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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

작은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

[ 양장 ]
리뷰 총점9.0 리뷰 21건 | 판매지수 888
베스트
예술 에세이 52위 | 에세이 top20 1주
정가
16,000
판매가
14,400 (10% 할인)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7월 23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414g | 134*195*20mm
ISBN13 9791166890253
ISBN10 116689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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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세상과 사람을 잇는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세상과 사람을 잇는 다양한 ‘작은 이야기‘로 따뜻한 감동을 전하는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그가 영화에 담고자 했던 세상, 그 다짐과 노력을 한 권에 담아냈다. 한국 독자를 위해 특별히 기획한 이번 책은 정성일 영화평론가와의 대담을 수록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더 가까이 만날 수 있다. - 에세이 MD 김태희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의 말 5

·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하여 13
축의 말고 다른 것 30
문화는 외교의 종이 아니다 33
감독은 책임질 수 있을까 38
감동보다 사유를 46
범죄와 책임 51
모놀로그와 다이얼로그 57

··
자기 내면의 정의 61
언행불일치 69
복수에 대한 생각 75
타자를 상상하는 능력이 훨씬 중요하다 78
무른 태도 82
귀를 기울이는 법 88
공평함이란 무엇인가 94

···
누가 101
게 105

····
손도끼 111
키키 키린 116
야스다 마사히로 119
모테키 마사오 124
하라다 요시오 128
나쓰야기 이사오 131
에드워드 양 감독 134

·····
분부쿠에 대하여 139
각본 145
결과적으로 더 좋은 작품이 된다 148
영화가 변하는 게 아니라 제가 변합니다 152

······
나를 만든 영화 66편 163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을 찍기 위해 다시 본 영화 186

고레에다 히로카즈×정성일 199
“영화를 하고 있기에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옮긴이의 말 258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작품 속에서 알기 쉽게 가시화된 감독의 메시지는 솔직히 말해 대단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영상은 감독의 의도를 초월해 눈치채지 못한 형태로 ‘찍혀버린 것’ 쪽이 메시지보다 훨씬 풍성하고 본질적이라는 점을 나는 실감하고 있다.
--- p.25,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하여」 중에서

영화를 또 하나의 측면인 ‘문화’로 볼 경우,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 건 ‘영화가 나에게 무엇을 가져다줄 것인가’가 아니라 ‘내가 영화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입니다. 요컨대 ‘국익’이나 저의 이익보다 ‘영화의 이익’을 우선하는 가치관이죠. 이야말로 영화를 문화로 여기는 일입니다.
--- p.36, 「문화는 외교의 종이 아니다〉, 본문 36쪽

저는 ‘다큐멘터리’란 처음부터 목적이 뚜렷한 프로파간다와는 달리, (취재) 대상과의 관계 지속과 그 변화를 동시 진행으로 기록해나가는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때로는 애초 의도했던 방향과는 완전히 반대쪽에 있는 결론에 이르고 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것이 재미이며, 어려움이며, 자유로움이며, 다큐멘터리가 지닌 ‘위험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자유로운 ‘정신’은 극영화를 만들 때도 잊지 않고 싶습니다.
--- p.44, 「감독은 책임질 수 있을까」 중에서

‘소년범죄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사람마다 다양하겠지만, 적어도 ‘저잣거리에서 조리돌림’을 당할 만한 죄에 물어야 하는 법적 책임은 그 부모에게는 없다. 그건 당연하다. 그들이 짊어져야 할 것이 있다면 도의적 책임이다. 만약 정치인이 지금 큰소리로 물어야 할 책임이 있다면, 그건 경찰이나 지자체 같은 공적 역할을 담당하는 존재의 직업적 책임 아닐까?
--- p.52-53, 「범죄와 책임」 중에서

제 경우는 ‘듣는’ 자세로 그저 곁에 있는 경우가 많은 듯합니다. 상대가 말하고 싶어질 때까지 기다립니다. 귀로서 거기에 존재합니다. 어디까지나 수동태, 리액션이죠. 극영화를 연출할 때도 역시 기본적인 자세는 변함없습니다. 배우와 스태프에게서 나오는 것에 귀를 기울이는 방식입니다.
--- p.57, 「모놀로그와 다이얼로그〉, 본문 57쪽

원자폭탄에 대한 기억을 잊지 않으려는 태도를 명확히 내세운다면, 다른 한편에 있는 가해자의 기억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상호 보완적이어야 합니다. 그것이 좀처럼 안 되니 이렇게도 단순한 ‘복수’가 세상에 넘쳐나는 게 아닐까요.
--- p.77, 「복수에 대한 생각」 중에서

