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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맛 기행
바다에서 건져 올린 맛의 문화사
김준
자연과생태 2013.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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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top2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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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 자연산 명품 미역 진도곽
-‘녀’와 ‘바당’
-4월 쭈꾸미
-숭어, 눈을 부릅뜨다
-강화 진짜배기 밴댕이
-신안 젓새우
-세계적인 소금 갯벌천일염
-아무리 먹어도 부작용이 없는 함초
-그 많던 칠게 어디로 갔을까
-살아 못하면 죽어 한다는 민어복달임
-병어예찬 /
-조개의 귀족, 전복 /
-남해로 내려간 오징어/
- 왜 가을 전어/
-생굴, 어리굴젓, 굴밥/
-낙지, 잡는 법도 먹는 법도 가지가지/
-멸치의 재발견 /
-동해의 효자, 문어/
-청정 무공해 음식으로 떠오르는 매생이/
-한겨울 바다채소 감태(가시파래)/
-김 양식의 역사와 문화/
-가막만 찾아오는 명품 생선, 대구/
-청어 자리 꿰찬 꽁치 과메기/
-명태/
-톡 쏘고 알싸한 남도의 맛, 흑산 홍어/
-갯살림

저자 소개 1

전남 곡성 산골 마을에서 태어나 중학교를 졸업하고 광주로 이사를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전남대학교 사회학과에 입학했다. 병역을 마치고 동 대학원에 진학해 사회사, 미시사, 지역사에 관심을 가졌다. 농촌과 농민운동 연구로 석사학위를 마친 후 어촌 공동체를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도서문화연구원에서 10여 년 동안 연구교수로 있으면서 섬 문화·어촌 공동체·갯벌 문화 등을 연구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어촌 사회학의 연구 대상과 방법을 찾고자 했다. 2008년부터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위원으로 섬·어촌·문화·관광 관련 정책을 발굴하며, 섬과 갯벌의 가치를 사람들과 나누는 글
전남 곡성 산골 마을에서 태어나 중학교를 졸업하고 광주로 이사를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전남대학교 사회학과에 입학했다. 병역을 마치고 동 대학원에 진학해 사회사, 미시사, 지역사에 관심을 가졌다. 농촌과 농민운동 연구로 석사학위를 마친 후 어촌 공동체를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도서문화연구원에서 10여 년 동안 연구교수로 있으면서 섬 문화·어촌 공동체·갯벌 문화 등을 연구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어촌 사회학의 연구 대상과 방법을 찾고자 했다. 2008년부터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위원으로 섬·어촌·문화·관광 관련 정책을 발굴하며, 섬과 갯벌의 가치를 사람들과 나누는 글을 쓰고 있다. 또 슬로피시 운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30여 년을 섬과 바다를 배회한 것은 섬살이와 갯살림에서 오래된 미래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에서다. 현재 전남대학교 학술연구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동안 『나는 갯벌의 다정한 친구가 되기로 했다』, 『섬살이, 섬밥상』, 『바다 인문학』, 『바닷마을 인문학』(2020년 우수환경도서), 『섬:살이』, 『물고기가 왜?』(2016년 우수환경도서, 2017년 책따세 추천도서), 『어떤 소금을 먹을까?』(2014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청소년 권장도서, 2014년 한국과학창의재단 우수과학도서), 『대한민국 갯벌 문화 사전』, 『김준의 갯벌 이야기』, 『바다에 취하고 사람에 취하는 섬 여행』, 『새만금은 갯벌이다』, 『갯벌을 가다』, 『섬문화 답사기』(전6권), 『바다맛 기행』(전3권) 등의 책을 펴냈다. 또 바다와 갯벌 냄새가 물씬 나는 ‘섬과 여성’, ‘바닷물 백 바가지 소금 한 줌’, ‘갯살림을 하다’, ‘소금밭에 머물다’ 등 해양 문화 사진전을 열기도 했다. 지금도 갯벌과 바다, 섬과 어촌을 찾고 그 가치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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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2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153*224*20mm
ISBN13
9788997429134

