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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글: 혁명의 정의가 달라진다
서문 하워드 진: 우리는 모두 노동자다-인종, 국적, 젠더를 넘어서 노엄 촘스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다 우르바시 바이드: 희생양을 생산하는 사회 피터 퀑: 큰 변화는 작은 투쟁에서 시작한다 위노나 라듀크: 진정한 보수주의자 벨 훅스: 절망의 시기에 희망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바버라 에런라이크: 정부가 내 편이 아니라면 더 대담하게 매닝 매러블: 혁명의 기술-대중의 일상에 파고들기 마이클 앨버트: 변화에 끝은 없다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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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교사들과 많은 사람들에게, 요즘 대학생들은 1960년대 세대보다 국제 사건에 관심이 없다는 말을 귀가 따갑도록 들었을 겁니다. 하지만 레이건 시절 1년에 1,000명가량을 가르친 내 경험으로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요즘 대학생들은 우리 세대보다 경제적 압력을 훨씬 많이 받고 있다는 걸 고려해야 합니다. 학사 학위, 특히 예술계와 인문계 학위가 직장을 보장해주지 않습니다. 엄청난 학비 때문에 부모의 꿈을 채워주는 것 말고는 눈길을 다른 데 돌릴 틈이 없습니다. 나는 학생들이 근본적으로 이상주의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성공’을 넘어 삶에서 훨씬 중요한 것을 추구하는 이상주의자들 말입니다. 다만 그들의 이상을 표현할 적절한 환경과 적절한 출구가 없습니다. 상황이 어두워 보이지만, 때가 되면 언제라도 학생운동이 들불처럼 다시 일어날 거라고 나는 믿습니다.--- pp.33-34 「하워드 진」
부富가 터무니없이 위에 집중돼 있고, 국민총생산에 비해 국민 절반 이상의 생활수준이 부끄러울 정도로 처참하며, 부자에게만 세제 혜택이 돌아가 가난한 사람과 중산층은 아무런 혜택도 누리지 못하고, ‘큰 정부’의 폐해를 이야기하는 황당무계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모두에게 의료보험과 쾌적한 주거 환경 및 좋은 교육과 적절한 임금을 보장할 수 있을 만큼 풍요롭다는 것을 대부분의 미국인이 동의한다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큰 정부는 부패할 수 있지만 사회보장제도, 메디케어, 제대군인원호법 등을 고려했을 때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 또 대기업의 필요성보다 부패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말하는 사람들과는 합의점에 도달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겁니다.--- p.35 「하워드 진」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무척 흥미롭습니다. 국민들이 아예 기대치를 떨어뜨렸다고 하니까요. 어떻게든 그럭저럭 살아 나가는 것이 그들이 원하는 전부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예컨대 두 사람이 최악의 임금을 받으며 최악의 근무 조건에서 장시간을 일해야 한 가족의 밥벌이를 할 수 있다면 다른 데 눈 돌릴 틈이 없을 겁니다. 게다가 거대한 프로파간다 시스템이 그들을 공격하며 세뇌합니다. 가족을 먹여 살리는 데 여념이 없는 사람들을 이런 식으로 세뇌시키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따라서 국민의 대다수가 행동주의에 참여할 여력을 상실하고 말았습니다.--- pp.52-53 「노엄 촘스키」 뒷걸음질치기는 했지만 상황이 예전보다는 낫습니다. 예컨대 당연한 일이기는 하지만, 국민 대다수가 혜택받는 최소한의 의료 보험을 지키기 위한 투쟁이 지금 벌어지고 있습니다. 1950년대에는 이런 투쟁이 없었습니다. 메디케어가 없었으니까요. 사회보장제도를 지키기 위한 투쟁도 있습니다.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중요한 의미가 있는 투쟁입니다. 하지만 1930년대까지만 해도 사회보장제도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아 그런 투쟁 자체가 없었습니다. 사회보장제도나 의료보험제도는 광범위한 민중 투쟁의 결과로 도입된 것입니다. 따라서 다음 세대의 행동주의는 예전보다 훨씬 높은 차원에서 시작될 수 있을 겁니다.--- pp.55-56 「노엄 촘스키」 여론조사를 보면, 아주 흥미로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론조사 결과는 국민이 ‘복지정책’을 반대한다고 이야기하지만, 똑같은 조사에서 대다수의 국민이 가난한 여자와 어린이처럼 곤경에 처한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곤경에 처한 가난한 사람을 도와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복지정책을 반대하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프로파간다 시스템을 동원해서, 부유한 여자, 그것도 흑인이 관청에 캐딜락을 타고 가서 다른 사람들이 힘들게 번 돈을 빼앗아가는 게 복지정책이란 생각을 암암리에 국민의 머릿속에 심어놓았기 때문입니다. 