상상력이 중요하다고들 여기저기서 거듭 말하는데, 이건 딱히 상대의 기분에 동화하는 게 아니라 자신과는 다른 가치관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존재, 그리고 그런 그들이 보는 우리의 것과는 다른 세계상을 상상하고 인정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오히려 그런 ‘타자’에 대한 상상이 훨씬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p.81, 「타자를 상상하는 능력이 훨씬 중요하다」 중에서

〈어느 가족〉 개봉 후에는 차를 마시러 가자고 권해도 “당신은 이제 할머니는 잊고 젊은 사람을 만나” 하며 전화로 병세에 대해 몇 차례 말씀하셨을 뿐, 직접 만나 뵙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발인 전날 밤, 석 달 만에 뵌 키린 씨는 무척 평온하고 완전히 안심한 듯한 표정을 하고 계셨습니다. 임종의 순간까지 정말로 근사하게, 참으로 키린 씨답게 인생을 매듭지으신 게 아닐까 합니다.
--- p.117, 「키키 키린」 중에서

〈걸어도 걸어도〉 개봉이 거의 마무리된 무렵. 평소처럼 야스다 씨가 가자고 해서 히로오에서 소바를 먹었습니다. 이때는 식당에서 바로 만나지 않고 일단 야스다 씨 회사 사무실에서 만났어요. 제가 도착하자 천천히 책상 서랍에서 상자를 꺼내더니 “어디서 받은 건데 난 안 쓰니까 고레 짱 줄게” 하며 책상 위에 툭 놓았습니다. 손목시계였습니다. 아마도 〈걸어도 걸어도〉 흥행 성적이 좋지 않아서 내가 침울해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겠지요. 소바를 먹으며 야스다 씨는 “난 말야 고레 짱, 이런 영화를 만들고 싶었어…… 고마워” 하고 흔치 않게 칭찬을 해줬습니다. 기뻤지요.
--- p.122-123, 「야스다 마사히로」 중에서

제 입장은 지진을 의식적으로 소재로 하는 픽션을 만들 생각은 없습니다. 저의 의식이 변했으니 그런 제가 만들면 영화도 분명 변할 거라는, 그 생각을 기둥 삼아 만들고 싶습니다. 영화가 변하는 게 아니라 제가 변합니다.
--- p.158, 「영화가 변하는 게 아니라 제가 변합니다」 중에서

“제가 스스로 정치적인 것, 사회적인 것을 의식하면서 영화를 만들고 있는 건 아니지만, 영화를 만들면서 깨닫게 되는 건 슬퍼하는 것보다 분노하는 게 더 강할 수 있고, 답을 제시하는 것보다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훨씬 더 넓어질 수 있다, 확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 p.238, 「고레에다 히로카즈×정성일 대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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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들이 ‘국가’나 ‘국익’이라는 ‘큰 이야기’로 회수되어가는 상황 속에서 영화감독이 할 수 있는 일은 그 ‘큰 이야기’에 맞서 그 이야기를 상대화할 다양한 ‘작은 이야기’를 계속 내놓는 것이며, 그것이 결과적으로 그 나라의 문화를 풍요롭게 만든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 자세는 앞으로도 변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하여〉, 본문 25쪽


창작자로서 사회에 계속 질문을 던진다는 것
“가냘픈 희망을 위해 나는 앞으로도 계속 발언할 작정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2000년대 초반부터 자신의 홈페이지(kore-eda.com)에 다양한 이야기를 써왔다. 거기서 우경화하고 있는 일본 정치에 일침을 가하고, 공정과 정의를 잃어버린 언론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고, 명분을 잃고 헤매는 정부를 향해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또한 자신의 영화를 아껴주는 팬들에게 제작 과정을 들려주기도 하고, 자신이 은혜 입은 영화 선배들이 세상을 떠나면 추도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처럼 이 책은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세상에 대해, 영화에 대해, 사람에 대해 기록해왔던 글들을 바탕으로 꾸려졌다. 특히 사회성 짙은 영화를 만드는 창작자로서의 면모를 재차 실감할 수 있는 글들이 대거 수록되어 있다. 그는 ‘저자의 말’을 통해 이 글들이 “공적인 자리에서는 하기 힘들었던 혼잣말 혹은 한숨”에 가깝다고 겸허히 말했지만, 사회를 향한 그의 문제의식은 매우 날카롭다. 감독으로 데뷔하기 전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연출가로 경력을 시작한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늘 사회 문제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그 시선을 영화에 담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특히 〈디스턴스〉(옴진리교 테러의 상흔), 〈아무도 모른다〉(아동방치와 소년범죄), 〈공기인형〉(인간성을 상실한 도시), 〈어느 가족〉(아동학대, 가족붕괴)과 같은 사회성 짙은 드라마를 통해 보여준 현실은 감동과 함께 많은 시사점을 안겨주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창작자로서 사회에 계속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다. 전쟁, 살인, 차별, 혐오, 역사 몰이해 등 사회 문제를 어떻게 바라볼지, 그것에 대해 어떻게 발언할지, 그 인식을 바탕으로 영화에 무엇을 담을지 고심한다. 이 책을 통해 고레에다 감독의 세계관, 그가 생각하는 창작자의 윤리와 태도를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발언하는 창작자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만든다.