책 속으로

갱번에서 미역을 뜯는 일은 마을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노동이다. 채취한 미역을 공평하게 나누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렇게 갱번에 참여하는 것을 ‘짓을 든다.’고 한다. 진정한 마을주민이 되려면 짓을 들어야 한다. 짓에 드는 순간 권리와 의무가 함께 주어진다. 마을공동 울력과 기금마련을 위한 일에 참여해야 하고 마을재산과 공동소득에 대한 권리도 갖는다. ---「자연산 명품 미역 진도곽」 중에서

쭈꾸미 정식에서 가장 먼저 올라오는 것은 쭈꾸미회다. 몸과 머리를 잘라내고 다리만 내놓는다. 접시에 찰싹 붙은 쭈꾸미 회를 떼려면 나무젓가락으로 한참 실랑이를 해야 한다. 참기름을 부은 굵은 소금에 찍어 입안에 넣고 소주를 한잔 털어 넣는다. 다리도 잘리고 소주에 목욕까지 했건만 꿈틀거림은 오래간다. 살짝 데쳐 먹는 맛도 일품이다. 얼추 배가 불러갈 때쯤이면 마지막으로 쭈꾸미 머리가 나온다. 좀 오래 삶아야 하고 뜨겁기 때문에 식혀서 내놓는 것이다. 덥석 물었다간 입천장이 홀랑 벗겨지고 입안에 불이 난다. 그래도 쭈꾸미를 제대로 먹으려면 몸통과 머리를 먹어야 한다. ---「4월 쭈꾸미」 중에서

옛날에는 등짐장수가 새우젓을 팔러 다녔다. 이때 장수는 반드시 알통과 덤통이라는 두 개의 통을 가지고 다녔다. 알통은 통이 깨끗하고 잘 닦인 통이지만 덤통은 새우젓 국물이 묻어 있으며 녹슬고 낡은 통이다. 알통에는 상품의 새우젓이 담겨 있고, 덤통에는 젓국물과 품질 떨어지는 새우젓이 담겨 있다. 좋은 새우를 사면 덤으로 젓국물을 몇 그릇 퍼줬다. 그래서 덤통이다. 하는 일이 시원찮고 점잖지 못하게 구는 사람을 ‘덤거리’라고도 했다. ---「신안 젓새우」 중에서

내가 녀석을 처음 맛본 것은 전라도 남광주시장의 술집에서였다. 이름도 ‘득량집’이다. ‘병치’(전라도에서는 병어보다는 병치라고 해야 더 맛있다), 전어, 준치 등 선어를 재료로 한 회와 무침을 전문으로 파는 술집이다. 영락없이 갯사람처럼 걸쭉하게 생긴 주인장의 횟감 고르는 눈썰미와 손맛에 반해 광주에서 술맛 아는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단골이다. 병어를 잡은 즉시 얼음으로 갈무리해두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따뜻한 밥에 얹고, 마늘과 고추 그리고 집 된장을 상추와 깻잎에 가득 싸서 한 입에 몰아넣고 씹으면 달고 고소함이 입안 가득하다. ---「병어예찬」 중에서

이쯤에서 전복요리 맛을 보자. 가장 쉽게 먹을 수 있는 것이 전복회다. 봄에서 초여름에 먹는 전복이 살이 단단해 식감이 좋다. 오돌오돌 씹히는 맛과 달콤한 감칠맛이 일품이다. 회로 먹으려면 고운 솔로 문질러 잘 씻은 다음 패각(겁낭)의 납작한 쪽에 숟가락이나 칼을 넣어 떼어낸 다음 내장이 터지지 않게 제거하고 적당한 두께로 썰어야 한다. 완도 청산도 무레꾼들에게 들은 이야기다. 정말 맛있는 전복을 먹고 싶다면 칼을 사용하지 말라고 했다. 빗창을 사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복을 통째로 베어 먹으라고 알려줬다.---「조개의 귀족, 전복」 중에서

