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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부뉴엘

: 마지막 숨결

[ 양장 ] 현대 예술의 거장이동
리뷰 총점9.8 리뷰 5건 | 판매지수 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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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1년 11월 0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568쪽 | 556g | 136*194*28mm
ISBN13 9788932431505
ISBN10 893243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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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초현실주의 거장의 자화상
20세기의 가장 도발적인 시네아스트
루이스 부뉴엘의 영화, 예술, 삶, 그리고 우정


‘현대 예술의 거장’ 시리즈는 20세기를 전후한 문화 예술계에 큰 영향력을 끼친 국내외 거장 아티스트의 평전으로 구성된다. 2018년부터 다시 출간되는 본 시리즈의 열다섯 번째 주인공은 도발적인 영상 언어로 세계 영화계를 충격과 열광에 빠트린 스페인 출신의 영화감독 루이스 부뉴엘이다.

이 책은 루이스 부뉴엘이 “어떤 기록이나 어떤 책의 도움도 받지 않고” 오직 기억에 의존해 써 내려간 반半자서전으로, 그의 영화처럼 진솔한 자기 고백, 통쾌한 유머가 가득하다. 부뉴엘은 이 책에서 가톨릭 학교에서 보낸 소년 시절과 프랑스 파리의 초현실주의 예술가들과 어울렸던 청년기, 할리우드에서 멕시코에 이르는 영화적 모험을 회고하는 동시에 영화와 책, 술과 담배, 꿈과 몽상 등 내밀한 사유와 취향을 가감 없이 펼친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1. 기억
2. 중세 시절의 추억
3. 칼란다의 북
4. 사라고사
5. 콘치타의 추억
6. 이 세상의 즐거움
7. 마드리드 대학생 기숙사 1917~1925
8. 파리 1925~1929
9. 꿈과 몽상
10. 초현실주의 1929~1933
11. 미국
12. 스페인과 프랑스 1931~1936
13. 사랑, 사랑들
14. 스페인 내전 1936~1939
15. 신 덕분에 무신론자
16. 다시 미국으로
17. 할리우드, 그 이후와 끝
18. 멕시코 1946~1961
19.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20. 스페인-멕시코-프랑스 1960~1977
21. 백조의 노래

추천의 글 - 영화 평론가 정성일 | 필모그래피 | 찾아보기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기억이 우리 삶 전체를 만든다는 사실을 깨달으려면, 단편적으로나마 기억을 잃어 가기 시작해야만 한다. 자기를 표현할 수 없는 지성을 지성이라 할 수 없는 것처럼, 기억 없는 삶은 삶이 아니다. 우리의 기억은 우리의 일관성, 우리의 이성, 우리의 행동, 그리고 우리의 감정이다. 기억이 없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다.
--- p.15

나는 브르통을 만나 함께 외젠 이오네스코의 집에 갔다. 우리는 이오네스코의 집에 들어가기 전에 술 한 잔을 마셨다. 나는 막스 에른스트가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그랑프리를 받았다는 죄목으로 어떻게 초현실주의 모임에서 제명되었는지 그에게 물었다. 그가 내게 대답했다. “친애하는 친구, 우리는 비참한 상인이 된 살바도르 달리와 헤어졌고, 이제 막스 에른스트가 같은 상황이 된 거요.” 그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이렇게 덧붙였다. 이때 나는 그의 얼굴에서 진정으로 깊은 고뇌를 보았다. “친애하는 루이스, 말하자니 슬프지만, 더 이상 스캔들은 존재하지 않아요.”
--- p.214

토요일마다 채플린은 우리 스페인 친구들을 식당으로 초대했다. 나는 언덕 위에 있는 그의 집에 자주 갔고, 함께 테니스를 치고 수영을 하거나 사우나를 했다. 한번은 그의 집에서 잔 적도 있었다. 다른 한편, 내 보잘것없는 성생활의 장章에 대해 나는 패서디나 출신 여자들과의 불발된 난교 파티를 언급하면서 이미 털어 놓았다. 나는 채플린의 집에서 상당히 자주 세르게이 에이젠슈테인을 만났다. 그는 〈멕시코 만세 Que viva Mexico!〉를 찍으려고 멕시코에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 p.248

