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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이웃

리뷰 총점9.0 리뷰 41건 | 판매지수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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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7년 05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432g | 150*210*20mm
ISBN13 9788956601786
ISBN10 895660178X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압도적인 서사의 귀환!

1987년 6월과 2017년 6월,
세상은 얼마나 달라졌고 우리는 또 얼마나 바뀌었는가


선보이는 작품마다 마니아를 양산하며 대중을 끊임없이 매료시켜왔던 작가 이정명이 4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장편소설 『선한 이웃』이 출간되었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정보기관 공작원과 권력의 타깃이 된 연극 연출가 간의 대립을 담은 『선한 이웃』은 생존을 위해 악에 부역할 수밖에 없었던 이 사회의 주변인들이 겪는 고뇌, 갈등 그리고 최후의 선택을 그린 작품이다. 전작들에서 조선 시대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역사와 허구의 결속을 흥미롭게 이끌어냈던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직접 겪은 80년대의 한국 현대사를 바탕으로 한층 진화한 서사, 보다 깊이 있고 묵직해진 메시지를 선보인다.

『선한 이웃』은 1984년 서울대 프락치 사건을 모티프로 운동권의 실세로 지목된 미지의 인물과 그를 쫓는 공작원, 젊은 연극 연출가와 그의 연인 그리고 모든 공작의 배후에 서 있는 관리자 등 다섯 명의 시점으로 격동의 시대를 돌아본다. 작가는 각각의 등장인물들을 차분하게 조명하면서 혼돈과 절망의 구렁텅이로 개개인을 몰아가는 국가권력에 주목한다. 또한 그 이면에서 ‘정의’와 ‘선’이 도구적 가치로 활용되며 굴절되어가는 과정들을 생생하게 조명해낸다. 특히 작품 말미에 등장하는 충격적 반전은 우리에게 이 이야기가 과거에 묶인 것이라기보다 현재에서도 충분히 적용될 만하다는 점에서 작품의 메시지를 더욱 또렷하게 각인시킨다.

특히 1987년 6월 민주항쟁 30주년을 맞는 시점에서 『선한 이웃』은 지난날 권력의 횡포에 맞서 촛불을 들었던 우리의 기억과 맞물리며 또 다른 의미의 결을 획득한다. 본 작품은 그저 80년대를 감상적으로만 다뤄왔던 후일담 소설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그 시대의 상황을 보다 입체적으로 조명해보려 한 문학적 시도로써 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소개 (1명)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그때 우린 무대 위에 서 있었다……
세상은 달라지겠지만 변하는 것은 없을 것이다”


‘김기준’은 정보기관 요원이 된 이래 특유의 감각으로 승승장구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그런 그에게 정보부 수뇌부는 그에게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을 부여한다. 바로 ‘얼굴 없는’ 운동가 ‘최민석’을 검거하라는 것. 워낙에 신출귀몰하고 용의주도한 까닭에 그는 시민들 사이에서 영웅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를 잡기 위해 김기준은 팀을 꾸려 6개월 동안이나 최민석을 추적한다. 그러나 그만 눈앞에서 그를 놓치게 된다. 그 결과 팀은 해체되고, 김기준은 한직으로 좌천된다.

한편, 극작가로 활동하던 이태주는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각색한 [줄리어스 시저]를 연출하며 연극계에 화려하게 데뷔한다. 하지만 마지막 공연에서 “로마는 한 사람의 독재에 무릎을 꿇을 것인가”라는 브루터스의 대사가 문제가 되어 기관에 연행된다. 연극에 참여한 극단주, 배우 전원과 연출가 전원이 가혹한 심문을 받는 와중에 이태주만이 특별 우대를 받는다. 결국 극단주와 주연배우가 구속된 반면, 이태주는 보름 만에 방면된다. 이태주라는 자가 [줄리어스 시저] 식구들을 배반한 변절자라는 소문이 대학로를 떠돌면서 연극계의 미움을 사게 된 그는 고립의 상황에 놓이게 된다. 재기를 꿈꾸던 그는 심혈을 기울여 차기작 [엘렉트라의 변명]을 준비한다. 혹독한 검열, 밀고자라는 오명, 캐스팅 난항, 투자자의 외면으로 연극은 표류를 거듭한다.

