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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연대기로 본 살인 사건 _4
1장 혼란스러운 사회상 1950년대~1960년대 빗나간 알리바이 성수동·화양동 살인 사건 _15 시계가 찾아낸 범인 승가사 살인 사건 _24 2장 발전 뒤의 갈등들 1970년대 토막 난 인륜 이팔국 아내 살인 사건 _37 피로 얼룩진 낙서 부산 어린이 연쇄살인 사건 _46 악마의 유혹 김대두 연쇄살인 사건 _57 3장 격동의 시대 1980년대 돌아오지 못한 소년 이윤상 유괴살인 사건 _71 공포의 광란 우범곤 총기난사 사건 _79 흔적을 남긴 범죄 김선자 연쇄독살 사건 _85 연쇄살인의 추억 화성 연쇄살인 사건 _93 차례 4장 갈등의 시대 1990년대 거짓말이 부른 참화 곽재은 유괴살해 사건 _109 잊어서는 안 되는 아이들 개구리 소년 사건 _116 그놈의 음성 이형호 유괴살해 사건 _123 한국판 O. J. 심슨 치과의사 모녀 살인 사건 _130 상반된 진실 이태원 살인 사건 _142 내면의 악마 정두영 연쇄살인 사건 _150 보복운전이 빚은 참사 삼척 신혼부부 살인 사건 _156 5장 소외된 사람들 2000년대 아물지 않는 고통 대구 지하철 참사 사건 _167 연쇄 잔혹사 유영철 연쇄살인 사건 _177 묻지마 연쇄살인 정남규 연쇄살인 사건 _187 버릴 수 없는 그녀 서래마을 영아살해 사건 _194 어긋난 인생 논현동 고시원 살인 사건 _204 16년 만에 마주한 진실 약촌오거리 살인 사건 _212 6장 혐오의 시대 2010년대 소외가 낳은 범죄 부산 여학생 납치살해 사건 _228 사망의 흔적 만삭 의사 부인 사망 사건 _235 신념에 이끌린 참화 신촌 대학생 살인 사건 _242 불멸로부터의 도피 인천 교생 살인 사건 _250 마을에 무슨 일이?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 _260 체벌과 학대 사이 고준희 사망 사건 _266 에필로그 살인도 세태를 반영한다 _273 주석 _2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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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끔찍한 사건들은 끔찍한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많은 사건이 잘못된 증오, 행동에서 비롯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범인들이 모두 우리와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고 선을 긋는 것은 사실을 제대로 보기 어렵게 만든다. 무엇이 이런 결과를 초래했는지, 그 일부만이라도 이해할 수 있다면 불행한 결과를 막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이해는 분명 진실에 더 가까이 다가가게 할 것이다. --- p.7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인의 후견인 역할을 자처해서 적극적으로 사실을 조사하였다. 물론 ‘공정한 재판’이라는 견지에서 바라보면 법원이 중립적인 심판자에 있지 않고 적극적으로 증거조사에 나서는 것은 한쪽 당사자에 치우친다는 인상을 주므로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지만 변호인 제도가 미비하던 당시에는 피고인의 위치가 검사에 비해 매우 열악하였다. 그래서 법원이 후견인 역할을 자처해서 열악한 처지에 있는 피고인을 도운 것이다. --- p.23 김대두는 가난한 농부의 3남 4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부모는 초등학교를 마친 그를 대도시에 있는 중학교로 보내려 했지만, 그는 시험에 떨어졌다. 도시 생활을 하던 김대두는 어떻게든 큰 돈을 벌어 보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초등학교만 졸업한 학력에 160cm 정도 되는 키와 작은 체격을 가진 그에게 사회의 벽은 의외로 높았다. 결국 무력감에 빠진 김대두는 범죄에 빠져 폭력 전과 2범이 되었고, 공장을 전전하며 일했지만 전과자란 낙인으로 인해 사회에 대한 불만이 쌓여 갔다. --- p.60 김선자는 범행의 표적으로 이웃, 계원에서부터 부친, 여동생, 시누이까지 가리지 않았다. 그리고 초기에 검거되지 않자 범행도 점차 대담해졌다. 당시 아시아 게임과 올림픽으로 인해 사건이 제대로 보도되지 않았는데, 언론보도만 제대로 되었어도 검거는 물론이고, 피해가 확대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 p.91 안타까운 것은 아이들이 사라진 날이 하필 선거일이어서 경찰 인력이 투표소 관리에 집중되어 있었기에 초동 대응이 미흡했다는 점이다. 지역 언론보도에 따르면 아이들이 실종된 지 일주일 후인 1991년 4월 1일, 달서경찰서는 이 사건을 집단가출로 규정해서 소년계에서 처리했다. 그러나 다섯 아이들의 집안은 화목했고, 다섯 명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집단가출할 리는 없어 보이므로 이런 추정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 pp.118-119 경찰과 CID는 패터슨의 온몸이 피투성이였고, 살해한 방식이 갱단과 비슷하다는 사실 등으로 미루어 손에 갱단 마크가 있던 패터슨이 범인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검찰은 부검의 의견과 패터슨과 리의 친구의 진술을 토대로 리를 살인범으로 보아 기소했다. 