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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수리 집수리

: 집을 수리하고 삶을 수리하는 건축가 김재관의 집과 사람 이야기

리뷰 총점9.8 리뷰 4건 | 판매지수 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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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9년 08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408쪽 | 596g | 145*196*30mm
ISBN13 9788954657457
ISBN10 8954657451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상품 이미지를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원본 이미지
집수리는 그곳에 사는 사람의 삶을 수리하는 일이다

빛, 축, 터, 방, 마당, 시선, 나무, 바람, 어둠을 수리해
낡고 허름한 집에 새 숨을 불어넣는 건축가 김재관


통념을 뒤집어, 집수리에 사람과 인문학을 담다
집은 사람의 삶을 담는 공간이다. 우리의 생활은 집의 구조, 크기, 실용성 등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낡고 좁은 집을 떠나, 쾌적하고 넓은 집에 살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는 것은, 투자 혹은 투기가 목적이 아닌 바에야, 당연하다. 인간 삶의 기본 조건이기에 그렇다. 그러나 오랜 세월 살아온 집도 나이가 들어 낡고 허름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재개발, 재건축에 밀려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도 한다. 우리가 사는 동네의 지형도, 도시의 지형도, 거기 사는 사람들의 삶도 밑도 끝도 없는 재개발에 떠밀려 끊임없이 변해간다.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삶의 공간을 수리해가며 살아가는 일은 대한민국처럼 끊임없이 재개발이 이어지는 나라에서는 웬만해선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그러나 이것은 그대로 두어도 괜찮은 일일까. 건축가 김재관이 잘나가는 건축가에서 집수리업자로 전향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쉼 없이 신축 건물을 지어나가는 일이 아닌, 시공간의 역사를 보존하면서도 옛것의 새로운 쓸모를 찾아가는 집짓기. 즉, 김재관의 집수리는 집값과 유행에 따른 증축이나 리모델링과는 다른 개념을 갖는다. 건축가 김재관은 이를 격물치지格物致知의 집수리라 부른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들어가며
_수리입문/수리지명/수리멸종/수리지향/수리소개

1부. 율리아네 집수리

○ 집수리, 사람들
우린 하루가 멀다 하고 만나 집에 대해 이야기했다

○ 수리수리 집수리
마당의 수리/어둠의 수리

2부. 김 교수네 집수리

○ 집수리, 사람들
건축은 문장과 같습니다

○ 수리수리 집수리
축의 수리

3부. 철민이네 집수리

○ 집수리, 사람들
삽시다, 여기 사야 해요

○ 수리수리 집수리
나무의 수리/방의 수리/평생수리

4부. 예진이네 집수리

○ 집수리, 사람들
센 땅 위에 지어진 집

○ 수리수리 집수리
시선의 수리/빛의 수리/시간의 수리/터의 수리/하자의 수리

5부. 이상집 집수리

○ 집수리, 사람들
뻔하되 허무하지 않던 이상과 닮은 집

○ 수리수리 집수리
태의 수리/수리본능

예고편_두꺼비집 집수리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닦을 수修, 다스릴 리理…… 이처럼 멋지고 지성적이며 합목적적인 말을 우린 잊고 있었다.--- P.14

왜 수리를 해야만 하는 것일까. 그것의 궁극적인 목적은 집수리 자체라기보다는 수리된 집에서 살게 될 인간의 삶을 수리하는 것이다.--- P.16

남쪽에 버티고 있는 5층짜리 다세대주택은 볕 잘 들던 남향집을 과거로 만들었다. 오전 열시부터 열한시경 동남쪽을 지나는 햇볕이 고시원의 지붕을 비끼며 잠시 동안 볕을 선사하곤 오후 세시까지는 앞집 뒤로 숨었다가 오른쪽 길과 집 사이의 틈으로 한두 시간 남짓 나타난 후 곧 사라졌다. 햇볕도 그랬지만 마당과 방들이 온통 내려다보이는 것도 심각해서 두꺼운 커튼으로 창문의 절반쯤을 가려야 했다. 보여지는 것도 불안했지만 그렇다고 스스로를 가둘 수도 없기 때문이었다.--- P.30

