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미리보기 카드뉴스 파트너샵보기 공유하기

어두운 숲

리뷰 총점9.2 리뷰 7건 | 판매지수 258
베스트
영미소설 top100 3주
명화를 담은 커피, 가을을 닮은 책 - 명화 드립백/명화 캡슐 커피/명화 내열 유리컵+드립백 세트/매거진 랙
[작가를 찾습니다] 미리 만나는 "한국 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 한정현
9월의 얼리리더 주목신간 : 웰컴 투 북월드 배지 증정
MD의 구매리스트
소장가치 100% YES24 단독 판매 상품
9월 전사
쇼핑혜택
1 2 3 4 5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0년 06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368쪽 | 480g | 140*210*22mm
ISBN13 9788954671835
ISBN10 8954671837

이 상품의 태그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현재 미국의 가장 뛰어난 소설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니콜 크라우스의 신작 장편소설 『어두운 숲』이 출간되었다. 전작인 『위대한 집』을 발표하고 칠 년 만에 내놓는 신작으로, 작가의 네번째 장편소설이다. 또한 신작과 더불어 크라우스의 이름을 널리 알린 대표작 『사랑의 역사』와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오른 『위대한 집』이 새로운 장정으로 동시 출간된다. 재능 있고 촉망받는 젊은 작가에서 이제는 원숙한 거장으로 자리잡은 크라우스의 문학적 성취를 한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어두운 숲』은 남다른 열정과 성취욕으로 부유하고 성공한 인생을 살아왔으나 말년이 되어 삶에 깊은 회의를 느낀 변호사와, 위태로운 결혼생활 속에서 소설 집필마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년의 작가가 삶과 죽음, 자아와 정체성을 탐구하는 여정을 그린다. 역사와 허구, 실재와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예측할 수 없이 흘러가는 소설의 구성은 그 자체로 삶의 미스터리를 닮았다. 작가는 오랫동안 천착해온 유대인의 역사와 민족의식, 글쓰기와 언어에 대한 사유를 더욱 확장해 인간 존재에 대한 보편적이고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날카롭게 벼려진 문장들은 현실의 틈새를 칼날처럼 파고들어 우리가 의심 없이 믿어온 실체적인 세계 이면의 기이하고 낯선, 그러나 묘하게 기시감을 주는 또다른 세계를 들춰낸다. 작품성의 단순한 발전이나 진보가 아니라, 아예 다른 차원으로 도약한 듯 새로운 경지를 보여주는 이 탁월한 소설은 니콜 크라우스가 진정으로 대가의 반열에 올랐음을 경이롭고 비범한 방식으로 증명한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I
어디 있느냐 013
미지의 공간으로 057
모든 삶은 기이하다 123
가나안행을 위해 짐을 꾸리며 149
있거나 있지 않고 179
카프카를 위해 카디시를 207

II
길굴 225
이스라엘의 숲 251
운반할 물건 275
마지막 왕 287
사막으로 309
레흐 레하 337
이미 거기에 347

작가 노트 357
옮긴이의 말 문턱을 넘어 359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엡스타인은 마차 유리창 너머로 흑단으로 짠 관의 긴 그림자를 보았다. 그는 가슴이 찌릿한 경의를 느꼈다―삶의 종말에 대해 반사적으로 느끼는 경외감뿐 아니라 다른 무엇이 섞인 감정. 그것은 불가해한 공동(空洞)들을 가진 세상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 듯한 느낌이었다.
--- p.48

그는 이제 젊지 않았다. 그는 어떤 사원보다 오래된 고대의 물질로 만들어졌고, 근래에는 무언가가 그에게로 회귀하고 있었다. 그의 안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물이 오래전에 떠났던 말라붙은 강바닥으로 돌아오듯이.
--- p.51

그는 명확성의 날갯짓소리가 머리 위로 멀리 사라지고 있음을 느꼈다. 그는 확신하고 싶지 않았다. 확신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렸다.
--- p.55

우리는 결혼생활에 대한 믿음을 잃었음을 각자의 방식으로 깨달았다. 그러면서도 그 깨달음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는 알지 못했다. 사람들이, 예컨대, 내세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깨달음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는 것처럼.
--- pp.61-62

데카르트 이후 지식은 거의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권능을 부여받았다. 하지만 결국 지식은 그가 상상한 대로 자연을 장악하고 소유하는 데 이르지 못했고, 장악하고 소유했다는 환상만 초래했을 뿐이다. 결국, 우리는 자발적으로 지식이라는 병을 얻었다.
--- p.66

빛이 어둠을 감당하지 못하듯이, 서사는 무정형을 감당하지 못한다―서사는 무정형의 안티테제이며, 따라서 무정형을 전달할 수 없다. 서사가 항상 배반해야 하는 한 가지 진실은 혼란이다. 삶에 관한 많은 진실을 드러내는 섬세한 구조들을 창조할 때에는 진실의 두서없고 무질서한 부분을 흐릿하게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 p.90

