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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루몽 1
낙화의 연緣
xbooks 2020.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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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1회
문창성군이 옥황상제의 명을 받아 달을 감상하고,
관음보살이 부처님의 힘에 의지하여 꽃을 뿌리다

제2회
허부인은 옥련봉에서 꿈을 깨고,
양공자는 압강정에서 시를 쓴 종이를 던지다

제3회
노파는 항주에서 청루를 말하고,
수재는 객관에서 홍랑을 만나다

제4회
원앙침 위에서 운우지정을 꿈꾸고,
연로정 앞에서 버드나무 가지를 꺾다

제5회
노젓기 경주에서 방탕한 자 풍파를 일으키고,
전당호에서 여러 기생들이 떨어진 꽃에 울다

제6회
강남홍이 백운동에 몸을 의탁하고,
양창곡이 자신전에 책문을 올리다

제7회
윤상서는 동상에서 아름다운 사위를 맞이하고,
양한림은 강주에서 선랑을 만나다

제8회
오경 무렵 벽성산에서 옥피리 불고,
십년 청루 붉은 점에 놀라다

제9회
황씨 가문과 혼인을 정함에 천자가 중매 서고,
남만을 정벌하러 양창곡 원수 출전하다

제10회
간악한 여종이 흉악한 꾀로 별당을 떠들썩하게 하고,
요사스러운 계교에 힘입어 노파가 단약을 팔다

제11회
양원수는 흑풍산에서 큰 승리를 거두고,
와룡은 반사곡에서 성스러움을 드러내다

제12회
골짜기를 잃은 나탁은 군사를 요청하고,
도사를 천거한 운룡은 산으로 돌아가다

제13회
만왕을 구원하러 강남홍이 산에서 내려오고,
진법을 다퉈 양창곡이 군사를 후퇴시키다
제14회
옥피리는 자웅의 음률로 주고받으며,
아름다운 거문고는 산수의 줄을 끊었다 이었다 한다

제15회
홍혼탈이 연화봉에서 달을 감상하고,
손삼랑은 밤에 태을동으로 들어가다

제16회
축융왕이 환술로 신장을 내려오게 하고,
홍혼탈은 진법을 변화시켜 오랑캐를 격파하다

제17회
일지련은 혼자서 여러 장수들과 싸우고,
축융왕은 의리에 감동하여 명나라에 항복하다

제18회
홍사마는 칼 짚고 정자를 취하고,
양원수는 승리를 알리며 남쪽 오랑캐를 평정하다

제19회
노랑은 의에 감동하여 황부에게 수치를 안기고,
아름다운 여인은 혼자 수레를 타고 강주로 향하다

제20회
춘월이 변복하여 산화암으로 가고,
우격이 취하여 십자로를 지나가다

저자 소개 2

호는 담초(潭樵), 자는 임종(林宗)으로 경기도 용인 화곡에서 출생했다. 숙종 때 영의정을 지낸 약천(藥泉) 남구만(南九萬)의 5대손으로, 그림에 능하여 『전고대방』(典故大方)이라는 조선 후기 인명사전에 이름이 올라가 있다. 젊은 시절 여러 차례 과거에 응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남영로는 부패한 과거제도에 환멸을 느껴 벼슬길을 단념하고, 화곡에 은거하여 제자백가서(諸子百家書)를 깊이 공부하며 청빈한 삶으로 평생을 보냈다. 은거하는 동안 옥련자(玉蓮子)라는 필명으로 지은 『옥련몽』(玉蓮夢)을 더욱 발전시켜 당대 최고의 고전소설 『옥루몽』(玉樓夢)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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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豊起

강원도 강릉 출신으로 강원대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강원대 국어교육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한국 고전문학과 한시를 통해 다양한 사유를 접했고, 이를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풀어서 소개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한국 고전 소설의 매혹』, 『선물의 문화사』, 『시힘』, 『김풍기 교수와 함께 읽는 오언당음』, 『어디 장쾌한 일 좀 없을까』, 『한시의 품격』, 『조선 지식인의 서가를 탐하다』 등이 있고, 역서로는 『완역 옥루몽』 『세계 최고의 여행기, 열하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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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512쪽 | 454g | 122*189*35mm
ISBN13
9791190216388

