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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_8
개의 눈으로 독서_12 미래에서 온 닥스훈트_20 두 빌보 이야기_26 감정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동물_36 이 죽일 놈의 이갈이_46 진정한 우정은 우정이 아니었음을_52 비밀의 풀숲을 달리다_60 공감의 이유_70 카를교에 서서_82 세상을 바꾸려는 작은 노력_92 누군가에게 응원이 되길_104 개를 위한 법은 없다_112 산책이 뭐라고_124 메밀막국수의 추억_134 나의 이름으로 나를 불러줘_140 개와 인간이 살고 있습니다_148 슬픔을 덜어주는 따뜻한 온기_158 쥐와 개와 인간이 얽힌 세상_164 맺는 글_1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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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그걸로 마음이 놓인다. 빌보의 작은언니, 그러니까 나는 노트북을 들고 살금살금 걸어가 빌보 옆에 눕는다. 빌보가 지금 어떤 기분인지를 느끼며 이야기를 시작하고 싶어서.
--- p.11 약자의 처지를 헤아릴 줄 모르는 작은 무지들을 현실에서 마주칠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 동시에 가슴이 뜨끔하다. 나 역시 누군가에게 무심코 그런 무지를 내비쳤을 게 틀림없으니까. 그래서 오늘 밤에도 나는 빌보를 다리 사이에 품은 채로 책을 펼친다. 현실에서 미처 눈에 담지 못한 삶의 이면들을 글로나마 읽어내기 위해서. 생각해본 적 없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기 위해서. 다양한 높낮이로 세상을 바라보기 위해서. --- p.17 사고를 쳐서 주의를 끄는 방법으로는 원하는 걸 얻기 어려우니, 원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요구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책파-비둘기파 연합작전은 성공적이었다. 사고 치는 횟수가 확연히 줄었다. 간식값을 대느라 허리가 휘는 약간의 부작용이 뒤따르긴 했지만. --- p.41 “진정한 행복”이니 “우정 어린 교감” 같은 말은 사람 입장에서 만들어낸 표현일지도 모른다. 고양이나 개에게 ‘진정한’ ‘우정 어린’ 같은 수식어를 알려준다면 어리둥절해 할지도. 그냥 행복하고, 그냥 교감하면 안 돼? 빌보를 유심히 보고 있으면 진정성이나 영속성은 우정의 본질이 아닌 것 같다. --- p.57 “여자에겐 언제나 운동장의 9분의 1쯤만이 허락되어 왔다”면, 개에게 허락되어온 운동장은 그보다 훨씬 더 작기 때문이다. 일단 현대 도시 개는 외출 시 반드시 리드 줄을 착용해야 한다. 빌보는 3미터짜리를 사용하는데, 줄을 바투 잡기 때문에 실제로 빌보에게 허용되는 ‘공간’은 1미터 남짓이다. --- p.63 고국에 반려견을 두고 온 한국인 관광객 셋은 아침마다 산책 겸 성 네포무크 동상까지 걸어가 왼쪽 부조의 개를 문질렀다. 그리고 빌보가 네발 모아 빌 법한 소원을 열심히 대신 빌었다. “빌보야, 오메가 소시지 두 줄 먹어.” “빌보야, 산책길에 웬디 만나서 신나게 놀아.” --- p.84 사람들은 자꾸 우리를 가르치려 든다. 35년 동안 ‘어린애→어린 여자→젊은 여자’로 취급당하며 인이 박였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 빌보와 함께 걸으면서 훈수의 신세계가 열렸다. --- p.94 우리에게는 아무런 권리가 없다고 말하는 그런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다. 가령 산책길에 “물어요?”라고 묻는 사람이 꼭 있는데, “안 물어요.”라는 대답이 끝나기가 무섭게 빌보 머리로 덥석 손을 뻗는다. “○○야, 착한 개래. 한번 만져볼까?”라며 우리의 의사와 상관없이 체험학습을 시작하는 부모도 적지 않다. 만져도 되냐고 양해를 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낯선 손길을 받아들일지 말지를 결정하는 주체가 빌보라는 걸 왜 모를까. --- p.95 리베카 솔닛을 비롯한 페미니스트 작가들이 내 손에 쥐여준 것은 책이 아니라 판도라의 상자였다. 나는 그 상자를 열었다. 그 안에서 튀어나온 것은 언어다. 찝찝함, 불쾌감, 두려움 때문에 꽉 다물었던 내 입을 트이게 해준 언어. 마침내 입을 벌린 내가 주장하고자 하는 말은 사실 별거 없다. 성별과 상관없이 개와 즐겁게 산책할 수 있는 세상 만들기. 단지 그뿐이다. --- p.102 니시카와 미와에게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 장면이 이제 내게도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그가 시시콜콜한 쥐의 캐스팅 비화를 성실히 글로 옮겨준 덕분이다. 나도 이런 글을 쓰고 싶다. 더는 외면하지 않게 된 장면을 성실히 기록하고 싶다. 세상의 시시콜콜한 사연에 눈뜨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세상이 조금씩 나은 방향으로 바뀌어 갈 것이라고 믿으니까. 쥐와 개와 인간이 얽힌 세상에서, 쥐와 개와 인간 모두 행복하기를 바라니까. --- p.1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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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시선에 개의 눈을 더한 독서
『읽는 개 좋아』는 반려견 에세이이자 독서 에세이이다. 작가는 책이 주는 다양한 교훈과 경험을 반려견 ‘빌보와 함께’ 또는 ‘빌보를 통해’ 깨닫고 감응한다. 반려견 빌보와 함께 하는 삶, 책 읽는 삶, 개 좋은 것들이 가득한 글 쓰는 삶을 엿볼 수 있다. 개인의 작고 사소한 경험이지만, 이 사회가 내비치는 ‘개’에 관한 편견을 정확히 문제라 여기고 작은 행동으로 변화되길 꿈꾸며, 사랑하는 반려견 ‘빌보’와 함께 오늘보다 내일 더 행복하길 꿈꾸는 견공 집사 구달의 이야기이다. 읽는 것을 좋아하고 개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읽는 개 좋아’를 외치게 만드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