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상품 검색가기
분야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소득공제 강력추천 오늘의책
미리보기 공유하기

시는 내가 홀로 있는 방식

민음사 세계시인선 리뉴얼판 -24이동
리뷰 총점9.0 리뷰 4건 | 판매지수 7,143
베스트
소설/시/희곡 top100 2주
정가
12,000
판매가
10,800 (10% 할인)
YES포인트
배송비?
무료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지역변경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사람을 거울삼는 문학의 쓸모 - 폴딩 손거울 증정
작은 출판사 응원 프로젝트 <중쇄를 찍게 하자!>
방구석독서
2월혜택
1 2 3 4 5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8년 10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68쪽 | 356g | 140*210*20mm
ISBN13 9788937475245
ISBN10 893747524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수많은 이름으로 썼던 천재 시인 페르난두 페소아의 시선집 두 권이 민음사 세계시인선으로 출간되었다. 세계적인 문학 비평가인 헤럴드 블룸은 셰익스피어, 조이스, 네루다와 함께 서양 문학사상 가장 위대한 작가 26인의 목록에 포르투갈의 작가 페르난두 페소아의 이름을 올려놓았다. 세계 문학계에서 이제 페소아의 이름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국내에도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산문집 『불안의 책』이 본격적으로 소개되면서, 수많은 정체성의 작가 페소아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고, 세계 문학계에서는 형이상학의 시대가 저물고 포스트모더니즘가 도래함을 일찍이 직감한 시인 페소아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세계시인선이 국내 처음 시인 페소아의 대표작들을 제대로 소개한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1부 알베르투 카에이루 ALBERTO CAEIRO]
양 떼를 지키는 사람
사랑의 목동
엮이지 않은 시들

[2부 리카르두 레이스]
송시들 - 첫 번째 책
다른 송시들

[3부 페르난두 페소아]
『메시지』 중 발췌

주(註)
이 책에 관하여 : 시인으로서의 페소아(김한민)
작품에 대하여 : 시인, 페소아(김한민)
감사의 말(김한민)

저자 소개 (2명)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가명(假名)이 아닌 이명(異名)을 창조한 시인 페소아, 국내 처음 제대로 소개하다

페소아는 평생 장르 불문하고 왕성하고 폭넓게 글을 썼지만, 본인 스스로 시인으로 여겼다. 페소아, 그는 일곱 살 때 처음 시를 쓴 이후 죽기 직전까지 평생 시작(詩作)을 멈춰 본 적이 없다. 그러나 국내에선 1994년 그의 이명 중 하나인 알베르투 카에이루의 시집이 『양 치는 목동』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가 절판된 이래, 페소아의 시는 거의 소개되지 않았다. 이번에 출간된 두 권의 시선집에는 국내 최초로 정식 소개되는 페소아 본명 및 그의 이명들의 시가 다수 수록되어 있다.

이명(異名)은 페소아의 문학을 이해하는 핵심이다. 그의 이명은 적게는 70여 개에서 많게는 12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명으로 창작 활동을 한 작가는 많지만, 페소아처럼 각 이명마다 독자적 스타일과 개성을 가진 하나의 독립된 존재로서 여러 개의 정체성을 창조하고 또 그들 간의 상호관계를 설정하여 ‘이명 놀이’를 발전시킨 사례는 없었다. 이번 시선집에는 페소아의 가장 대표적인 이명 삼인방 알베르투 카에이루, 리카르두 레이스, 알바루 드 캄푸스의 대표작을 엄선하였다. 또한 페르난두 페소아가 자신의 본명으로 살아생전 유일하게 출간했던 시집 『메시지』의 일부도 함께 수록하여, 이 두 권의 시집만으로 ‘시인 페소아의 총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다. 페소아는 생전에 출간한 작품은 거의 없지만, 자신의 시에서 ‘예언’했듯이 현재 그의 작품들은 ‘masterpiece’라는 꼬리표를 달고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만약 내가 일찍 죽는다면,
책 한 권 출판되지 못하고,
내 시구들이 인쇄된 모양이 어떤 건지 보지도 못한다면,
내 사정을 염려하려는 이들에게 부탁한다,
염려 말라고.
그런 일이 생겼다면, 그게 맞는 거다.
나의 시가 출판되지 못하더라도,
그것들이 아름답다면, 아름다움은 거기 있으리.
하지만, 아름다우면서 인쇄되지 못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
뿌리들이야 땅 밑에 있을 수 있어도
꽃들은 공기 중에서 그리고 눈앞에서 피는 거니까.
필연적으로 그래야만 한다. 아무것도 그걸 막을 수 없다.
-『시는 내가 홀로 있는 방식』에서

