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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박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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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5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374g | 133*200*20mm
ISBN13 9788954692519
ISBN10 895469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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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사람을 사랑한 여형사의 기록들] 최초의 여성 강력반장 박미옥의 첫 책. 신창원, 정남규 등 수많은 사건들을 맡았고, 극의 모티브가 된 그는 자신이 세운 최초의 기록들이 사람에 대한 애정 덕분이라고 말한다. 현장이 되기 전의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는 그의 말에서는 범죄를 잡는 것보다 중요한 사람을 향한 마음을 보게 된다. - 에세이 PD 이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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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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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존경할 수 있다는 마음
이나영 에세이 PD (nyshiny11@yes24.com)
누군가를 '존경'한다는 말을 쉬이 하기는 어렵다. 멋있는 사람은 많지만, 내가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길이 나지 않은 곳에 몸소 길을 만들어내면서도, 자신의 일에 대한 올바른 신념을 지니고 사람에 대한 애정을 놓지 않는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라면 더 말을 보탤 것도 없이 당신을 존경한다고 말하고 싶다. 여기, 전설이라는 단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은 형사 박미옥의 이야기를 읽는 동안 그에게 찾아가 그 말을 건네고 싶었다.



"이제 나는 이미 현장이 된 사람보다 현장이 되기 이전의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그의 말이 오래도록 다가왔다. 그 많은 범죄자들을 만나면서도 어떻게 사람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을 수 있을까 내내 생각했다. 그에게는 형사로서의 일이 '범인'을 잡는 일이라기 보다,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일인 것 같다. 우리는 어떤 범죄 사건을 뉴스로 접하면서 그 범죄의 흉악성에 대개 집중한다. 그 사건 안에 들어있는 이야기를 궁금해하지 않는다. 그래서 읽는 내내 나의 편견들이 부서지는 경험을 해야만 했다. 그가 설령 범죄자일지라도, 누구도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그들의 오래된 상처를 들여다 보면, 피와 눈물을 헛되이 보내지 않을 수 있음을. 그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더는 이런 일들이 생겨나지 않도록 풀어내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는 것까지도.



박미옥에게는 여형사로서 늘 편견과 싸워야 했던 시간들이 길었다. 자신이 세운 기록들을 스스로 갱신하고 있는 동안에도 여형사라는 존재를 낯설어하던 사람들. 그들에게 박미옥은 자신의 업적으로 대답했다. 더 말을 보탤 것도 없이 자신은 '형사 박미옥'이라고. 어디서나 당당할수 있던 그의 태도는 어쩌면 나지 않은 길을 만들어가야 하는 한 사람의 숙명이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잠시 멍해지기도 했다. 이름만 들어도 국민 모두가 아는 사건들을 해결했던 그의 뿌리에는 자신과 같은 여형사들이 더는 그런 질문을 받지 않게 하겠다는 책임감도 있지 않았을까.



그 많은 현장들을 만나고 범인들을 잡아온 그의 이야기는 모두 '형사 박미옥' 자신을 향하고 있다. 이제는 자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그를 보며 내가 해온 일들이 나를 향하는 삶이 되려면 어떤 마음으로 지금을 살아내야 할지 생각해보게 된다. 내 발자취들을 돌아보며 스스로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삶이 될 수 있을까. 그러려면 나의 뿌리에는 어떤 것들을 심어두어야 할까. 오랫동안 사람으로서 존경할 수 있는 누군가를 책에서 만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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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의 기술과 연륜이란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디테일한 사랑이다. 그리고 그 사랑은 노력과 맷집, 성찰을 요구한다. 형사 박미옥의 철학은 사람에 대한 애정이다. 애정 없이 범인을 잡는 일에만 성취감을 느낀다면 형사가 아니라 사냥꾼이다. 나는 늘 이야기한다. 형사는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 해야 한다고. 현장은 사람의 이야기였고, 그 자체가 철학이자 인류학, 거대한 인문학의 산실이었다. 사람들의 욕망과 슬픔이 버글거리는 그 현장에서 나는 결코 이기적일 수 없었다. 때론 기꺼이 이익 앞에 물러나고 불편함을 감수한 것은 그것이 곧 형사의 삶이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나는 이미 현장이 된 사람보다 현장이 되기 이전의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내가 당신을, 당신이 나를, 위로하고 치유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이제 나는 일상의 당신들을 만나고 싶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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