내 영화들에 대해 나한테 제기된 온갖 쓸데없는 질문 중에서 가장 빈번하고 집요한 질문 하나는 〈세브린느〉에서 아시아 고객 한 명이 매춘업소에 들고 온 작은 상자에 대한 것이다. 그는 상자를 열고 그 안에 들어 있는 것을 매춘부들에게 보여 준다. 세브린느를 뺀 나머지 매춘부들은 공포의 비명을 지르면서 거부하지만, 세브린느는 오히려 관심을 보인다. “이 작은 상자 안에 뭐가 들어 있어요?”라고 사람들, 특히 여자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많이 물었는지 모르겠다. 나도 뭐가 들었는지 모르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대답은 이것이다. “당신이 원하는 것.”
--- p.469~470

“루이스 씨, 당신이 오스카상을 받을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나는 심각하게 말했다. “예, 확신합니다. 나한테 요구한 2만 5천 달러는 이미 지급했습니다. 미국인들은 결점이 많지만, 약속은 지키는 사람들입니다.” 멕시코 기자들은 이 말이 짓궂은 장난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나흘 후 멕시코 신문은 내가 오스카상을 2만 5천 달러에 샀다고 공표했다. 로스앤젤레스에 추문이 일었고, 전화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파리에서 온 실베르망은 아주 지겹다는 투로 대체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나는 순진무구한 농담이었다고 그에게 대답했다. 그 후 사태가 진정되었다. 3주 후 이 영화는 오스카상을 받았다. 이 때문에 나는 내 주변 사람들에게 이 말을 되풀이할 수 있었다. “미국인들은 결점이 많지만, 약속은 지키는 사람들입니다.”
--- p.481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20세기를 대표하는 영화감독의 초상이자,
한 시대를 풍미한 예술가들과 그 우정의 회고록


보름달 위로 구름이 흐르고, 눈동자가 면도날에 찢긴다. 세계 영화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으로 회자되는 〈안달루시아의 개〉 이래, 루이스 부뉴엘은 언제나 논란과 열광의 중심에 선 시네아스트였다. 신랄한 유머와 초현실적인 영상 언어를 구사했던 그는 〈잊혀진 사람들〉, 〈비리디아나〉, 〈세브린느〉, 〈부르주아의 은밀한 매력〉 등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고, 마지막 작품인 〈욕망의 모호한 대상〉에 이르기까지 부당한 권위에 대한 조롱을 멈추지 않았다.

부뉴엘은 이 책에서 마치 마지막 숨결을 토해내듯 삶을 돌이킨다. 살바도르 달리,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앙드레 브르통, 막스 에른스트, 찰리 채플린 등 자신의 삶에 한때 등장했던 수백 명의 예술가들을 공들여 호명하고, 그 우정과 교유의 의미를 곱씹는다. 예술가와 시인의 친구로서, 초현실주의자, 무신론자, 쾌락주의자로서 충실한 삶을 살았던 거장의 초상은 그렇게 한 시대의 증언으로 거듭난다.


“절대로 관객을 지루하게 해서는 안 된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루이스 부뉴엘의 예술적 여정


루이스 부뉴엘의 생애는 20세기와 운명을 함께한다. 1900년 2월 22일 스페인 아라곤의 부농 가문에서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비상한 기억력과 예민한 기질을 지닌 소년이었다. 영화가 시장통의 구경거리에 불과했던 시절, 조르주 멜리에스의 〈달나라 여행〉과 이탈리아 멜로드라마, 전성기의 그레타 가르보, 낯설기만 한 온갖 영화 기법이 어린 부뉴엘을 사로잡았다.