“한국에 김한민만큼 페소아에 미친 사람은 없을 것이다.” ― 심보선 시인

번역자 김한민은 포르투갈 포르투대학교에서 페르난두 페소아의 작품을 연구한, 국내에 유일하다시피 한 페소아 전문가이다. 김한민은 글과 그림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매 작품마다 서로 다른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여 왔다. 김한민의 작가로서의 다양한 개성과 시와 번역에 대한 엄격한 학자적 태도의 공존은 문학을 통해 ‘복수(複數) 되기’를 구현했던 페소아의 모습과 닮아 있다.

아직 한국에서는 생소한 작가 페소아에 대해, 김한민은 시와 관련된 페소아의 텍스트, 전기적 정보, 그리고 해외 연구자들의 읽어 볼 만한 의견들을 꼼꼼히 정리하여 소개하였다. 페소아의 시와 관련한 정보가 거의 전무한 국내 실정에서, 김한민의 작품 해설은 페소아의 시 세계로 항해해 나가는 데 든든한 나침반이 될 것이다.

"페소아는 낭만주의적 감정의 분출이라는 측면의 진실성에는 전혀 공감하지 않았다. (...) 시의 무대에서, 시적 자아는 진실성의 연기를 실행할 뿐이고, 이 ‘배우’의 안무나 연기는 시인에 의해 사전에 철저히 계획되고 연출된 것이어야 했다. 페소아는 시적 자아가 시인 본인과 다르지 않은 낭만주의의 등식을 수정하며, “감정적 진실성=?시적 진실성” 또는 “시적 자아=?시인=?저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왜냐면 한 저자 안에는 수많은 저자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차이가 자리를 잡으면, 감정의 객관화라는 목적도 실현될 수 있다."
- 김한민, 「작품에 관하여: 시인, 페소아」, 『시는 내가 홀로 있는 방식』에서

변방의 포르투갈 문학을 유럽 모더니즘의 중심으로 끌어올린 거장 시인

“우리 모두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다. 다시 말해, 진정한 우리 자신이 되었다.” - 페르난두 페소아

『시는 내가 홀로 있는 방식』에는 페소아의 대표 이명 삼인방 중 두 명, 알베르투 카에이루와 리카르두 레이스의 대표작과 페르난두 페소아가 본명으로 생전 출간했던 단 한 권의 시집, 『메시지』의 일부를 수록하였다.

알베르투 카에이루는 포르투갈 리스본 출생으로, 시골에서 생의 대부분을 보낸 목가적인 전원 시인이다. 그는 다른 모든 이명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중심 인물로, 페소아는 그를 “내 안에서 태어난 내 스승”이라고 표현하였다. 형이상학적 해석에 대한 경계,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려는 순수한 직관 등을 중시하였다. 그의 대표작 「양 떼를 지키는 사람」에는 “세상을 바라봄으로써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자연의 견자(見者)”가 등장한다.

하지만 눈을 뜨고 태양을 보면,
이제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왜냐하면 햇빛은 그 어떤 철학자나 시인의
생각보다 더 가치 있기에.
햇빛은 자기가 뭘 하는지 모르고
그렇기에 틀리는 법이 없고 흔하며 좋은 것.
- 「양 떼를 지키는 사람」, 『시는 내가 홀로 있는 방식』에서

리카르두 레이스는 ‘포르투갈어로 시를 쓰는 호라티우스’라고 불리는 우아한 고전주의자로, 경구를 연상시키는 문체를 구사하였으며 정형시를 많이 남겼다. 외과의사를 직업으로 가진 그는, 다른 이명 카에이루를 스승으로 존경하였으나 또 다른 이명인 캄푸스에 대해서는 못마땅하게 여겼다. 그의 시에서는 에피쿠로스학파의 현재의 만족을 추구하는 이상과 스토아학파의 완전한 자주성의 경향을 발견할 수 있다. 사포, 아리스토텔레스 등 고대 그리스 문학 및 철학서를 번역하기도 했다.

에피쿠로스를 사랑하지만,
그의 가르침보다는 우리 식대로
그를 더 잘 이해하는 나의 형제들아,
이 차분한 두 체스 기사들의
이야기 속에서 인생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배우자.