집수리업자가 된 이후 설계사무실 시절의 설계도면과 달라진 점은 시공할 수 없는 도면은 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을 해결할 사람이 우리 자신이기 때문이다.--- P.67

‘삼대가 공덕을 쌓아야 남향집에서 살 수 있다’는 남향집에 대한 신뢰는 옳을까? 거실, 안방이 남쪽을 차지하면 나머지 공간들은 다른 곳에 배치될 수밖에 없으므로 결국 어두운 계단실, 어두운 건넌방, 어두운 부엌, 어두운 창고가 만들어진다. 그것은 선택이라기보다 밝음으로부터 소외된 결과일 뿐이다. (「율리아네 집수리」 중 ‘어둠의 수리’에서)--- P.86

“건축은 문장과 같습니다. 문장을 이루는 품사들은 저마다 용처가 다릅니다. 당신이 지적한 곳은 계단의 시작이자 욕실의 입구이며 마루를 오르는 첫 단이기도 합니다. 이 세 가지 기능을 동일한 높이로 맞추라는 것은 문장을 해체하고 단어만 한 줄로 나열하자는 것과 같습니다.”--- P.110

이튿날 새벽, 약속대로 여러 명의 목수들이 현장에 도착했다. 그들이 시작한 일은 바닥에 마루를 까는 일이었는데 이 일의 큰 어려움은 마루를 놓을 방의 네 귀가 직각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소위 ‘가네’가 나(직각이 틀어져) 사방이 찌그러진 공간이었다. 네 변의 길이가 모두 다른 공간에서는 그 편차를 미리 감안하지 않으면 작업이 진행될수록 오차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 사실을 미리 예견했던 목수들은 급하게 마루를 깔기보다는, 적용된 치수들을 나무 개수마다 대입하여 일정한 순서로 시공이 될 경우 맨 마지막의 마룻널이 어떤 모양이 될지를 미리 계산한 후 마지막 장의 마룻널이 그것과 만나는 벽면과 수평이 되도록 마루의 간격마다에서 그 편차를 미리 흡수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보기만 해도 든든했다. (「김 교수네 집수리」 중 ‘벌교 목수네 이야기’)--- PP.149~150

옛날 집을 수리할 때 무서운 복병은 이미 수리되어 변형된 상태를 알 수 없을 때인데 그것을 발견하기 어려운 것은 설계도면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다. 그렇다고 이사를 가면서 언제 어디를 불법으로 수리했으니 조심하라고 인수하는 경우도 없다. 또다른 이유는 불법 변경의 흔적이 천장 속이나 미장된 표면 속에 감춰져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를 가정하지 않고 현재 보이는 공간이 최종이라고 판정하고 그것을 대상으로 건축적 지식을 동원하여 내력벽 비내력벽의 판정을 하면 정말 아찔한 경우가 생긴다(공무원이 이글을 보지 않기를 바라며). 이 집도 그런 부분이 있다. 준공이라고 부르는 절차를 통과할 경우를 미리 가정하여 공사한 부분들인데 대부분이 단열, 난방, 방수가 안 돼 있고 철근의 연결 없이 한몸처럼보인다는 것이다. 이걸 발견하는 것은 정말 어렵고도 중요하다.(「철민이네 집수리」 중 ‘방의 수리’에서)--- P.221

