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21년 07월 0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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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04쪽 | 160g | 120*205*9mm |
ISBN13 | 9791190533089 |
ISBN10 | 1190533081 |
출간일 | 2021년 07월 0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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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04쪽 | 160g | 120*205*9mm |
ISBN13 | 9791190533089 |
ISBN10 | 1190533081 |
내가 당신에게 편지를 쓰는 건 당신을 되살린 후 다시 죽이기 위해서일까요? (p.26)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당신을 향해 편지를 쓰는 것이다, 그리움도 애틋함도 없이. 당신을 되살린 후, 다시 죽이기 위해서. 자신의 경험을 딛고 세계를 구성하는 작가 아니 에르노가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당신’을 마주하는 작품 『다른 딸』이 출간되었다. 작가가 1984년 르노드 상을 받았던 『남자의 자리』에서 아버지의 삶을, 어머니의 죽음을 애도하며 쓴 『한 여자』에서 어머니의 인생을 기록하였다면, 『다른 딸』이 천착하는 대상은 ‘당신’, 아니 에르노가 태어나기 2년 전에 죽은 언니 지네트이다. Nil 출판사의 편지 시리즈 기획(‘Les Affranchis’)의 첫 번째 작품이기도 한 『다른 딸』은 한 번도 써본 적 없는 편지를 써달라는 출판사의 제안으로부터 출발했다. 그리하여 시작되는 이 편지는 아니 에르노 특유의 아름다운 칼날 같은 문체를 통해 우아한 유속으로, 그러나 확실하게 ‘나의 흔적에 얹힌’ 당신을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으로 죽은 언니의 존재를 알게 된 순간 촉발된 어린아이의 불안과 혼란, 부재와 존재의 탐구, 그리고 마침내 ‘당신’에 대한 글을 쓰는 행위를 통해 온전한 ‘나’로 향하고자 하는 여정이 모두 여기, 이 물결에 스며있다. |
다른 딸 - 9p '나와 당신' (추천사) - 93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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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부터 어디까지 쓰는 걸까 아니 에르노-
너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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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두 살 때였어요. 식사 도중에 부모님과 언성을 높이고 난 후, 일기장에 이렇게 적었어요. '왜 나는 늘 나쁜 짓을 저지르고 싶어 할까? 더구나 왜 항상 고통스러운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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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거기 있어요. 보이지 않지만, 그들 사이에. 그들의 고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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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들을 전혀 비난하지 않아요. 아이를 먼저 보낸 부모는 그들의 고통이 살아 있는 자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지 못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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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에르노 노벨 문학상 줘라 이놈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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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부터 책의 만듦새까지 꾸준하게 아름답다.
아니 에르노의 다른 작품들보다 더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역시 아픔으로 쓰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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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들의 고통 속에서 산 것이 아니라, 당신의 부재 속에서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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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당신은 내가 세상에 도착한 후, 내 생에 첫 몇 년을 둘러쌌던 희미하게 웅성거리던 말들 속에서 당신의 부재로 나를 에두르며 자연스레 내 주위를 떠돌았던 게 분명해요. 가게에서, 혹은 전란 중이라 팔 물건과 손님이 없어 매일 오후마다 나를 데리고 간 공공정원 벤치에 앉아 다른 여자들과 시간을 보내던 어머니의 이야기 속에서. 하지만 그 이야기들은 내 의식에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았어요. 이미지도 단어도 없이 그저 존재했을 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