하지만 우리 모두가 그렇지 않은가? 인간 본성의 핵심이라고 우리는 믿지만 주변의 증거가 밑받침해주지 않는 어떤 것들이 있고, 그런 경우 자신의 완전함에 대한 섬약한 감각을 보호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라도 우리는 세상을 본모습과 다르게 보는 편을 택하지 않는가? 그래서 때로는 초월에 이르기도 하고 때로는 패악에 이르기도 한다.
--- p.120

이따금 밤에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때, 사람들이 수백, 수천 년간 전해온 똑같은 동화와 성서 이야기와 신화를 그대로 반복하면서 나는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게 아니라 무언가를 빼앗는다는―아이들의 정신에 케케묵은 인과의 경로들을 그토록 일찍, 그토록 깊이 각인시킴으로써 세상을 이해할 무한한 가능성을 강탈한다는―비뚤어진 생각이 떠오르곤 했다. 밤이면 밤마다, 나는 아이들에게 관습을 가르치고 있었다. 제아무리 아름답고 감동적인 이야기라도 그것은 언제나 관습이었다.
--- pp.176-177

남편과 나 사이의 억제와 침묵은 너무나 강력했기 때문에 우리가 서로에게서 떨어져나와 마침내 각자의 빛과 부피로 펼쳐졌을 때, 각자의 눈앞에 나타난 사람은 품에 안을 수 없는 존재였다. 아마도 그는 품에 안기고 싶지 않았거나 그럴 수 없었을 수 있고, 나는 그런 그를 탓하지 않는다. 그리고 슬픔에서 충분히 멀리 떠나온 지금은, 그를 생각하면 그저 놀라울 뿐이다. 우리가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다고 한동안이나마 믿은 적 있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 p.318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삶과 죽음, 존재와 비존재,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무는
니콜 크라우스 작품의 새로운 경지

여러 줄기의 이야기가 서서히 하나로 얽힌 인연과 인과를 드러내는 구조였던 전작들과는 달리, 『어두운 숲』의 인물들은 심지어 같은 도시 안에서도 완전히 다른 세계에 존재하는 것처럼 한 번도 교차하지 않는다. 미지의 영역을 맴도는 두 주인공의 여정이 유사한 궤적을 그리며 서로를 기묘하게 비추고 반영할 뿐이다. 작가는 의도적으로 두 주인공의 관계와, 그들이 만나는 인물들의 정체, 그리고 모호한 결말에 이르기까지 소설의 거의 모든 요소를 흐릿한 안개 속에 남겨놓으며 무한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둔다. 그러한 과정에서 환상과 실재, 허구와 진실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며 그 경계를 허물어뜨린다. 나아가 작가는 카프카 유고의 소유권를 둘러싼 분쟁을 비롯해 실제 사건들과 실존 인물들을 소설 속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작품 내부와 외부의 경계마저 해체하려 시도한다. 특히 유대인으로서 유대인에 관한 소설을 쓰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작품 속 화자 ‘니콜’은 나이와 가족 관계부터 처해 있는 상황까지 여러 면에서 책 바깥에 있는 작가 ‘니콜 크라우스’를 연상시킨다. 그런 의미에서 소설가 니콜의 이야기는 작가의 삶과 픽션의 영역을 의도적으로 뒤섞은 일종의 오토픽션이자 메타픽션으로도 읽힌다. 이러한 독창적인 시도는 작품 전반에 걸쳐 강력한 매혹을 발휘하며 등장인물들이 헤매는 어두운 숲의 중심을 향해 독자를 이끌고 간다. 그 안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무엇이든, “『어두운 숲』에서 길을 잃는 것은 경이로운 체험이며, 이 작품을 읽는 것은 기쁨이자 특권이다”. ([파이낸셜 타임스])

물질적 풍요에 환멸을 느낀 변호사와
언어와 글쓰기에 한계를 느낀 소설가,
인생의 해답을 찾아 떠난 여정에서
삶의 근원을 뒤흔드는 더 큰 물음을 마주하다