‘김진아’는 배우가 되겠다는 일념 하나로 고등학교 졸업 이후 상경했다. 매일매일 허드렛일을 하고, 일이 없는 주말에는 광고판을 메고서 샌드위치우먼을 자청하기도 하고, 여러 오디션에 지원하기도 하지만 고된 일상 끝에 그녀에게 주어진 기회는 단지 삼류 에로극 주연뿐이었다. 이러한 그녀는 포스터에 이끌려 연극을 보러 온 이태주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고, 이내 둘은 연인이 된다.

이태주는 김진아를 보며 자신이 진정으로 선보이길 원해왔던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더욱 심혈을 기울인다. 하지만 김진아는 이태주를 보며 연극을 통해 불의한 세상에 맞서려는 그의 의도를 간파한다. 김진아는 이태주가 품은 복심에 불안해한다. 그는 이전에도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사람들을 감옥에 보내지 않았던가. 그러나 그녀는 연극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열성적으로 이태주를 돕는다. 이태주는 그러한 그녀를 만류하지 않는다.

‘관리관’은 아직 최민석에 대한 집착을 끊지 못한 김기준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준다. 김기준은 최민석이 한 명이 아닐 것이라는 가정하에 그로 추정되는 유력 후보군을 가린다. 김기준은 지난날의 실패를 딛고 최민석을 체포하기 위해 보다 정교한 시나리오를 집필하는 임무에 착수한다.

맹렬한 정보요원 김기준은 얼굴 없는 민주화 투사, 최민석을 검거할 수 있을까? 또한 촉망받는 연출가 이태주의 [엘렉트라의 변명]은 순조롭게 공연될 수 있을까? 역사의 수레바퀴는 각자의 정의와 신념을 지켜내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그들을 향해 점점 다가오고…… 광풍이 휘몰아치던 그 세상 속에서 그들은 온전히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권력 앞에 서슴없이 괴물이 되었던 사람들,
악은 그들의 정의이자 전부였다


빨갱이를 잡고 좌익분자를 색출하는 일은 정치적 신념 때문이 아니라 그의 일이기 때문이었다. 그는 최민석을 쫓기 위해 일한 것이 아니라 일을 하기 위해 최민석을 쫓았다. 그냥 일을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일에 충실했고 최선을 다했다. 그것이 제대로 일하는 방식이었다._144쪽

김기준은 한때는 법으로써 정의를 도모하는 법관의 길, 아름다운 글과 말로 사람들을 풍요롭게 하는 문학가의 삶을 꿈꾸었다. 하지만 그는 가족을 빌미로 접근하는 국가권력의 압박에 시달리다 결국 정보기관 공작원으로 발탁되었다. 요원으로서의 삶을 살게 된 그는 잘못된 세상에 부역하고 있음을 자각하나, 그 책임을 자신이 아닌 세상으로 돌린다. ‘범죄자’로 규정된 사람들을 추적해나가면서 김기준은 이따금씩 자신이 몸담고 있는 세계에 환멸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끝까지 주어진 임무에 충실했다.

“자기 연극에 나가려면 콩밥 먹을 각오 정돈 해놔야 되는 거 아닌가?”
구속된 브루터스를 끌어다 댄 농담이었다. 태주는 조롱당한 것 같았다. 그의 치욕감은 자신이 아니라 뒤틀린 세상을 향한 것이었다. _68쪽

이태주는 불의에 저항하기 위한 수단으로 연극을 택한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의 선한 행위가 그만 악을 소환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만다. 이태주는 단지 선한 의도가 이끈 욕망에 이끌려 대사를 수정한다. 하지만 그 행위로 인해 주연배우 등 관계자들이 구속되는 비극적 상황을 맞게 된다. 그 일로써 그 자신 또한 불행한 처지에 놓이고 말았다. 「엘렉트라의 변명」의 경우 또한 마찬가지다. 김진아는 이태주의 연극 출연 제안에 미심쩍어 하면서도 결국 수락한다. 하지만 미행 등을 우려해 몸을 숨긴 이태주를 대신해 극단의 자질구레한 업무들을 도맡아야 했다. 김진아가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이태주의 제안을 수락한 까닭은 무엇일까. 김진아를 사로잡았던 것은 바로 무대에서 숨 쉬는 배우의 세계였다. 이태주는 사랑, 꿈이라는 미명하에 그녀를 이용한 것인지도 모른다.