“영화와 사람으로부터 이어받은 것을 소중히 품고
달리자는 각오 같은 것. 그 각오가 있어야 비로소 사람에 대해,
영화에 대해 쓰거나 말할 수 있는 게 아닐까 합니다.”


“제가 데뷔한 지 이제 25년이 됐는데, 정말 행운이 따랐다는 생각이 들어요. 재능이나 노력 이상으로 많은 행운이 따랐고, 인복이 아주 많았어요. 그건 위로도 아래로도 마찬가지입니다.”―〈고레에다 히로카즈×정성일 대담〉, 본문 256쪽

『작은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에는 잔잔한 감동을 전하는 몇 편의 추도의 글이 실렸다. 〈걸어도 걸어도〉를 시작으로 〈어느 가족〉까지 10여 년간 자신의 영화에서 개성 강한 어머니 역을 맡았던 배우 키키 키린, 〈원더풀 라이프〉에서 〈걸어도 걸어도〉까지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제작자 야스다 마사히로, 그리고 대만 뉴웨이브의 거장 에드워드 양 감독에 이르기까지, 고레에다 감독이 희로애락을 함께했던 영화 동료들을 떠나보내며 안타까움과 고마움을 전한 글들이다. 고레에다 감독에게 “작품을 함께한다는 것은 스태프, 배우 구별 없이 일종의 특수하고도 농밀한 무언가를 공유하는 일”인 만큼, 이 추도의 글들에선 영화 선후배들로부터 받은 것을 소중히 품고 영화를 찍겠다는 고레에다 감독의 담담한 각오가 느껴진다.

정성일 평론가와의 대담에서는 동세대 감독들과의 우정, 영화 제작 과정에서의 다채로운 에피소드를 만날 수 있다. 자칭 “일개 팬”이라며 허우샤오시엔에 대한 깊은 팬심을 털어놓는 이야기는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웃음 짓게 만들 것이다.(이 책에는 대담 도중 고레에다 감독이 보여준 허우샤오시엔과 찍은 사진이 실려 있다.)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큰 자극이 되고 있는 감독 이창동, 봉준호, 지아장커 등에 대한 이야기도 자세히 들을 수 있다.

이 밖에도 고레에다 감독이 어릴 적 미아가 되었던 경험을 들려주는 〈누가〉, 대만으로 이주했던 조부모에 대한 기억을 담은 〈게〉라는 에세이를 만날 수 있고, 고레에다 감독이 꼽은 ‘나를 만든 영화 66편’,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을 찍으며 다시 본 프랑스 영화 리스트를 살펴볼 수 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생각하는 ‘영화라는 공동체’
문화와 국가와 언어의 차이를 초월한 협업의 결과물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종종 자신이 “영화라는 거대한 강을 이루는 물방울 하나”라는 감각으로 영화를 만든다고 말해왔다. 그가 생각하는 “영화라는 거대한 강”은 문화와 국가와 언어의 차이를 초월한다. 그 생각을 몸소 보여준 사례를 우리는 몇몇 알고 있다. 그는〈공기인형〉 주인공으로 한국 배우 배두나를 캐스팅했고, 〈어느 가족〉 이후 카트린 드뇌브, 쥘리에트 비노슈, 이선 호크 등과 프랑스 올로케이션으로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을 찍었다. 그리고 올해에는 한국 배우, 스태프와 부산에서 〈브로커〉를 찍었다.