맨해튼에 사는 부유한 변호사 줄스 엡스타인. 평생을 전투적이고 도전적인 자세로 살아온 그는 예순여덟 생일을 맞고 얼마 뒤, 자신의 삶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한다. 그동안 물질적인 야망과 욕망에 쏟아부었던 그 모든 에너지를 정신적인 영역에 투자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러한 의문은 걷잡을 수 없이 자라나 그의 삶을 뒤흔든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값비싼 예술품을 모으고 고상한 삶을 살던 그는 자식들과 재무 변호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돈과 귀중품을 주변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나누어주기 시작한다. 돌이켜보면 엡스타인의 삶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작년에 부모가 차례로 세상을 떠난 이후부터인지도 모른다. 마침내 재산이 바닥을 보이기 시작할 무렵, 그는 부모님을 기념할 만한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남은 돈을 들고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떠난다. 자신이 태어난 그 도시에서 부모님의 이름으로 돈을 기부할 곳을 물색하던 중, 그는 미국 유대인 지도자 모임에서 만났던 랍비 한 명과 조우한다. ‘다윗왕 후손 재회 행사’를 조직하고 있는 랍비는 엡스타인이 다윗왕의 직계 후손이라 주장하며 그를 끌어들이기 위해 애쓰고, 그로 인해 엡스타인은 계획과 다른 방향으로 정처 없이 나아가기 시작한다.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소설가 니콜은 유대인이라는 정체성을 내세운 소설로 인정받아왔다. 그러나 지금 그녀는 차기작을 준비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두 어린 아들을 매개로 간신히 지속되던 결혼생활 역시 돌이킬 수 없이 악화되어간다. 어느 날 전화 통화를 하던 당숙이 얼마 전에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힐턴호텔에서 떨어져 죽었다는 남자 이야기를 꺼내고, 그녀는 그 순간 글쓰기의 돌파구가 그곳에 있을 거라는 막연한 희망에 휩싸인다. 그 호텔은 니콜의 어머니가 그녀를 잉태한 곳이자, 그녀가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과 함께 거의 매년 휴가를 보냈던 곳이다. 결국 니콜은 뚜렷한 계획도 없이 충동적으로 텔아비브에 가지만, 거기서도 그녀는 글을 쓰지 못한다. 좌절과 고민에 빠진 그녀 앞에, 당숙의 친구이자 텔아비브대학교의 문학 교수라는 정체불명의 남자가 나타난다. 그는 니콜에게 세상에 발표되지 않은 카프카의 유고 이야기를 꺼내며, 믿기 어렵지만 그녀가 도저히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한다.

이해의 물살을 거슬러 불가해의 영역으로

그는 명확성의 날갯짓소리가 머리 위로 멀리 사라지고 있음을 느꼈다. 그는 확신하고 싶지 않았다. 확신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렸다. _본문 55쪽

소설의 제목 ‘어두운 숲’은 단테의 『신곡』 중 「지옥편」의 도입부에서 따온 것으로, 이 서사시의 주인공은 낯설고 캄캄한 숲에서 길을 잃는다. 사방에 도사린 어둠 속에서 헤매는 그 혼란과 방황의 이미지는 『어두운 숲』의 전반을 지배하는 주제와 정서를 함축한다. 방황의 시작은 일상 중에 불쑥불쑥 찾아오는 작은 의심의 순간들이다. 삶에서 나름의 기준과 체계를 구축하며 살아왔던 엡스타인과 니콜은 문득 자신이 믿어왔던 모든 규범과 관습에 회의를 느낀다. 그러한 회의는 그저 과거의 삶에 대한 방법론적 차원의 후회나 의문이 아니라 인간이 존재하는 방식 그 자체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의구심이다. 매끈하던 삶에 생긴 균열을 통해 틈입하는 그 불가해한 순간들 속에서 그들은 자신의 존재를 속박하는 어떤 것의 존재를 희미하게 의식하게 된다.

우리를 결박하는 것, 우리가 잃어버린 것

작품 속에서 또하나의 핵심 개념인 ‘결박’은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신에게 제물로 바치기 위해 산 위에 묶어놓았던 성경의 일화에서 출발해, 평생을 관습이라는 밧줄로 묶인 채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상징하는 단어로 사용된다. 엡스타인은 평생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고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일들까지 모두 해냈지만, 인생의 끝을 향해 갈수록 자신이 가진 그 엄청난 부와 명예가, 심지어 열정과 의지마저 그를 옭아매고 있다고 느낀다. 그는 이제 무한한 가벼움을 갈망한다.

소설가인 니콜에게 결박으로 다가오는 것은 바로 글쓰기다. 처음에 그것은 자유를 주는 행위였으나 이제 소설이라는 틀 안에서 인과와 논리와 완결성을 성취해야 한다는 사실이, 그 정형성이 그녀를 압박한다. 심지어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면서도, 그녀는 자신이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주고 있는 게 아니라 세상을 독창적이고 자유롭게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빼앗고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그러면서 니콜은 자신 역시 현실의 규칙을 받아들임으로써 스스로를 피상적인 차원에 결박시켜버렸다고 느낀다. 이제는 그 규칙 너머의 영역을 볼 수 있는 눈이 퇴화되어버렸다고. 다만 한때 가지고 있던 그 열린 눈의 흔적은 남아 있어서, 이따금 시야가 열리는 그 찰나의 순간에 우리는 현실의 얇은 장막 아래에 존재하는 그 무한한 미지의 세계를 일별하며 기묘하면서도 충만한 감각을 느끼게 된다. 그것은 완전히 새롭고 이질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잃어버린 것, 의식 저편으로 물러나 있는 것이다.