책 속으로

“옛말에 이르기를, ‘빈천할 때 함께한 친구는 잊을 수 없고 어려울 때 함께한 아내는 버리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부귀와 궁달로 친했다 멀어졌다 한다면 이는 경박한 일이지요. 어찌 이 때문에 세상을 의심한단 말입니까?”
--- p.90

“강물은 동쪽으로 흐르고 달빛은 서쪽으로 기우는구나. 예부터 이 정자를 오른 재자가인이 몇이나 되는가. 지금은 그 종적을 물어볼 곳이 없구나. 다만 빈 산에 흰 원숭이와 대숲의 두견새만이 고금의 흥망을 비웃나니, 뜬구름 같은 인생살이가 어찌 가련치 않은가.”
--- p.215

그 순간 갑자기 한 줄기 푸른 기운이 노을처럼 일어나 점점 사람과 말이 보이지 않았다. 소유경이 당황스러워하며 위쪽을 쳐다보니, 수만 개의 부용검이 하늘에 흩어져 있었고, 아래를 굽어보니 역시 수만 개의 부용검이 땅에 가득하여 칼의 물결과 칼의 산이 펼쳐져 도저히 벗어날 길이 없었다. 그는 정신이 아득하고 나아갈 길도 물러날 길도 없어 마치 구름과 안개가 자욱한 속에 처한 것 같았다. 소유경이 하늘을 우러러보며 탄식했다.
--- p.361

홍혼탈이 바야흐로 대군을 몰아서 오랑캐 진영을 쳐들어가려 하다가 갑자기 웬 여자 장수가 싸움을 거는 소리를 들었다. 진영으로 나가 멀리 바라보니 과연 나이 어린 소녀 장수 하나가 붉은 모자를 쓰고 초록빛 수놓은 웃을 입고서 대완마大宛馬에 올라 쌍창을 휘두르며 나오는 것이었다. 백설 같은 얼굴빛에 붉은 홍조를 살짝 띠어 마치 복숭아꽃이 반쯤 벌어진 듯하니 어린 나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먼 산 같은 아미에 가을 물결 같은 눈빛이 아련하여 정기를 짙게 담고 있으니 총명하면서도 지혜롭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p.426~427

출판사 리뷰

요즘 웹소설의 조상님, 『옥루몽』
재미도 있는데 의미도 있다


이제는 익숙해진 ‘기.다.무’ (기다리면 무료). 하지만 사람들은 기다리지 못하고 이내 결제를 하고 만다. 다음 회가 궁금해서. 1840년, 과거에 거듭 탈락하고, 부패한 과거제도에 환멸을 느껴 자신의 꿈을 펼치는 소설을 쓰기 시작한 남영로. 그가 쓴 『옥루몽』도 지금 ‘기.다.무’를 기다리지 못하는 독자들처럼 다음 회가 궁금해서 조선 전역이 난리가 나게 한 작품이다. 타임슬립은 기본이고, 온갖 기상천외한 상상력으로 독자의 밤잠을 빼앗는 요즘 웹소설의 가히 원조라 할 만하다.

넷플릭스 정주행의 심정으로,
도무지 기다릴 수 없는 “다음 회를 보시라!”