봉투 속에 든 것이 베케트든 이오네스코든 그녀에겐 의미가 없었다. 그녀는 한쪽 팔로 그를 밀쳐내면서도 그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알아? 난 자기를 탓할 수 없는 여자야. 자기가 도망자라면 나도 도망자고, 자기가 살인자라면 나도 살인자가 될 거야._126쪽

이정명은 이번 작품을 통해 시스템이 우리 곁의 평범한 사람들을 어떻게 악으로 포섭하고 불의의 하수인으로 부렸는지 면밀히 살펴낸다. 그들에게 정의는 교묘하게 작동하는 악과 같았다. 그들은 시스템 혹은 이념이 내세운 기치로 인해 악한 존재로 규정지어졌고 이용당했다. 하지만 우리가 이러한 시스템에 대항할 때 의도치 않게 발현되는 악에 대해서도 작가는 주목한다. 그는 불의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개개인은 그저 소멸될 운명임을 암시한다.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꿰뚫는
가장 한국적이고 압도적인 서사의 귀환!


30년 동안 이 사회에 무슨 일이 일어났나? 이 질문은 우리를 괴롭히고 부끄럽게 한다. 자학적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지난 9년 동안의 과거 회귀로 이 질문은 더욱 절실해졌다. 그러나 나의 이야기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다. 어쩌면 그 비슷한 것조차 될 수 없을지 모른다. 다만 나는 이 이야기가 그 질문의 수많은 다른 버전 중 하나가 되었으면 한다._「작가의 말」에서

자유가 말살된 사회, 유린되는 인권, 정교하게 통제되는 언론, 그 통로로 끊임없이 전개되는 선동과 공작……. 이것은 나치의 이야기가 아니라, 1980년대 한국 사회가 실제로 보여준 어두운 단면이다. 작가가 작품의 배경으로 1980년대를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작가는 답하지 않고 한 번 더 묻는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우리는 어떠한가?’ 1987년 6월 그리고 2017년 6월, 그 30년 동안의 간극에서 세상은 얼마나 달라졌고, 우리는 또 얼마나 바뀌었는가?

검열을 어떻게 하면 통과할 수 있는지 노심초사하는 연극 연출가 이태주의 모습에서 우리는 지난 날 세상을 들썩이게 했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표현의 자유가 권력에 의하여 탄압당하는 광경은 30년 전이나 오늘날이나 다르지 않았다.

이정명은 「작가의 말」을 빌려 80년대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선한 이웃』은 그 시절을 지나온 사람들과 살아보지 못한 사람들 모두에게 소설적 흥미를 넘어선 묵직한 울림과 충격을 선사할 것이다. 작가는 항상 팩트와 픽션의 경계를 절묘하게 넘나드는 자신의 작품들이 항상 역사에 대한 “위대하고 재미있는 오답”으로 읽히길 바라왔다. 이러한 작가의 바람이 본 작품으로써 더욱더 절실하게 독자들에게로 가닿길 바란다.

회원리뷰 (41건) 리뷰 총점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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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선한가? 이웃이었나?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아* | 2022.04.19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자신의 의지만으로는 올곧이 세상을 살아나갈 수 없고 환경,상황의 지배를 받아 내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만들어져 가고야 마는 운명론적인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과연 선했는가? 선하다는 것이 착할 선의 의미가 맞는가? 악과 대비되어서야 의미를 짚어낼 수 있는 선이라는 점에서는 그들 또한 타인에 의해 규정된다는 점에서는 선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웃;
리뷰제목