니콜과 엡스타인은 결박으로부터 탈출해 불가해의 영역으로 가기 위해 자신들의 물리적 거주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정신적 거처, 이스라엘로 향한다. 하지만 길을 찾기 위해 도착한 그곳에서 그들은 다시 한번 길을 잃는다. 엡스타인은 신비주의 유대교 단체를 운영하는 랍비에 의해, 니콜은 카프카의 유고에 관한 진실을 알고 있다고 주장하는 교수에 의해 더 큰 혼란의 중심으로 이끌려 들어간다. 그들은 당황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통제를 완전히 잃어버렸다는 사실에 일종의 해방감을 느낀다. 의도한 방식은 아니었지만, 덕분에 결박으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워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품 속에서 해방은 또한 죽음과 맞닿아 있다. 엡스타인은 텔아비브의 바다 속에서 육지에서와는 다른 자유로움, “추상성 속으로 풀려”나는 느낌을 받지만 그는 곧 파도에 휩쓸려 죽을 위기를 넘긴다. 니콜이 시간 감각을 잃고 극도로 고양된 정신을 느끼는 것은 원인 불명의 열병을 앓으며 죽음과 가까이 있을 때다. 결국 소설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여정을 예고하며, 의미심장한 마지막 질문을 던진다. 마침내 보이지 않는 결박의 끈이 눈앞에 드러난 순간에, 그 끈을 끊는 행위는 추락인가 비상인가?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소설 그 자체에 대한 황홀하고 매력적인 고찰. 지극히 독창적이다. 『어두운 숲』에서 크라우스의 기량은 정점에 서 있다. 번득이는 지성과 품위 있는 필력을 보여주는 놀라운 성취.
- [가디언]

『어두운 숲』은 풍부한 결을 가진 걸작이다. 창의적이고 심오하며 통찰력과 진중함, 자연스러운 우아함을 지녔고, 인간적인 동시에 인도적이다. 니콜 크라우스는 시인이자 철학자이며, 이 작품은 오직 최고의 소설만이 할 수 있는 일―놀라움과 자극과 깨달음을 주는 동시에 익숙한 세계를 새롭게 보이게 만드는 일―을 해낸다. 『어두운 숲』에서 길을 잃는 것은 경이로운 체험이며, 이 작품을 읽는 것은 기쁨이자 특권이다.
- [파이낸셜 타임스]

크라우스는 형이상학적이고 영적인 영역으로 깊숙이 파고들어, 우리가 의식하며 살아가는 삶과 나란히 존재하는 ‘형태가 잡히지 않고 이름이 없는 다른 삶’에 대해 방대하고 마음을 뒤흔드는 탐구를 보여준다.
- [뉴요커]

자유분방한 상상력과 어두운 유머를 구사하며 지극히 내밀한 영역까지 가닿는 이 소설은 시공간의 본질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듯하다. 작가는 우리의 관심을 완벽히 사로잡는 데 성공한다. 문학 애호가들을 환호하게 만들 작품.
- [라이브러리 저널]

우아하고 도발적이며 매혹적인 이 소설은 니콜 크라우스의 최고작이다. 생생하고 지적이며 시시때때로 유머러스하다. 매력 넘치는 역작.
- [퍼블리셔스 위클리]

매년 출간되는 책 중 아주 소수의 작품만이 읽는 즉시 ‘걸작’이라는 느낌을 준다. 인간의 존재 조건을 독창적인 방식으로 정의하려 시도하는 니콜 크라우스의 『어두운 숲』은 그중 하나다. 혁신적이고 경이롭다. 엡스타인의 이야기와 니콜의 이야기는 결코 만나지 않지만 두 인물은 수많은 방식으로 서로를 비추고 반영한다. 부분의 합보다 훨씬 거대한 전체를 만들어내는 이 구조적 창의성은 작가의 원대한 상상력과 예리한 지성, 그리고 정교한 스타일과 결합해 이 소설이 걸작임을 부르짖는다.
- [워싱턴 인디펜던트 리뷰 오브 북스]

명쾌하고 짜릿한 작품. 엘리아스 카네티는 언젠가 카프카에 대해 이렇게 썼다. 그는 무엇보다 실패할 자유를 보존하고자 노력했노라고. 그와 같은 맥락에서, 작가는 예리하고 창의적으로 카프카를 재해석하며 소설 속 니콜과 엡스타인에게 실패할 자유를 되찾아준다. 이 특별한 자유를 결코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 등장인물에게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그것은 엄청난 선물이다.
- [뉴욕 타임스 북 리뷰]

이중성의 불가피한 뒤엉킴은 니콜 크라우스의 중심 주제 중 하나이자 등장인물들이 탐구하는 핵심적 질문이기도 하다. 우리가 삶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형태―그것이 소설이든 관계든 장소든―는 어떤 방식으로 우리를 형성하는 동시에 속박하는가.
- [보스턴 글로브]

니콜 크라우스의 글이 주는 기쁨은 언어의 집요한 정확성에서 온다. 그것이 우리를 사막으로, ‘어두운 숲’으로, 그 밖에 깨달음이 찾아오는 사색의 장소로 이끌어 간다.
- [NPR]

작가의 전작인 『사랑의 역사』와 『위대한 집』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 역시 강렬한 감정을 서서히 쌓아나가다가 결말에서 계시적인 깨달음을 느끼게 한다. 여운이 짙고 사색적이며 시적이고 통찰력 있는 이 소설은 미국 최고의 작가 중 한 명인 니콜 크라우스의 또다른 걸작이다.
- [북페이지]