진지한 것들은 전부 우리와 별 상관이 없게,
심각한 것은 무겁지 않게.
본능들의 자연스러운 충동이
근사한 게임을 두고자 하는
(한가로운 나무 그림자 아래)
무용한 쾌감에 양보를 하게.
-「다른 송시들 ― 체스를 두는 사람들 」, 『시는 내가 홀로 있는 방식』에서

페소아는 수많은 글을 남겼지만, 생전에 정식으로 출간된 책은 포르투갈어 시집 『메시지』 단 한 권뿐이었다. 『메시지』에서 드러나는 민족주의적 경향으로 인해 페소아를 민족주의 시인으로 여기기도 한다. 그러나 페소아는 그의 본명마저도 다른 이명들과 마찬가지로 여러 정체성 중 하나로 사용했기에, 그의 본명 시를 마주하면서 오히려 자동적으로 여러 명의 시적 정체성을 상기하게 된다.

오 소금기 바다여, 너의 소금 중 얼마만큼이
포르투갈의 눈물인가?
너를 건너느라, 얼마나 많은 어머니들이 눈물 흘렸으며,
얼마나 많은 자식들이 부질없이 기도했던가!
또 얼마나 많은 신부들이 결국 결혼에 이르지 못했는가
너를 우리 것으로 만드느라, 아 바다여!
- 「『메시지』 중 발췌 ― 포르투갈의 바다」, 『시는 내가 홀로 있는 방식』에서

페소아가 가장 사랑했던 이명, 거침없이 내지르는 도취된 모더니스트 알바루 드 캄푸스

『초콜릿 이상의 형이상학은 없어』에는 페소아가 가장 사랑했던 이명으로, 월트 휘트먼의 영향을 받은 알바루 드 캄푸스의 대표작을 실었다. 알바루 드 캄푸스는 1890년 포르투갈에서 태어나 글래스고에서 교육 받은 선박 엔지니어로, 20세기 초 도래한 기술 전성시대를 시적으로 해석할 임무를 부여받은 도취된 모더니스트였다. 무려 900행이 넘는 대표작 「해상 송시」에서 짐승처럼 폭발하는 광기와 말끔하게 정돈된 현대성을 번갈아 가며 보여 준다.

노란 쇠줄 철망으로 된 창구가 있는 사무실처럼 깨끗하고, 정돈되고, 현대적인,
신사처럼 자연스럽게 절제된, 지금의 내 감각들은
실용적이며, 착란 따위와는 거리가 멀고, 바다 공기로 허파를 채운다,
바다 공기를 들이마시는 게 얼마나 위생적인지를 아주 잘 아는 사람들처럼.
날은 이미 완연히 일과 시간으로 접어들었다.
모든 것이 활기를 띠고, 질서정연해진다.

자연스럽고 직접적인 큰 기쁨을 안고 나는 영혼과 함께 다닌다
상품들의 적재를 위해 필요한 모든 상업적인 활동들.
나의 시대는 모든 송장(送狀)에 찍히는 도장,
그리고 내 느낌에 모든 사무실들의 모든 서신들이
내게로 보내져야 할 것만 같다.
- 「해상 송시」, 『초콜릿 이상의 형이상학은 없어』에서

그는 페소아의 이명 중 가장 왕성한 생산성을 자랑하였으며, 페소아와 마지막까지 함께한 이명이기도 했다. 페소아는 “아무도 나를 개인적으로 만난 적은 없다, 캄푸스를 제외하고는.”이라고 말할 정도로 캄푸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절대 되지 못할 것들을 향한 씁쓸함으로
최소한 이 시구들의 서투른 글씨체,
불가능으로 향하는 부서진 관문은 남는다.
-「담배 가게」, 『초콜릿 이상의 형이상학은 없어』에서

회원리뷰 (4건) 리뷰 총점9.0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페소아의 '시는 내가 홀로 있는 방식'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2019.02.1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페르난두 페소아의 '불안의 서'를 읽고서 페소아의 글에 빠졌습니다ㅎㅎㅎ그래서 '시는 내가 홀로 있는 방식'과 ' 초콜릿 이상의 형이상학은 없어'가 출간되었을 때 정말 기뻤고 금방 주문해서 읽었습니다. 리뷰가 늦었네요.개인적으로 초콜릿 이상의 형이상학은 없어보다 이 시집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페소아는 여러 다른 이명들을 가지고 문학 활동을 했다고 하는데, 전체적으로 이
리뷰제목

페르난두 페소아의 '불안의 서'를 읽고서 페소아의 글에 빠졌습니다ㅎㅎㅎ

그래서 '시는 내가 홀로 있는 방식'과 ' 초콜릿 이상의 형이상학은 없어'가 출간되었을 때 정말 기뻤고 금방 주문해서 읽었습니다. 리뷰가 늦었네요.