그가 본격적으로 영화에 빠져든 것은 1925년 파리에 체류하면서부터다. 하루에 세 번씩 영화관에 드나들며 비평문을 썼던 부뉴엘은 에이젠슈테인과 프리츠 랑, 무르나우의 작품에 매료되어 영화 만들기에 대한 열망을 키워 간다. 그로부터 4년 뒤인 1929년, 그는 친구 살바도르 달리와 함께 데뷔작 〈안달루시아의 개〉를 선보인다. 파리 예술계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이 영화를 통해 그는 초현실주의 운동의 일원이 된다. 그러나 지나치게 이상을 추구했던 초현실주의는 오래 가지 못했다. 스페인 내전과 어지러운 국제 정세에 휩쓸린 부뉴엘은 할리우드의 대형 스튜디오와 뉴욕 현대 미술관을 전전하며 제작자와 편집 담당자, 감독의 일을 바삐 오간다. 그 시절 부뉴엘에게 영화는 생계 수단이었다. 멕시코에 정착한 뒤에는 몹시 열악한 조건 속에서 여러 편의 영화를 만들어야 했지만, 그에겐 거리낄 것도 부끄러울 것도 없었다. 그저 할 수 있는 일을 해낼 뿐이었다.

전쟁이 끝나고 스페인으로 귀환한 부뉴엘은 국제 무대에서 〈비리디아나〉를 공개한다. 이 영화는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떠올리게 하는 반기독교적 장면으로 논란을 일으켰으나, 평단의 열렬한 지지로 1961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게 된다. 그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부르주아 여성의 성적 욕망과 백일몽을 묘사한 〈세브린느〉로 베니스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폐쇄적이고 속물적인 부르주아지 사회의 속성을 초현실적으로 표현한 〈부르주아의 은밀한 매력〉으로 아카데미 국제영화상(현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다. 1983년 멕시코시티에서 마지막 숨을 거두기까지, 부뉴엘은 예술가로서 누구보다 자유롭고도 치열한 삶을 살았다.


“내 기억으로 이루어진 나의 초상”
이토록 사랑스럽고 유머러스한 몽상가의 자화상


이 책은 루이스 부뉴엘이 구술한 그의 생애를 각본가 장클로드 카리에르가 정리해 완성한 반半자서전이다. 부뉴엘의 영화처럼 신랄한 농담과 흥미진진한 아이디어로 가득한 이 책에서 그는 특히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의 목록을 힘주어 열거한다. 즐겨 가던 마드리드와 뉴욕의 바, 영감의 원천이 되는 드라이마티니와 포도주, 자신의 이름을 딴 칵테일 ‘부뉴엘로니(부뉴엘식 네그로니)’에 대해 장광설을 늘어놓는 한편, 곤충학자 장 앙리 파브르와 사드 후작, 안제이 바이다와 프리츠 랑의 영화, 피카레스크 소설과 러시아 문학 등 분야와 장르를 넘나드는 이름과 작품들을 언급하며 깊은 관심과 애착을 고백한다.

“루이스 부뉴엘을 따라가는 길은 길을 잃는 방법에 능수능란해지는 것이다.” 영화 평론가 정성일의 애정 어린 헌사다. 이 책에는 오직 부뉴엘 자신만이 발설할 수 있는 추억과 낭만, 비밀스러운 꿈과 환상, 오래 곱씹었던 영화와 책, 사랑과 우정의 이야기가 자유분방하게 펼쳐져 있다. 난무하는 갈림길과 우회로 속에서, 한 예술가의 가장 진솔한 자화상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이제까지 영화감독이 남긴 최고의 책 중 하나. 유럽이 미국과 만났을 때, 종교와 소유와 진보의 계획이 꿈으로 판명되었을 때, 부뉴엘은 올바른 인간의 지표로서 한동안 존재할 것이다.”
― 『더 뉴 리퍼블릭』

“지금껏 영화감독이 남긴 아마도 가장 사랑스러운 증언”
― 『뉴욕 타임스』

“매력과 확고한 견해로 가득 찬, 허세라곤 전혀 없는 회고록. 아름다운 몽상가의 자화상”
― 『뉴스위크』

회원리뷰 (5건) 리뷰 총점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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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숨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y****s | 2021.11.19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모든 자서전은 둘 중의 하나이다. 1)자기성찰을 하거나 2)자신을 선택적으로 은폐하고 과장한다. 성 어거스틴의 <고백록>은 자신의 죄악을 고백하니 전자이다. 치부를 낱낱이 드러낼수록 하나님께로 더 가까이 갈 수 있다. 자신의 죄를 고백하는 것과, 위대하신 하나님의 섭리를 찬양하는 건 연결이 된다. 하지만 재소자가 쓴 수기를 읽어보면 구구절절한 글 속에서 자신의 범행은 축소;
리뷰제목