이 성공적인 소설에는 관습적인 내러티브를 비관습적인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결의가 담겨 있다. 니콜 크라우스의 문장은 정확성과 우아함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한다. 이 작가는 완벽하지 않은 문장은 도저히 쓸 수 없는 사람이다. 『어두운 숲』에서 크라우스는 다시 한번 묵직한 주제를 손쉽게 써내는 경지를 보여준다.
-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홀릴 듯 미스터리하다. 니콜 크라우스는 유대 역사와 전쟁, 고대 중동의 빼앗긴 숲에 대해, 그리고 존재의 역설에 대해 풍부한 감정과 명민함을 담아 사유한다. 자아와 과거의 존속성이 지닌 수수께끼를 바라보는 시선이 커다란 울림을 남긴다.
- [북페이지]

엡스타인과 니콜이 삶과 사랑에 대해 느끼는 감정들은 고난 끝에 성취해낸 진실한 것이다. 인물들 사이에는 깊은 차원에서의 공명이 빈번히 일어난다. 자신들의 믿음을 시험하는 오래된 삶을 뒤로한 채, 그들은 바다 건너에서 진실한 자신을 탐색한다.
- [이코노미스트]

회원리뷰 (7건) 리뷰 총점9.2

혜택 및 유의사항?
주간우수작 어두운 숲에서 길을 잃은 체험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g*******g | 2022.06.17 | 추천35 | 댓글40 리뷰제목
쉽게 읽혀지지 않는 무게감이 느껴지는 소설이다. 끝까지 읽을 지 몇 번이나 고민하다가 작가와 소설에 대한 옮긴이의 설명을 듣고 중심을 잡고 조금씩 나아갔다. 선민사상을 지닌 유대인의 전통을 이어가며 중동지역 아랍인 전체와 싸우며 힘들게 살아가는 유대인의 삶, 그리고 자유로운 미국에서 유대인으로 살면서 느끼는 구속과 자유에 대한 양가적 감;
리뷰제목

쉽게 읽혀지지 않는 무게감이 느껴지는 소설이다. 끝까지 읽을 지 몇 번이나 고민하다가 작가와 소설에 대한 옮긴이의 설명을 듣고 중심을 잡고 조금씩 나아갔다. 선민사상을 지닌 유대인의 전통을 이어가며 중동지역 아랍인 전체와 싸우며 힘들게 살아가는 유대인의 삶, 그리고 자유로운 미국에서 유대인으로 살면서 느끼는 구속과 자유에 대한 양가적 감정 등 작가의 삶에 대한 배경 설명을 듣고 나서야 이야기에 조금씩 빠져들 수 있었다.

 

두 명의 유대인 주인공 이야기가 교대로 등장하는 방식으로 소설은 진행된다. 먼저 변호사로서 세속적 성공을 거두었지만 오히려 거기에 환멸과 회의를 느끼고 포기와 기부를 통해 새로움 삶을 추구하는 엡스타인의 이야기가 3인칭 시점에서 객관적으로 묘사된다. 다음에는 작품 활동과 개인사 모두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설가 니콜의 이야기가 1인칭 인물 '나'를 통해 전개된다. 작가의 실명과 동일한 주인공이 등장하는 것으로 봐서 작가 자신의 생각과 생활이 투영되어 있다고 봐도 무난할 것 같다. 그래서인지 생각이나 감정의 표현도 내밀한 부문까지 터치되고 있다.

 

소설의 제목인 <어둠의 숲>은 단테의 <신곡> 중에서 단테가 어두운 숲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부문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이 소설의 두 주인공들이 삶의 회의를 느끼고 자신의 뿌리가 시작된 이스라엘로 가게 되고, 거기서 삶이 송두리째 바뀌는 계기를 갖게 된다. 이야기 속에서 두 사람은 만나거나 어떤 관계가 있는 것으로는 드러나지는 않고 병행적으로 비슷한 공간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암시만 드러낸다.

 

유대인과 이스라엘에는 확실히 특별한 점이 있다. 이스라엘로 업무상 출장을 몇 번 다녀온 적이 있는데 엄격한 짐 검사는 물론이고 국적기 내에서부터 여기서부터는 이스라엘 영토니까 관련 규정을 따라야 한다고 은근히 겁을 준다. 시내에서 총을 둔 군인을 보는 것은 물론이고 토라나 탈무드, 코셔, 키부츠, 모샤브 등 유대인 공동체에 기반을 둔 생활습관까지 이스라엘에서만 볼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존재한다. 긍정적 측면에서 본다면 유대인의 정체성인 공동체 정신이 이스라엘의 생존과 발전을 보장할 수 있지만, 개인적 측면에서 본다면 자유를 구속하고 결박하는 기제로 작용하는 면도 틀림없이 존재한다. 작가가 이 소설에서 이야기하는 메시지도 이와 연관이 있어 보인다.