『작은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 또한 “문화와 국가와 언어의 차이를 초월해” 영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일 것이다. 『작은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는 원서가 없는 책이다. 바다출판사가 고레에다 감독에게 그간 써두었던 글을 바탕으로 한 권의 에세이집을 내자고 제안했고, 감독은 흔쾌히 수락했다. 저자가 외국인이고, 번역의 과정을 거쳤지만, 엄연히 국내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아무런 선입견 없이 ‘영화라는 공동체’ 의식으로 출간 제안을 받아들여줬기에, 우리는 운 좋게 그의 새로운 책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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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게서 결코 작지 않은 이야기를 듣다 - [작은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를 읽고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흙******에 | 2021.09.28 | 추천14 | 댓글8 리뷰제목
가족에게서 결코 작지 않은 이야기를 듣다 <작은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를 읽고       어느 가족에게 진짜로 기적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만나 또 다른 한 사람을 가슴이나 배로 낳아 한 집을 이루는 과정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그렇게 모인 사람들을 '가족'이라 부르며 가족이기에 모두 다 알고 이;
리뷰제목

가족에게서 결코 작지 않은 이야기를 듣다

<작은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를 읽고

 

 

  어느 가족에게 진짜로 기적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만나 또 다른 한 사람을 가슴이나 배로 낳아 한 집을 이루는 과정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그렇게 모인 사람들을 '가족'이라 부르며 가족이기에 모두 다 알고 이해한다고 여기는 이들에게, 《어느 가족》,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아무도 모른다》 등의 영화를 통해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오히려 가족이니까 서로 알지 못하거나 모른 척 하는 건 아닌지 되묻는다. 개인과 사회라는 두 개의 웅덩이에 한 발씩 담그고 있는 수많은 가족에 대해 미처 다 헤아리기도 전에 물이 차고 넘거치거나 아예 말라버리듯 가족의 해체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오늘날의 현실 속에서 <작은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는 가족의 의미와 미래에 대하여 사회나 국가 차원의 큰 담론이 아닌 개인과 시민이라는 상대적으로 작은 존재들을 오랫동안 들여다보며 기록한 창작자의 작지만 큰 생각과 노력을 담고 있다.

  엇비슷한 모습의 행복한 가족과 달리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한 가족일지라도 그 시작은 결여와 결핍, 즉 '부재'로부터 비롯되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그곳에 있지 아니하므로 보이지 않는 게 당연하지만, 그는 가족에서 분리 혹은 배제되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가시화시키는 데에  계속해서 눈을 맞추고 귀를 기울인다. 영화 이전에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혼잣말하며 일방통행하는 우를 범할 수 있는 영화의 결점을 타자와 대화를 주고받으며 소통하는 방식으로 메운다. 자신만의 언어로 자기 얘기만 하는 게 아니라 타자의 언어로 말하고, 그러기 위해 타자의 언어에 귀 기울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곧 타인에 대한 상상력, 나아가 공감력으로 연결된다.

  "생명은 그 안에 결여를 품고 그것을 타자로부터 채운다." 요시노 히로시의 시구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속에서 결여와 부재가 늘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타자를 향해 열린 가능성으로 표현되고 인물들이 자기 욕구를 해소하는 데 작은 불씨와도 같다.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주제로 한 그의 작품들에서 마주하는 부모와 자식 또는 어른과 아이는 모두 결핍감에 시달리는 모습으로 묘사되는데 자식이나 아이의 경우 그 정도가 더 심할 수 밖에 없다. 때로 관객에게 불편감과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소재와 이야기라면서 창작자에게 영화가 초래할 사회적 영향에 대해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항의하는 이들에게, 그는 되려 책임질 수 있다고 하는 창작가가 더 위험하며 감독이 관객의 심리변화까지 책임지지도, 책임질 수도 없기에 영화란 거기에 비춰져 있고 나타나 있는 것으로 바라봐주길 바란다고 응답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세계 밖에서 그 안을 들여다보는 아이들의 눈과 마음의 가치를 발견했다. 그것들이 어두운 현실을 햇볕 아래로 끌어내 말리는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를 씨앗에 비유하자면, 영화 속에 그것을 심으면 어떤 것은 말라죽기도 하지만 또 어떤 것은 햇빛을 향해 가며 저 나름의 성장을 이루게 된다. 일테면 세상 사람들(어른들)의 눈에 비친, 《아무도 모른다》에서 아버지가 각기 다른 동생들과 함께 작은 집에서 살다가 어머니마저 떠나버린 상황에 처한 주인공 아키라는 편의점에서 물건을 훔칠 가능성이 다분해 보인다. 그러나 감독은 아키라의 내면에서 어른들의 눈이 닿지 않는 곳, 즉 도둑질을 하지 않는 전개로 극적 갈등을 풀어낸다.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에서 고속열차가 서로 스쳐지나가는 순간 소원을 빌면 기적이 일어난다는 얘기를 들은 형제가 헤어진 부모와 다시 함께 살길 바라는 마음으로 여행을 떠나지만 결국 형 코이치는 가족보다 세계를 선택하면서 어른의 세계로 한 발짝 더 다가서는 모습을 보여준다. 《어느 가족》에서 친부모로부터 부정당하고 사라질 뻔한 유리는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할머니로 '보이는' 좀도둑 가족에게 훔쳐진 후부터 그들에게서 차츰 가족의 사랑을 배우며 스스로 부모를 선택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아이들의 용단은 자신의 결핍을 채워나가는 방식으로만 쓰이지 않고, 어른들의 불안과 공허를 채워주는 데에도 큰 몫을 해낸다. 커가는 아이뿐만 아니라 어쩌다 어른이 된 사람들의 성장통을 치유해주는 처방전처럼 말이다.