말하자면 벽돌을 잘 쌓는다는 것은 한 장 한 장을 가지런하게 쌓는다는 것도 있지만, 전체 맥락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런 감각만큼은 정 반장이 한 수 위다. 그런 의미에서 딱부리가 갑자기 똥을 누고 싶어진 것은 그것을 해결하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이 누군가에게 들켰을 것을 알고 한 행동일 가능성이 높다. 어쩌면 손녀 때문에 하루를 비운 날 정 반장이 그 부분을 모두 마무리한 것을 까맣게 모르고, 자신이 그 부분을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현장에서 누군가 출근하지 말라는 연락을 해왔다’는 거짓말을 지어냈을지도 모른다. 말하자면 영원히 똥을 싸고 싶었던 것이다. 그 반대의 경우라면, 자신이 해결하지 못한 것을 정 반장이 완성했음을 알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두 사람은 초등학교 때부터 앞뒷집에 살았던 친구이긴 했지만 기술자로서의 자부심은 별개여서 쌓는 방법을 가지고도 종종 다투는 라이벌이기도 했다.(「예진이네 집수리」 중 ‘딱부리’ 이야기)--- PP.258~259

빛은 공간을 더 밝게도 하지만 더 깊은 어둠을 만든다.--- P.309

집수리에서 기존의 것을 유지한다는 것은 문화재나 유적을 보존하는 것과는 달리 ‘새로운 쓸모’를 찾는 실용적 행위이며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에 대한 문법적 해결이기도 하다. 단순히 미학적 필요에 따라 낡은 것과 새것의 물성을 대비시키려는 건축적 수법과 다르다.
--- P.314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우리가 몰랐던 집수리 현장의 생생함과 이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다

이 책에는, 건축에 관한 여타의 책들과 다르게 집수리 현장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가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담겼다. 현장의 장인, 기술자들의 이야기와 함께 집을 둘러싼 동네 이웃들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집수리의 구체적인 현실을 유쾌하게 재현해 보여주는 이 책은, 그 어디서도 알 수 없었던 집에 관한 생생한 지식을 전달해주고 있다. 포복절도할 만큼 유쾌하지만 더러는 코끝 찡한 김재관식 스토리텔링은 건축이란 것이 결국 구체적인 사람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다는 것을 절로 깨우치게 한다.
건축가의 미학적 욕망보다는 그 건물에 사는 사람의 삶을 먼저 바라보는 실용적인 정신, 시공할 수 없는 설계도면은 더이상 그리지 않는다는 현장성, 인력시장에서 일 잘하는 사람을 찾아내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집수리장이의 치열한 하루하루는 폐가나 다름없는 집을 말 그대로 ‘변신’시키고야 만다. 건축적 심폐소생술이라 부를 만하다.

나는 목수다. 나는 요즘 집수리에 재미를 붙였다. 이 말에서 무언가 촌스러움을 느끼거나 동네에서 흔히 보던 ‘집수리’ 간판을 떠올린다면 내가 말하는 의미와 다르지 않다. 내가 하는 일 역시 여느 집수리장이처럼 인부들의 숫자를 헤아려 점심밥을 시키고, 삼립빵과 컵라면의 가격 차이를 따져 새참을 준비하고, 내일 사용할 벽돌을 미리 주문하고, 새벽 인력시장에 기별해 젊은 사람이 아니면 되돌려 보내겠다며 눈을 부라리는 일이다.
_본문 10쪽

한 사람, 가족, 동네의 역사를 보존하고 오래도록 살아 숨 쉬게 하는 집수리

책에는 총 다섯 채의 집수리 과정이 담겼다. 제각각의 긴 사연을 품은 오래된 집들은 저마다의 문제들도 가지고 있다. 그 문제로 인해 그곳에서 더이상 살기를 꺼려하는 이들도 있지만, 문제를 해결해 그곳에서 계속해서 살아가려는 이들도 있다. 이런 때에 필요한 것이 집수리다. 이사만이 능사가 아닌 것이다.
건축가 김재관은 집이 지닌 문제들부터 살핀다. 주변의 높은 건물들로 볕이 들지 않게 된 어두운 집, 산 밑의 높은 지대에 지어진 낡은 집, 안방만 밝은 어두운 남향집, 잡동사니로 복잡해져 무용지물이 된 마당, 유행이 지난 눈썹지붕은 김재관의 날카로운 관찰 속에 하나하나 해결책을 찾아나간다. 그리고 이러한 관찰과 분석은 이전과 같은 집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몰라보게 집의 구조와 쓰임새를 바꿔놓는다.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봉착한 난관들을 살피기에 가능한 일이다. 집과 인간을 연결해 최대한의 아름다움과 실용을 구현하는 건축가 김재관의 집수리는, ‘도시 재생’이라는 화두에 의미 있는 시사점을 던진다.