 

두 번째로 이 소설에서 생각하게 되는 점은 한계와 그 한계를 뒤어넘는 변신의 메시지이다. 최근 BTS가 자신들이 한계점에 도달한 점을 인정하고 개인활동 중심으로 변화의 기회를 갖겠다고 발표한 것이 큰 반향을 일으켰듯이 작가 자신도 개인의 일상에서 느낀 실존적 한계와 함께 그 너머에 존재하는 자유로움에 대한 갈증을 느끼며 이 문제를 여러가지 측면에서 조명한다.

 

이스라엘에 간 니콜은 프리드만이라는 수수께끼 같은 인물에 이끌려 사막으로 나가 죽음을 넘나드는 이상한 경험을 한다. 새롭게 생소한 것을 마주치면서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지만 이상하게 친숙한 느낌이 드는 상황을 경험하기도 하고, 자신이 동시에 여러곳에 존재한다는 다중우주 비슷한 경험을 하기도 한다. 시간적인 측면에서도 과거와 현재가 뒤죽박죽되어 전개되는 이야기들이 여러번 등장한다.

 

엡스타인의 변신도 극적이다. 젊을 때에는 "성공과 돈과 섹스와 아름다움과 사랑을, 규모뿐만 아니라 핵심을, 눈에 보이고 냄새 맡을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모든 것을 손에 넣으려는 야망과 욕구에 눈먼 사람"이었지만 어느 순간 이 모든 것들이 허무하게 느껴져 다른 길을 걷게 된다. 특히 길굴 공동체의 랍비인 메나헴 클라우스너와 만난 후부터 그는 점점 버림과 비움의 경지, 미답의 신비로운 영역으로 나아간다. 자신에게 주어진 한계를 느끼고 변신의 길로 나아간 사람은 카프카나 BTS만이 아니다. 

 

결국 소설은 자신의 삶을 기반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라는 느낌이 든다. 소설가로서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글에서 다양한 테크닉을 사용했지만 그것이 진실에서 멀어지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작가가 이 작품을 통해 그녀 내면에 있던 중요한 이야기를 자신의 문체로, 자신의 이야기로, 자신의 구성으로 풀어냈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 힘들게 읽고 시간도 많이 걸렸지만 여러가지 생각거리를 던지는 작품이었다.

댓글 40 35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5
구매 어두운 숲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p*****7 | 2021.04.0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그는 이제 젊지 않았다. 그는 어떤 사원보다 오래된 고대의 물질로 만들어졌고, 근래에는 무언가가 그에게로 회귀하고 있었다. 그의 안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물이 오래전에 떠났던 말라붙은 강바닥으로 돌아오듯이. --- p.51 그는 명확성의 날갯짓소리가 머리 위로 멀리 사라지고 있음을 느꼈다. 그는 확신하고 싶지 않았다. 확신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렸다. --- p.55 우리는 결혼생활;
리뷰제목

그는 이제 젊지 않았다. 그는 어떤 사원보다 오래된 고대의 물질로 만들어졌고, 근래에는 무언가가 그에게로 회귀하고 있었다. 그의 안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물이 오래전에 떠났던 말라붙은 강바닥으로 돌아오듯이.
--- p.51

그는 명확성의 날갯짓소리가 머리 위로 멀리 사라지고 있음을 느꼈다. 그는 확신하고 싶지 않았다. 확신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렸다.
--- p.55

우리는 결혼생활에 대한 믿음을 잃었음을 각자의 방식으로 깨달았다. 그러면서도 그 깨달음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는 알지 못했다. 사람들이, 예컨대, 내세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깨달음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는 것처럼.
--- pp.61-62

데카르트 이후 지식은 거의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권능을 부여받았다. 하지만 결국 지식은 그가 상상한 대로 자연을 장악하고 소유하는 데 이르지 못했고, 장악하고 소유했다는 환상만 초래했을 뿐이다. 결국, 우리는 자발적으로 지식이라는 병을 얻었다.
--- p.66

빛이 어둠을 감당하지 못하듯이, 서사는 무정형을 감당하지 못한다―서사는 무정형의 안티테제이며, 따라서 무정형을 전달할 수 없다. 서사가 항상 배반해야 하는 한 가지 진실은 혼란이다. 삶에 관한 많은 진실을 드러내는 섬세한 구조들을 창조할 때에는 진실의 두서없고 무질서한 부분을 흐릿하게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 p.90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구매 연원을 찾아 떠나는 구도의 여정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안***스 | 2021.01.07 | 추천4 | 댓글0 리뷰제목
두 사람의 여정이 평행이론처럼 펼쳐진다. 아니 셋인지 모르겠다. 한갓진 카프카의 오두막에서 삶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중 우주의 실재를 체험한 작가 니콜, 내면의 부름을 따라 사막의 언덕으로 성변화하듯 사라져버린 엡스타인의 여정에 필자도 동행하고 있다. 그들은 왜 이스라엘로 향했을까? 전격적이었다. 주변에 미리 알라지도 않고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불쑥 길을 나선 것이다.;
리뷰제목
두 사람의 여정이 평행이론처럼 펼쳐진다. 아니 셋인지 모르겠다. 한갓진 카프카의 오두막에서 삶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중 우주의 실재를 체험한 작가 니콜, 내면의 부름을 따라 사막의 언덕으로 성변화하듯 사라져버린 엡스타인의 여정에 필자도 동행하고 있다. 그들은 왜 이스라엘로 향했을까? 전격적이었다. 주변에 미리 알라지도 않고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불쑥 길을 나선 것이다. 출구 없는 막막한 현실에 너무 갈급한 나머지 이리저리 셈해 보지도 않고.