개인적으로 초콜릿 이상의 형이상학은 없어보다 이 시집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페소아는 여러 다른 이명들을 가지고 문학 활동을 했다고 하는데, 전체적으로 이 시집의 글들이 더 취향이었습니다.

마음에 들었던 시를 두어 개 찍어보았습니다.

 

 

 

 

 

민음사의 세계 시집 시리즈가 다 그런 것 같던데, 한 쪽엔 원문이 적혀 있고 나머지 한 쪽에 번역된 시가 나와 있는 책 구성이 참 좋았습니다. 실제로는 어떤 식으로 쓰였는지도 알 수 있고, 포르투갈어를 공부하면 언젠가 원문으로도 읽어볼 수 있지 않을까 싶고... 아무래도 특히 시는 원래 쓰여진 언어로 읽을 때가

가장 아름다우니까요.

 

좋은 책 출간해주셔서 잘 읽었습니다!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구매 시는 내가 홀로 있는 방식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월리 | 2018.12.19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고등학교 재학 당시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천주교 신부(神父)가 되는 게 꿈이었다. 개신교 신자인 나하고는 친하게 지낼만한 교집합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가까이 지낼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는 바로 ‘문학’에 대한 지향성 때문이었다. 대중가요와 패션, 축구가 전부이던 남고 교실에서 은따였던 우리는 서로를 단번에 알아보았는데, 선호하던 문학의 장르가 달
리뷰제목

고등학교 재학 당시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천주교 신부(神父)가 되는 게 꿈이었다. 개신교 신자인 나하고는 친하게 지낼만한 교집합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가까이 지낼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는 바로 문학에 대한 지향성 때문이었다. 대중가요와 패션, 축구가 전부이던 남고 교실에서 은따였던 우리는 서로를 단번에 알아보았는데, 선호하던 문학의 장르가 달라서 서로에게 더 매력을 느꼈던 것 같다. 소설을 좋아했던 나는 (수능에는 절대 나오지 않는) 알퐁스 도데, 기 드 모파상, 앙드레 지드 등의 작품을 그에게 소개시켜 주었는데, 그 친구는 를 좋아해서 자신이 창작한 시를 나에게 수줍게(?) 보여주곤 했다. 그는 시를 짓는 신부가 되고 싶다고 했다.

 

페소아의 시에 대한 감상 대신 과거에 대한 회상으로 (다소 엉뚱하게) 독후감을 시작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페소아의 시를 내가 평하는 것 자체가 주제 넘는 일이다. 둘째, 페소아의 시를 읽는 과정에서, 소설을 읽기만 했던 나와 달리 시를 직접 썼던 그 친구가 생각이 났다. (그 친구의 시의 내용은 전혀 기억나지 않지만, 꽤 근사했던 이미지만은 확실하게 기억난다.)

꽤 많은 책을 읽었으되 지금까지 읽은 시집은 손에 꼽을 만큼 적다. 그래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시인 듯, 시 아닌, 시 같은 페소아의 시를 보면서 상당히 당혹스러웠다. 시 한 편이 90장 가까이 되도록 끝날 줄을 모르거나, 자신의 이름으로는 떠오르는 시상(詩想)을 다 담을 수 없었는지 여러 개의 이명(異名)으로 모순되는 정확히는 정체성이 충돌되는 발화들, 그럼에도 전혀 개의치 않는 뻔뻔함.(아니, 당당함.) 이것을 라고 말할 수 있다면, 나는 전혀 시를 이해하지 못했다.

내 속의 파토스를 억지로 끄집어내어 감동받을 의도는 관두고, 다음으로는 철학적으로 접근해봤다. (철학적 사고방식은 아직 페소아를 논할 자격이 없다는 알랭 바디우의 말에 도전적 자극을 받았기 때문이다.) 로고스를 건드리는 추상적인 보통명사(예를 들어 자연’)들이 다른 시인들의 시에 비해 자주 등장하는 것이 조금은 신선하여 행간의 의미와 페소아의 의도를 분석해보려 시도하였으나, 그도 이내 관두었다. 페소아는 분명 자신의 시를 통해 그런 나의 태도를 꾸짖었다.