  개인과 사회가 지닌 만병의 근원 중 하나가 가족일지도 모른다. 가족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하는지에 따라 건강한 개인과 사회로 거듭날 수 있다는 점에서 볼 때, 가족에 관한 이야기들이 결코 작지만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앞으로도 계속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시선을 좇아가려 한다. 그의 작은 이야기에 귀기울이며 작은 것들을 다르게 들여다보고 상상해 나가다보면, 언젠가 가족 너머에 있는 그 무엇을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은 희망을 보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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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작지만 큰_075 (작은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J*y | 2021.11.21 | 추천7 | 댓글6 리뷰제목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 어느 가족(2018), 원더풀 라이프(2001),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 걸어도 걸어도(2009)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몇 편을 만났다. 그 중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고감독님의 작품인줄 모르고 만나기도 했고,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처럼 찾아서 만난 영화도 있었다. 그리고 내가 고감독님의 영화에 관심을 갖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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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 어느 가족(2018), 원더풀 라이프(2001),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 걸어도 걸어도(2009)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몇 편을 만났다. 그 중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고감독님의 작품인줄 모르고 만나기도 했고,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처럼 찾아서 만난 영화도 있었다. 그리고 내가 고감독님의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되어준 어느 가족이 있다.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2011)’은 중간 즈음 멈췄으니 제외하기로 한다)

 

그의 영화를 만나면 스스로를 향한 나 자신의 시선과 타인과의 관계(그 관계에는 가족역시 포함된다)에 대해 한동안 곱씹게 된다. 언뜻 영화 속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라 생각할 수도 있을텐데, 그렇게 이야기들을 되새기다보면 영화와는 무관해 보이던 일상과 닿아있는 상념들이나 감정의 이면에 숨겨진 상처 같은 것들을 떠올리게도 된다.

이웃 말순님의 글로 이 책을 알게 되었을 때 주저 없이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이런 생각들이 내 안에 고여 있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처음 페이지를 펼쳤을 때는 많은 부분이 정치적인 이슈와 닿아 있어 내 예상과 다른 전개에 조금 당황하기도 했다. 영화감독이니 당연히(이 역시 선입견일테지만) 영화와 관련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룰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이 책 이전에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이 출판되었다는 것은 책을 읽는 도중 알게 되었다).

 

   나는 사람들이 국가국익이라는 큰 이야기로 회수되어 가는 상황 속에서 영화감독이 할 수 있는 일은 그 큰 이야기’ (오른쪽이든 왼쪽이든)에 맞서 그 이야기를 상대화할 다양한 작은 이야기를 계속 내놓는 것이며, 그것이 결과적으로 그 나라의 문화를 풍요롭게 만든다고 생각해왔다. p.25

 

   그렇다면 그들에게 자신의 행위를 총괄하라고 강요하는 우리는 일장기와 기미가요가 완수해온 역할을 어떤 형태로 총괄한 걸까? 사죄는 끝난 걸까? ‘침략 전쟁은 없었다는 식의 주장이 큰 목소리로 들려오게 된 현재 상황 속에서, 일본인이 50년 전에 저지른 행위에 대해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당사자 의식을 가지고 생각하고 있을까? p.49

 

   상대의 이름을 빼앗는 것도, 땅을 빼앗는 것도, 문화를 빼앗은 것에 대한 책임도 60년간 유야무야 내버려두면 어물쩍 넘어갈 수 있는 모양이다. 그런 사회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그런 오늘날의 일본 사회가 열두 살 소년을 살인으로 향하게 만든 것이 아닌가? 사회는 그 소년에게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건 무슨 일이 있어도 나쁘다고 가르쳤던가? 약자를 폭력적으로 지배하면 안 된다고 가르쳤던가? 가르친 건 그 반대 아니었던가? 그렇게 생각하며 사회의 죄를 스스로 짊어지고, 사회 개혁에 피 흘릴 각오를 하는 것이 정치의 본래 역할 아닌가? pp.53-54

 

   오늘날 일본 정치권에서 가장 부족한 것이 바로 이 능력 아닐지요. 그들은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기 위해서만 언어를 씁니다. 그것이 타인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상상력도, 듣는 능력도 없습니다. p.89

 

이름과 땅과 문화를 빼앗겼던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이기에 유독 크게 와닿는 대목들이 있었는데(격하게 고개를 끄덕여가면서 말이다), 책의 중간을 넘어가다보니 이 글이 과연 특정 국가에만 해당하는 것인기 싶어졌다.