자신의 의지만으로는 올곧이 세상을 살아나갈 수 없고 환경,상황의 지배를 받아 내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만들어져 가고야 마는 운명론적인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과연 선했는가? 선하다는 것이 착할 선의 의미가 맞는가? 악과 대비되어서야 의미를 짚어낼 수 있는 선이라는 점에서는 그들 또한 타인에 의해 규정된다는 점에서는 선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웃이란 어떤 의미였을까. 지근거리에서 언제나 접할 수 있고 그 단어의 어감에서부터 정겨움을 가질 수도 있으련만 그들에게는 이웃은 없었다. 암울했던 시련의 한국사의 단면을 보여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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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이정명의 《선한 이웃》, 1987년과 지금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e*a | 2019.10.02 | 추천6 | 댓글2 리뷰제목
이정명은 1987년을 쓰면서 2017년을 본다고 했다. 무려 30년. 그런데 그만큼의 시간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선 정치 체제부터 87년 체제라고 하지 않나. 그때로부터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겉모양은 많이 달라진 듯 하지만(내가 보기엔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전철에서 신문 대신에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 정작 살아가는 진짜 모양새는 별로 달;
리뷰제목

이정명은 1987년을 쓰면서 2017년을 본다고 했다. 무려 30. 그런데 그만큼의 시간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선 정치 체제부터 87년 체제라고 하지 않나. 그때로부터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겉모양은 많이 달라진 듯 하지만(내가 보기엔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전철에서 신문 대신에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 정작 살아가는 진짜 모양새는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사람들의 의식 저변도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고 본다. 그래서 2010년대에 1987년의 일을 소설을 쓰면서 별로 저항감을 느끼지도 않고, 오히려 현재감을 느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이 소설이 발표된 이후 벌어진 일을 생각하면.

 

기준과 태준. 그들은 모두 한 사람에 의해 만들어지고 관리되어온(그래서 관리관인가?) 요원이었다. 한 사람에게는 미끼의 역할을, 다른 이에게는 사냥개의 역할을 맡겼지만, 그 경계는 사라지고 결국엔 미끼이자 사냥개인 존재가 되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이 그런 역할을 맡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수행한다고 생각했을 뿐, 자신들이 커다란 연극 속의 배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들의 역할을 지독히도 성실히 연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과연 이런 일이 있었을까 싶긴 하다. 그 정도로 정보 기관이 오랜 기간(10년도 넘는?)을 들여 공작을 하고, 그것도 이렇게 복잡한 관계를 만들었을까 싶은 것이다. 그러나 그런 사실이 있었는지, 그렇지 않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소설이며, 소설은 허구적인 상황을 통해 시대와 인물을 이해하는 장치니까.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은 1987년의 모순적이고, 파괴적이고, 허무적인 상황을 그려낸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한쪽 면만을 그려내고 있으며, 그게 모든 것의 진실일 수는 없는 것이지만. 특히 당시 운동 진영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많이 허술하게 파악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리고 너무 연극에 대해서, 연극과 등장 인물의 상징에 대해서 강의하듯이 풀어놓은 것은 소설 답지 못하다. 대부분 이중적인 상징인데, 그런 이중성을 통해서 인간이, 상황이 하나로만 정의 내릴 수 없으며, 그렇게 파악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지만, 사회학 서적도 아닌데 그런 부분을 명료하게 파악하면서 소설을 읽어나가는 것은 좀 피곤한 일이다.

 

기준이 최민석이 되고, 최민석이 국회의원이 되는 설정은 절묘했다. 이중 스파이가 항상 파멸하란 법은 없지 않은가? 혹시 그런 인물이 있지는 않을까 생각해 봤지만, 소설은 소설이다.


댓글 2 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6
주간우수작 선한 이웃 / 이정명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키*만 | 2017.09.12 | 추천5 | 댓글4 리뷰제목
이정명 작가는 나에게 항상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작가이다. 작가들이 신작을 발표하면 익히 알고 있던 작가들의 다른 작품들이 연상이 되면서 새로운 이야기지만 작가의 성향이 반영된 이야기일 것이라고 짐작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러한 짐작을 항상 뒤집는 작가가 나에게는 바로 이정명작가이다.<뿌리 깊은 나무>와 <비밀의 화원>으로 처음 작가의 작품을 접했는데 역사를 소재로;
리뷰제목

이정명 작가는 나에게 항상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작가이다. 작가들이 신작을 발표하면 익히 알고 있던 작가들의 다른 작품들이 연상이 되면서 새로운 이야기지만 작가의 성향이 반영된 이야기일 것이라고 짐작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러한 짐작을 항상 뒤집는 작가가 나에게는 바로 이정명작가이다.

