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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장르란 무엇인가
1장 장르의 눈으로 본 사회 [판타지] 한국형 판타지가 어색한 이유 [SF] 옆집의 인공지능 씨 [로맨스] 로맨스와 페미니즘은 공생할 수 있을까 [히어로물] 다른 옷을 입은 한국의 히어로들 [무협] ‘사이다’로 혁명을 꿈꾸는 사람들 [19금 로맨스] 신음 소리에 담긴 한국 여성의 욕망 [케이팝] 아이돌 음악에 숨겨진 스토리텔링 2장 비평의 눈으로 본 장르 [웹소설] 웹소설의 작가는 여전히 예술가인가 [게임 판타지] 게임이 바꾼 판타지 세계 [무협] 무협은 언제나 다시 태어난다 [SF] 미래는 이미 도래했다 [로맨스판타지] 판타지가 로맨스를 만났을 때 [웹소설] 웹소설의 충격, 충격의 웹소설 에필로그 함께 장르에 속한 동료들에게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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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는 기존의 장르 구분, 웹소설의 카테고리 구분과는 상관없이 중첩되고 횡단하면서 취향에 대한 길라잡이 역할을 수행한다. 한 카테고리 내에서 특별하게 발견되는 해시태그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곧 그 카테고리(전통적 의미의 장르)를 규정하는 특징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기 때문에 해당 장르의 특징은 작품 전체를 규정하지 않아도 되고, 거대한 서사에 머물러 기존의 미학적 순수성을 도출하지 않아도 된다. 그 안에서 우리가 알던 장르는 이미 폐기되었다. 이미, 그런 시대에 접어들었다.
--- 「장르란 무엇인가」 중에서 사실 ‘한국형 판타지’와 ‘장르 판타지’의 세계가 계속 혼란스러운 까닭은 장르로서의 ‘판타지’와 문학과 문학비평에서의 ‘환상’을 구분하지 않고 혼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팬덤을 통해 호응을 얻은 건 장르 판타지고,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그저 ‘환상성’의 번역 영단어인 ‘판타지’다. 두 단어는 본격적인 정의로 들어가면 무척이나 큰 차이가 존재한다. 재미있는 것은 시장에서 장르 판타지를 이끄는 팬덤은 학문적인 담론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지만 철저하게 ‘장르 판타지’에 입각한 정체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 「한국형 판타지가 어색한 이유」 중에서 잘 살펴보면 로맨스 내부의 고민은 장르의 영역을 넘어 페미니즘 진영에 닿아 있다. 요컨대 로맨스는 가부장제와 ‘낭만적 사랑’ 이데올로기로 가득 찬 이 세상에서 우리는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는지 묻고 있는 장르다. 혹자는 사랑이 무슨 대수냐며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낭만적 사랑’이 하나의 이데올로기로서 작용해왔고, 사랑이 ‘사적 영역’, ‘여성의 영역’ 안에 있다는 관념이 팽배해진 결과, 우리는 사랑의 가치와 본질에 대해 잊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 「로맨스와 페미니즘은 공생할 수 있을까」 중에서 요즘 케이팝이라는 장 안에서는 세계관이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여기에서 세계관이란 사전적 정의인 ‘개인의 가치나 견해 등을 설명하기 위한 단어’가 아니라 ‘가상의 세계에 대한 설정’을 의미한다. 세계관이라는 말은 필연적으로 픽션을 상정하고 있다. 사실 세계관이라는 단어는 장르의 언어다. 장르적으로 구성된 세계를 뜻한다. 하나 이상의 곡 또는 앨범이 하나의 세계를 전제한다. 그 세계는 현실의 세계, 공간, 시간을 완전히 달리하는 거대한 이야기의 배경이다. 또한 점점 팽창하는 그 세계는 수수께끼로서 분석과 해답을 요구하는 문제의 일종이기도 하다. --- 「아이돌 음악에 숨겨진 스토리텔링」 중에서 웹소설 작가가 된다는 것, 그리고 그게 어떤 일인지 고민한다는 것은 기존에 우리가 알던 ‘소설 창작은 개인 창작의 영역’이라든가, ‘작가ㆍ예술가에게 오리지널리티는 절대적인 가치’라는 식의 통념을 반성해보는 일을 포함한다. 웹소설 작가는 예술가가 아닐 수도 있다. 혹은 예술적 영역과 비예술적 영역에서 두루 활동해야 하는 존재일 수 있다. 다르게 말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예술가의 일, 혹은 예술 창작의 영역 자체가 예전과는 달라졌다고 표현할 수도 있다. 어쨌든 분명한 것은, 웹소설 작가는 옛날에 우리가 알던 작가나 예술가와는 상당히 달라진 사람들이다. --- 「웹소설의 작가는 여전히 예술가인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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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눈, 장르라는 시선