‘삼대가 공덕을 쌓아야 남향집에서 살 수 있다’는 남향집에 대한 신뢰는 옳을까? 남향집은 겨울이면 태양의 고도가 낮아져 빛이 깊이 들어오고 여름이면 그 반대가 되어 실내공간을 쾌적하게 만드는 합리적인 방위각이다. 그렇다고 볕이 골고루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거실, 안방이 남쪽을 차지하면 나머지 공간들은 다른 곳에 배치될 수밖에 없으므로 결국 어두운 계단실, 어두운 건넌방, 어두운 부엌, 어두운 창고가 만들어진다. 그것은 선택이라기보다 밝음으로부터 소외된 결과일 뿐이다. 남향의 미덕보다는 그로 인한 환경적 우열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_본문 86쪽

회원리뷰 (4건) 리뷰 총점9.8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수리수리 집수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z****n | 2020.03.2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제목이 재미있어서 일단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그리고 신문 칼럼 면에 가끔씩 저자의 글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결론적으로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집수리를 하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일들을 맛깔나게 글로 표현해 냈더라고요.그리고 깔끔하게 다듬어진 집 사진을 보면서 나중에는 저도 저런 집에서 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집수리업자라고 하;
리뷰제목

제목이 재미있어서 일단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신문 칼럼 면에 가끔씩 저자의 글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집수리를 하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일들을 맛깔나게 글로 표현해 냈더라고요.

그리고 깔끔하게 다듬어진 집 사진을 보면서 나중에는 저도 저런 집에서 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집수리업자라고 하면 일단 선입견을 갖게 되는데, 저자처럼 문학적인 면도 있네요.

각 에피소드들이 흥미를 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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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수리는 결국 사람의 수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f********e | 2020.02.2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집을 고치며, 마음도 고칩니다>에서 정재은 작가가 누군가에게 부탁해 지은 집에서 살아가는 입장이었다면, 그 집을 지어주는 사람이 있을 테다. 딱 그 상황에 맞는 집 수리업자의 책이 마침 내게 있었다. 영화 <집 이야기>를 관람한 후 영화사에서 선물 받은 책이다. 세 작품 전부 집이라는 공간에 사람과 삶의 이야기가 새겨진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그래도 여전히 풀리지 않;
리뷰제목

<집을 고치며, 마음도 고칩니다>에서 정재은 작가가 누군가에게 부탁해 지은 집에서 살아가는 입장이었다면, 그 집을 지어주는 사람이 있을 테다. 딱 그 상황에 맞는 집 수리업자의 책이 마침 내게 있었다. 영화 <집 이야기>를 관람한 후 영화사에서 선물 받은 책이다. 세 작품 전부 집이라는 공간에 사람과 삶의 이야기가 새겨진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그래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 존재했다. 영화 <집 이야기>에서 집을 수리하는 장면은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째서 영화 리뷰 이벤트에 굳이 해당 책이 선물로 주어졌을까. 그러다 문득 이런 문장을 발견했다 : "낡음을 증명함으로써 아파트와의 교환 수단이 되면서 집 수리라는 말도 함께 사라져갔다". 영화 <집 이야기>에는 아버지가 머무는 아주 오래된 집이 나온다. 가족들이 모두 떠나갔음에도 불구하고, 무엇 하나 바꾸지 않은 채 오래도록 한자리에 있는 아버지는 집 그 자체다. 낡음을 유지하는 사람과 낡음을 새것과 교환하지 않으려는 사람(책 <수리수리 집 수리>의 김재관 건축가)은 분명 닮은 구석이 있다. 그리고 나는 익숙함을 애정 하는 그들이 좋았다.