모든 자서전은 둘 중의 하나이다. 1)자기성찰을 하거나 2)자신을 선택적으로 은폐하고 과장한다. 성 어거스틴의 <고백록>은 자신의 죄악을 고백하니 전자이다. 치부를 낱낱이 드러낼수록 하나님께로 더 가까이 갈 수 있다. 자신의 죄를 고백하는 것과, 위대하신 하나님의 섭리를 찬양하는 건 연결이 된다. 하지만 재소자가 쓴 수기를 읽어보면 구구절절한 글 속에서 자신의 범행은 축소되어 있다. 변명을 하며 범행을 합리화하는 게 보이고, 자기가 대단한 존재라거나 자기야말로 피해자라는 개소리를 씨불인다. 재소자가 쓴 수기는 후자이다.

루이스 부뉴엘의 <마지막 숨결>은 어떤가. 이 자서전은 후자인데 허풍을 떠는 게 보인다. 자기가 뭘 하려고 했다가 안 했다는 말이 자주 나온다. 자기 작품에 안 좋은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어서 돌을 던지려다 말았다거나 어떤 종교 행사를 엎어버리려고 했다가 말았다는 식이다. 스페인 내전을 서술하면서 자기가 마치 큰 역할을 맡았던 것처럼 말하는 것도 정말인지는 모르겠지만 허풍같았고, 모든 이야기에서 자기가 중심인 것도 재밌었다. 부뉴엘은 자신을 선택적으로 은폐-과장했지만 재소자의 은폐-과장과 다르게 화가 나지는 않았다. 가만히 웃음이 나왔다.

자기 성찰을 하거나 자신을 과장하기에 자서전은 개인적이지만 <마지막 숨결>이라는 자서전은 사회적이기도 하다. 가톨릭 종교가 만든, 당대 사회의 성적 금기에 대한 반발이 자서전 바닥에 짙게 깔려 있기 때문이다. 종교적 행위는 신의 이름으로 행해지지만 때때로 그 안에는 인간의 추악한 본성이 자리잡는다는 것을 루이스 부뉴엘은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 자서전은 개인적인 문제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시대의 증상을 나타내고 있다. 부뉴엘이 초현실주의 그룹과 어울린 것이나 영화를 만든 것도 시대의 증상을 포착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로테스크하고 성적 금기를 해체한 영화를 만든 사람의 고백에는 현실을 떠나려고 애쓴 사람이 아니라 현실에 개입하려고 애쓴 사람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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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부뉴엘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p*******e | 2021.11.19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20년의 시간이 남아 있다면, 매일 주어지는 24시간 동안 무엇을 하고 싶은가?" 루이스 부뉴엘은 "두 시간의 아주 활동적인 삶, 그리고 22시간의 꿈꾸는 삶을 달라. 물론 내가 이 꿈꾸는 삶을 기억한다는 조건으로 꿈은 자기를 어루만져 주는 기억에 의해서만 존재할 수 있으니까." 대답한다. 어떤 설명으로도 불가해한 꿈꾸는 기쁨과 그 꿈에 대한 광적인 사랑은 그가 지닌 강한 애착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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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의 시간이 남아 있다면, 매일 주어지는 24시간 동안 무엇을 하고 싶은가?" 루이스 부뉴엘은 "두 시간의 아주 활동적인 삶, 그리고 22시간의 꿈꾸는 삶을 달라. 물론 내가 이 꿈꾸는 삶을 기억한다는 조건으로 꿈은 자기를 어루만져 주는 기억에 의해서만 존재할 수 있으니까." 대답한다. 어떤 설명으로도 불가해한 꿈꾸는 기쁨과 그 꿈에 대한 광적인 사랑은 그가 지닌 강한 애착 중 하나이며 곧 초현실주의에 다가서게 된 이유다. 그의 처녀작 <안달루시아의 개>는 그가 꾼 꿈과 달리가 꾼 꿈이 만나면서 태어났다.

