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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
여름 잠 탑 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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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오지 않고 어디로도 가지 못하는 장소.
이 장소에 그 시절 나의 모든 것이 있었다. 위를 올려다보니 하늘은 끝없이 넓기만 했다. 짙은 파란색 하늘에 입체적인 모양새의 커다란 구름이 떠 있었다. 머리를 뒤로 젖히면서 바라보았더니 하늘도 함께 빙그르르 돌면서 온 하늘의 푸르름이 내 주위로 몰려드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높은 하늘 위에 한 대의 비행기가 떠 있었다. 작고 새하얀 비행기였다. ‘베라실러…….’ 나는 환상 속에서 그 모습을 보았다. --- p.14 열차를 타기 직전에 문득 붉게 물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열차 지붕 너머로 자잘한 구름을 옆에 거느리고 있는 그 탑이 보였다. 살짝 붉은 기를 띤 그 탑은 둥근 하늘을 날카롭게 찌르듯 서 있었다. 나는 바라볼 수만 있을 뿐 손에 잡히지 않는 것에만 마음이 끌렸던 것인지도 모른다. --- p.76 그러나 우리는 너무 어려서 자기밖에 생각하지 못했다. 그때 우리 나이를 생각해 보면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이런 생각을 해 보지 않을 수가 없다. 만약 우리가 그녀의 소리 없는 외침을 좀 더 일찍 알아차렸더라면 사유리도, 타쿠야도, 나도 틀림없이 지금과는 다른 결말에 이르렀을 것이라고. 그런 생각이 들면 견딜 수 없이 슬퍼진다. --- p.102 그냥 개인적으로 동경하고 있었을 뿐인 저 구름 너머의 탑은 그날을 기점으로 나에게 다시없이 소중한 약속의 장소가 되었다. ‘약속해 줘.’ 그렇게 말한 사유리에게 아무런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인 그 순간에 우리는 두려울 것이 하나도 없었던 것 같다. 사실은 아주 가까운 곳에서 세계와 역사가 움직이려 하고 있었는데, 그때의 나는 열차 안에 풍기는 밤의 냄새와 친구에 대한 믿음, 공기를 떨리게 하는 사유리의 기척만이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느끼고 있었다. 아니, 그런 것만이 세상의 전부이 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었다. --- p.1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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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카이 마코토가 그려내는 세계의 토대가
이 작품에 빼곡하게 담겨 있다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로 시대를 대표하는 감독의 자리에 오른 신카이 마코토 감독.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지금까지 그려온 세계의 토대가 가득 담긴 작품이다. 특별한 사람, 그들과의 이루어질 수 없는 약속, 세계의 모든 것과 바꾸더라도 포기할 수 없는 소중한 존재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함께 하기엔 너무나 먼 거리. 일본의 남북 분단, 세계의 대부분을 지배하는 국가 유니온의 존재, 그리고 끝없는 높이로 우뚝 선 순백의 탑 등 판타지 요소가 가득하면서도, 신카이 마코토다운 리얼리티가 공존하는 모습은 작품의 주제를 관통한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원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작품이다. 다시없을 그날, 이루어질 수 없는 약속을 했다 우리가 사는 현실과는 조금 다른 세계. 일본은 남북으로 분단되었고, 세계는 공산국가 유니온이 지배하고 있으며, 일본 홋카이도에는 정체를 할 수 없는 순백의 거대한 탑이 건조되어 있다. 중학생 히로키와 타쿠야는 그 탑을 동경하여 비행기를 만들어 국경을 넘을 계획을 세운다. 그런 두 사람의 꿈을 알게 된 사유리 역시 그들과 동조하고, 히로키와 타쿠야는 사유리를 태우고 탑에 데려다 주는 단호한 꿈을 갖게 된다. 비행기는 완성에 다가가고 있었지만, 그들의 꿈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어느 날 돌연히 사유리가 두 사람의 앞에서 모습을 감춘 것. 3년의 시간이 지나고, 히로키와 타쿠야는 서로 다른 방법으로 탑에 다가가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