창씨개명과 무력을 앞세운 영토 침략이 아니더라도 현대사회를 살고있는 우리도 타인의 이름을 무시하고 나와 다른 문화에 대해 비하하지 않는가, 그리고 그것을 나를 포함한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서라 당연시 여기지는 않는가. 그렇다면 과연 나는 얼마나 당당하게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가, 내 안의 물음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자기와 모습이 다르거나, 다른 신을 믿거나, 다른 형태로 생활하면 왠지 기분 나쁘다는 거겠지요. 이해가 안돼. 그래서 무서워. 그렇다면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될 텐데요...... 미디어는 그것을 위해 존재할 텐데, 지금은 반대로 상호 이해(대화)에 방해되는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기에는 반대로그들이 보기에는 우리도 충분히 꺼림칙하지 않은가 하는 시선이 아무래도 빠져 있는 듯합니다. p.79

 

이런 그의 생각들이 영화에 담겨져 있었구나, 생각하니 그의 영화를 볼 때마다 되새겨지던 불편함이, 한없이 곱씹어 생각에 빠지게 했던 질문들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상대의 언어로 이야기하기위헤서는 우선 철저하게 상대의 언어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일테면 제가 쓰는 희망이라는 말과 상대가 쓰는 희망이라는 말이 과연 같은 의미인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대부분은 다릅니다. 거기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서로 다른 인생을 걸어왔고 상이한 가치관으로 살았으니 당연한 일입니다. 다르다는 것이 대전제이고 그 위에서 커뮤니케이션을 모색해 나갑니다. p.88

 

타인은 나와 다르다는 당연하지만, 종종 잊곤 하는 전제를 받아들이고 서로 소통하는 것이야말로 다양성을을 강조하면서도 자꾸만 극단으로 치달아 편협해져가는 우리 사회에 절실한 자세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항상 그러하듯, 이 글을 적고 있는 나부터 잊지말고 지켜야할 덕목이다.

 

   상상력이 중요하다고들 여기저기서 거듭 말하는데, 이건 딱히 상대의 기분에 동화하는 게 아니라 자신과는 다른 가치관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존재, 그리고 그런 그들이 보는 우리의 것과는 다른 세계상을 상상하고 인정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오히려 그런 타자에 대한 상상이 훨씬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p.81

 


   

*나에게 적용하기

하나.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기(적용기한 : 지속)

두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찾아보기(적용기한 : 11월 중)

*가장 먼저 보고 싶은 영화는 태풍이 지나가고(2016)’

 

*Joy가 만난 고감독님 영화들

하나. 바닷마을 다이어리

         바다고양이 식당에 가보고 싶다 http://blog.yes24.com/document/9906806

두울. 어느 가족

         아빠가 되고 싶었던 그와 엄마가 되고 싶었던 그녀       

          : http://blog.yes24.com/document/11223974

세엣. 원더풀 라이프

         단 하나의 소중한 추억 : http://blog.yes24.com/document/13779698

네엣.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그렇게 가족이 된다 : http://blog.yes24.com/document/13830913

 

*기억에 남는 문장

나만 안전지대에서 중립을 지킬 수 있다는 건 어리광 섞인 오해이며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p.24

 

영상 제작자(전달자)는 시청자에게 그런 사유를 요구하기에 앞서, 먼저 스스로 거울을 앞두고 철저하가게 사유할 필요가 있다. p.50

 

지금, 현재만의 정서적 반응이나 판단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자기 안에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그 행위의 정당성을 제대로 확인해야 합니다. 거듭해서요. pp.69-70

 

아키 씨는 메일에서 반대만 하는 건 누구라도 할 수 있어요” “달리 뭘 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라고 물으셨는데, 지금 그 질문에 대답한다면 그럼에도 끝까지 계속 반대하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일의 첫걸음이라 생각합니다. p.70

 

그렇게 손에 넣은 모두가 비슷한 집에 살고 비슷한 옷을 입고 같은 가치관 속에서 생활한다는 안도감’, 사실 그것은 생물로서의 다양성을 잃는, 인간에게는 매우 불건강한 사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고 봅니다. p.81