시골의 고요, 느리게 반복되는 리듬, 논란의 여지조차 없던 사회적 위계, 안전하고 감미로웠던 칼란다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부뉴엘은 마드리드 대학시절 툽상스런 아라곤 출신 그와 달리, 마드리드에 철학을 공부하러 왔지만, 문인의 삶을 살고 있는 세련된 안달루시아 출신인 로르카를 만나며 새로운 세계를 보게된다. 이후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와 더불어 살바도르 달리 앙드레 브르통과 교호하며 시, 문학, 회화만 아니라 예술의 새로운 표현 수단의 장, 영화 감독이 된다.

그의 반半자서전 책에서 그가 태어난 스페인 칼란다는 고립되고 정체된 계급간 차이가 명확한 수평적이고 정돈된 사회였다. 모든 분야에서 제1차 세계대전까지 중세 시대가 지속되었다. 공격적이고 당시의 혐오스럽게 보인 도덕과 기존 가치를 거부하고 열정, 신비화, 모욕, 사악한 조롱, 파멸의 호소등을 예찬하며 사회를 폭파하고 삶을 바꾸는 초현실주의의 목표와 출현이 어쩌면 우연이 아니었는지 모른다.

초현실주의는 일종의 호소였다. 자기도 모르게 본능적이고 비합리적인 표현 형식을 실행한다. 초현실주의자들은 스캔들을 주요 무기로 사용해서 자신들이 혐오하는 사회와 맞섰다. 이들은 사회적 불평등, 인간에 의한 인간의 착취,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종교의 지배, 식민지를 갖고자 하는 야만적인 군국주의 등에 대항했다.

스페인 내전 당시 오래된 꿈이 실현되는 것을 두 눈으로 목격한 루이스 부뉴엘은 어떤 슬픔만을 느꼈다고 회고한다. 스페인 내전에서 스페인 민중은 본능적으로 성당과 대지주를 공격했으나, 파시스트 진영의 가장 부유하고 가장 교양있는 스페인 사람들이 저지른 범죄보다 더 관대했으며, 프랑코의 진영 쪽에 있던 더 발전된 문화와 유복함이 끔찍한 일을 줄일 수도 있었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일갈한다. 그러나 민중이 봉기한 스페인 내전 내내 루이스 부뉴엘은 파리에 살며 전시 상황을 지켜본 입장에서 드라이 마티니를 앞에두고 돈의 효능과 문화의 효능을 의심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비겁하고 무신론자로써 젠체하는 것 외에 성실함이 보이지 않는다.

"우연은 모든 것의 지배자다. 필연은 그다음에 올 뿐이다. 필연은 우연과 같은 순수성이 없다." 니힐리즘 몽상에 몸을 맡긴채, 역설적이게도 초현실주의는 관객의 비판적 지성을 약화시키고 관객에게 일종의 강요와 매혹을 발휘 한다. 예컨대 "초현실주의자들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단숨에 눈길을 사로잡으며 사자처럼 광채를 발하는 앙드레 브르통의 아름다움, 이보다 더 섬세한 루이 아라공의 아름다움, 그리고 엘뤼아르, 크르벨, 달리의 아름다움, 눈이 맑고 새와 같이 놀라운 얼굴을 가진 막스 에른스트, 피에르 위닉, 다른 모든 이들. 요컨대 넘치는 자신감과 타는 듯한 열정을 지닌 잊지 못할 모임이었다(p203)."
"초현실주의는 시적이고, 혁명적이고, 도덕적인 운동이다." 일관되게 환기하고 달리스럽다.
"전통에서 나오지 않은 모든 것은 표절이다." 에우헤니오 도르스 p. 126

부뉴엘은 가식도 없고 현학도 없이 너무도 편안하게 말하며 지성과 위트가 있는 사람을 좋아한다. 현학적인 태도와 알아들을 수 없는 전문용어를 증오한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를 불호한다. 호오를 분명히 하는 19장은 독특한 그의 마초 기질이 순전하다.