그저 존재할 뿐인 사물들에 대한 인간의 거짓말이 찾아온 거다.

그래서 일단은 사랑한다는 것은 순진함이요, 모든 순진함은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는 페소아의 명제를 받아들이고 그 다음부터는 사유하기를 멈췄다. 거기서 비롯되는 자유도 자유라면 나는 페소아를 읽는 내내 자유로웠다.(그 때 당시도, 지금도 자유롭고 싶다.)

 

시를 짓는 신부가 꿈이었던 그 친구는 지금으로서는 연락은커녕 생사조차 알 수 없는 타인이 되어 버렸다. 함께였던 당시 그 친구에게 너는 시를 쓰고 있으니, 이미 시인이 아냐?’라고 물었다. 그 친구는 이렇게 답했다.(정확하게는 기억나지 않지만 뉘앙스를 최대한 비슷하게 재현하면 이렇다.)

시를 좋아해서 시를 쓸수록 시하고 멀어져. 하느님보다도 훨씬 까다로운 존재야.”

그 친구는 신부가 되는 것보다 시인이 되는 게 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 친구는 신부가 되었을까? ‘시인이 되었을까? 아니면 꿈을 이루어 시를 짓는 신부가 되었을까? 언젠가 우연히 만날 수 있다면 페소아와의 만남을 주선하리라. (만약에 페소아를 알고 있다면, 그도 페소아와 마찬가지로 시인이 되는 건 욕망이 아니라 내가 홀로 있는 방식이라고 표현하려나?)

우리였던 둘, 그리고 인생 보편의 낯선 총합을 함께 묶어 주는.그 친구, 보고 싶다.

 

댓글 0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구매 파워문화리뷰 시는 내가 홀로 있는 방식 /페르난두 페소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파란자전거 | 2018.12.13 | 추천6 | 댓글8 리뷰제목
때로는 바람이 지나가는 걸 듣는다,그리고 생각한다, 바람이 지나가는 걸 듣는 것만으로도      태어날만한 가치가 있구나. (106쪽) 나는 시인 페르난두 페소아를 자신의 가슴 안에 깃들어 사는 다중인격에 즐거워하고 괴로워했던 예술가라고 기억한다. 그의 산문집 《불안의 책》을 읽을 때 나는 좀 괴로웠었다. 어쩌면 이렇게 두꺼운 책을 어쩌면
리뷰제목

때로는 바람이 지나가는 걸 듣는다,

그리고 생각한다, 바람이 지나가는 걸 듣는 것만으로도

      태어날만한 가치가 있구나. (106쪽)

 

나는 시인 페르난두 페소아를 자신의 가슴 안에 깃들어 사는 다중인격에 즐거워하고 괴로워했던 예술가라고 기억한다. 그의 산문집 《불안의 책》을 읽을 때 나는 좀 괴로웠었다. 어쩌면 이렇게 두꺼운 책을 어쩌면 이렇게 멋지게 쓴단 말인가. 하지만 이것은 천재의 일필휘지가 아니라 생의 모든 시간을 문장에 바친 '한 바보'의 일기였음을 한참 뒤에 깨달았었다.

 

생전에 그다지 박수를 받지 못했던 그였지만, 47살 이른 나이에 찾아온 죽음 뒤에는 바뀌었다. 그의 모든 것을 기꺼이 사랑할 각오가 되어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그가 트렁크에 남긴 방대한 문장들 속을 헤매고 있는 것이다. 이런 내용을 알게 된 것은 《불안의 책》을 읽다가 알게 된  이탈리아 작가 안토니오 타부키의 책을 통해서 였다. 폐소아에 대한 글《사람들이 가득한 트렁크》는 타부키가 얼마나 페소아를 흠모하는지 알게 했다.

 

타부키와 같은 사람이 우리나라에도 있었다. 이 시선집을 번역한 역자도 페소아에 빠져 포루투갈어를 배우고 페소아가 간 길을 더듬으며 살고 있는 작가라고 한다. 덕분에 페소아의 시가 궁금했던 나 같은 독자들이 그의 시를 만날 수 있게 되었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이 책에는 페소아의 대표적 이명인 알베르투 카에이루와 리카르두 레이스, 그리고 페소아의 시들을 나눠 수록했다. 페소아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읽는다면 이게 어떤 상황인지 궁금할 수도 있겠다. 그래서 뒤에는 역자의 소개글이 상세하게 나와있다. 페소아가 어떤 사람인지, 그의 이명들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페소아 폐인인 역자가 잘 설명해 놓았다. 이 소개글만 읽어도 궁금증이 풀릴 것이다. 혹시 더 궁금하면 자료를 찾아 인터넷을 검색하면 되고, 그러다보면 어느새 페소아에 푹 빠져있는 자신에 놀라게 될 것이다.