<뿌리 깊은 나무>와 <비밀의 화원>으로 처음 작가의 작품을 접했는데 역사를 소재로한 팩선 작가로 알고 있다가 <악의 추억>을 읽으면서 바뀌었고 <천국의 소년>을 읽으면서 또 한번 그리고 이번에 <선한 이웃>을 읽으면서 또 한번.. 모두가 같은 작가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나에게는 다양함과 생소함으로 다가왔다. 그렇기에 이정명 작가의 신작은 기다려지고 이번에는 또 어떤 다른 이야기로 만나게 될까.. 하는 궁금증을 갖지 않을 수가 없다.

 

<선한 이웃>은 1980년대를 배경으로 그 시대를 살아갔던 인물들을 마치 무대위에 서 있는 배우들처럼 묘사한다. 어떤 시스템하에서 모든 상황들이 어떻게 짜여지고 그 짜여진 극본대로 나 자신도 모르게 연기에 몰입해가는 배우가 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 그때 우린 무대 위에 서 있었다.....

세상은 달라지겠지만 변하는 것은 없을 것이다"

권력 앞에 서슴없이 괴물이 되었던 사람들, 악은 그들의 정의이자 전부였다.. (책소개 중에서)

1980년대를 이야기하자면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시위와 최루탄 그리고 눈물과 투쟁이다..

이야기의 시작이 바로 그 장면이었다. 요즘 광주민주화운동의 이야기가 나오고 영화 택시운전사등이 흥행을하고 있다. 그래서였을까 첫 장면 시위대의 출정을 교문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시위진압요원들의 이야기가 나오자 이번에는 또 어떤 이야기가.. 라는 궁금증과 더불어 맘을 무겁게 하는 내용과 맞닥드릴 것 같은 두려움에 읽기를 살짝 주저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인물의 이름이 소제목으로 나오며 그들의 싯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무척 흥미로웠다. 첫 이야기는 얼굴 없는 시위 주동자인 최민석을 검거하기 위한 요원들의 이야기였다. 결국 그들의 작전은 실패로 돌아가고 최민석으로 추정되는 이의 손이 나온 흐릿한 사진만이 단서로 남게 된다. 작전의 책임자였던 김기준은 좌천 당하고 팀원들도 일선이 아닌 한직으로 발령을 받게 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두번째 이야기에서는 이태주라는 연극 연출가의 이야기였다. 세익스피어의 원작을 각색한 <줄리어스 시저>를 연출하여 연극계에 화려하게 등단하는 듯 했지만 마지막 공연의 대사 한 줄이 문제가 되어 연행이 된다. 그리고 그는 풀려났지만 동료들이 구속되는 사건이 일어나고 그는 방황을 하게 된다. 그러다가 우연히 만난 김진아.. 그녀와 <엘렉트라의 변명>을 준비하며 재기에 힘쓴다.

여기까지 읽으면서 단편집을 읽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들과의 연관관계를 찾을 수가 없었다.

연극이 뭐라고 생각해? 그건 잊힌 것들에 대한 기억이야. 우리가 한때 기억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린 무엇, 우리는 그걸 연극으로 되살리는 거야. 우리가 선하다는 것 그러면서도 동시에 악하다는 것. 어설픈 행운 같은 걸 기대해선 안 된다는 것. 끝없이 고통당할 거라는 것. 그래도 끈질기게 살아남으리란 것. 그래서 우리가 숭고하면서도 비천하다는 것 말이야.,,(p69)

