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11년 07월 1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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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34쪽 | 572g | 148*210*30mm |
ISBN13 | 9788996575832 |
ISBN10 | 8996575836 |
출간일 | 2011년 07월 1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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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34쪽 | 572g | 148*210*30mm |
ISBN13 | 9788996575832 |
ISBN10 | 8996575836 |
고상한 문학가 백인 사위와 세상풍파를 헤치며 살아온 한국인 장모의 좌충우돌 델리 운영기! 유유자적 예술에 푹 빠져 지내던 문예지 편집자 백인 사위, 세상풍파를 헤치며 살아온 권투 챔피언 같은 한국인 장모와 함께 뉴욕 한복판에 이민자들의 전유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델리(편의점)를 차렸다. 『마이 코리안 델리』는 이 무모하고 불가능해 보이는 프로젝트를 통해 저자가 느낀 가족, 사랑, 문화 충돌, 돈, 문학에 대한 다큐멘터리이자, ‘고상한 속물 백인’에서 ‘명예 한국인’으로 다시 태어난 남자의 감동 드라마이다. 전형적인 청교도 집안의 인류학자 아들로 태어난 보스턴 출신의 벤 라이더 하우. 명망 높은 문예지 「파리 리뷰」에서 중견 편집자로 여유로운 직장 생활을 즐기던 그는 집 장만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한국인 타이슨이라고 불리는 장모네에서 잠시 처가살이를 시작한다. 장인과 속옷까지 나눠 입게 되는 처가의 낯선 문화에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가던 중, 한국인 부인이 제안으로 오직 행동뿐인 장모와 함께 브루클린의 델리를 운영하면서 가족, 문화 충돌, 삶의 진정한 가치에 대한 탐험을 시작한다. |
1부 보온 진열대 ㆍ 투고 더미 ㆍ 장소가 제일 중요해 ㆍ 너무 무리하진 마시고요 ㆍ 아마추어들 ㆍ 유령 ㆍ 도넛의 제곱근? ㆍ 사고 ㆍ 가루담배 ㆍ 모시게 되어 기쁩니다 ㆍ 노동은 공짜이어라 ㆍ ㅋ은 쿠키 ㆍ 사망 무덤 2부 무리들 ㆍ 벌거벗은 욕망 ㆍ 노동의 소외 ㆍ 문제적 점원 ㆍ 내일은 사랑할 거야 ㆍ 희귀한 고양이 ㆍ 위험 요소 ㆍ 코스타리카 ㆍ 스스로 해내기 ㆍ 문을 닫을 때 ㆍ 내가 왜 브루클린을 떠나 지은이의 말 옮긴이의 말 |
미국인 사위와 사업가 정신으로 똘똘 뭉친 한국인 장모가 편의점을 운영하기로 하면서 벌어지는 일화를 그린 책이다. 책을 읽는 독자로서는 이들이 벌이는 일들이 너무나 포복절도할 이야기이지만 본인들은 각각 다른 문화의 이질감에 당황하며 어느 때에는 어쩌면 집을 뛰쳐나가고 싶을 만큼 골머리를 앓았을 이야기들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같은 문화권에서 태어난 사람들도 사랑이라는 감정에 합일하고 결혼이라는 관문에 들어서서 각기 다른 가풍에 적응하느라 전전긍긍하는 일들이 많은데, 이 책에서는 미국이라는 나라에 이민을 한 장모와 청교도 집안에서 그것도 보스턴의 문화 인류학자의 가정에서 태어난 벤 라이더가 편의점을 운영하면서 빚어지는 일들이 소개된다.
혼자서 세 자녀를 양육한다는 것이 얼마나 버거운 일인지 알기에 벤 라이더의 장모는 생활력이 강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지금까지 한 일이 뭘까.”라고 한탄하며 힘들어하는 개브에게 나는 세계에서 제일 좋은 대학 중 하나(시카고 대학에서 우리는 거의 10년 전 만났다)를 졸업하고 석사학위를 땄으며, 법학 대학원도 졸업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게다가 맨해튼의 잘 나가는 법무법인에서 기업 변호사로 왕성한 활동을 펼친 경력도 있었다. 어머니를 위해 이 모든 것을 팽개치고 델리를 열겠다는 결심을 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래서” 개브가 화를 내며 대꾸했다. “우리 어머니는 서른 살까지 뭘 했는지 알아? 아버지 도움도 없이 세 자식을 키우면서 자기 사업도 직접 운영하고 있었어. 거기다 아무것도 모르는 미국이라는 나라로 이민 올 준비까지 하고 있었다고. 이걸 다 서른도 되기 전에 해낸 거야.” 대신 장모 케이는 대학을 나오지 못했으니, 학위 분야에서만큼은 개브가 3대 0으로 앞서 있다고 말해줄까 했으나, 별로 듣고 싶어 할 것 같지 않아서 가만히 있었다.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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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의 아내인 개브는 내로라하는 회사의 근사한 변호사가 되어 높은 임금을 받지만, 반면에 벤은 「파리 리뷰」에서 중견 편집자로 5년째 일을 하고 있는데 변변한 대우는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돈을 모아볼 심산으로 처가에 들어가 살기로 결정한다. 마침내 돈을 모았고, 궁리를 하다가 델리를 인수하게 되었고, 한국인 장모와 동업을 하게 된다. 낮에는 뉴욕의 종심 맨해튼에서 예술에 종사하고 저녁에는 젊은이들을 상대로 가게에서 일을 한다.
