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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사를 했고 평생 함께할 거야

우리는 인사를 했고 평생 함께할 거야

겸연 공저 | 곰곰 | 2020년 02월 1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4 리뷰 9건 | 판매지수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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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208g | 115*182*15mm
ISBN13 9791196714703
ISBN10 1196714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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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MD 한마디

65마리의 주인을 모시고 있는 집사 43명이 공동집필한 '묘생담' 모음집. 누구나 그렇지만 고양이를 만나게 된 일화는 특별하다. 언뜻보면 비슷하지만, 저마다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있는 이야기들. '나만 고양이 없어!'가 절로 터져나오는 따스한 이야기로 예비집사님들을 초대한다. - 에세이 MD 김유리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루이를 데려오던 날, 그동안 루이를 예뻐해 주던 아이들이 각자 자신이 부르는 이름으로 루이를 축복해 주었습니다. 하나같이 따뜻한 집에서 배부르게 먹고 평생 행복해야 한다는 소중한 말들이었습니다.
--- pp.28-29

어느 해 늦봄부터 족발집 근처에만 가면 고양이 한 마리가 “미용” 하면서 우리를 마중했다. 우리가 날마다 같은 시간에 나갔기 때문에 기다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고양이는 시간을 어떻게 알지? 비가 내려도 어김없이 “미용” 하면서 차 밑에서, 어느 집의 담벼락에서, 어딘지도 모를 곳에서 나타났다. 애정을 담아 족족이라고 이름 지었다.
--- p.35

내가 한 아이를 평생 책임질 수 있을까? 집을 비워야 할 때 돌봐 줄 사람은? 입양으로 인해 생기게 될 제약들은 뭐가 있지? 보호소에 비해서가 아니라 정말로 행복한 삶을 살게 해 줄 수 있나? 이런 고민을 꽤 오랫동안 했다.
--- p.39

집에 들어와 이동장 문을 열어 주자, 다른 집으로 맡겨지는 게 익숙하다는 듯이 고양이는 천천히 집을 한 바퀴 돌았다. 상상 속 고양이 말고 진짜 고양이와 이렇게 가까이서 만나는 건 거의 처음이라 숨도 못 쉬고 서서 지켜보았다. 고양이는 창틀에 폴짝 올라서는 정말 회한에 찌든 얼굴로 (“하, 이제 여기가 새로 살 집인가.”) 허공을 쳐다봤다.
--- p.45

용식이가 뒷마당에서 추위를 참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순간 연민과 동병상련을 느꼈다. 그날부터 매일 아침저녁으로 용식이를 챙기기 시작했다. 겨울을 무사히 지내고, 다음 해 장마철에 용식이의 건강이 나빠졌다. 용식이가 나에게 걸어오다가 쓰러지는 걸 보고, 나도 모르게 용식이를 안고 방으로 들어와 버렸다.
--- p.47

튼튼한 사지로 세상 모든 걸 부수고 다니는 만콩이를 보다 보면 가끔 그때가 떠오른다. 가족과 이별하고 다리가 부러진 채 길을 떠돌던 아기 고양이. 폭우를 피해 차 보닛에 숨어들었을 때 얼마나 춥고 불안하고 두려웠을지 생각한다.
--- p.52

고양이는 온몸이 곰팡이투성이에 털이 절반 넘게 빠져 있었고, 귀 진드기에 혈변, 설사, 칼리시바이러스까지 길고양이 질병 베스트를 거의 다 합친 상태였다. 이 800그램의 삼색 고양이는 그렇게 우리 집으로 와 내 소중한 첫째 딸, 첫 고양이가 되었다.
--- p.65

잠들 무렵 아직 땟국이 흐르는, 손바닥만 한 아기 고양이가 내 목덜미에 몸을 기대 왔다. 거대한 내가 자칫 잘못 움직였다가 아기 고양이를 다치게 할까 봐 밤새 긴장해서 자다 깨다 했던 기억이 난다.
--- p.68

날이 밝아올 무렵, 뭔가가 손가락을 꽉 깨무는 바람에 화들짝 놀라서 깼습니다. 품에 안겨 있던 그 아이였습니다. 혹시나 해서 처방식을 조금 떠 주니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살았구나 안도했습니다.
--- pp.76-77

그렇게 나는 토르와 새치 두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다. 데려올 때는 거의 충동적이었지만, 깊은 고민이 있던 충동이라고 생각한다. 또 동물을 무서워했던 나는 동물과의 신뢰를 알게 되었다. 둘을 키우면서 정말로 온갖 우여곡절이 있었고, 지금도 있지만 말이다.
--- p.89

200그램, 3주령 고양이. 지금 당장은 너무 작고 어려서 한두 달이 지나야 수술할 수 있는데, 그때까지 살아남을지, 그때가 되어도 수술이 가능할지, 수술하더라도 성공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동생과 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방울이는 애옹이의 ‘옹’자를 따서 ‘레옹’이라는 새 이름으로 저희 집 둘째가 되었습니다.
--- p.121

고양이가 빌라 현관까지 졸졸 따라오길래 어디까지 따라오나 보자 하고 삼층까지 함께 올라온 아버지가 설마 하고 집의 현관문을 열어 주었다. 고양이는 아버지보다 먼저 집 안으로 들어와 전기장판 위에 철퍼덕 누워 버렸다.
--- p.114

미안하다. 나는 반나절 넘게 밖에 있다가 들어올 거야. 돈도 많이 못 벌어서 좋은 사료나 맛있는 간식을 많이 사 주지도 못할 거야. 그래도 나랑 살아 보자. 나, 너처럼 멋지고 잘생기고 착하고 다정한 고양이랑 같이 살고 싶어.
--- p.146

인터넷에 쇄도하는 “외로움 때문에 고양이를 입양하지 말라.”는 충고들을 무심히 읽어 내리면서 ‘그러면 당신들은 왜 입양했는데, 얼마나 숭고한 이유로?’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분명히 알 것 같다. ‘내가 외로워서’가 아니라 ‘고양이가 좋아서’ 고양이와 함께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 p.159

동정심과 부담감은 잊힌 지 오래고, 서로 팔베개를 해 주며 잠들고, 특별한 일 없이 하루하루를 그저 함께 살았다. 그렇게 그 고양이는 내 옆에서 여섯 살이 되었다.
--- p.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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