32 언제나 암컷은 질료를, 수컷은 제작하는 것을 제공한다. 우리는 이들이 각각 바로 이런 능력을 가지며 이것이 암컷과 수컷의 본질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암컷은 필연적으로 몸과 덩어리를 제공하지만, 수컷은 그렇게 해야 할 필연성이 없다. 도구들도, 만드는 것도 생겨나는 것들 안에 있어야 할 필연성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체는 암컷에게서 오지만 영혼은 수컷에게서 오는데, 영혼은 특정한 신체의 실체이기 때문이다. --- p.738b20~27 우두머리들은 자신도 낳고 다른 부류(일벌들의 부류가 바로 이 부류다)도 낳고, 일벌들은 다른 부류, 즉 빈둥벌들을 낳고, 빈둥벌들은 아무것도 낳지 못하고 그런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 본성에 따르는 것은 항상 질서를 갖기 때문에, 이런 이유에서 빈둥벌들이 다른 부류를 낳는 능력을 갖지 못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바로 이것이 분명히 (빈둥벌들에게) 일어난다. 왜냐하면 빈둥벌들이 생겨나지만, 다른 어떤 것도 낳지 못하고 발생은 세 번째 단계에서 끝을 맺기 때문이다. --- p.760a26 (어떤 자식들은) 산출한 자들과 닮았고 (어떤 자식들은) 닮지 않았다. 또 (어떤 자식들은) 아버지와, (어떤 자식들은) 어머니와 닮았는데, 신체 전체에서뿐만 아니라 각각의 부분에서도 그렇다. 또 조상들보다 부모들이 더 닮았으며, 아무 관계가 없는 사람들보다 조상들과 더 닮았고, 남아들은 아버지와, 여아들은 어머니와 더 닮았으며, 일부는 친척들 가운데 누구와도 닮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람과 닮았다. 일부는 겉모습이 사람과도 닮지 않고 이미 ‘이변’과 닮았다. 왜냐하면 낳는 자들과 닮지 않은 자는 이미 어떤 측면에서 ‘이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례들의 경우 본성이 어떤 측면에서 유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 p.767a36~767b7 나는 각각의 ‘능력’을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설명한다. 낳는 자는 남자일 뿐만 아니라 어떤 성질을 가진 남자, 예를 들어 코리스코스이거나 소크라테스이고, 또 코리스코스일 뿐만 아니라 사람이기도 하다. … 발생과 관련해서는 언제나 고유한 것과 개별적인 것이 더 크게 힘을 쓴다. 즉 코리스코스는 사람이면서 동물이지만, 동물보다 사람이 고유한 것에 더 가깝다. 한편, 낳는 것은 개별자일 뿐만 아니라 유이지만 더 큰 역할을 하는 것은 개별자인데, 바로 이것이 실체이기 때문이다. 생겨나는 것은 ‘어떤 성질을 가진 것’이자 ‘이것’이 되는데, 이것이 실체이다. --- p.767b23~34 이렇게 (여러 운동이) 뒤섞이면, 그 결과 집안사람들 및 친척들 가운데 어느 누구와도 닮지 않고 공통적인 것만 남아서 사람인 결과가 생긴다. 이것은 모든 개별적인 것들에 수반된다는 것이 그 원인이다. 사람은 보편적이지만, 아버지 소크라테스와 어머니는 ― 누가 어머니였건 ― 개별적인 것들에 속한다. --- p.768b10~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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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 생물학 연구의 최고봉 … 말년의 완숙한 이론 담겨
‘생물학의 아버지’가 남긴 과학적 사고와 철학적 사유의 결정판 아리스토텔레스의 학문에서 생물학 연구가 갖는 비중은 매우 크다. 이것은 지금까지 전하는 그의 저술에서 생물학 저술이 3분의 1을 넘게 차지한다는 데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생물학 연구는 동물들에 대한 박물학적 기록인 『동물지(Historia animalium)』에서 시작해서, 생명의 다양한 능력들을 다룬 『영혼론(De anima)』과 영혼의 능력을 가능케 하는 신체적 부분들에 대한 연구인 『동물부분론(De partibus animalium)』을 거쳐 동물의 생식 능력을 다룬 『동물발생론(De generatione animalium)』으로 이어진다. 『동물지』가 550여 종에 이르는 동물들에 대한 탐문과 관찰을 바탕으로 사실들을 기록했다면, 『동물부분론』은 동물들의 내외부 기관들이 어떠한 기능을 실현하기 위해서 있는지를 목적론적으로 설명한다. 한편 『동물부분론』은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공통된 기능인 생식과 발생을 다루고 있어, 앞선 저술에서 시도된 목적론적 설명의 최정점이라 할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든 생명체에 속하는 생식의 능력, 배의 발달 과정, 유전 현상 등을 치밀하게 분석하면서 완숙한 생물학적 이론을 이 책에 담아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연의 단계적 상승을 표현하는 ‘자연의 사다리’와 ‘피’가 있고 없는 동물들의 이분법을 토대로 사람을 비롯한 동물들과 곤충들의 생식과 발생을 그에 관여하는 생식기관들의 기능과 관련해서 설명한다. 