먼저 삶이나 글쓰기 모두 벽에 부딪힌 작가 니콜. 어떻게든 돌파구를 마련해보려는 그녀는 무의식의 흐름에 몸을 맡겨 버렸다.

나는 정말로 왜 텔아비브에 온 것인가? 소설에서는 인물의 행동에 모두 이유가 있어야 한다. 아무런 동기가 없어 보이는 행동이라도 뒤로 가면 플롯과 공명의 섬세한 건축술이 항상 그 동기를 드러낸다. 빛이 어둠을 감당하지 못하듯이, 서사는 무정형을 감당하지 못한다-서사는 무정형의 안티테제이며, 따라서 무정형을 전달할 수 없다. (중략) 글을 쓰면 쓸수록 나는 서사의 구조로 이룩한 합리성과 고안된 아름다움이 더욱 미심쩍게 느껴졌다. 그런 속성들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그것들이 주는 위안 없이 살고 싶지 않았다. 의미가 잡히듯 그 속성들 역시 손에 잡혀 다뤄질 수 있도록, 무정형을 포함할 수 있는 형태로 포용하고 싶었다. 그런 일의 불가능성을 감시해야 했지만 그저 잘 잡히지 않는다고만 느껴졌으므로 그 포부를 버릴 수 없었다. (90~91)

작품 구상에 진척이 없어 안달하며 글쓰기 자체에 회의를 느낀 면도 있지만 니콜의 실제 삶도 궁지에 몰려 있었다. 특히 남편과의 관계는 정리가 필요한 단계까지 이르렀다.

밤에 남편이 내게 등을 돌리고 침대 저쪽에서 잠이 들면, 나도 그에게 등을 돌리고 침대 이쪽에서 잠들었다. 우리는 상대에게로 건너갈 길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건너기가 두려워 건너가고 싶지 않은 것을 건너가지 못하는 거라고 착각했기 때문에, 각자 여기에는 없는 다른 곳으로 가려고 하며 잠이 들었다. 그래서 아침에 두 아이 중 하나가 자면서 따뜻해진 몸으로 우리 침대로 기어들어올 때에야 우리는 원래 자리로 돌아와 그곳에 대한 강한 애착을 다시 기억해냈다. (163~164)

뚜렷한 계획도 없이 무작정 도착한 텔아비브에서 그녀는 생경감과 친숙함을 동시에 느낀다. 모순적인 감각에 휩싸인 채 자신의 마음결을 짚어본다. 프로이트식으로 해석하자면 운하임리혜에 해당하는 심리 상태란 걸 직감한다. 새롭고 생소한 것을 맞닥뜨리면서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는데 이상하게도 친숙한 느낌이 드는 양가적인 감정인 것이다.

프로이트는 운하임리혜란 억압된 무언가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면서 생기는 특별한 종류의 불안이라고 주장했다. 하임리히와 운하임리히가 하나이며 같은 것임이 드러나는 이 어원의 연보에서 우리가 결국 발견하는 것은 특정한 종류의 불안, 프로이트에 의하면 새롭고 이질적인 어떤 것이 아니라 억압 과정을 통해 의식과 멀어진 익숙하고 오래된 어떤 것과 직면할 때 생기는 이 불안에 담긴 비밀이다. 숨겨진 채로 있어야 하는데 훤히 드러난 것. (93쪽)

니콜은 엘리에제르 프리드만이라는, 실존하는 인물인지 가공의 존재인지 정체가 모호한 인물의 인도를 받아 카프카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그와 동행하다 엉겁결에 모종의 사건에 연루되어 카프카가 말년에 머물렀던(?) 사막 한가운데 오두막에 유폐된다. 홀로 남아 삶을 되짚어보던 니콜은 열병에 시달리며 다중 우주와 카이로스로서의 시간을 깨닫게 되면서 어느 순간 하나의 문턱을 넘어선다. 자신을 객관화하며 고뇌의 열병에서 벗어날 수 있는 힘을 비로소 얻은 것이다. 카프카의 문턱이 내포하고 있는 희망과 낙관을 읽어낸 것이다.