 

은 정말 어렵습니다. 상대에게 가닿을 말로 이야기하는 건 웬만해선 힘들다고 생각해요. p.88

 

나는 참배하고 싶으니까 하는 거야. 뭐가 나빠!” 라는 건 그저 자신의 언어로 이야기하는 것일 뿐, 그 말과 행위가 어떤 형태로 상대에게 가닿을지 전혀 생각하지 않는 무책임한 자기표현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 건 표현조차 아닙니다..(중략)..애초에 아무리 본인이 사적인 참배라고 말해봤자, 국내외에서 정치적 파문이 일고 있는 시점에서 그건 공적인 행위입니다. 본인이 사적인 참배로 생각하거나 말거나 그건 본인에게 말고는 전혀 의미가 없습니다. pp.89-90

 

말이란 입에서 나온 시점에 절반은 이미 자신의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생각해야만 합니다. p.91

 

미아가 되었을 때 그 아이를 덮치는 불안은 아마도 부모를 잃었다는 단순한 감정이 아닐 것이다. 그건 나 따위 아무도 아랑곳하지 않는 세계’, 그리고 그 무관심과 어쩔 수 없이 직면하게 된다는 커다란 당혹감이다. p.103

 

자신을 무조건적으로 받아주고 감싸주는 존재의 곁을 떠나 타자로서의(그것이 선의든 악의든) 세계와 마주하는-사람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언젠가는 누구나 경험해야 할 이런 뜻밖의 만남을 예행연습으로서 폭력적으로 강제 체험하는- 것이 미아라는 경험 아닐까. 바로 그래서 미아는 갓난아기처럼 울부짖는 것이다. pp.103-104

 

그리고 제아무리 울어봤자 이제는 고독하게 세계와 마주해나가야 한다고 깨달았을 때, 소년은 자신이 미아라는 점과 결별하고 어른이 되는 게 아닐까. 그때를 경계로 어머니는 자신을 감싸 안아주는 세계 그 자체가 아니라 세계한구석에서 자신을 기다려줄 뿐인 조그만 존재로 변한다. 한때 미아였던 어른은 그것을 깨달은 순간 이번에는 남몰래 운다. p.104

 

그러나 내가 존경해 마지않는 건 촬영 현장에 약속 시간보다 한 시간 빨리 혼자 운전하고 와서 대기실에서 대본을 무릎 위에 펼쳐둔 채 눈을 감고 홀로 대사를 연습하는 키린씨다. p.114

 

그때 키린 씨가 가진 손도끼는 자기 자신 위로 들려 있다. 남을 향한 엄격함보다 더한 엄격함으로, 그는 본인을 지적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 모습은 정말로 아름답다. 성스럽기까지 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p.115

 

잘 표현이 안 되지만 바통을 건네받은 느낌이랄까요. “뒷 일은 잘 부탁해하며 건네준 것을 소중히 품고 달리자는 각오 같은 것. 그 각오가 있어야 비로소 그 사람에 대해 쓰거나 말할 수 있는 게 아닐까 합니다. p.133

 

아 참, 점심을 먹으러 간 바닷가 레스토랑에서 양조위(!)를 만나서 인사를 했고, 박찬욱 감독의 신작에서 주연을 맡은 송강호 씨와 서서 얘기를 나눴고, 일부러 시간을 내서 공식 상영회에 와준 쥘리에트 비노슈 씨와 점심을 함께 먹기도 했네요. 그런 멋진 시간도 있었습니다. p.149

*송강호, 쥘리에트 비노슈를 만나다니, 부러운 마음이 가득하다. 하지만 그중 단연 양조위! 양조위 라니!! (고감독님도 느낌표를 표시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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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영화를 통해 살아있는 진실을 추구해 온 감독의 목소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A***n | 2021.09.29 | 추천4 | 댓글4 리뷰제목
  심장아 나대지마! 씨네필인 사람으로써 좋아하는 영화인이 직접 쓴 책을 읽는 것은 큰 기쁨이다. 이전작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을 아끼며 읽었는데 신작 <작은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도 설레임을 주체하지 못하며 책장을 넘겼다. 일본의 영화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산문이다. 기대감으로 읽어가는데…세상에 만상에, 이 책 너무 좋은 거다. 내가 고레에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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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아 나대지마! 씨네필인 사람으로써 좋아하는 영화인이 직접 책을 읽는 것은 기쁨이다. 이전작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아끼며 읽었는데 신작작은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 설레임을 주체하지 못하며 책장을 넘겼다. 일본의 영화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산문이다.

