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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빨간 저고리를 입은 마술사
마음이음 2019.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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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각국소설 top10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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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비옥한 문학적 토양을 채우는 작가들

벤 소힙
우스따자 눙의 집을 파는 사람들
콘도르와 아홉 번째 희생자의 저주
나스룰 마르하반의 죽음과 추도에 관한 이야기

쪽 사위뜨리
바루니, 천국에 이르는 다리

익사까 바누
힌디아에 작별을 고하며
두 검의 무대극

모나 실피아나
속죄의 동화
미지의 땅은 없다
마지막 얼굴

젠 하에
붉은 사발
까마귀

아 에스 락사나
우리는 어떻게 네덜란드인 등을 피했나
신, 비를 부리는 자, 그리고 무승부 싸움
자바 왕의 귀를 자른 전령

린다 크리스딴띠
마지막 파티
네 번째 무덤

유시 아피안또 빠레아놈
엘레나와 ‘황금 족제비’의 계략

인딴 빠라마디타
사과와 칼
스노 레드

클라라 응
달과 빨간 저고리를 입은 마술사
노스트라 세뇨라 델 로사리오의 교회 종
거미

옮기고 나서

저자 소개 2

현대 영미 소설 전공으로 서울대학교 영문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동 대학교에서 강사 및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조지프 콘래드, 제인 오스틴, 존 파울즈, 카리브 지역의 영어권 작가들에 대한 논문을 썼다. 역서로는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과 『등대로』, J. R. R. 톨킨의 『호빗』, 『반지의 제왕』(공역), 『위험천만 왕국 이야기』, 『톨킨의 그림들』, 제인 오스틴의 『설득』, 『엠마』, 조지 엘리엇의 『아담 비드』, 토머스 모어의 서한집 『영원과 하루』, 리처드 앨릭의 『빅토리아 시대의 사람들과 사상』, 폴 서루의 『세상의 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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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번역TESOL대학원 겸임교수를 지냈으며 서울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대학원에서 강의했습니다. 소설, 비소설, 아동서까지 다양한 장르의 좋은 책들을 번역하며 현재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시드니 쉘던의 『시간의 모래밭』으로 데뷔한 후, 『호밀밭의 파수꾼』, 『비밀의 화원』,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파이 이야기』, 『우리는 사랑일까』, 『마시멜로 이야기』, 『타샤의 정원』, 『엔조』 등이 있으며, 에세이 『아직도 거기, 머물다』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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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452g | 140*210*22mm
ISBN13
9791187947691

책 속으로

‘신남방정책’이 화두가 된 시점에서 한국문학번역원에서 인도네시아 번역 단편집을 출간하게 되어 반갑기 그지없다. 우리 문학이 해외에 소개됨과 동시에 외국의 문학도 우리가 접할 수 있어야 한다. 인도네시아 문학을 접하고, 공부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 동안 혼자 누려오던 특권을 문학을 사랑하는 분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설렌다. 혼자 먹던 맛있는 쿠키를 나눠 먹게 된 심정이다. 특정 국가의 문학에 대하여 우수하다 혹은 그렇지 못 하다라고 판단할 일반적인 근거는 없다. 그것은 작품을 접해본 사람만이 느껴볼 수 있는 특권이다.
--- 「서문」중에서

바루니는 깜짝 놀랐다. 남동생의 목소리였다. 그러나 죽은 사람은 말을 할 수 없다. 꿈속에서도 그렇다. 바루니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남동생은 평소 아침에 습관적으로 하던 일을 기억해 낸 것이 틀림없었다. 아침을 먹으면서 동생은 바루니에게 공상에 너무 빠지지 말라고 말하곤 했다. “남기지 말고 다 먹어. 내가 새벽부터 요리한 거야.”
--- 「바루니, 천국에 이르는 다리」중에서

“당신은 이곳의 자연이나 사람들과 하나가 된 것 같군요. 그들도 당신을 좋아하고요. 당신에 대한 그들의 사랑은 순수하고 진실하겠지요.” 내가 말했다. “그러나 하인들을 부리는 시대는 곧 끝날 겁니다. 미국은 식민주의에 대한 반감을 점점 더 드러내고 있어요. 또한 여기서 휘몰아치는 변화를 외부 세계가 모두 감시하고 있고요. 우리가 3백 년 넘게 이 나라에서, 누군가의 말로는 이 나라의 심장을 파먹으면서, 지배자로 살아왔기 때문에, 우리의 교섭 지위는 악화되고 있어요. 네덜란드령 동인도 제도는 결코 부활할 수 없을 겁니다. 우리가 민족주의자인 토착민들에게서 그것을 되찾으려고 아무리 애써도 말입니다.”
--- 「힌디아에 작별을 고하며」중에서