정말 그런 게 복지정책이라면 나도 앞장서서 반대할 겁니다.--- pp.62-63 「노엄 촘스키」 그러나 그들은 손쉽게 우리를 희생양으로 선택했습니다. 우리는 동성애자와 이민자, 사회복지기금을 받는 미혼모, 유색인과 가난한 사람을 희생양으로 삼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런 희생양들이 요즘 들어 증가하는 이유는 잘못을 전가하는 것이 훌륭한 속임수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이러한 이유로 대기업을 공격하는 대신 정부를 공격합니다. 대기업이 바로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는 이유이지만, 사람들은 마치 정부의 관료주의 때문에 일자리를 잃은 것처럼 행동합니다.--- p.71 「우르바시 바이드」 오래전에는 기존 체제를 뒤엎고 혁명이 일어나 새로운 체제가 들어설 거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사회가 꼭 변해야 하는 걸까 의심이 들 때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사회변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점점 억압적으로 변해가는 경제·정치 체제 하에서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주는 이익보다 폐해가 더 크고, 압도적 다수를 희생시켜 소수에게만 이익을 안겨주는 체제라면 당연히 바꾸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현재의 체제는 노동자에게 상처를 주고 국민의 다수를 힘들게 합니다. 따라서 뭔가 변해야만 합니다.--- p.85 「우르바시 바이드」 각성의 순간도 무척 중요합니다. 사회는 개인적인 경험을 통한 각성으로도 변할 수 있으니까요. 가령 남성이든 여성이든 청소년이든, 차별의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당신이 어떤 형태로든 차별을 경험한다면 당신은 그 경험을 통해 변하게 될 겁니다. 내가 말하는 개인의 경험을 통한 각성이 바로 그런 것입니다. 시위대와 함께 길을 걸어본 사람이라면, 파업에 참가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런 경험을 통해 변할 겁니다. 지역의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체를 조직하는 사람은 그 과정에서 변하기 마련입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런 순간을 경험하며 사회변동의 가능성을 굳게 믿게 된 사람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p.88 「우르바시 바이드」 내가 지난 세월에서 배운 것이 있다면, 한층 커다란 틀에서 투쟁을 이해해야 한다는 겁니다. 1970년대 말에 내 동료들 중 다수가 투쟁을 포기한 이유는 상황이 역전되면서 실망하고 좌절했기 때문입니다. 하기야 시민권이 후퇴하고 미국 기업의 힘이 욱일승천했으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세상을 역사적 관점에서, 또 거시적 관점에서 보아야 합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옳다고, 또 역사적 관점에서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거라고 확신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항운동이 쇠퇴하는 때가 있지만, 결국 우리가 승리하는 때가 올 것입니다. 이런 거시적이고 역사적인 이해가 밑받침되지 않으면 우리는 낙심하게 될 것입니다.--- pp.102-103 「피터 퀑」 사회주의냐 공산주의냐 자본주의냐, 또 좌파냐 우파냐 하는 질문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정말로 중요한 문제는 산업사회를 선택할 것이냐, 아니면 흙에 기반을 둔 사회를 선택할 것이냐 하는 겁니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는 부를 어떻게 분배하느냐에 초점을 맞춥니다. 상류층이 부유해지고 나면 부가 자연스럽게 아래로 전달된다느니, 부의 창출을 위해 일한 사람들이 처음부터 부를 나누어 가져야 한다느니 하면서요. 하지만 우리는 그 부가 어디에서 오는지를 먼저 물어야 합니다. 사회는 그 부에 관해 어떤 권리를 가지나요? 사회와, 그 사회가 부를 창출해내는 땅은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할까요? 우리는 이런 질문에 먼저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pp.127-128 「위노나 라듀크」 신세대 남성들이 곧 30대가 될 겁니다. 그들은 페미니스트 사고방식으로 변화된 세상에서 태어난 남성들입니다. 나는 거의 마흔 살이 되어서야 여성 조종사를 보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에는 어머니가 여성 조종사인 남성들도 있습니다. 