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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먹는 자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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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3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08쪽 | 416g | 135*210*20mm
ISBN13 9791155816950
ISBN10 1155816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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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데번은 가게에서 딱 세 가지만 산다.
--- 첫 문장

“당신은 좋은 사람인가요?” 데번은 매번 이 질문에 사로잡혔다. 모든 희생자를 만날 때마다. “친절한 사람인가요?” 목사가 얼굴을 찌푸리며 답을 고민했다. 데번이 무엇을 확인하고 싶어 하는지 이해하려고 애쓰는 듯했다. 그래봤자 그로서는 짐작도 못 할 테지만 말이다.
--- p. 20

책을 읽는 건 수치스러운 일이었다. ‘우리는 글로 쓰인 지식을 먹는 존재다.’ 고모와 삼촌들이 수차례 한 말이었다. ‘겉보기에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을지 몰라도 우리는 수집주가 창조하신 대로 온갖 종류의 종이 살을 먹고 저장하고 수집한다. 하지만 글을
읽거나 써서는 안 된다.’
--- p.37

램지가 눈살을 찌푸렸다. “여자는 여자 친구를 안 사귀지, 멍청아.”
“그런 여자들도 있어.” 데번은 금지된 책에서 레즈비언에 대해 읽은 적이 있었다. 이를테면 뷸라 고모의 협탁에서 발견한 『고독의 우물』 같은 책에서.
--- p.65

“데번 페어웨더, 맞죠? 자기 남편을 죽인 악명 높은 공주님.” 여자의 녹갈색 눈이 반짝였다. “마침내 만나 뵙게 되어 영광이에요.” 데번이 여자를 빤히 쳐다봤다. “당신 누구야?”
“킬록 레이븐스카가 날 보냈어.”
--- p.92

데번이 어깨가 맞닿을 정도로 페어드리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싫지는 않았어요?”
“싫지 않았냐고?” 페어드리가 손바닥에 묻은 초록색 잉크를 핥았다. “그게 무슨 뜻이니?” 취기가 올랐는지 두 뺨에 박힌 주근깨가 한층 도드라져 보였다. “결혼하고 애를 낳는 그 모든 것이요.”
--- p.106

“공주야.” 에이크 삼촌이 다시 한번 주의를 환기시켰다.
“세일럼을 보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요.” 데번은 그게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요구인지 알면서도 말했다. “젠장, 최소한 작별 인사는 하게 해줘야죠!”
“네 그 혀는 여전하구나.” 에이크 삼촌이 입술을 톡톡 두드렸다. “언성 좀 낮춰라.”
--- p.165

그들은 일종의 공주였고, 이것이 공주가 사는 방식이었다. 그들을 차지하려고 경쟁하는 남자들과 결혼해 탑에 갇혀 안전하게 사는 삶. 행복한 동화 속에서조차 공주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 공주의 삶은 누군가에게 주어질 트로피로서만 존재했다.
---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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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공주와 기사의 이야기가 있다. 마녀와 악마의 이야기도 있다. 마법의 세계. 저주의 비밀. 이 환상적인 동화는 엄청나게 재미있다!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고 페이지를 계속 넘기게 만들고…… 모든 기대를 배반한다. 원치 않는 결혼과 출산의 굴레에 갇힌 소녀이자 책 먹는 공주 데번. 공주는 그 저주받은 핏줄로부터 달아나고자 한다. 그리고 정말 그렇게 한다. 증명한다. 자신을 구원할 수 있는 건 오직 자기 자신뿐이라는 것을. 그것이야말로 가장 고귀한 결말이라는 것을. 우리의 공주 데번. 책을 먹는 건장한 여인. 이 사랑스러운 존재의 이야기가 더 많이 퍼져나가기를.
- 강화길 (소설가)
『책을 먹는 자들』을 한 입 베어 문다면 어떤 맛이 날까. 고전적이면서 동시대적이고, 잔혹하지만 다정하다. 박진감 있는 전개가 감상을 재촉하는데, 교차하는 사건 속에 수많은 진실이 깃들어 있어 쉽게 눈 돌릴 수 없다. 작은 괴물을 지키는 좀 더 큰 괴물의 용기, 공주로 태어났으나 괴물이 되기를 선택하는 여자, 오랜 시간 특권과 폭력으로 여성을 길들여온 어떤 종족. 우리를 유혹하는 이 새로운 이야기가 그리 낯설지 않은 까닭은 무엇일까. 폐쇄적인 사회의 오랜 구습에 불복하는 별난 여자들은 주인공에 적합한 재질이고, 그들 이야기를 섭취한 여자가 그들의 후예가 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니 읽지 마세요, 영양분으로 삼으세요. 여러 겹의 섬세한 특성이 한 권의 이야기에 조화롭게 수렴된 맛을 즐겨보시길.
애서가로서? 아니, 미식가로서.
- 박서련 (소설가)
아름답고 섬세하며 잔인하다. 전통과 모성애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접근이며 괴물을 인식하는 작가의 시선은 걸작 그 자체. 첫 작품이라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 섀넌 맥과이어 (소설가)
판타지의 새로운 거장이 될 작가의 데뷔작이다. 놓치지 말라.
- 제임스 롤린스 (소설가)
나야말로 이 책을 먹어치웠다.
- 빅토리아 슈와브 (소설가)
활기차고도 어두운 감성이 담긴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아름다운 스토리.
- 데일리메일
고딕 판타지와 현대 스릴러의 색채를 모두 가진 작가의 화려한 데뷔작.
- 라이브러리 저널
‘독서광’에 대한 의미를 새롭게 정의한 ‘미친 소설’. 완벽하고 독특한 세계관과 개성 뚜렷한 캐릭터들이 종잡을 수 없는 이야기의 미로에서 독자를 이끌 것이다.
- 퍼블리셔서 위클리
강렬한 모성애를 다룬 무시무시한 책. 자아를 무너뜨리고 억압하는 부당한 환경을 뚫고 나갈 필요성을 강조하며, 트라우마의 영향을 딛고 일어서는 퀴어 이야기를 다룬다. 독자는 이 매혹적인 판타지 속으로 빠져들 것이다.
- 북리스트
모성애와 다양성을 다루며, 가부장적 질서를 벗어나는 재미있고 기묘한 모험.
- 버즈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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