하지만 후신의 마음속을 차지한 것은 다름 아닌 동화였다. 세월이 흘러 육신은 늙어 가도 이야깃거리는 죽지 않았다. 매일 아침 새 이야기 감이 거기서 기다렸다. 초록색 쓰레기통을 타고 머나먼 나라로 항해하는 소년 이야기, 죽음의 세 천사를 속인 소녀 이야기, 고추 한 줌과 소금 한 냄비가 비법인 요리사이자 구루 이야기, 너무 오래 살아서 기억력이 없는 노파 이야기, 서로 미워하는 두 애인 이야기…….
--- 「달과 빨간 저고리를 입은 마술사」중에서

놀랍고도 고마운 마음으로 짱끄리만은 가리핀의 몸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무엇보다 그의 관심을 끈 것은 그 남자의 날개였다. 이 날개를 달고 날아가면 양팔을 아래위로 움직일 필요가 없었다. 그것은 그가 항상 달았던 수제 날개보다 훨씬 더 견고하고 진짜 날개와 비슷했다. 두 날개는 남자의 어깨뼈에 붙어 있었고 무릎까지 내려온 긴 적갈색 셔츠가 그것을 덮고 있었다. 석양빛을 받아 반짝이는 가지런한 깃털은 거리를 살금살금 기어다니기보다는 날아다니는 데 더 적합해 보이게 했다. 외모로 보자면 가리핀은 새든, 신이든, 천사든 어쨌든 자신보다 더 그럴듯한 인물 아닌가?
--- 「까마귀」중에서

비를 부리는 자의 재능을 깨달은 뒤 처음으로, 그는 신이 엉터리 재능을 주었다고 느꼈다. 구름을 다룰 수는 있어도 미모의 아가씨가 사랑하게 만들 수는 없으니까. 그런데도 그녀가 무척 가깝게 느껴졌다.
--- 「신, 비를 부르는 자, 그리고 무승부 싸움」중에서

엘레나를 본 순간 그는 심장이 뛰었다. 그날 밤 그녀는 헐렁한 흰 셔츠와 진 바지, 검정 가죽 부츠 차림이었다. 이전 홍수림 기금 행사에서는 본 적 없는 여자였다. 그 단순한 차림새가 도니에게는 아찔하게 느껴졌다. ‘이거 위험한데. 첫눈에 사랑에 빠지면 안 돼’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너무 겁나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앞서 몇 달간 발휘한 유려한 말솜씨가 갑자기 싹 사라졌다. 그녀를 클로즈업해서 촬영할 용기조차 나지 않았다. 신경 쓰여서 옴짝달싹할 수가 없었다.

--- 「엘레나와 ‘황금 족제비’의 계략」중에서

추천평

인도네시아의 문학은, 인도네시아의 자연과 국토처럼 지금 한창 생성되고 있는 듯 뜨겁다. 작가들은 실제 나이에 관계없이 세계 어느나라의 작가들보다 젊고 작품마다 젊은 심장이 힘차게 약동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세계 4위의 인구대국답게 그들이 품고 있는 이야기는 다채롭고 다양하며 머리 위에서 작렬하고 있는 태양과 같은 인도네시아의 역사와 현실은 그들의 작품을 그지없이 예민하고 삶에 밀착된 것으로 만든다. 인도네시아의 소설에서 지난 세기에 우리가 문학에서 누렸던 고통스러운 행복을 맛볼 수 있다.
- 성석제(소설가)

우리는 이미 구획되고 만들어진 세계만 보면서 그 안에서 살려 하고, 늘 불안한 마음으로 우리나 다른 사람이 그 세계에 여전히 속해 있는지 확인한다. 그 너머의 세계는 우리 머릿속의 세계지도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그곳 사람은 이 세계에 속한 사람이 아니고, 우리의 이야기에 출현하지도 않는다. 우리에게 그들은 존재하는 것일까? 몇몇 휴양지를 제외한 인도네시아는 어디에 있을까?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 속의 인도네시아는 자신이 이미 세계 안에 있기도 하고 밖에 있기도 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오래된 신화와 새로 만들어지는 신화, 식민지와 탈식민지, 서글프고 배고픈 시골과 휘황하고 번들거리는 도심, 쿠란 독경회와 성 전환자, 동네 할머니의 구멍가게와 다국적 자동차회사, 초현실적 환상과 누추한 현실. 그곳에서도 세계 밖의 세계는 우리가 익히 아는 세계를 찢고 들어와 충돌하고 얽히면서 이질적인 동시에 너무나도 친숙한 이야기를 흔적으로 남긴다. 바로 우리 자신의 이야기다.
- 정영목(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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