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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로스트 키친

더 로스트 키친

: 어떤 마음은 부서지지 않는다

리뷰 총점9.7 리뷰 13건 | 판매지수 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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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에세이 top20 6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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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1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396쪽 | 562g | 145*220*23mm
ISBN13 9791155814215
ISBN10 1155814215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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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10분. 내가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었다.
--- 첫 문장

처음으로 아버지의 다이너에 발을 들였던 날을 기억한다. 그때 나는 다섯 살짜리 꼬마였다. 어느 날 아침 유치원 가는 길, 어머니의 낡은 볼보는 항상 달리던 등굣길을 벗어났다. 도착한 곳은 흙먼지가 날리는 넓은 주차장이었고, 자동차는 군데군데 구덩이가 움푹 팬 땅을 지나며 몇 번이나 들썩인 끝에 작은 다이너 앞에서 멈춰 섰다.
--- p.18

어머니가 언젠가 말하기를, 간호사가 건강한 공주님을 낳았다고 말하자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얼굴이 볼만했단다. 부자는 낙담하고 실망한 표정을 하고 있었고, 어머니가 혼자 병원 침대에 누워 피를 흘리는 사이 축하가 아닌 슬픔의 술잔치를 벌였다. 아버지는 오랫동안 그 무거운 실망을 품고 살며 동생이나 내 가 속을 썩일 때마다 그 실망을 표출했다. 아버지는 우리에게 여자로 태어나서 다행인 줄 알라고 말하고는 했다. “너희들이 남자애들이었다면 지금 당장 맨손으로 두들겨 패줬을 테니까.” 두들겨 맞는 일은 없었지만, 그런 말을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팠다.
--- p.29~30

처음 만났을 때는 그의 음주가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낭만적이라며 가볍게 넘겼다. 저녁을 먹으며 포도주 몇 병을 나눠 마시고, 점심을 먹으며 맥주 몇 파인트를 홀짝였을 뿐이니까. 그는 처음으로 우리 어머니와 아버지를 만나는 저녁 식사 자리에도 진을 잔뜩 마시고 나타났었는데, ‘너무 긴장되어서 진정하려고’ 마셨다고 했다. 의아하면서도 애틋했다. 여자친구의 부모님이라지만 사실상 동년배였으니 그들과 만나는 자리가 버거워서 그런 것이라고 이해했다. 저녁 식사가 끝날 때쯤 그는 10대 남자아이처럼 밖으로 뛰쳐나가 덤불 사이에 토했다. 어머니는 눈빛으로 말했다. ‘이 남자 진짜 괜찮은 사람이야?’ 그러나 나는 모든 경고와 징후를 무시했다. 대신 함께 마셨다. 함께 마시다 보면 전부 대수롭지 않은 일로 느껴졌다. 연애 초기에 술을 진탕 퍼마시며 데이트할 때도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다.
--- p.159

“난 여든아홉이오.” 그가 천천히 말했다. “어머니가 만들어준 생선만큼 맛있는 생선은 오늘 처음 먹어.” 그의 눈에 행복한 눈물이 차올랐다. 나는 얼굴이 붉어졌고, 가슴이 벅차오르며 눈물이 맺혔다. 음식에 그런 힘이 있다는 사실은 항상 알고 있었다. 부드러운 파스닙 퓌레, 가벼 운 드레싱을 뿌린 루콜라, 레몬즙, 향긋한 한련 꽃잎을 곁들인 바삭한 넙치처럼 간단한 요리도 정서적인 영향을 발휘하고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힘이 있었다. 그리고 내가 그런 힘을 발휘하고 있었다.
--- p.201

장화를 그대로 남겨둔 채 맨발로 줄곧 걸어나갔고, 농장이 보이지 않는 곳까지 도달했다. 들판은 적막해서 페니와 나 말고 움직이는 것은 오직 산들바람뿐이었다. 바람은 키가 훌쩍한 풀잎들 위를 스치며 이쪽저쪽으로 초록을 밀어내고 있었다. 나는 천천히 빙글빙글 돌며 아름다운 들판의 풍광을 만끽했다.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한 발자국 앞으로 내디딜 때마다, 놓아버렸던 과거의 나에게 손을 뻗는 느낌이었다. 나는 과거의 나와 시선을 맞추며 아무도 해주지 않은 말을 해주었다. 너는 완전하다고, 안전하다고, 다 괜찮을 것이라고. 과거의 나는 내 손을 잡고 이렇게만 말했다. “용서해줄게.”
--- p.321