이 책은 루이스 부뉴엘이 좋아해 마지않는 술과 담배 같은 책이다. 나는 담배피는 사람, 바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이 아니고 그랬던 적도 없지만, 나는 때로 내가 아주 가깝다고 느끼는 고독을 실행하는 사람들을 흉내내는 것 조차 능력 밖이다. 모든 예술적 발견과 취향 및 사유의 세련화를 넘어서, 타협을 모르는 명확한 도덕적 엄격성이 그가 초현실주의의 심장부를 통과하면서 얻은 힘이라 말한다. 이기주의, 허영심, 물욕, 노출증, 편의주의, 망각 등과 끝없이 충돌하나 이 유혹 중 어느 하나에 굴복하지 않는 규칙을 도덕적 엄격성이라 하는데 그들이 관조하는 삶을 도통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나와 다른 이 책의 결[흠]이다.

오늘 날 초현실주의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었다ㅡ그러나 모든 것에 대한 열광은 본래 일시적이다ㅡ고 해도 이때의 문화 혁명을 책을 통해 환기해 보는 것은 몹시 즐거운 일이다. 초현실주의는 사소한 데에서는 승리하고 본질적인 데에서는 실패했다. 앙드레 브르통, 폴 엘뤼아르, 루이 아라공은 20세기 프랑스가 낳은 가장 탁월한 작가에 속한다. 막스 에른스트, 르네 마그리트, 살바도르 달리는 가장 비싸고 가장 유명한 화가들에 속하고, 그들의 작품은 모든 미술관에서 좋은 자리를 차지한다. 요컨대 초현실주의 운동은 문학사나 회화사에 영광스런 진입은 성공했으나 세상을 변형시키고 삶을 바꾸는 본질적인 것에서 실패했다.

이 책에서 허심탄회하게 회고하는 인상과 풍경은 초현실주의 예술사와 거장들의 캐릭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흥미롭다. 너무나 솔직하고 급한 성정과 기질이 기억과 망각과 몽상을 오가며 소설처럼 길을 잃고 헤매는데, 여하간 그의 단언, 주저, 반복, 공백, 진실과 거짓말, 기억으로 이루어진 루이스 부뉴엘의 초상을 만나보는 것을 추천한다. 생소한 스페인 지명 만큼이나 낯선 예술사조에서 민들레 홀씨처럼 청초하고 순수한 로르카의 시를 만나는 일은 또 얼마나 행운인가.
#도서협찬#루이스부뉴엘 #영화감독 #영화 #안달루시아의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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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부뉴엘, 마지막 숨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r********0 | 2021.11.1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1.“어쨌거나 나 자신의 단언, 주저, 반복, 공백으로, 내 진실과 거짓말로, 한마디로 내 기억으로 이루어진 나의 초상이기 때문이다.” 루이스 부뉴엘은 '자신이 어디 있는지 모르고, 자기가 누구인지 모르는 것'을 최악의 공포로 여겼다. 그는 시간과 기록에 의한 사실보다 그저 '내가 기억하는 나’, 더 깊이는 '내가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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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쨌거나 나 자신의 단언, 주저, 반복, 공백으로, 내 진실과 거짓말로, 한마디로 내 기억으로 이루어진 나의 초상이기 때문이다.”

루이스 부뉴엘은 '자신이 어디 있는지 모르고, 자기가 누구인지 모르는 것'을 최악의 공포로 여겼다. 그는 시간과 기록에 의한 사실보다 그저 '내가 기억하는 나’, 더 깊이는 '내가 기억하고 싶은 나'에 대한 이야기를 더 사모했다. 그렇기에 그의 '반'자서전, '마지막 숨결'은 어떤 역사적 기록에 의함이 아닌, 그저 스스로에 대한 '주관과 기억'만으로 쓰였다. 그런 의미에서 루이스 부뉴엘의 '마지막 숨결'은 그 스스로가 말하는 '기억하고 싶은 나'에 대한 이야기이다.

루이스 부뉴엘은 과연 자신의 과거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지에 대한, 또 그 스스로가 존재하고 있던 그의 ‘현재’는 어떻게 느끼고 있을지, 그리고 무엇이 그로 하여금 그렇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이야기.

2.
“초현실주의와의 만남이 내게는 핵심적인 사건이었고, 내 남은 인생을 결정짓는 일이었다고.”