따라서 남성으로 태어난 까닭에 자동적으로 성차별적인 사회, 즉 여성은 지적이지 못하고 남성처럼 일하지 못한다고 말하는 사회에 묻혀버리지 않은 세대가 처음으로 성인이 되는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pp.151-152 「벨 훅스」 우리는 소수집단이 되는 것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언젠가는 자신에게 닥칠 문제이니까요.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우파는 정권을 잡았을 때도 자신들을 공격받는 소수집단이라 생각합니다. 모든 것을 움켜쥔 엘리트계급에 대항해서 싸우는 소수집단이라고 말입니다. 반면에 좌파는 아무런 힘이 없을 때도 국민 다수를 대변한다고 착각합니다. 거울을 보고 착각에 빠진 사람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p.163 「바버라 에런라이크」 미국에서 좌파의 길을 찾으려면 대중을 이해하고 그들의 말을 경청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도 제임스의 영향이 컸습니다. 대중이 일상의 삶과 환경에서 겪는 문제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말해야 한다는 것도 제임스를 통해 깨달았습니다. 그렇다고 그들을 얕보는 듯한 투로 말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에게서 배워야 한다는 뜻입니다. 호찌민 같은 정치인도 그런 혜안을 지녔기 때문에 정치는 민중이 이해하는 언어로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겁니다. 요컨대 정치는 일상의 삶에 산재한 문제와 쟁점을 다루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pp.194-195 「매닝 매러블」 30년이 지난 지금, 우리 사회제도에 대한 좌파의 고발은 민중이 이미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좌파의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메시지는 분노와 행동을 낳기는커녕 적은 난공불락이라는 증거만을 더해줄 뿐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열망과 희망과 비전입니다. 하지만 거의 모두가 사회악을 열거하는 데만 열중하고 있습니다.--- p.212 「마이클 앨버트」 우리는 좌파적으로 사고하며, 뒤처진 사람들은 쉽게 조종당하고 무지하며 소비에 길들여진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요즘 젊은이들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미국 일상생활의 많은 단면들, 예컨대 스포츠, 텔레비전, 영화, 사람들이 입고 먹는 것 등을 경멸했습니다. 요즘 젊은이들도 그렇더군요. 우리는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몰랐습니다. 따라서 그들이 지닌 용기와 통찰력을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젊은이들도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걱정스러운 현상이지만 젊은이들만의 잘못이 아닌 것만은 분명합니다. 자기비판적이지 못하고 경험에서 교훈을 끌어내지 못한 우리 세대의 잘못입니다. --- p.218 「마이클 앨버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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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혁명을 꿈꾸는가?
시대의 지성이자 행동하는 지식인 9명이 모였다. 하워드 진, 노엄 촘스키, 바버라 에런라이크, 벨 훅스, 우르바시 바이드, 피터 퀑, 위노나 라듀크, 매닝 매러블, 마이클 앨버트가 그들이다. 이 책은 사회 변화를 위해 지난 30년간 묵묵히 제 길을 걸어온 이들의 인터뷰를 담았다. 역사가, 희곡작가, 인권운동가로 활약한 하워드 진, 미국의 대외 정책,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매스미디어에 대한 신랄하고 직설적인 독설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강남스타일을 패러디한 MIT스타일 동영상에서 ‘촘스키 스타일’을 외쳐 더 유명해진) 노엄 촘스키, 배신 시리즈(《긍정의 배신》, 《노동의 배신》, 《희망의 배신》)의 저자 바버라 에런라이크는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져 있다. 이 외 페미니스트, 레즈비언, 미국 내 유색인, 아메리칸 원주민이라는 정체성을 가진 6명의 저자 또한 짱짱한 이력을 가진 각 분야의 내로라하는 지성이다. 서로 다른 정체성과 전문 분야를 가지고 있는 이들의 공통된 열망은 바로 혁명이다. 여기서 혁명은 쿠데타나 무력 투쟁을 의미하지 않는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삶의 터전을 변화시켜 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혁명이다. 