카프카처럼 철저히 문턱에 머물러 산 사람도 없었다. 행복의 문턱, 저 너머로 가는 문턱, 가나안의 문턱, 우리에게만 열려 있는 입구의 문턱에서. 탈출의 문턱, 변신의 문턱에서. 거대하고 최종적인 이해의 문턱에서. 그런 일을 카프카처럼 잘해낸 사람은 아무도 업었다. 그런데도, 카프카가 결코 불길하거나 허무주의적이지 않다면, 그것은 문턱까지 이르는 데도 희망에 대한 민감성과 강렬한 갈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은 있다. 올라가거나 건너가는 길은 있다. 우리가 이 삶에서 거기에 도달하거나, 그 문을 알아보거나, 통과하지 못할 것이 거의 확실할 뿐. (173)

또 한 명의 구도자가 이스라엘로 향한다. 엡스타인은 한때 모든 것을 다 가진 잘나가는 변호사였다. 그 마이더스의 손으로 못 이룰 게 없었다. 어떤 하찮은 것도 그의 손길이 닿으면 명예와 이익, 젊음과 섹슈얼로 변모하였다.

그는 벽을 마주치면 계속 들이받고 매번 넘어졌다 일어서면서 결국 언젠가는 그 벽을 돌파했다. 그런 엄청난 압박과 노력이 그가 하는 모든 일에서 감지되었으나, 다른 사람들이 하면 안간힘처럼 보일 것들이 그가 하면 기품의 한 형태로 보였다. (19)

그러던 그에게도 실존적 자각의 순간이 찾아왔다. 부모님의 별세, 아내와의 이혼, 직장에서의 퇴직 등 외적인 여건의 악화와는 다른 차원의 감각이 그를 휩쌌다. 어느날 마실 것을 가지러 부엌에 가려고 일어서다 머리에 빛이 가득 차오르는 체험을 한다. 마치 그런 순간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그는 새로운 지경으로 나아가는 꿈을 꾸게 된다.

엡스타인은 슐로스에게 말했다. 스물일곱에 자신은 성공과 돈과 섹스와 아름다움과 사랑을, 규모뿐만 아니라 핵심을, 눈에 보이고 냄새 맡을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모든 것을 손에 넣으려는 야망과 욕구에 눈먼 사람이었다. 그와 같은 치열함으로 정신적 영역에 매진했다면 그의 인생은 어떻게 되었을까? 왜 자신은 그토록 철저하게 그 영역을 차단한 걸까? (24)

길굴 공동체의 랍비 메나헴 클라우스너와 교유하며 그는 점점 버림과 비움의 경지, 미답의 신비로운 영역으로 나아간다.

엡스타인은 셔츠를 벗고 바다 앞에 서서 넘치는 생동감, 새와 같은 자유를 느끼며 그동안의 포기와 기부가 모두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 마침내 이해했다. 바로 이 바다, 이 가벼움, 이 배고픔, 이 태곳적 분위기. 야파의 색채에 취한 채로 휴대전화가 빛을 내며 전해줄 저 너머의 메시지를 기다리는 사람이 되는 이 유연함. 더 큰 존재로부터, 시나이산에서 모든 것을 본 후 그에게 얘기해주려고 서둘러 내려오고 있는 모세로부터, 이제 아무것도 남지 않은 그에게서 받을 것이라고는 그 자신밖에 없는 여자로부터, 그의 간청대로 사막에 있는 황량한 산비탈에 나무 사십만 그루를 전달해주기로 한 사람들로부터 전해질 메시지를 기다리며.
그의 나날은 산란하게 퍼져나갔다. 물과 하늘을 나누는 선이, 그 자신과 세상을 나누는 선이 없어졌다. 그는 파도를 바라보며 그 자신 역시 무한한, 계속 반복되는, 보이지 않는 생명으로 가득찬 존재라고 느꼈다. (291)

그는 더이상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지향을 바꾸자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행복의 문이 열린 것이다. 그 자유롭고 평온한 곳, 어두운 숲으로 발을 내딛는다. 성변화하듯.

저자 니콜 크라우스도 두 사람의 구도행에 함께 하고 있음이 명백하다. 페르소나인 듯 아바타인 듯 이름조차 같은 니콜의 입을 빌려 이곳 세속의 막막함을 토로하며 저 세상 너머를 그리워한다. 그예 새로운 지경에 이르러 문턱을 넘는 경험도 한다. 아니 지어낸 것일 수도 있다. 꿈인 듯 실재인 듯 가물거리는 불빛 속에 새로운 경지에 이르려는 결기가 강고한 탓에 예지몽을 꾼 것일 수도 있으니.

처지와 입장이 유사한, 성향과 지향의 결이 같은 두 사람이 연원을 찾는 구도의 여정은 치열하면서도 온화했다. 인연이 닿은 이들에게 결코 해를 끼치지 않았고 남은 자들도 납득할 만한 선택과 행동을 보여주었다. 그 과정을 내밀하게 들여다보면 누구든 자신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미래를 추론해보고픈 마음이 일어날 것이다.
댓글 0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한줄평 (5건) 한줄평 총점 10.0

혜택 및 유의사항 ?
구매 평점5점
재밌어요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YES마니아 : 플래티넘 p*****7 | 2021.04.08
구매 평점5점
내면을 응시하는 웅숭깊은 이야기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안***스 | 2021.01.07
구매 평점5점
니콜크라우스는 무조건이예요~!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YES마니아 : 플래티넘 c*****1 | 2020.10.17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3,050
뒤로 앞으로 맨위로 aniAla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