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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커의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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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장 ] 새소설-10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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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1월 2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290g | 126*192*15mm
ISBN13 9788954448000
ISBN10 8954448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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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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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찾아오는 이들은 무언가를 구하는 사람들이었다. 간절한 바람이나 골치 아픈 문젯거리를 안고 와서, 생잡이로 뽑아낸 몇 장의 카드에서 일말의 힌트라도 얻고자 했다. --- p.12

이론적으로는 일흔여덟 장의 카드가 뽑힐 확률이 모두 동일하지만 반드시 똑같은 확률로 선택되는 것은 아니었다. 무작위성이야말로 타로 카드 점술의 핵심이었다. 똑같은 카드를 뽑았다고 해석이 같은 것도 아니었다. 시커의 질문과 상황에 따라, 혹은 성향이나 마음가짐에 따라 미래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었다. --- p.12

에이단을 처음 본 날 타로점을 보았다면 메이저 아르카나 10번 ‘운명의 수레바퀴’를 뽑았을 것이다. 당시에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나는 이미 벌어진 일에 맞아떨어지는 카드를 찾아보곤 했다. 카드로 미래를 점치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카드에 대입하는 것. 그것이 나만의 비밀 놀이였다. --- p.26~27

그 여름, 내 아버지가 에이단 매쿼리라는 사실에 이어 부가적인 사항들도 잇따라 밝혀졌다.
엄마는 에이단보다 열다섯 살이 많다.
두 사람은 결혼한 적이 없다. (당연히 이혼한 적도 없다.)
두어 계절을 함께 살았고, 10여 년은 헤어져 지냈다. --- p.27~28

그는 확률과 경향성에 대한 장광설을 늘어놓았다. 자신이 운 나쁜 사람이라는 확신은 통계를 바탕으로 한 합리적 판단이라고 했다. 그는 우연히 반복된 불운을 불문율처럼 믿는 사람이었다. --- p.37~38

에이단은 인생 단 한 번의 횡재를 목숨과 맞바꿨다. 그 원흉이 나였다. 나는 에이단의 손에 당첨의 행운으로 위장한 죽음 카드를 쥐여주고 그의 등을 떠밀었다. 가끔 에이단이 그날 보낸 메시지를 읽는다. 그는 이렇게 썼다.
‘어쩐지 내 몫의 행운이 아닌 것 같다.’ --- p.84

연은 키르케와 함께 살면서 마녀의 삶이 무엇인지 깨달아갔다. 마녀가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닌다는 것이 영 틀린 말은 아니었다. 마녀란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자유롭게 유영하는 사람이었다. --- p.111

메이저 아르카나 12번 ‘매달린 남자’. 이단은 그 카드가 시련과 희생을 의미한다고 알고 있었다. 3카드 배열의 마지막 장이라면 미래의 일이나 결과를 보여주는 자리일 것이다. 이단은 방으로 들어가 타로 카드 해설서를 펼쳤다. 이미 벌어진 일을 바꿀 수 없는 걸 알면서도, 떨리는 손으로 메이저 아르카나 12번을 찾았다. --- p.156

베닝턴의 숲속에 뿌려줘.
유언은 이 한마디뿐이었다. 나에게는 두 권의 ‘그림자의 서’가 남았다. 하나는 마녀 키르케, 다른 하나는 마녀 이연의 것이었다. --- p.239

하늘에는 보름달과 그믐달이 동시에 걸려 있다. 이미 가득 찬 달과, 다시 차올라야 하는 달. 내 시선은 두 개의 달에 오래도록 머물렀다.
---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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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시커의 영역』은 좋은 장편소설에 기대하는 여러 요소가 두루 포함되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단단하게 직조된 구성, 각자의 절박한 이유와 의지를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는 생동감 있고 매력적인 인물들, 그리고 독자를 조였다 당겼다 하며 몰입하게 만드는 서사의 완급 조절 능력도 탁월하다. ‘마녀’의 이름을 새롭게 호명하고 마녀들의 연대를 구체적인 방식으로 형상화한 지점도 의미 있는 시도이다.
- 정이현 (소설가)
초자연적 소재를 활용하면서도 그것을 세련된 방식으로 주인공의 운명과 인물들의 관계성 안으로 녹여내는 수완이나, 몰입감 있게 작품을 읽어나가게 만드는 가독성, 선명한 주제의식 모두 독자를 매료하기에 충분하다.
- 박인성 (문학평론가)
『시커의 영역』은 흥미로운 세계관과 설정에 눈길이 가는 작품이다. 주인공 ‘이단’의 엄마이자 타로점집을 운영하는 ‘이연’은 ‘봄의 마녀 모임’의 유일한 동양인 마녀이다. ‘시커(seeker)’는 무언가를 갈망하며 타로점을 보러 오는 사람들 전반을 뜻하기도 하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주인공의 삶의 여정을 은유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 조대한 (문학평론가)
주인공 ‘이단’의 성장 이야기를 할머니와 어머니로부터의 계보 탐색과 여성 연대 안에서의 치유, 자신의 선택으로서의 사랑 등으로 풍요롭게 채우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 마치 마법과도 같은 자기 내면의 힘을 인식하게 되는 이야기다.
- 안서현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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