가을철이 되어야 자연산 전어는 육질이 쫄깃하고 뼈가 부드럽다. 양식산은 그 반대다. 여름철에 기력이 떨어진 이들에게는 오이와 고추를 듬뿍 넣고 새콤달콤하게 만들어 먹는 전어물회를 권한다. 된장과 청양고추을 넣고 배초향(방아잎)이나 깻잎으로 마무리한 전어찜은 매콤하면서 뒷맛이 깨끗하고 담백하다. 모두 고향 맛을 느낄 수 있는 요리다.---「왜? 가을 전어」 중에서

해변과 맞닿은 민가 처마 옆으로 과메기가 널려 있었다. 그런데 지금껏 본 과메기와 모양이 다르다. 그냥 지나갈 수 없어 내려갔다. 마침 과메기를 손질해 널고 있는 아주머니를 만났다.
“이게 진짜 과메긴기라.”
청어였다. 배를 따거나 반으로 쪼개지도 않은 채 짚으로 엮어 통째로 말리고 있었다. 마치 굴비를 엮어 놓은 모양새다.---「청어 자리 꿰찬 꽁치 과메기」 중에서

남도에서 으뜸 술국은 홍어 내장을 넣고 끓인 보릿국이다. 싱싱한 굴과 매생이를 넣고 끓인 매생이국과 순위를 다툰다. 둘 다 겨울철 진미다. 홍어국은 잔칫집에 제격이다. 짭짤하니 다른 반찬이 필요 없다. 잘 익은 김치 얹어 먹는 홍어국은 달고 시원하다. 귀한 흑산 홍어로 배를 채우기 어려웠으니 김치와 돼지고기를 올려 만들어낸 음식이 삼합일 것이다.
---「톡 쏘고 알싸한 남도의 맛, 흑산 홍어」 중에서

갯벌은 ‘개’와 ‘벌’이 합쳐진 말로 ‘개’는 바다를 ‘벌’은 육지의 너른 벌판을 의미한다. 갯벌은 수천 년 동안 파랑작용과 조석차로 인해 바닷물이 굴곡이 심한 해안에 이르고, 강이 바다와 만나는 하구역에 흙과 모래와 영양염류가 퇴적되어 만들어진 바다 벌판이다. 물이 많이 빠지는 때에는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폭이 넓어 ‘개평선’이라 할만하다. 파랑은 있지만 조석차가 적은 동해안은 갯벌이 발달하지 못했다. 그러고 보면 갯벌은 바닷물이 들고 나면서 만들어 낸 소통의 결과다. ---「갯살림」 중에서


오랫동안 바다와 섬을 떠돌았다. 그곳에서 바다와 갯벌과 소금밭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을 만났다. 함께 웃고 울기도 했으며, 그 가치의 무궁함에 놀랐고 그것을 지키는 이들에게 감사했다. 또한 음식을 통해 어부와 자연이 나누는 대화를 엿들었으며, 그 이야기를 여러 사람에게 전하고 싶었다.

---「저자 서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바다맛, 바다생물과 어민을 이어준 연결고리

바다생물과 우리 음식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만났다. 바다맛을 중심에 놓고 바다생물의 생태와 땀내음 가득한 어민들 삶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혀끝을 자극하는 바다맛에는 대양을 누비는 바다생물의 여정과 그들을 이해하고 사랑하며 돌봐왔던, 그러면서 필요한 만큼 활용했던 바닷사람 특유의 삶의 태도가 녹아들어 있다. 바다맛을 찾는 여행이 “언제 어디로 가서 무얼 먹어야 할까?”와 같은 단순한 맛 기행이 아닌 이유다.

