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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Theme_ 2020 지온_2020년의 통근자 무늬_달아 달아 밝은 달아 홍아미_내 생애 최고의 해 글에다가_코로나 시대의 원더커넥트 소소_나무가 자라는 시간 목요일 그녀_내가 알게 된 것과 기어이 알 수 없게 되어버린 것에 대한 소고(小考) sera_코르덴 바지 블루스 조개인_개와 왈츠 진영현_원동력 박성혜_코로나가 준 선물 부소_당신의 2020년은 권도하_무제 Hana_글로벌 역병이 내게 남긴 것 미루다_허니문 왜 안 끝나나요 하율_올림픽 참가 Free Write 졔졔_여전히 캄캄한 밤이지만(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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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추억은 2020년에 일어날 뻔했지만 일어나지 않은 일들이다.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우리는 모두 그 이유를 알고 있다. 올해는 다들 ‘있었을 뻔했지만 있지 않은 세계’를 마음 한구석에 품었을 테니 말이다.
지온-2020년의 통근자 견우와 직녀가 요즘 사람이었다면, 아침저녁으로 영상 통화를 하며 그리움을 달랬을 거다. 어쩌면 직녀는 종일 베를 짜고, 견우는 장대비에 쓰러진 푸른 볏대를 세우면서 그 모습을 브이로그로 담았을 수도 있다. 서로 다시 만날 날을 고대하면서 일상을 공유하는 것이다. 무늬-달아달아밝은달아 여행하지 못하는 여행 작가의 일상은 김샌 맥주처럼 맨송맨송하고 지루하기만 했다. 내 인생 최고의 한 해가 되리라 호언장담했던 것과 달리 2020년 봄은 최악의 우울감으로 치달았다. 나라 곳곳, 아니 세계 곳곳이 ‘팬데믹’이라는 재앙에서 허우적거리는데, 한낱 내가 뭐라고 ‘최고의 해’ 운운하며 그런 오만을 떨었을까 생각하니 더 우울해졌다. 홍아미- 내 생애 최고의 해 아무리 떨어져 있고, 단절되어도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어떻게든, 언젠가는 연결될 테니까. 글에다가-2020년 코로나 시대의 원더커넥트 사람만이 서로를 사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세상으로 네가 들어온 그 날부터 한순간도 너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다. 사람만이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너의 체온을 느끼며 너와 함께 했던 매 순간이 축복이었고 찬란한 봄날이었다. 소소- 나무가 자라는 시간 확신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것. 불확실한 것도 확실한 것이 될 수 있다는 것. 내가 할 수 없는 것과 잘 할 수 있는 것을 알게 되는 건 가장 불완전한 순간에 나타나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목요일 그녀-내가 알게 된 것과 기어이 알 수 없게 되어버린 것에 대한 소고(小考) ‘영원하다, 견고하다, 당연하다’라고 생각했던 것이 전복되는 해였다.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를 실감하는 해였다. sera-코르덴 바지 블루스 조금은 긴장을 늦추게 된 일상 속에서 나는 많은 시도를 했고 그만큼 많은 실패도 했다. 우울감에 누워 있는 시간도 더러 있었다. 와중에 두 가지 일만은 거르지 않고 지속했다. 하나는 개와 산책하러 나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병원에 가는 것이다. 조개인-개와 왈츠 우리는 꽃이 피고 바람이 일렁이고 단풍잎 물들고 눈이 흩날린다는 시간의 이치를 잘 안다. 너무 당연한 것이니 말이다. 당연한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상이었는지, 곁에 머무르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박성혜- 코로나가 준 선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