루이스 부뉴엘의 시간은 우리의 시간이 그렇듯, 크고 작은 사건들의 연속이었다. ‘무엇’에 빠져 감미로움을 느끼는 모습도, 그 감미로움이 삶의 원동력이 되는 모습도, 그렇게 찬란했던 감미로움이 점점 나와는 무관해지는 모습까지도 말이다. 루이스 부뉴엘의 ‘무엇’, 그 감미로움을 말하라면 대게 그렇듯 ‘초현실주의’를 말할 것이다.

그 스스로가 말하는 초현실주의와 그와의 연대는 ‘초현실주의와의 만남이 내게는 핵심적인 사건이었고, 내 남은 인생을 결정짓는 일’이었다. 당시 그가 느꼈던 ‘혐오스럽게 보인 당시의 도덕’에 그는 ‘스캔들’이라는 무기로 하여금 자신이 혐오하는 사회와 맞서길 선택했다. 단순히 새로운 문학 운동, 새로운 회화 운동, 또는 새로운 철학 운동을 넘어 ‘사회를 폭파하고 삶을 바꾸는 것’, 그것이 초현실주의와 그의 목적이 되었고, 그 목적은 그를 ‘넘치는 자신감과 타는 듯한 열정을 지난, 잊지 못할 모임’으로 인도했다.

초현실주의는 그의 데뷔작 ‘안달루시아의 개’를 시작으로 그로 하여금 초현실주의만의 ‘시적이고, 혁명적이고, 도덕적인 운동’을 하게 한다. 루이스 부뉴엘은 그들만의 무모함과 맹목적인 열정, 그리고 그들이 낳은 상당한 파장의 행동을 좋아했다.

3.
“친애하는 루이스, 말하자니 슬프지만, 더 이상 스캔들은 존재하지 않아요.”

루이스 부뉴엘은 초현실주의와 자신을 현실의 체념 앞에, “대지와 같이 엄청나게 거대한 꿈들을 탐식했으나,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직접적이고 폭력적으로 행동에 참여했을 때는 금세 분열되고 마는 한 줌의 이상주의자들”이라고 묘사한다. 열광적이면서 뒤죽박죽인 그런 모습.

이후, 그는 초현실주의 모임으로부터 독립을 선택한다. 그러면서 그의 영화는 이전에 비해 그와는 무관해지기 시작한다. “때로는 내가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주제와, 연기를 전혀 못 하는 배우들을 받아들여야 했다.” 루이스 부뉴엘에게 영화는 ‘생업이자 가족을 부양하는 수단’으로써의 역할만 남게 된다.

4.
“고통스럽고 감미로운 시대에 유년 시절을 보내는 행운을 누렸다. 물질적 생활은 고통스러웠지만, 정신적 생활은 감미로웠다. 오늘날과는 정확히 반대다.”

전혀 다른 시대를 살고 있음에도, 그의 삶의 많은 모습들은 지금 우리의 모습과 맞닿아 있다. 그의 삶도 크고 작은 사건들의 연속이라는 점과, 삶은 결코 우리에게 우리를 황홀하게 하는 ‘감미로움’ 만 주지 않는다는 점까지.

‘마지막 숨결’을 앞둔 루이스 부뉴엘 스스로의 회고는 우리로 하여금, 점점 ‘나’와는 무관해지는 삶의 체념에 대한 우리의 애티튜드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이상의 의지’가 현실의 체념으로 물들어 가면서도 루이스 부뉴엘은 그가 ‘오늘날’을 느꼈던 것과는 정확히 반대로 과거를 ‘감미로움’이라 이야기한다.

사랑이 삶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전능한 감정으로 여겨졌던, 가장 찬란했던 청년시절에 대한 기억. 삶의 감미로움은 그 기억에 모두 모여있듯이, 점점 스스로와는 무관해지는 삶의 체념 앞에 정녕 필요한 것은, 어쩌면 ’나와 삶의 연대’, 그리고 절대 놓치지 않는 ‘삶에 대한 열렬한 사랑’일지도 모른다.

과거에 대한 그의 고백처럼, 우리의 삶에 ‘사랑과 감미로움’이 찾아들길.

5.
“우리에게 사랑은 삶, 모든 행동, 모든 생각, 모든 연구에 없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였다.”

, 루이스 부뉴엘 | ‘마지막 숨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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