그리고 다음은 여배우 김진아의 이야기였다. 그녀가 연극을 시작하고 몰입하게 되었던 이야기.. 그리고 특이한 극단에 들어가 연기연습생이 되지만 결국 그녀는 중간에 좌절을 하게 되고 삼류 에로 연극의 여주인공으로 활동을 하다가 이태주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다시 작전 팀장이자 요원이 김기준이 이야기가 시작되고 그때부터 그들이 어떤 연관 관계가 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결국 김기준은 흐릿한 손이 나와있는 사진을 근거로 다시 최민석을 잡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고 다시 작전을 수행한다. 그의 작전의 그림중에 이태주가 준비하고 있던 <엘렉트라의 변명>이 있었고 그 연극을 준비하고 무대에 올리는 과정이 이태주와 김기준의 서로 다른 싯점으로 묘사되는데 그것이 또 다른 연극 무대를 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결국 이 모든 연극의 총지휘는 관리관이었다. 그리고 최민석은 가공의 인물로 다시 태어나 시대의 영웅 대접을 받게 되는게 여기에 또 다른 반전이 보여진다..

그렇다, 빨갱이를 잡고 좌익분자를 색출하는 일은 정치적 신념 때문이 아니라 그의 일이기 때문이었다. 그는 최민석을 쫒기 위해 일한 것이 아니라 일을 하기 위해 최민석을 쫒았다. 그냥 일을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일에 충실했고 최선을 다했다. 그것이 제대로 일하는 방식이었다. 회사원들이 정시에 출근을 하고. 신속하게 목표를 정하고. 정확하게 서류를 작성하고. 효율적으로 결론을 도출해내기 위해 머리를 쥐여짜는 것처럼 그는 있는 힘을 다해 정보를 글어보으고, 분류하고. 가공하고, 용의자를 추료내고 의심 가는 인물을 미행하고. 혐의가 확실한 자들을 추적했다. ..(p144)

 

범죄를 규정하는 건 의도가 아니라 결과야. 강요에 따랐든 자발적이었든 간에 거짓말은 거짓말이고. 범죄는 범죄야. 선의의 거짓말도 , 어쩔 수 없는 범죄도 없어. 진실을 감추고 사람들을 속이는 것은 그냥 악일 뿐이라고. (p246)

한때는 법관과 문학가의 길을 꿈꾸었던 김기준이었기에 이태주를 뒤를 밟으며 자신과 동일시해 보는 모습을 보인다. 그를 취조할때에도 마치 서로가 생각하는 문학에 대한 가치관과 이념을 토론하듯이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그는 결국 현실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사람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결국에는 시대와 타협하는 모습을 보인다.

 

스스로가 생각하기에 선한 의도로 행했던 일들이 악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악행을 선한 의도로 탈바꿈 시키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그저 평범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어떤 조직에 이용되면서 철저한 악의 구도로 변하게 되는 것 .. 그리고 그것을 합리화시키려는 모습..그렇게 소멸되며 이용당하고 있는 힘 없는 개인이었을 뿐이었다.

 

그랬던 그 시절로부터 지금은 3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러나 외형만 많이 바뀌었을 뿐 그 본질을 그저 그대로인 것 같은 것이 현실이다.오히려 그때 보다 더 교묘하게 분열되고 또 다른 이상 집단들이 만들어지고 그렇게 더욱 복잡한 악의 현실이 되 버린건 아니가.. 항상 지금보다는 좀 더 나은. 더 행복한. 더 정의로운.. 그런 삶을 추구하지만 하드 웨어가 아닌 소프트 웨어는 점점 더 척박해지고 메말라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1980년대를 청년으로 살아왔던 지금의 우리 가 봤을 때 이들의 이야기는 더 가깝고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나도 모르게 흘러버린 30년의 세월 동안 과연 우리는 무엇을 했을까. ,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하고 던지는 작가의 질문에 좀 더 신중하게귀를 기울여보게 된다.

그리고 또 이렇게 말을 해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또 다시 좀 더 나는 . 좀 더 행복한. 좀 더 정의로운 ,. 그런 삶을 위해서 조금이라도 더 꿈틀거려 보자고...

 

 

 

댓글 4 5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5

한줄평 (43건) 한줄평 총점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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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선하다는것의 기준은 무엇일까?착할선자는 맞는지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아* | 2022.04.19
구매 평점5점
언제나 생각을 주는 이정명 작가~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 | 2018.02.13
구매 평점5점
무겁고 소름끼쳤다. 멍하다 방금 다 읽었는데, 무겁고 무섭다. 소름끼친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YES마니아 : 플래티넘 그*비 | 2018.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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