철저하게 개인의 사생활을 중시하는 미국의 사회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과 친근하다 못해 노크 없이 방문을 여는 등 어떻게 보면 거침없는 행동들에 깜짝깜짝 놀라기도 하지만 결국은 가족의 분위기에 동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은 같은 공간에서 함께 생활하면 닮는 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벤이 생각하는 한국인 여성이란 슈퍼우먼이라고 여길 법하게 한국인 여성은 집안의 대소사에 모두 참여해야 하고 교회의 직분이며 가족모임 등 적극적인 생활의 모습들이다. 결혼을 하고도 부모님과 같이 사는 모습을 보면 미국인들은 이해하기가 힘이 들 것이다. 그들은 독립적인 삶의 형태를 갖추고 살아가는 문화적인 이방인들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문화는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가족 구성원들의 행동이나 입장에 끼치는 영향력은 대단하다. 다른 두 나라의 사람들이 한 가족으로 살아나가려면 수용할 부분들이 정말 많이 있다는 것을 이 책 마이 코리안 델리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드웨인은 가게에 총을 가지고 온다. 가게 인수 초기였는데, 늘 그렇듯 드웨인이 거칠게 놀던 시절 무용담을 들려주고 있었다. 포크로 어떤 남자의 뺨을 찍은 이야기를 막 끝내고 나서였다. “그럼, 벤은 뭘 가지고 다녀?” “가지고 다니다니?” “호신용 무기 말이야.” 나는 당황스럽다(얼굴에 박힌 포크의 모습만 머릿속에 선명했다). 가게에서 일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데다, 신경 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닌 때에 호신용 무기 같은 것을 생각해 보지도 못했다(지금 돌이켜보면 좀 이상하지만). 쿠어스 라이트 됫병 가격도 외워야 했고 졸음을 쫓으려면 기운 차릴 것도 필요했다. 하지만 무기 같은 건 생각조차 못해본 순진한 남자로 얕보이기는 싫었다. 그래서 “오늘은 깜빡.”이나 “샐러드용 포크.” 비슷하게 뭐라고 중얼거렸으나 드웨인은 즉각 “아무것도.”로 알아들었다. 드웨인은 기함했다. 마치 재개발로 평화롭기 짝이 없게 바뀐 브루클린이 아직도 한창 교전 중인 내전 지역이라도 된다는 투였다. 조만간 가게에 강도라도 들 것 같았다. p. 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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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코드가 잘 맞으면 또는 너무 재미있을거 같으면 몇 페이지 읽지도 않았는데 미소가
씨익 지어지는 책이 있다. 물론 이런 종류의 책은 가뭄에 콩나듯 만날까 말까다. 그런데 이 책이
나에겐 그런 책이었다. 정말 재미있다.
책은 1인칭 시점에서 진행되는데 작가의 묘사가 무척 탁월하다. 주변인물, 환경, 본인의
심리상태등에 대한 묘사가 어찌나 다양하고 맛깔스러운지 현장에 있는 느낌을 전달해
주기에 충분하다. 책이 마무리 될때 쯤에는 얼마나 아쉽던지. 이런 부분은 작가뿐만 아니라
원작의 느낌을 잘 살린 번역자에게도 칭찬이 필요하지 싶다. (물론 원작을 읽어보진 못했다.)
작가가 인생을 사는데 있어서 부족한 이력은 아닌데 어떻게 보면 다소 부족한 루저같은
(물론 작가가 일부러 이런식으로 묘사를 한거겠지만) 느낌의 주인공에게서 공감대를 많이
키울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내가 만약 그자리에 있었다면 주인공과 똑같이 당황해하고
힘들어 하고 어려워 했을 그런 공감대 말이다.