부검의는 목에 난 상처가 위에서 아래로 향하고 있고, 방어흔이 없는 걸로 보아 범인은 조 군보다 키가 크고 힘이 세다고 보았다. --- p.144 방화가 발생한 1079호 전동차보다 1080호 전동차에서 훨씬 많은 사상자가 나왔다. 결국 대구도시철도 측의 위기대응의 미흡, 기관사의 직업정신 부족, 객차에 불연재를 사용하지 않은 것 등으로 인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대구 지하철 중앙로역에는 꽉 닫힌 객차 안에 갇히거나 객차에서 탈출했지만 출구를 찾지 못해 질식하거나 산화한 이가 많았다. --- pp.170-171 프랑스는 한국을 아시아에 있는 작은 나라라 보고 과연 제대로 감정했겠냐고 의심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다시 감정해 보자 한국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가 정확했음이 드러났다. 이 사건을 계기로 우리나라 과학수사의 역량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 사건은 과학수사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 준 사건이다. --- p.202 부산에는 이 사건 이후 많은 변화가 생겼다. 부산지방경찰청은 성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우범지역에 있는 치안센터를 지구대로 승격했다. 또한 폐가들을 조사해서 일부는 철거하고 남은 곳은 출입금지 팻말을 붙이는 등, 특별 방범구역으로 지정해서 관리하고 있다. 사건이 발발한 덕포동에서는 주거환경 개선작업이 시작되었다. 주민들이 적극 참여해서 벽화가 그려졌고, ‘김길태 마을’로 불리던 이 마을은 ‘덕포 희망디딤돌 마을’로 변신하였다. --- pp.233-234 사회와 개인 사이의 갈등 관계보다는 개인과 개인 사이의 갈등이 좀 더 표면화되고 있다는 것은 경제가 발전하고, 정치가 민주화될수록 잠재되어 있던 개인과 개인 사이의 갈등이 점차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이해와 함께 우리 사회에 파급력이 컸던 사건들의 이면을 살펴본다면, 우리는 사건의 진실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될 것이다. --- pp.275-2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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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의 말
우리는 흔히 역사를 일컬어 ‘거울’이라고 한다. 역사는 시간을 비추는 거울이고, 사람들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다. 옛날에는 거울이 권력의 상징이었지만, 현재는 누구나 원한다면 손거울을 들고 다닐 수 있는 시대다. 그리고 이것은 역사란 ‘거울’도 마찬가지다. 『세창역사산책』 시리즈는 보통 사람들의 일상과 깊이 연관한 것들에 관한 이야기를 역사란 ‘거울’로 비춰 줌으로써 사람들에게 역사란 이름의 작은 손거울을 선물하고자 한다. 한동안 침묵을 지켜 왔던 시리즈가 다시 세상에 선물하는 손거울은 ‘살인 사건’을 비춘다. 아마 이 시점에서 사람들은 살인 사건과 역사가 무슨 상관이 있는지 의아해할지 모른다. 그러나 아우슈비츠와 아르메니아가 역사의 한 장면이듯, 한 사람의 죽음 역시 그 사람을 둘러싼 집단에게는 역사의 한 장면이다. 그래서 우리는 개인과 개인 사이의 살인 사건을 조명함으로써, 우리에 관한 이야기를 선물하고자 했다. 이것은 한 나라의 제국적 침략과 다른 나라의 멸망을 둘러싼 이야기가 아니라, 한 사람의 잔혹한 폭력과 다른 이의 죽음을 둘러싼 작은 역사다. 사마천 이래 동양의 역사가들은 모두 역사를 기록하고 품평함으로써 흥망의 이유를 밝히고 군주에게 반성을 요구하며 교훈을 주고자 했다. 그리고 이 책은 살인 사건을 시대별로 살펴봄으로써 살인도 세태를 반영한다는 것을 밝히고, 살인을 단지 악마적 인간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치부했던 이들에게 사회와 우리의 역할에 대해 되돌아보게 한다. 때로는 미흡한 수사가 일을 키우기도 했고, 때로는 품어줄 줄 몰랐던 우리가 악마를 만들기도 했으며, 때로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범죄를 돕기도 했다. 학살이 그렇듯, 살인은 그 개인과 가족, 친지들에게 가장 잔혹한 역사다. 그리고 역사를 통해서 반성하기 위해선 가장 잔혹하고 피하고 싶은 일들부터 돌아봐야만 한다. 가장 꺼려지고 가장 숨기고 싶은 치부를 낱낱이 드러낼 때야말로 역사는 자신이 가야 할 방향으로 수레를 돌린다. 우리가 범죄와 마주하여 어떻게 우리의 사회를 지켜야 할지, 그리하여 어떻게 우리 사회가 가야 할 방향으로 가게 할 수 있을지, 이제부터 가장 잔혹하고 가장 꺼려지는 살인 사건을 통해서 살펴봐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