 

《불안의 책》이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은 이 책이 출간되자마자 2쇄를 찍었다는 것으로 알 수 있다. 앞의 책이 아니라면 페르난두 페소아라는 이름으로 출간 된 시집을 선뜻 구입할 사람이 많지 않았을 것 같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펴본 이 시집의 시들은 어땠을까.

 

나는 한 번도 양을 쳐 본 적 없지만,

쳐 본 것이나 다름없다.

내 영혼은 목동과도 같아서,

바람과 태양을 알고

계절들과 손잡고 다닌다

 

로 시작하는 <양 떼를="" 지키는="" 사람="">은 무려 49장의 장시로 이뤄져 있지만 목동이 부르는 노래처럼 다정하게 응얼거리는 여운이 있어서 생의 질문에 순박한 답을 원할 때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첫 시인으로 소개된 알베르투 카에이루는 페소아의 이명들 중에서 가장 자연친화적 인물이라는 평을 듣는 것처럼 시들도 어렵지 않으면서 가슴 안에서 불어오는 허밍을 듣는 것처럼 아련한 맛이 있었다.

 

두번 째 시인인 리카르두 레이스는 의미를 찾기 어려워 해설을 찾아 읽어보았다. 페소아는 레이스를 "외과의사이자 시인이며 신고전주의 호라티우스주의자. 독학으로 그리스어를 배"운 인물로 만들었다. 레이스는 지성을 강조하고 감정을 피했기 때문인지 일반 독자들이 읽기에는 추상성이 강하다는 역자의 해설을 들으니 조금 이해가 되기도 한다. 이런 레이스의 시는 명확한 이미지 전달이나 해석을 하기 어려웠는데 그래도 마음을 붙잡는 구절들이 있었다. 예술을 어떻게 이해하며 다가갈 수 있겠는가.

 

신들에게 유일하게 바라는 건

 

신들에게 유일하게 바라는 건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

나는 자유로울 거야 - 행운도 불행도 없이,

          삶이라는 바람처럼

          아무것도 아닌 공기 중에.

증오와 사랑은 똑같이 우리를 찾지, 양쪽 다,

각자 자기 식으로, 우리를 억누르지.

         신이 아무것도 베풀지 않는 자

         바로 그에게 자유가 있지.

 

마지막 3부는 페소아가 생전에 자신의 이름으로 출간한 첫 시집《메시지》에서 발췌한 내용을 싣고 있다. 그토록 많은 이명을 만들어 놓고 아무데도 넣지 못한 시들을 자신의 이름으로 발표한 시들이라고 한다. 말년에 페소아는 자신이 만든 이명들이 다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이명들의 존재는 평생 외로움과 맞서는 페소아 만의 방식이 아니었을까 싶다.

 

먼 이국의 시인이 두고 간 생각을 읽었다. 가끔 어떻게 살아야 좋을지 마음이 번잡할 때가 있다. 그러나 폭설로 내리는 눈송이처럼 많은 삶 중에 누가 조금 더 반짝이고 조금 더 컸다고 자랑할 수 있겠는가. 모든 것이 순간인 것을. 이런 생각 끝에 정리하는 것은  삶이란 결국 최고점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하는 과정이 답이 아닐까 싶다. 페소아의 다중인격들 또한 한바탕 내리고 간 눈송이들. 지금은 녹아서 흔적도 없지만 그 흔적을 찾으려는 발굴가들이 있어 지금까지 부지런히 지속되고 있는 하나의 생, 하나의 눈송이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댓글 8 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6

한줄평 (6건) 한줄평 총점 9.6

혜택 및 유의사항 ?
구매 평점5점
시간과 공간, 그리고 세대를 관통하는 시.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쇼이 | 2019.01.02
구매 평점5점
페소아....존경합니다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 2018.11.20
구매 평점4점
어렵다..이 책의 시들은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나없음 | 2018.11.19
  •  다운받은 쿠폰은 결제 페이지에서 적용해 주세요.
1   10,800
윙배너 펼침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