그냥 밀어붙여, 이 여자야. 나는 나에게 말했다. 온 정신을, 마음을 다 쏟아붓다 보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게 될 거야. 직감으로 알게 될 거야. 내가 자신에게 이렇게 다정한 말을 해준 것은, 그러면서 그 말을 진심으로 믿은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 p.341

나는 혼자가 아니다. 우리는 함께 삶의 이유를 찾았다. 이곳에서, 외딴 시골 마을에 있는 작은 식당에서 우리는 함께 성장했다. 작은 공동체를 형성해 서로를 안아 일으키고, 응원하고, 사랑했다. (…) 이곳에서 당신은 우리의 기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여기까지 오는 길은 굽이졌으나, 결국 나는 집에 도착했다. 좋은 삶과 나만의 천국을 바로 이곳 프리덤에서, 아무것도 이룰 수 없는 곳이라고들 말했던 바로 이곳에서 찾았다.
--- p.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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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책에 등장하는 ‘더 로스트 키친’은 뜨겁고 생생하며 용기 있는 생의 투쟁이 펼쳐지는 장소다. 구태와 악습 속에 반복되어온 폭력과 결별하기 위해, 할머니의 재봉틀을 돌려 냅킨을 만들고 낡은 프라이팬으로 넙치를 튀겨내며 아침 일찍 길을 나서 야생 라즈베리를 수확하는 여자들이 웃고 울고 사랑하는 곳. 나는 가장 최악의 상황에서도 “모든 낯선 이들이 친구가 되는” 테이블을 만들어내는 저자에게 응원을 보냈고, 그가 세세히 기록하는 이 우아하고 다채로운 미국식 식탁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실패감에 빠져 있을 때, 이제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마음의 허기를 겪고 있을 때 이 로스트 키친의 이야기가 우리를 구해내 가장 든든하고 ‘맛있는’ 도약을 꿈꾸게 할 것이다.
- 김금희 (소설가,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저자)
이 책의 저자 에린 프렌치의 식당 이름이 ‘로스트 키친’인 것이 아주 절묘하다. ‘길 잃은 사람들을 위한’ 식당. 식당 이름에서 이미 자신 외에 무엇인가를 사랑하고 있다는 느낌이 물씬 풍긴다. 두려움이 없는 새로운 공간의 이름답다. 사랑을 나누고 슬픔과 기쁨을 공유하는 것, 우리 여성들이 아주 잘하는 일이다. 이 책은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계속 묻게 만드는데, 책을 읽는 사람들은 누구라도 우리를 죽도록 힘들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만큼이나 우리를 살아남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를 살아남게 하는 것’.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임을, 나는 확신한다. 책의 말미에 특별히 소중한 단어가 하나 나온다. ‘두 번째 기회’라는 단어다. 나는 우리 모두에게 두 번째 기회가 있기를 바라고 세상이 두 번째 기회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차길 바란다. 두 번째 기회는 첫 번째 삶과는 다르며 ‘첫 번째 삶의 무엇’에 대한 거절이다. 의지이고 자부심이다. 무엇보다 책의 원제인 ‘Finding Freedom’처럼, 자유 그 자체다. 나는 이 책을 지금 길을 잃고 있다고 느끼는 여성들이, 위기라고 느끼고 모든 가능성을 박탈당했다고 느끼는 여성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
- 정혜윤 (작가, 『슬픈 세상의 기쁜 말』 저자)
평생 단 한 번만 쓸 수 있는 책이 있는데, 자신의 삶을 걸고 쓰는 책들이 그렇다. 이런 글을 만날 때면 나는 납작 엎드려 항복하듯 맹세한다. 절대로 말장난 하지 않겠다고, 삶보다 글이 앞서게 하지 않겠다고. 『더 로스트 키친』은 아버지에게서 받은 상처를 떠올리는 것으로 시작해 더 이상 사과와 인정을 기다리지 않는다고 말하며 끝이 난다. 인생의 가장 절망적인 순간에도 우리가 먹을 음식 위에 꽃을 올려 나와 남을 대접해온 여자들을 떠올리며 나는 챕터마다 울었다. 오랫동안 이 책을 처음 읽던 순간을 그리워할 것이다. 으스대지 않는 그의 음식처럼 그의 글 역시 읽는 이를 주눅 들게 하지 않는다. 소박하고 부드럽게 빛나는 삶의 아름다움이 길 잃은 주방, 로스트 키친의 화구에서 활활 타오른다.
- 하미나 (작가,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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