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鈴木史子
Makoto Shinkai,しんかい まこと,新海 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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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노는 무풍이지.”
입사한 지 2년이 되었을 때 술에 취한 쿠보타 씨가 회식 자리에서 한 말이다. 다른 부하에게는 ‘태풍을 불러오는 바위’라거나 ‘산들바람 마음’이라는 식의 묘한 별명을 지어 주고 나에게는 ‘무풍’이라는 개성 없는 평가를 내리자, 주위 사람들이 어색하게 웃었다. 그러나 나는 칭찬을 받은 것 같았다. 바람이 불지 않는다는 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의미로 들렸기 때문이다. 무풍. 나쁘지 않네. 화면을 훑던 쿠보타 씨의 시선이 멈췄다. “좋아. 낭비가 없어. 성장했어.” 그 한마디에 어깨 힘이 훅 빠졌다. --- p.17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끝나면 그만두겠습니다.” 줄곧 머릿속에 있던 말이 자연스레 입을 통해 흘러나왔다. 그러고는 쿠보타 씨에게 고개를 숙였다. 쿠보타 씨는 아무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곧바로 어떤 말이 날아오리라고 각오했던 만큼 당황했다. 한동안 침묵이 이어진 후 쿠보타 씨가 싱긋 웃었다. “잡기를 바라나?” 그 한마디에 마음이 휘청거린다. 모든 걸 간파당한 느낌이다. 입으로는 각오를 말하면서도 그 각오만큼 누군가가 아쉬워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는지 모른다. 쿠보타 씨는 그런 마음을 다 알고도 묵묵히 넘어가려는 것이다. 무슨 말이든 해야 한다. 적어도 그럴듯한 이유라도. --- p.55 “정말 찰랑찰랑한 기분이야.” “불그레한 날이네.” 의미가 온전히 전해지면서도 독특한 감각이 느껴지는 단어를 골랐다. 무엇보다 농담이 아니라 진심으로 말한다는 점이 스미다다웠다. 내가 웃을 때면 스미다의 시선이 이쪽에 머무는 걸 알 수 있었다. 눈이 말보다 더 많은 걸 받아들이는 것이다. 게다가 매일 자전거 주차장에서 만나게 되면 그게 우연만은 아님을 깨닫기 마련이다. 나는 쓰레기장에 가는 척하며 그 시선에서 눈을 돌렸다. 스미다의 마음은 아무리 둔감함으로 가장하더라도 모를 수 없을 만큼 투명했다. 그래도 계속 모른 척한 이유는 둔감해서가 아니라 최대한 아무것도 망가뜨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끝내 거리를 유지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장소에 서 있기만 했다. --- p.1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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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카이 마코토 감독 애니메이션
〈초속 5센티미터〉의 실사 영화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이 처음으로 실사 영화화되었다. 2026년 2월 한국 극장가를 찾은 〈초속 5센티미터〉가 바로 그 작품.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팬이라면 절대 놓칠 수 없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감상에서 빠지지 않는 단어는 ‘상실’이다. 이번 영화 역시 그런 감정이 흩어지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른 감정도 춤고 있다. 그런 이유인지, 원작은 3편의 단편으로 분단된 구조였지만, 이번 영화는 긴 호흡을 통해 길게 이어진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최근작 『스즈메의 문단속』에서 주인공 소타를 맡은 마츠무라 호쿠토 배우가 이번 영화의 주인공 토노 타카키역을 연기했다. 어린 시절 같은 반에서 만난 타카키와 아카리는 세상에서 가장 서로를 이해하는 존재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두 사람의 가정사, 소소한 엇갈림으로 두 사람은 조금씩 멀어진다. 눈 내리는 밤, 타카키는 멀리 떨어진 지방으로 이사 간 아카리를 만나기 위해 긴 기차 여행을 떠난다. 다시 만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 두 사람의 첫사랑은 절정을 맞이한다. 고등학생이 되고, 사회인이 되면서 타카키는 점점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을 겪으며, 한없이 아카리를 그리워 하며, 그럼에도 내일을 맞이한다. 영화의 각본가 스즈키 아야코가 신카이 마코토 감독과 함께 대화하고 작품의 의미를 헤아리며 적어나간 이 책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감성이 ‘상실’되지 않고 깊은 여운으로 새겨진 소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