사람들이 모든 미국, 일본, 한국 드라마에 대해 한마디로 결론짓는 것은 다음과 같다. ○미드: 범인을 잡는다. ○일드: 교훈을 얻는다. ○한드: 사랑을 한다. 드라마를 좀 본 사람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결론이다. 놀라운 점은 『옥루몽』엔 이 세 가지가 다 있다는 것. 한 회가 끝날 때마다 도무지 책을 내려놓지 못하고 “다음 회를 보시라”고 하는 작가의 말에 순순히 따르게 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옥루몽』은 방대한 서사를 가득 채우는 다양한 에피소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사건으로 읽는 독자를 들었다 놨다 한다. 다양한 인물에 제각기 매력을 두어 저마다에 빠지게 만드는 건 기본이고, 통쾌한 액션 신이나 대사가 나오면 막힌 체증이 내려가는 듯한 느낌마저 받는다. 급박한 전개, 숱한 반전, 하지만 그 와중에 독자가 너무 숨차지 않게 마련한 노래와 시까지. 아름다운 자연과 유유자적하는 삶을 표현하는 노래와 시를 읽으며 급박했던 마음은 평온해지고, 잔치에 대한 묘사를 읽고 있노라면 덩달아 독자의 마음은 즐거워진다. 독자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는지 아는 프로 작가의 기술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현대에 『옥루몽』을 읽는 데 재미를 극대화하는 요소 중 하나는 이 소설이 페이크 주인공물이라는 점이다. 명목상 주인공은 양창곡이라는 남자지만, 사실상 여성이 전면에 나와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소설이다. 그야말로 뛰는 주인공 위에 나는 여인들이다. 앞으로 누가 더 활약할지 예측할 수 없는, 페이크 주인공물이 주는 특유의 재미도 있지만, 기성 세력에 순응하는 것 같으면서도 그들을 골려 주고, 바라는 바와 정당한 바를 당당히 밝히며, 자신들의 능력으로 승승장구하는 여성들의 일대기로, 『옥루몽』은 흡사 성장물을 보고 있는 느낌마저 준다.

재미도 있는데 의미도 있다,
시공간을 넘어 같이 웃고, 같이 화내는 마음


악당을 물리치고, 사랑에 빠지고, 그릇된 사회 인식과 제도에 분노하고… 삼국 드라마의 재미요소를 두루 갖춘 『옥루몽』에서 단연 두드러지는 것은 여성 인물들의 활약이다. 『삼국지』나 『홍길동전』 등 기존 고전작품에서 남성 서서가 주를 이뤘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차이다. 그리고 또 여기서 우리가 발견하는 건 ‘소수자’ 혹은 ‘여성’이기 때문에 제약되는 현실적 조건들. 오랑캐 출신이라는 편견에도 자신의 능력을 펼쳐 보이는 여인을 보면서 우리가 힘을 얻는 건 아마 조선시대부터 지금까지도 여전한 기회의 불평등과 여남차별에 대한 깊은 좌절과 피로도 때문일 것이다.

어떻게 보면 부패한 과거제도(입시제도) 때문에 자신의 꿈이 좌절되어 작가 자신이 그리는 꿈[몽] 이야기를 글로 썼다는 것도 『옥루몽』의 의의를 더해 준다. 임금이 자기 마음에 든다고 인재등용을 하는 장면을 읽으며 울화가 치미는 것은, 입시비리와 부정입학 등이 조선에서만 끝난 것이 아니라 2000년대 대한민국에서도 여전한 까닭일 것이다.

스토리의 가장 큰 법칙은 무엇보다도 ‘재미가 있을 것’이겠지만 그 기저에는 ‘독자를 어디론가 데리고 갈 것’이 있다. 독자는 이야기를 통해 지금 여기가 아닌 어디론가 떠나길 원한다. 1840년에 쓰여진 소설을 읽으며 우리는 작가가 그리는 꿈의 세상으로 떠난다. 천상과 지상을 넘나들고, 이 나라 저 나라를 다니며 활을 쏘면서 남들이 한계라 부른 벽을 부순다. 작가가 『옥루몽』을 쓰면서 바랐던 세상, 독자가 읽으며 꿈꾸었던 세상, 그것을 지금 여기에서 읽으며 보다 나은 세상을 꿈꾸는 우리에게 『옥루몽』이 옛날에 쓰인 두꺼운 책이라는 건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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