어릴 적에 살던 동네가 빈틈없이 새 아파트와 교환되었다. 같은 동네에 오래 살았던 나도 알지 못하는 길들이 이쪽저쪽 생겼다. 밤중에 불이 빼곡히 켜져 있는 아파트를 보고 있으면, 비행 준비를 마친 우주선을 보는 것만 같다. 낮은 벽돌 담장으로 가득하던 동네가 기억 저 편으로 사라지고, 내 동네가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엇비슷한 주택에 살면서 고만고만하던 친구들도 온데간데없다. 변해버린 동네를 바라보며 내뱉던 짧은 탄식은 어느 날 큰 충격으로 확장되었다. 건물이 세워지기 전 비어있는 땅을 발견하고야 말았다. 또 하나의 추억이 저버리는구나, 나는 이제 되짚으며 돌아올 곳이 없구나, 하면서 바라보던 순간의 상실감을 나는 오래도록 잊지 못하리라. 그래서 과거를 함부로 내다 버리지 않는 두 작품을 사랑한다고 말한 것이다.

책 <수리수리 집수리>를 읽는 건 내 아버지를 이해하는 일이기도 했다. 아버지는 도배공으로 오랫동안 일을 하셨다. 이 책에서 김재관 건축가가 집을 수리하면서 만난 인부들의 이야기를 하는데, 도배공에 대한 것도 딱 한 번 초반에 등장한다. 여러 번 언급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반갑고 아버지가 일하던 현장을 들여다볼 수 있어 좋았다. 집을 이사할 때마다 벽지에 풀을 바르는 아버지는 여러 번 보았지만, 일터에 간 기억은 거의 없다. 심부름으로 찾아가도, 주변을 맴돌면서 기다리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아버지와 나는 과묵한 편이어서 자신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별로 나누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 책을 읽으며 아버지가 일하고, 또 다른 업자와 협력하는 모습을 얼추 그려볼 수 있었다. 영화나 책을 통해 어머니가 아니라 아버지를 헤아리는 건 새로운 경험이었다.

김재관 건축가의 묘사처럼 인부들은 대개의 경우 배움이 짧다. 또 경력이 오래된 탓에 실력에 대한 자부심으로 컨트롤하기가 어렵다. 일만 잘하면, 현장에서 이런 단점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래도 어려서부터 한 우물만 판 덕에 자기 분야에서는 전문가고, 현장의 다른 업무도 조금씩은 할 줄 안다. 우리 아버지도 집의 간단한 수리나 보수 일은 직접 해결하셨다. 그래서 어릴 때는 집에 문제가 터졌을 때, 친구들이 아버지가 아니라 다른 '아저씨'를 부른다고 해서 당황한 적도 있다. 갑작스러운 고장도 상관없고, 적지 않은 돈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를 나는 나이가 좀 들어서야 알아차렸다.

<수리수리 집수리>를 통해 집은 사람의 역사가 담긴다는 말을 절감했다. '사람'에는 집에 거주하는 사람뿐 아니라, 김재관 건축가와 같은 집 수리업자와 인부들, 근처 주민들을 포함한다. 이들은 집에 머무르고, 매만지면서, 혹은 공간을 두고 싸움을 벌이면서 각자만의 역사를 기록해 두었다. 나는 지금 사는 이곳에서 어떤 흔적을 남겼을까. 집이 가진 과거와 또 전혀 다른 모습의 미래를 즐겁게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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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수리수리 집수리-김재관(문학동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H**H | 2019.12.0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초판 발행 2019년 8월 14일부제: 집을 수리하고 삶을 수리하는 건축가 김재관의 집과 사람 이야기어휘의 소멸은 대상에 대한 표현이 불필요해서인데 집수리는 아파트먼트와 상관있다. ~ 거주 당사자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아파트의 등장으로 일시에 해결되면서 수리할 것들도 줄어든 데다가, 그마저도 대부분은 관리 주체가 대신했기 때문이다.집의 낡음은 수리의 대상이 아니라 낡음을;
리뷰제목

초판 발행 2019년 8월 14일


부제: 집을 수리하고 삶을 수리하는 건축가 김재관의 집과 사람 이야기




어휘의 소멸은 대상에 대한 표현이 불필요해서인데 집수리는 아파트먼트와 상관있다. ~ 거주 당사자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아파트의 등장으로 일시에 해결되면서 수리할 것들도 줄어든 데다가, 그마저도 대부분은 관리 주체가 대신했기 때문이다.