광고 내용은 한국인 장모와 외국인 사위가 좌충우돌 델리를 운영한다는 얘기인데
실제 내용이 그렇지만은 않고 주인공이 겪고 경험한 이런저런 내용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한국인 장모는 조연급의 느낌이지 주인공과 같이 투톱으로 뛰는 느낌은 아니다. 그래도 이런
제목으로 마케팅은 제대로 성공한것 같다. 나 역시 이 부분에 매료되서 구매하긴 했지만.
책의 내용이 영화로도 출판 된다고 한다. 영화는 그렇게 기대되지는 않는다. 영화로 만들기엔
다소 심심하다. 그리고 작가의 심리묘사는 영화로 표현하기에 놓치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작가가 다른 책이나 더 냈으면 하는 바램이다. 첫 작품이 이정도라니 다음엔 또 어떤책을
쓸지 너무 기대된다.
두가지 문화가 만남으로 어떤 상승효과를 낸다는 것은 사뭇 반가운 일이다. 역사적으로 문화의 충돌은 대개 전쟁이나 갈등을 만들어냈지만, 한 공간에서 개인적인 만남은 대개 가벼운 대립이나 갈등, 반대로는 상승작용을 통한 깊은 친밀함을 만들어내곤 한다. 뉴욕이라는 복잡다단한 공간에서는 더욱 그러했으리라. 온전한 한국적 문화를 지니고있다기보다는 척박했던 이민자의 성향이 많이 담겨 조금 다른 느낌의 한인과 전통적 청교도성향의 백인이 만나 일구어내는 어떤 교감은 사뭇 독특하면서도 경쾌한 느낌이다.
개인적으로는 3년전의 뉴욕에 대한 느낌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선입견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집 밖을 나서면서부터 느껴지는 알 수 없는 불안감. 혼자 버스를 타고 맨하탄에 가서 거리를 다니며 커피를 마시고 간단한 끼니를 때우며 음반쇼핑을 아무런 무리없이 하는 것과는 무관한 다른 어떤 불안감이었다. 문득 이민자들에 대한 생각이 들었던 것은 그들은 이런 막연한 불안감을 어떻게 이겨내며 살고 있었을까 하는 것. 곳곳에 한인타운이 생겨난 이유는 그런 불안감때문은 아니었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어쨌든 그런 불안감을 이겨내며 미국사회의 중하위계급 속에서 억척같이 살아왔던 사람들이 그런 이민자라 생각하면 저자의 한인장모는 상당히 억척스런 여인네였을 것이다. 게다가 한인들에 어울려 살지 않고 독립적인 환경에서 생계를 꾸려갔을 법한 모습은 그 강인함이 어느정도인지를 짐작케 한다. 그런 억척의 집안에 들어간 청교도집안의 백인사위도 참 재미있어보이지만, 델리를 운영하며 자신이 겪어보지 못한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긍정적 변화를 목도하는 모습은 문화에 대한 수용력과 변화에 대한 수긍력이 참 뛰어나다는 생각도 들게 한다.
하지만 미국사회에서 백인들의 문화적 우수성을 무조건 긍정한다거나, 백인이 겪은 한인문화라해서 이 때문에 주목받는 한인사회에 대한 관심은 나름 경계한다. 다른 문화안으로 편입하는 이민자들의 사회나 문화는 언제나 존재하기 마련이고 문화란 어느곳에서든지 동등하게 존재하기 마련이라고 생각하기에 문화의 우월주의나 미국이나 뉴욕이라는 공간에서 한인사회의 생존과 주목이라는 사대주의적 시선은 반드시 배제해야 하지만 이 책의 말미와 홍보에서 언뜻 느껴지는 그런 시선은 내용과는 무관한 어떤 흠이라고 할까?
저자의 다른 문화와 다른 삶에 대한 주체적인 수용과 이해는 상당히 본받을 만한 일이다. 물론 현실적인 여건도 작용했겠지만 자신의 문화에서는 그닥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삶의 방식을 받아들이고, 생각의 차이에 있어 나름의 설득을 위한 노력과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한 이해, 그리고 나와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 앞에서 속으로 올라오는 짜증을 스스로 억누르고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은 가슴안에 존재하는 넓은 포용력을 느끼게 했다. 저자의 개인적 경험에 대한 기록인 이 책은 델리라는 작은 공간을 중심으로 모이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에서 자신이 속한 사회와 타인의 문화와 삶을 교류하고 이해했던 일종의 성찰과 고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바라는 것은, 저자의 장모집안이 한국인들이라는 데에만 촛점이 맞추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