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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바치의 딸
강림도령의 신발 비밀 사냥꾼의 딸 부희수 꿈이 없는 아이 꿈에 대한 예의 전쟁놀이 쇠악가리를 쳐라 흉터 고춧가루로 난을 평정하고 마상재 선공감 시험 남장을 하고 계집 주제에 감히! 봄을 담은 가을 길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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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슬 퍼런 강림도령의 기세에 눌렸는지, 더는 승산이 없다고 생각이 되었는지 아이들은 웅얼웅얼 입속으로 잘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잘 들어야 들릴 소리지, 제대로 입 밖에 나온 소리는 아니었다.
“덩치는 멧돼지 엉덩짝만 한 것들이 목소리는 어찌 가뭄 끝의 개구리 소리 같은 게냐? 남산 꼭대기 나무 끝에 졸며 앉아 있는 새가 퍼드득 날아오를 정도로 크게 말하지 않은 놈은 오늘 집에 들어갈 생각도 하지 말렷다!” --- p. 17 “하지만 비천한 천민의 여식인 제가 그림을 그려서 무엇에 쓰겠습니까? 다 부질없는 짓 같아서 자꾸 어깨가 처집니다.” “흠, 네가 아직 뭘 모르는구나.” 마님은 단월을 살짝 핀잔 주는 것 같았지만, 말소리는 차갑지 않았다. “꿈은 준비하는 사람만이 꿀 수 있는 것이다. 준비하지 않는 사람은 꿈을 꿀 깜냥도 안 되는 법. 찬찬히 꼼꼼히 실력을 마련하는 것이 언젠가 이룰 네 꿈에 대한 예의인 게야.” --- p. 77 “저는 칼과 활로 나라를 지키고 싶습니다. 바늘과 실로 뜻을 펼칠 사람이 있다면, 칼과 활로 뜻을 펼치는 사람도 있는 게 아닙니까?” “허허, 계집이 무슨!” 아버지의 말끝에 된바람이 불어도 희수의 눈빛은 댕돌같았다. “꿈을 꾸는 데 계집과 사내의 구분이 어디 있겠습니까?” --- pp. 79~80 단월도 막연히 어머니나 할머니처럼 바람 같은 사람이 되기 싫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왔다 간 흔적도 없고, 눈에 보이지도 않고, 가 버리면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바람이 되기는 싫었다. 그러나 이왕 바람이 되어야 한다면 된바람이 되고 싶었다. 회오리가 되고 싶었다. 흔적이라도 남기고 가고 싶었다. --- p. 145 부낭자의 이야기는 단월과 같은 천민 아이들에게도 유명했다. 부낭자에 대해 아이들이 지어 부르던 노래의 가락과 노랫말이 단월의 귀에 아직도 생생했다. 부루말 빗기 타고 부낭자 간다. 오랑캐와 반란군 부뚜질하러 두 주먹 부르쥐고 부낭자 간다. --- p. 1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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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잔 다르크, 전설 속 여전사 부낭자 이야기
백년전쟁에서 프랑스를 구한 잔 다르크, 영화로 만들어져 이름을 알린 중국의 뮬란, 이런 전설 속 여전사가 우리나라에도 존재한다면 어떨까? 바로 조선 시대, 이괄의 난을 제압한 여전사 부낭자가 있었다. 이름도 없이 성만 남아 ‘부낭자’라 불린 여인은, 어릴 적부터 바느질이나 소꿉놀이 대신 전쟁놀이를 즐겨 했다고 한다. 나라에 전쟁이 일어나자 몸이 안 좋은 아버지를 대신해 남장을 하고 군대에 들어갔고, 그 군대를 일으킨 이괄의 음모를 알아내 폭로한다. 이괄의 난을 제압하는 데 큰 공을 세운 부낭자는 전설로 남게 된다. 『조선의 여전사 부낭자』는 바로 이 부낭자 전설을 바탕으로 한 동화이다. 장지연의 〈일사유사〉에 등장하는 부낭자를 발견하고 연구해 온 강민경 작가는 전설에 상상력을 더해 더욱 매력적인 여성 호걸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작가는 많은 사람이 여자라서, 양반이 아니라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었던 조선 시대에 불가능의 벽을 당당히 깨고 뛰어넘은 부낭자의 용기와 도전 정신을 어린이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 책에는 부낭자 말고도 또 한 명의 여주인공이 등장한다. 가죽신을 만드는 갖바치의 딸인 단월은 천민 신분이란 이유로 큰길가도 마음 놓고 걷지 못하고, 꿈을 꾸는 것조차 사치라 여긴다. 『조선의 여전사 부낭자』는 소심한 소녀였던 단월이 부낭자를 만나 꿈을 찾고 변화하는 과정을 그린 한 편의 성장동화이기도 하다. 화가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단월과 여전사 부낭자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전쟁터에서의 활약이 번갈아 펼쳐진다. 시대적인 한계를 뛰어넘은 여성들의 이야기는 여전히 불평등과 편견이 존재하는 사회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뜨거운 용기와 희망을 선사할 것이다. 꿈을 펼치고 나라를 구한 두 여성의 모험담 어린 시절부터 무예 실력이 뛰어나고 총명했던 소녀 부희수는 오랑캐를 무찌를 군사를 모집한단 소리를 듣고 아버지 대신 전쟁터로 나가기로 한다. 눈물 바람으로 딸을 말리는 아버지에게 희수는 거침없이 자신의 꿈을 이야기한다. “저는 칼과 활로 나라를 지키고 싶습니다. 바늘과 실로 뜻을 펼칠 사람이 있다면, 칼과 활로 뜻을 펼치는 사람도 있는 게 아닙니까?” “허허, 계집이 무슨!” 아버지의 말끝에 된바람이 불어도 희수의 눈빛은 댕돌같았다. “꿈을 꾸는 데 계집과 사내의 구분이 어디 있겠습니까?” 얌전히 시집이나 가라는 아버지의 말에 반박했던 것처럼 부희수는 전쟁터에서도 주어진 역할에만 만족하지 않는다. 목숨을 걸고 이괄의 반란을 알리고, 지혜를 발휘해 고춧가루로 난을 평정한다. 부낭자가 된 부희수는 자신의 용기를 다른 소녀에게도 전한다. 가슴이 답답해 한숨을 쉬면서도 그 이유를 모르던 단월이 자신의 꿈을 찾도록 이끌어 준다. ‘잘하는 것이라곤 물을 잘 길어 오고, 끼니 챙기는 일’뿐이라고 생각했던 단월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자신의 속마음을 깨닫는다. 마침내 단월은 부낭자가 칼과 활로 그러했듯 붓과 화선지로 나라를 구해 낸다. 『조선의 여전사 부낭자』 속 부낭자와 단월은 사회가 쌓아 올린 높다란 차별의 벽과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이겨 내고 꿈을 펼친다. 역경과 고난 앞에 당당한 두 여성의 우정과 흥미진진한 모험담은 재미와 감동을 함께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