집의 낡음은 수리의 대상이 아니라 낡음을 증명함으로써 아파트와의 교환 수단이 되면서 집수리라는 말도 함께 사라져갔다.



집수리업자가 된 이후 설계사무실 시절의 설계도면과 달라진 점은 시공할 수 없는 도면은 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을 해결할 사람이 우리 자신이기 때문이다.



알아서

'알아서'는 어떻게 해석되어야 할까?

경험이 맞다면 '당신 맘대로 선택하되 내가 찬성할 만한 것 중에서 나에게 묻지 말고 스스로 선택하라'에 가깝다.

만약 그 반대의 선택을 한다면 "내 맘에 드는 범위 내에서 했어야죠, 알아서"라는 답이 돌아올 수 있는 그런 '알아서'라는 것이다.



잡부 한씨

저는 그것만 배우면 내려가서 엄마랑 삽니다.

절대 우리 엄마를 요양원에 모시지 않을 겁니다.

제가 요양원에서 일하면서 봤는데 보호자가 면회 올 때만 목욕시키고 친절합니다.

우리 엄마를 그런 손에 맡길 순 없어요.




별명 ~ 이것의 좋은 점은 '교수님'이 아니라 '뿌리'라고 부르면 이름과 직급이 생략되면서 호칭에 묻어 있던 심리적 위계가 사라지고 상대의 인격만이 본질처럼 남는다는 것이다.




*정말 읽다가 빵~터졌다ㅋㅋㅋ

알아서 그 오묘한 단어를 정말 잘 해석하셨다^^

많이 듣기도 하지만, 많이 쓰기도 하는 '알아서' 그 단어는 믿지만 그래서 맡기지만 내 마음에 드는 그 무엇을 외면하지 않아야 하는 참 어려운 의미이기에 가급적 자재하려 하는 단어 중 하나이기에 읽으며 정말 공감되었다.


무엇보다 집수리에만 해당하는 얘기가 아니라 집을 지을때도 들을 수 있는 그러한 이야기가 가득해서 재미있었다.

송목수 얘기도 그렇고 현장에서의 현실감까지.

흔히 접할 수 없는 얘기이면서 흔한 이야기~


또한, 과거에 착하셔서 이웃집 지을때 아무말 안 하시던분들이 막상 본인집 수리할때 그들의 민원과 항의에 힘들어 하는걸 직접 봤기에 나 역시도 인간의 이기성을 어디까지 용인해야할지 의문이 들었던 적이 있기에 이 책을 읽으며 다시 생각해볼 기회를 갖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설계만 하는 건축가가 읽으면 집을 짓거나 고치고자 하는 사람의 심리를 엿볼 수 있을 것이고, 예비 건축주가 읽으면 집을 짓는 현장과 주변 집들의 생생한 반응과 일하는 사람들의 진심인지 으름장인지 구분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큰 건설사의 설계,감리,시공의 모습은 작은 우리의 집을 짓는데 비교하기에 적합하지 않기에 어쩌면 이 책은 소규모 주택을 짓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일 것이다.


인터넷과 체계화된 현대화에서도 모든게 다 오픈되는건 아니니까.


지극히 개인적으로 고.정기용 선생님이 돌아가시고 과연 넉넉치 않은 건축주의 입장에서 생각해 줄 수 있는 건축가가 누구일까를 고민해보는 입장에서 어쩌면...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추후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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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n | 2020.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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