이 책에서 인터뷰이들은 그들이 걸어온 길을 반추하고, 현재를 분석하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와 조언은 독자로 하여금 ‘왜 지금 혁명을 말해야 하는가’를 고민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지금 당신은 우리 사회의 제도와 체제 내에서 행복한가? 그렇지 않다면 왜, 혁명을 꿈꾸지 않는가? 개인적 삶과 사회적 삶,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100가지 질문 9명에게 던져진 100여 개의 질문은 실로 다양한 주제를 아우른다. ‘어떻게 처음 정치에 눈뜨게 되었는지’, ‘지난 수십 년 동안 이루어낸 것과 이루지 못한 것은 무엇인지’, ‘대중의 에너지를 정치의 장에 어떻게 끌어들일 수 있는지’ 등의 질문에 9개의 서로 다른 견해를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예를 들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우르바시 바이드는 “우리가 자본주의를 전복시키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하며 “책임 있는 자본주의”를 지향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마이클 앨버트는 과거의 그 어떤 모델들도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참여경제” 모델을 제시한다. 한편 매닝 매러블은 “사회주의야말로 우리가 미국에서 투쟁해서 쟁취할 수 있는 유일한 인간적인 미래”라고 주장한다. 각자의 발자취에 따른 각 분야의 깊이 있는 질문 또한 다루어진다. 하워드 진과의 인터뷰는 노동운동과 인종차별 쳘폐운동의 역사를 되짚는 것에서 시작해 예술과 정치의 관계, 세대 격차 문제,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사회운동에 미치는 영향을 논하다 제3정당과 사형제 문제로까지 이어진다. 촘스키는 지난 20년 동안 대중운동이 남긴 업적과 실패를 분석하고 자유무역협정과 미국의 기업화를 비판한다. 이 밖에도 흑인과 아시아인이라는 정체성을 가진 매닝 매러블과 피터 퀑에게는 미국 내 인종차별과 계급 문제, 벨 훅스에게는 여성운동, 레즈비언인 우르바시 바이드에게는 성소수자운동, 아메리카 원주민인 위노나 라듀크에게는 환경운동에 대해 들을 수 있다. 21세기 한국 사회의 미래를 발견하다 하워드 진은 젊은이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에 대해 “요즘 대학생들은 우리 세대보다 경제적 압력을 훨씬 많이 받고 있다는 걸 고려해야 합니다. 학사 학위가 직장을 보장해주지는 않습니다. 엄청난 학비 때문에 부모의 꿈을 채워주는 것 말고는 눈길을 다른 데 돌릴 틈이 없습니다”라고 답한다. 마이클 앨버트는 “사회제도에 대한 좌파의 고발은 분노와 행동을 낳기는커녕 적은 난공불락이라는 증거만을 더해줄 뿐”이라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열망과 희망과 비전”이라고 말한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20대 투표율’ 논쟁, 대학 등록금 문제, 앞으로 나아가기를 멈춘 채 비난과 고발만을 일삼는 정치인들을 생각해볼 때, 인터뷰이들이 묘사하는 당시 미국 사회의 모습은 현 한국 사회와 쌍둥이처럼 꼭 닮았다. 이 밖에도 인터뷰이들은 엘리트주의에 빠져 대중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좌파를 비판하고, 경제구조와 대기업의 횡포를 문제삼는 대신 동성애자, 미혼모, 유색인을 희생양으로 삼는 사회를 비판하는 등 한국 사회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문제점을 시원하게 꼬집고 있다. 자유무역협정, 복지, 기업의 미디어 지배, 정치적 냉소주의 등은 물론이고, 청년 실업, 개인주의까지 아우르는 시의적절한 질문과 답변은 길 잃은 한국 사회에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더 나은 삶은 가능하다 인터뷰 당시인 1990년대 미국 사회는 정체되어 있었다. 노동운동이 크게 위축되었고 시민권이 후퇴했으며 미국 기업의 힘이 욱일승천했다. 하지만 9명의 인터뷰이는 하나같이 미래를 낙관하며 희망을 잃지 않는다. 하워드 진은 “언제라도 학생운동이 들불처럼 다시 일어날 거라고” 믿는다. 1930년대까지만 해도 사회보장제도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아 그런 투쟁 자체가 없었지만 지금은 민중 투쟁의 결과로 사회보장제도와 의료보험제도가 도입되었고(노엄 촘스키), 예전에는 여성 조종사를 볼 수 없었지만 이제는 어머니가 여성 조종사인 남성들도 있다(벨 훅스). 인터뷰이들은 때때로 상황이 어두워 보이고, 실패하고 좌절할 때도 있겠지만 사회는 조금씩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30여 년 동안 실패도 하고 성공도 거두며 묵묵히 혁명의 길을 걸어온 인터뷰이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다시 한 번 일어설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정치 및 사회 참여에 관심이 전혀 없던 사람, 사회를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운동가, 사는 게 팍팍하고 답답한 소시민 모두 이 책을 통해 격려받고 희망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