서브컬처 창작자들이 말하는 장르와 사회 2007년 연재를 시작한 대표적인 게임 판타지 소설 『달빛 조각사』는 2019년 종이책 누적 판매 부수 600만 부를 넘겼다. 그뿐만 아니라 개별 웹소설 플랫폼에서 인기 장르 소설의 단권 판매량은 2만 부 이상을 넘어가고, 종합 판매량은 30만 부에 육박한다. 그러나 장르 콘텐츠가 상업적 성장을 이룰 동안 ‘장르란 무엇인가’라는 담론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2000년대 이후 등장해서 이제는 익숙하게 여겨지는 ‘장르’와 ‘장르 문학’이라는 용어. 그러나 사회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장르’에 대한 이해는 생각보다 피상적이고 모호하다. 현대사회에서 ‘장르’는 어떤 의미를 지닐까. 현대사회는 소비사회다. 우리는 소비를 통해 자신과 타자를 구별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일정한 특징을 묶어 개별 작품의 특성을 규정한 ‘장르’는 자신이 경험한 것이 무엇인지 쉽게 알 수 있게 한다. 손쉬운 구분은 간편한 소비로 이어진다. 현대사회에서 ‘장르’는 간편하고 용이한 소비를 위한 하나의 방법론이 되는 것이다. 『비주류 선언』은 ‘장르’를 단순히 작품의 특성을 규정하는 장치가 아니라, 현대사회를 들여다보는 또 하나의 시선으로 다루고 있다. 저자들이 펼쳐 놓은 담론을 따라가다 보면 한국 사회가 어떠한 욕망을 가지고 작동하는지 살펴볼 수 있다. 판타지, SF, 무협부터 로맨스 판타지, 히어로물, 케이팝까지 장르에 관한 최전선의 담론들 이 책에서는 판타지, SF, 무협, 로맨스와 같이 대표적인 장르부터 19금 로맨스, 로맨스 판타지, 게임 판타지, 히어로물, 케이팝 등 현재 한국의 서브컬처를 이끌고 있는 가장 뜨거운 장르까지, 장르에 관한 최전선의 담론을 다루고 있다. 판타지는 [물괴], [창궐], [킹덤], [아스달 연대기] 같은 영화를, 무협은 ‘사이다’, ‘대리만족’이라는 키워드를, 히어로물에서는 영화배우 마동석을 예시로 들며 한국 장르 콘텐츠의 특성을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SF와 알파고, 로맨스와 페미니즘같이 장르와 사회적 이슈를 엮어가며 장르라는 시선을 통해 한국 사회를 들여다보고, BTS, 레드벨벳 등 아이돌 음악에 깃든 장르적 요소를 살펴본다. 더불어 웹소설 시대의 작가는 종이책 시대의 작가와 어떻게 다른지, 게임이 판타지의 주제 의식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로맨스 판타지라는 새로운 장르가 등장했을 때 기존의 장르 팬덤에서 어떠한 갈등이 일어났는지 등 장르에 관한 미시사도 깊이 있게 다루어 장르의 이론과 역사까지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비주류가 아닌 be주류를 위한 선언 이제는 우리가 즐긴 문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한국에서 장르를 바라보는 시선은 양극으로 나눠진다. 제도권의 문학이 보여주는 권위 의식에 환멸을 느끼고 아예 없는 셈 치는 쪽과 아직까지 장르를 천박한 것으로 여기고 미적 가치조차 없는 어떤 것으로 취급하는 쪽. 과연 지금 시대에도 장르 문학과 서브컬처를 비주류라고 부를 수 있을까. 주류와 비주류를 나누는 이분법 기준이 지금 시대에도 적용 가능한가. 장르 문학은 미학적 가치와 의미가 전혀 없는 어떤 것인가. 『비주류 선언』은 이러한 질문들에 답하는 동시에, 장르를 바라보는 양극단의 시선을 이어준다. 『비주류 선언』은 장르가 주류에 대한 피해 의식으로 가득한 집단이 아니라 독자적인 미학의 계보를 쌓아가는 대상임을 밝히는 비非주류 선언이다. 동시에 장르의 목소리를 대변한 B급의 주류 선언이자, 이미 주류가 되었음을 선포하는 be주류 선언이기도 하다. 나아가 이들의 선언은 주류와 비주류, 순문학과 장르 문학, 문단과 비문단의 경계를 해체하는 첫 번째 발걸음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