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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암고전총서’를 펴내며
‘정암학당 플라톤 전집’을 새롭게 펴내며 작품 내용 요약 일러두기 본문 첫째 편지 둘째 편지 셋째 편지 넷째 편지 다섯째 편지 여섯째 편지 일곱째 편지 여덟째 편지 아홉째 편지 열째 편지 열한째 편지 열두째 편지 열셋째 편지 주석 작품 안내 부록 『일곱째 편지』에 관하여 플라톤의 생애 연대표 지도 디오뉘시오스 가계도 디오뉘시오스 전후의 시라쿠사 통치자 목록 참고문헌 찾아보기 한국어-그리스어 그리스어-한국어 고유명사 옮긴이의 말 |
Pla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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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려나 여러분들이 디온의 생각과 같은 생각과 바람을 갖고 있다면 난 협력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재고에 재고를 거듭할 것입니다. 그럼 디온의 생각과 바람은 무엇이었을까요? … 당시 그는 시라쿠사 사람들이 최선의 법에 따라 살아가는 자유인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는 이 생각을 평생 내내 간직했었지요. … 그러한 생각이 어떤 식으로 생겨났는지는 젊은이들이건 아니건 간에 들어 둘 만한 일일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당신들을 상대로 그것을 처음부터 상세히 살펴보려고 합니다. 지금이 호기이니까요.
---p.63 나는 올바른 철학을 찬양하면서, 나랏일이든 개인생활이든 간에 모름지기 정의로운 것 모두는 철학을 통해 알아낼 수 있는 것이라고 언명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올바르고 진실되게 철학하는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권좌에 오르거나 아니면 각 나라 의 권력자들이 모종의 신적 도움을 받아 진정 철학을 하기 전에 는, 인류에게 재앙이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또한 언명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p.67 나는 온당한 이치에 따라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에 따라서 그곳에 갔던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나는 결코 부끄럽다고 할 수 없는 나 자신이 종사해 온 일마저 뒤로하고, 나의 주장과도 나와도 어울린다고 여겨지지 않는 참주정 치하로 간 것이지요. 그리하여 내가 감으로써 나는 외국인 친구를 돌보는 제우스의 책망으로부터 벗어났고 철학 쪽에 대한 비난도 일게 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만일 뭔가 기운을 잃고 비겁한 짓을 저질러 형편없는 수치 속에 처했더라면 더불어 모욕을 당했을 그 철학에 대해 말입니다. ---p.73 주제 자체와 관련하여 이루어진 오랜 교유와 공동생활로부터, 예컨대 튀는 불꽃에서 댕겨진 불빛처럼 갑자기 혼 안에 생겨나서 비로소 자기 자신을 스스로 길러 내기 때문입니다. ---p.98 위작 문제가 이 편지들을 음미하기 위해 반드시 이해하고 있어야 할 문제는 아니라는 점을 미리 일러두고 싶다. … 2천여 년 동안 플라톤의 저작 모음에 포함되어 진짜 작품으로 간주된 역사를 가진 문헌들이고, 백번 양보하여 모두 가짜라 해도, 플라톤과 아주 가까운 시점에, 아주 가까운 인물들에 의해 써진 것들이어서 플라톤의 로고스와 프락시스의 면모를 이해하는 데 크게 손색이 없는 자료들이다. 한마디로 말해 플라톤의 손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해도 읽을 가치가 현저하게 줄어들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p.2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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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에서 차선으로, 철인 통치에서 법치로, 『국가』에서 『법률』로
시라쿠사의 현실과 마주한 플라톤 사유의 전환 이 시기 시라쿠사를 방문한 플라톤은 디온에게서 ‘철인 정치가’의 싹을 발견하는 한편, 디오뉘시오스 2세를 훌륭한 군주로 만들겠다는 기대를 품기도 했지만, 숙부와 조카 사이인 이 둘의 정치적 대립에 시라쿠사는 내전에 휘말리고 플라톤 자신도 위태로운 상황에 놓인다. 『편지들』은 이러한 시라쿠사의 냉혹한 현실과 마주하면서 이루어진 플라톤 사유의 변화 과정을 엿볼 수 있게 한다. 특히 「일곱째 편지」는 플라톤이 디온의 친척과 동지들에게 보낸 편지인데, 플라톤이 죽은 디온과 공유했던 정치적 이상이 담겨 있다. 여기서 그가 말하는 가장 좋은 정치는 “최선의 법에 따라 살아가는 자유인의 삶”을 보장하는 정치다. ‘최선의 법’에 의한 지배는 철인 통치를 강조하던 중기 저작 『국가』에서 법치를 강조하는 말기 저작 『법률』로 변화하는 플라톤 사유의 단면을 보여준다. 이 변화를 흔히들 최선의 이상에서 차선의 이상으로, 혹은 철인 통치의 이상에서 법치라는 현실적 목표로의 전환으로 이해한다. 그런 까닭에 편지들을 읽으면서 우리는 플라톤의 사유가 『국가』에서 『법률』로 가는 긴 여정을 어떻게 이끌고 갔는지에 주목하게 된다. 「일곱째 편지」는 플라톤의 약전(略傳) 위작 시비를 넘어서 프락시스에 주목한 독해를 『편지들』은 플라톤 저작 중 위작 시비가 가장 오래도록 지속된 작품이기도 하다. 그동안 문헌학자들의 검증 작업을 통해서 편지 13편 각각의 진위 여부가 어느 정도 판가름이 났는데 그중에서 「일곱째 편지」는 진품으로 간주된다. 이 편지는 다른 편지보다 분량과 내용 면에서 풍성하며 플라톤 자신의 체험적 근거를 밝히고 있는데, 젊은 시절의 정치적 열정이 어떻게 철학으로 옮아가는지 설명한 대목이 그러하다. 그러나 옮긴이들은 진위 정도를 달리하는 다른 편지들을 읽어 나가는 일에도 『편지들』이 담고 있는 가치에 주목할 것을 주문한다. 그것은 대화편들의 로고스에 표면화되어 있지 않은 저자의 프락시스의 흔적이다. “철학적 문제들에만 초점을 맞추어서 읽어도 별 상관없는 대화편과 달리, 편지를 읽을 때는 훨씬 더 많이, 그리고 자주, 당대의 역사적 현실에 대한 관심과 개입이 독자 편에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대화편을 읽는 것과 유사하면서도 『편지들』의 독해가 다른 측면이 바로 여기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