기대감으로 읽어가는데세상에 만상에, 너무 좋은 거다. 내가 고레에다 감독 영화를 처음 인지한 아무도 모른다였고 좋게 느낀 걸어도 걸어도 최초였. 때도 배우 아베 히로시가 좋았지 특별히 감독에 관심을 갖진 않았다. 그러다가 감독 보통이 아니구나, 기억해야 겠구나 싶은 영화를 제대로 만났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가족 영화를 많이 보아왔지만 기존의 작품들 어디서도 느끼지 못한 독창적인 감동을 선사해 영화였다. 시간이 한참 흘러 2018년에 굉장한 소식이 들려왔다. 「어느 가족으로 히로카즈 감독이 영화제 대상을 것이다. 고백하자면 당시에 나는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이창동의버닝 훨씬 창의적이고 시대를 대변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내가 고레에다 감독을 좋아한다는 상상을 못한 1년여가 지났다. 마음이 누그러지고 드디어어느 가족 봤다. 인정받을 만한 수준 높은 영화임을 비로소 느꼈고 무엇보다 주인공 안도 사쿠라에 홀딱 반했다. 히로카즈가 다른 몰라도 여성을 묘사하는 방식이 존경스러운 점이 있음을 깨달았다.

작은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 통해 히로카즈가어떤감독인지를 상세하고 깊이있게 알아갔다. 비록 좋아하게 것은 얼마 됐지만 지난 12 동안 고레에다의 영화들은 나의 뇌리와 감정에 자리하고 있었다. 고레에다는 1995 입봉한 후에 TV매체와 영화를 넘나들면서 왕성한 창작 활동을 왔다. 그저 테크니션이 아니라미디어 종사자라는 사명감을 뚜렷이 가지고서 여러 매체에 자신의 의견을 발표해 . 책은 그를 기반으로 나온 것이다. 읽으며 감탄하고 소름 돋는 순간이 여럿 있었는데 진리교 대한 미디어의 태도를 말하는 장에서는 전율이 났다. 얼마전에 다큐멘터리로 그와 관련된 작품을 보고, 일본에 성숙하고 경이로운 지식인들이 존재한다는 접했었다.

고레에다는 단순히 예술로써의 영화를 하는 장인을 넘어서, 일본 사회에 목소리를 탁월한 사상가이기도 했다. 나는 영화제 대상을 약간의 질투를 담아 바라봤었지만, 고레에다는 국제적인 수상을 하기에 충분한 진짜 마에스트로였던 것이다.

영화 예술을 대하는 순수한 애정을고백하는 대목들은 읽어도 읽어도 질리지 않았다.

TV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영화를 연출하는 사람으로써 일본을 냉철하게 바라보고, 내셔널리즘에 매몰되는 국가에 대해 쓴소리를 하는 고레에다의 글은 진지하고 통쾌하다.

이창동과 허우 샤오시엔을 존경한다는 히로카즈의 표현들은, 일본 역사와 껄끄러운 문제가 있는 아시아인들 사이에서 영화를 통한 공유와 연대감이 가능함을 꿈꾸게 했다.

빠져 읽다가 감독 특유의 표현법에 어느새 동화되어 피식 피식 웃음짓는 나를 발견하게 됐다. 《영화라는 공동체챕터에서 감독은, 세계인들이 언어와 문화는 달라도 영화를 통해서 같이 울고 웃고, 함께 분노할 있다는 것을 선언한다.

고레에다 감독은 지금 우리 배우들을 데리고 신작을 만들고 있다.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와. 최애 배우들이 나와서기도 하지만, 이제는 히로카즈 감독님의 영화라서 나는 작품을 오매불망 기다린다. 감독은 말했다. 영화는 어떤 메시지를찬양하거나비판하기 위한 수단이어선 된다고. 엄밀히 감독은 작품으로 말하는 사람이라는 히로카즈의 단언에 나도 공감했다. 그러면서도, 작품을 만들면서 자신의 머리와 가슴에 차곡차곡 쌓인무언가 밖으로 표현해 책을 만나는 것은 너무도 반갑고 소중했다.

책은 영화를 사랑해 이들에게, 일본의 살아있는 지성이 궁금한 독자에게 모두 만족을 안겨줄 것이라 확신한다.                           by As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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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9건) 한줄평 총점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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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닮은 감독의 글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YES마니아 : 플래티넘 N*********l | 2021.09.27
구매 평점5점
잘 읽겠습니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YES마니아 : 골드 s****e | 2021.07.29
구매 평점5점
고맙습니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YES마니아 : 플래티넘 d*********9 | 2021.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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