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상사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일부 부하직원들이 실패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며, 용인할 수는 있지만 평균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낸다고 생각하는 부하직원들의 다수를 잘못 관리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제는 관리자들이 어떤 행동을 통해 부하직원들의 실패를 유발하는지, 그리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 전보다 더 많이 이해하고 있다. 또한 처음에는 대부분 상사들 탓이라고 생각했던 과정에 부하직원들이 어떻게 기여하는지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확신의 덫에서 빠져나와 필패 신드롬을 멈추고, 그보다 바람직하게는 필패 신드롬이 나타나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해 리더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다. 또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않은 직원들을 다루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일부 리더들이 거치는 개인적인 변화 단계를 이해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도 했다.
이 책에는 우리가 대단히 소중하게 생각하는 주제에 관해 15년이 넘는 시간 동안 복합적으로 실시해온 연구 결과가 담겨 있다. 필패 신드롬이 빚어낸 문제로 인해 직장 생활은 물론 부모이자 배우자, 자식이기도 한 개인의 삶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대인관계에 문제가 발생하는 상사와 부하직원들을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책에 담긴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우리가 설명하는 근본적인 메커니즘은 직장을 넘어 고객, 공급자와의 관계 등 여러 관계에도 똑같이 적용이 가능하다. --- p.7~8
상사가 필패 신드롬을 인식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는 이 신드롬으로 인해 상사 자신과 자신의 부서가 치러야 하는 대가가 생각보다 크기 때문이다. 연구원 겸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우리는 상사들이 업무를 제대로 처리하기 위해, 특정 부하직원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상당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아왔다. 그들은 실로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다. 상사들은 또한 어마어마한 양의 고통을 초래하기도 한다. ‘성과가 낮은 직원들’과 이야기해보면 그들은 상사가 자신의 의견을 묵살하고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며, 공정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불필요한 압력만 가하는데다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런 고통과 좌절이 성과를 올리지 못하게 만든다. 성과가 낮은 직원으로 인식된 사람들은 동료들과 똑 같은 노력을 기울여도 창의성을 발휘하고 비판하는 능력에 제약을 받고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에는 능력을 잃게 되고 만다. --- p.28
처음에는 그렇게 낙인찍힌 직원이 강력하게 반발하며 상사가 자신에게 붙인 꼬리표를 떼려고 노력하지만, 일단 필패 신드롬이 탄력을 받기 시작하면 양쪽 모두 그것을 지속시키는 데 일조한다.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한 필패 신드롬은 사실 상호 유발 작용이라 할 수 있다. 점점 탄력을 받은 역학구도는 부적절한 행동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선입견에 의해 뒷받침된다. 상사와 부하직원이 서로에게 섣불리 붙인 꼬리표는 선별적인 관찰과 기억을 통해 순식간에 사실로 굳혀져 경솔한 속성을 부여하게 만든다.
양측 모두 ‘사실’을 본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인지란 매우 불완전한 과정이다. 윌 로저스 의 표현대로, “우리가 모르는 것 때문에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지만 알지 못하는 것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 p.188~189
성과가 낮다고 인식한 사람들을 신속히 해고하는 것이 가장 빠른 ‘해결책’일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장 쉬운 해결책이거나 가장 적은 비용이 드는 방법이라고는 할 수 없다. 특히 노동법이 엄격한 국가에서는 더욱 그렇다. 해고를 하면 대개 다른 직원을 고용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실패 가능성이 존재하는데다 채용과 적응, 훈련에 드는 비용이 더해져야만 한다. 새로운 실패 가능성이란 무엇일까? 성과가 낮은 직원들을 단순히 해고해버리는 임원들은 그 과정을 통해 배우는 것이 없다. 그저 특정한 문제의 증상이 사라지게 하는 것일 뿐이다. 따라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되기 때문에 그로 인한 손실도 계속해서 발생하게 된다. --- p.213~214
첫째, 부하직원의 인격에 대한 가치를 반영하는 피드백을 주지 않는다--- p.사람과 성과는 분명 다르다). 둘째, 성과 원인에 관해 상사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와 의미를 입증할 수 있는 진정한 기회를 부하직원에게 부여한다. 셋째, 긍정적인 결과에도 부정적인 결과에 대해 보이는 것만큼 많은 관심을 보이기 때문에 부정적인 결과에 관심을 보이는 상사의 모습이 당연하게 느껴지도록 만든다. 넷째, 부하직원들이 상사의 의도를 신뢰한다. 그뿐만 아니라 이런 리더들은 스스로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강한 개인적인 욕망을 보여주는 본보기가 되고, 부하직원의 도움을 받아 긍정적인 상사-부하직원 관계를 유지하는 데 이바지한다. --- p.360~361
우리는 리더십 기술을 향상시키는 것은 자기 능력 밖의 일이라고 주장하는 일부 리더들이 테니스나 골프 실력을 향상시키는 데는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 돈을 투자한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골프나 테니스 연습을 할 때는 백핸드나 스윙 동작을 바꾸는 데 몇 년이 걸린다고 인정한다. 골프의 경우에는 실패를 해도 이겨내고, 의식하지 않고도 팔의 위치를 제대로 잡을 수 있도록 몇 시간 동안 팔꿈치를 싸매고 있기도 한다. 어쨌든 골프나 테니스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리더십 스타일을 바꾸는 것보다 쉽게 느껴진다. 테니스와 골프의 경우에는 노력에 대한 결과를 그 즉시 알 수 있는데다 실패한다고 해도 상처받는 사람이 없다. 그러나 직장에서는 자신의 행동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즉각적이고도 확실한 피드백을 받을 수 없는데다 새로운 관리 방식을 실험하면 서 그들 스스로나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미로 하는 스포츠 실력을 향상시키는 데 몇 년씩 투자할 의향이 있는 관리자들이 업무 성과 향상을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정말 놀랍다. 관리자의 역할에는 여러 가지 면이 있지만 부하직원의 기여를 극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다. 1장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동료와 부하직원들과 좋은 관계를 맺지 못하는 것이 임원들이 도태되는 가장 큰 이유이기 때문이다.
--- p.408~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