제철 음식을 찾는 이유

흔히 ‘봄 쭈꾸미, 가을 낙지’라고 말한다. 그 시기에 먹어야 제일 맛있다는 말이다. 요즘은 ‘가을 전어’의 인기가 굉장하다. 티브이에서는 매일같이 맛집을 소개하고, 인터넷에도 맛집 정보가 넘친다. 그러나 정작 왜 그 시기에 그 해산물이 맛있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
농산물에 저마다 파종시기와 수확시기가 정해져 있듯이, 해산물에도 각기 맛있는 시기가 정해져 있다. 바다생물이 물때에 맞춰 연안을 찾아오고, 몸을 불리고, 산란하고, 다시 먼 바다로 나가기 때문이다. 어부는 바다와의 오랜 교감을 통해 이들이 가장 맛있는 시기를 골라 수확한다. 덕분에 우리는 제철에 맛있는 쭈꾸미와 낙지, 전어를 먹을 수 있다.

최고의 맛을 약속하는 이름

영일만은 조선시대부터 청어의 주 산지였다. 한때 전국 어획량의 70%를 차지할 정도였다. 비록 지금은 청어가 아닌 꽁치로 과메기를 만들지만, 여전히 과메기 하면 단연 구룡포를 먼저 떠올린다. 구룡포읍과 주위 3개면은 과메기 특구로 지정되었고, 과메기 가공 업체가 400여 개 이상 생겼으며, 매출이 700억 원에 이르는 지역 산업이 되었다.
홍어는 또 어떤가? 과거 흑산도에서 홍어를 잡아 영산포에 이르면 이미 삭아 있어 지금도 삭힌 홍어를 많이 찾는다. 하지만 이미 흑산 홍어는 쉽게 구경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획량이 줄었다. 그래도 여전히 유통되는 많은 홍어가 흑산 홍어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 한번 굳어진 이름은 쉬 바뀌지 않는 법이다.
거친 파도가 만들어내는 미역, 진도곽이나 강화 밴댕이, 그리고 신안의 젓새우와 갯벌천일염이 만나 만들어진 새우젓(오젓, 육젓)은 모두 최고의 맛을 약속하는 이름이다.

바다맛을 제대로 즐기는 법

제철에 주요 산지를 찾아 먹는다면 대략 90%가량의 맛을 보장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 나머지 10%는 뭘까? 아무리 맛난 음식이라도 먹는 방법을 모르면 제맛을 즐길 수 없다. 남도에서 최고의 해장국으로 인정받는 매생이굴국은 김이 나지 않아, 뜨거운 줄 모르고 먹었다간 입천장이 홀라당 벗겨진다. 그리고 매생이는 예쁘게 먹으려고 하면 흘러내리기 때문에 제대로 그 맛을 즐기기 어렵다. 코 박고 후루룩 소리를 내가면서 먹어야 한다. 소리를 크게 낼수록 더 맛있다.
전복회를 먹을 때 칼을 대면 전복 살이 딱딱해진다. 그래서 전복을 통째로 베어 먹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병어는 된장빵으로 먹어야 맛있고, 대구탕에는 아무것도 넣지 않고 오직 대구만 넣고 끓여야 더 맛있다.

바다맛의 흥망성쇠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수가 갯벌을 차지했던 칠게는 이제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갯벌의 개발과 인간의 탐욕으로 점점 사라지게 되었다. 칠게가 사라지면 칠게를 먹기 위해 찾아왔던 도요새도 발길을 끊게 마련이다.
한때 염전의 잡초에 불과했던 함초는 이제 고급 식재료나 부작용이 없는 명약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뿐인가. 김 양식장들은 이제 대부분 전복 양식이나 매생이 양식으로 업종을 바꾸었다. 동해에서 북쪽으로 사라져버린 명태와 남쪽으로 내려간 오징어 덕분에 동해안 어부들의 삶도 많이 달라졌다. 바다맛은 영원히 고정된 것이 아니다. 인간의 개입과 자연의 변화에 따라 자꾸만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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