설명의 대상도 태생동물, 난태생동물, 완전한 알을 낳는 난생동물, 불완전한 알을 낳는 난생동물, 애벌레에서 생겨나는 동물들, 자연발생을 통해 생겨나는 동물들과 곤충들로 구분하고 선행 이론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가운데 생명체의 발생 문제를 논의한다. 치밀한 분석과 비판적 탐구로 쌓아올린 고대의 ‘발생학’과 ‘유전학’ 『자연학』과 『형이상학』 생성 이론 논의에 공백 메워 『동물발생론』에서 동물의 발생에 대한 논의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전개된다. 그 하나는 ‘발생학’에 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유전학’에 해당한다. 이 두 이론은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의 근본 개념들과 원리들이 생명체의 발생에 대한 생물학적 연구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적용되는지를 보여줌과 동시에, 생명체의 발생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이 어떤 점에서 현대 생물학과 만나고, 또 어떤 점에서 갈라지는지를 잘 보여준다. 아리스토텔레스에게서 동물의 발생은 스페르마의 도구적 운동이 경혈에 전달됨으로써 실현된다. 이때 스페르마의 운동은 그 안에 들어 있는 프네우마의 열기가 일정한 로고스에 따라 작용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오늘날의 생물학 용어를 사용한다면, 스페르마의 운동에 의한 생명체의 발생 과정은 생화학적 과정이자 유전 프로그램에 따라 진행되는 ‘합법칙적 지향(teleonomical)’ 과정이다. 이 과정의 지향점은 물론 부모와 종이 같은 개체의 재생산이다. 이 사실을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저술 여러 곳에서 “사람이 사람을 낳는다”는 공식에 담아 표현했는데 이것은 현대 생물학의 “불변성 복제(invariante Reproduktion)”의 관념을 담은 것이다. 그러면 동물의 발생 과정에서 종적인 보편성 이외의 개별적 특성들은 어떻게 생겨날까? 여아의 출생, 이변의 발생, 아버지를 닮은 남아의 출생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일반적 설명을 함께 살펴보면, 그의 유전 이론의 몇 가지 기본 특징들이 분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첫째, 스페르마의 운동이 발생 과정에서 얼마만큼 관철되는지에 따라 다양한 유전 현상이 나타난다. 그 운동이 경혈에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강력하다면, 아버지를 닮은 남아가 태어나지만, 그렇지 않으면 ‘이변’이 출현한다. 둘째, ‘이변’ 현상은 스페르마의 운동 능력 이외에도 다양한 요인들, 예를 들어 나이, 체질, 영양, 기후, 지역적 조건과 같은 신체적 환경적 요소들의 영향 아래서 일어난다. 셋째, 스페르마 안에는 하나의 ‘운동’이 아니라 여러 갈래의 ‘운동들(kin?seis)’이 포함되어 있다. 이 복수의 운동들 가운데 어떤 것은 실현되고 어떤 것은 실현되지 않을 수 있는데, 이에 따라 서로 다른 유전 현상이 나타난다. 근대 과학자들의 제한된 평가 넘어서는 ‘탐구와 발견의 길’ 제시 실체와 생성, 질료-형상, 목적과 필연성 등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의 충실한 안내자 그렇다면 『동물발생론』은 발생과 유전에 대한 고대의 일반론에 머무는 저작일까? 옮긴이 조대호 교수(연세대)는 너무 협소한 인식이라고 지적하며 『동물발생론』에는 “생명계의 놀라움을 보여주는 사실들에 대한 관찰과 그에 대한 설명이 가득하다”고 주장한다. 그러한 예로 이종 결합의 가능성과 이 결합에 의한 새로운 종의 출현(2권 7장), 난태생과 태생 상어에 대한 관찰 기록(3권 3장), 연체류의 교접완에 대한 관찰(1권 15장), 암수한몸 동물에 대한 관찰(2권 5장) 등을 꼽는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생명계의 놀라운 현상들을 다루면서도 자신의 탐구 방법을 충실하게 따른다는 점도 강조되어야 한다. 『분석론후서』가 학문적 인식을 가져다준 ‘논증’의 모델을 제시했다면, 『동물발생론』에는 그러한 논증의 출발점이 되는 전제들을 ‘탐구하고 발견하는 방법’이 제시된다. 이러한 ‘탐구적 추론’은 프랜시스 베이컨이나 르네 데카르트 등 근대 과학자들이나 철학자들의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한 평가(‘삼단논법적 형식의 논증’)를 넘어서는 과학적 방법론인 것이다. 『동물발생론』에는 ‘생물학의 아버지’로서의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오명을 안겨준 주장들이 담겨 있는 것도 사실이다. 유각류와 일부 곤충들의 발생을 설명하기 위해서 도입한 ‘자연발생설’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을 잘못된 것으로 단정하는 대신에 어떤 이유에서 그런 관찰과 설명에 도달했는지를 주목한다면, 존재와 생성의 관계, 기술적 제작과 자연적 발생에서의 질료-형상설, 개별적 실체의 발생 과정, 목적과 필연성의 관계 등 아리스토텔레스가 다루는 철학적 문제와 해답을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