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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어 서점

[ 양장 ] 마음산책 짧은 소설이동
김초엽 저 / 최인호 그림 | 마음산책 | 2021년 11월 0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7 리뷰 18건 | 판매지수 39,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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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1년 11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354g | 135*193*17mm
ISBN13 9788960907003
ISBN10 8960907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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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낯설고 감각적인, 여기 너머의 이야기] 소설가 김초엽이 '산뜻한 이야기의 마을'에서 수집해온 열네 편의 이야기. 미래로 우주로 떠나 그가 펼쳐놓는 상상들이 기분 좋게 감각을 깨우고, 오늘의 사람들이 대면한 현실의 고민은 이 낯선 세계에서 새로운 목소리로 다시 말을 건넨다. 당신은 누구인가요. 우리 이렇게 함께하면 어때요. -소설MD 박형욱

“내가 당신을 한 번만 안아봐도 될까요?”
한국 SF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김초엽 신작 짧은 소설집
열네 편의 낯설고도 감각적인 이야기


[마음산책 짧은 소설] 열두 번째 작품은 한국 SF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소설가 김초엽의 『행성어 서점』이다. 그는 “산뜻한 이야기의 마을”에서 수집해온 열네 편의 이야기를 진진하게 펼쳐간다. 우리가 발 딛고 선 현실에서 출발하는 작품들은 장애와 혐오, 이종(異種)간의 갈등과 공존, 환경 파괴 같은 동시대적인 문제의식을 안은 채 우주적 세계로 향한다. 수술 후유증으로 무엇이든 몸에 닿으면 끔찍한 고통을 느끼는 ‘접촉 증후군’ 환자 파히라(「선인장 끌어안기」), 뇌에 통역 모듈을 심어 수만 개의 은하 언어를 알 수 있는 세상에서 시술 부적응자로 살아가는 교수(「행성어 서점」), 균사체 연결망이 집단 지능을 구축하고 있는 늪에 갑자기 나타난 유약한 미지의 소년(「늪지의 소년」), 폐허 직전의 휴게소 한 편에 위치한 기이한 식당의 의문투성이 주인(「지구의 다른 거주자들」)은 이 세계의 별종이자 이방인들이다. 김초엽은 나와 다른 타자, 나아가 소수자의 삶을 독자가 직접 마주 보게 함으로써 다양성에 대한 인식과 긍정을 넘어 공존을 모색하도록 도모한다.

[마음산책 짧은 소설]은 글과 그림의 조화로운 결합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 『행성어 서점』에는 한국과 뉴질랜드에서 활동하며 초현실주의 그림으로 주목받고 있는 신예 일러스트레이터 최인호(Dion Choi)가 함께했다. 동화 같은 상상력에 부드럽고 따뜻한 색감을 덧입힌 서정적인 그림들은 이야기의 여운을 배가시킨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작가의 말

서로에게 닿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 선인장 끌어안기
- #cyborg_positive
- 멜론 장수와 바이올린 연주자
- 데이지와 이상한 기계
- 행성어 서점
- 소망 채집가
- 애절한 사랑 노래는 그만
- 포착되지 않는 풍경

다른 방식의 삶이 있음을
- 늪지의 소년
- 시몬을 떠나며
- 우리 집 코코
- 오염 구역
- 지구의 다른 거주자들
- 가장자리 너머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나는 팔을 벌려 그 애를 안았어. 끝까지 안고 있었지. 비명을 참고 눈물을 참으며, 피부 표면을 칼로 베어내는 것 같은 통증을 느끼며. 고통을 주지 않는 것이 사랑일까, 아니면 고통을 견디는 것이 사랑일까 생각하면서. (…) 그때 나는 불행히도 나에게 고통이 곧 사랑이라는 것을 알았어.” --- p.30~31, 「선인장 끌어안기」 중에서

기묘한 동정과 시혜적 태도가 섞인 댓글들을 볼 때면 리지는 묘한 기분을 느꼈다. 그래도 대개의 댓글은 만족스러웠다. 아름답다, 예쁘다, 평범한 눈보다 사랑스럽다, 비율로 따지자면 그런 반응이 더 많았다. 유기체 눈을 가진 사람들이 리지를 동경할 때마다 리지는 가슴 깊이 꿈틀거리는 어떤 기이한 감정을 느꼈다. 이건 자긍심일까? --- p.37, 「#cyborg_positive」 중에서

“평생을 살아도 우리는 타인의 현실의 결에 완전히 접속하지 못할 거야. 모든 사람이 각자의 현실의 결을 갖고 있지. 만약 그렇게, 우리가 가진 현실의 결이 모두 다르다면, 왜 그중 어떤 현실의 결만이 우세한 것으로 여겨져야 할까?” --- p.57, 「데이지와 이상한 기계」 중에서

인류의 모든 뇌에 수만 개 은하 언어를 지원하는 범우주 통역 모듈이 설치된 이 시대에도, 어떤 이들은 낯선 외국어로 가득한 서점을 거니는 이국적인 경험을 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완전한 이방인으로서의 체험. 어떤 말도 구체적인 정보로 흡수되지 못하고 풍경으로 나를 스쳐 지나가고 마는 경험……. --- p.62~63, 「행성어 서점」 중에서

순간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기록하는 것. 그게 리키의 일이었지만, 어쨌든 어떤 순간들은 오직 직접 본 사람들의 마음에만 남았다. --- p.104, 「포착되지 않는 풍경」 중에서

개별적 개체성, 그게 인간일 때의 나를 가장 불행하게 만들고 외롭게 만들었어. 동시에 나를 살아가게 했지. 개별적 존재이면서도 동시에 전체의 일부라는 건 모순이 아니야. 아니면, 전체라는 건 애초에 없는 것일지도 모르지. --- p.118, 「늪지의 소년」 중에서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우린 예전보다 행복해요. 이 작은 친구들이 우리의 옆에 머물러주기에, 인류는 더 이상 우주의 외로운 먼지 조각들이 아니에요. --- p.149, 「우리 집 코코」 중에서

그래, 나는 상관없어. 그것이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지 않으니까. 그 오염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니까. --- p.151, 「오염 구역」 중에서

분명한 건 우리가 이대로는 살아갈 수 없다는 거예요. 우리는 이미 변형되었고, 처음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어요.
--- p.215, 「가장자리 너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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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신을 한 번만 안아봐도 될까요?”
열네 편의 낯설고도 감각적인 이야기
한국 SF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김초엽 신작 짧은 소설집 출간


한국문학 독자들에게 지금 이 시절은 ‘김초엽’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2018년 첫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한 지 불과 4년 만에, 그는 문단 안팎 가장 눈에 띄는 자리에 자신의 이름을 꼼꼼히 새겨놓았다. 탁월한 상상력을 자양분 삼아 꾸준히 발표해온 작품들로 보건대, 김초엽이 단기간에 획득한 수많은 성취와 수식어는 마땅한 것으로 느껴진다.
마음산책 열두 번째 짧은 소설은 한국 SF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소설가 김초엽의 『행성어 서점』이다. 그는 “산뜻한 이야기의 마을”에서 수집해온 열네 편의 이야기를 진진하게 펼쳐간다. 우리가 발 딛고 선 현실에서 출발하는 작품들은 장애와 혐오, 이종(異種)간의 갈등과 공존, 환경 파괴 같은 동시대적인 문제의식을 안은 채 우주적 세계로 향한다. 수술 후유증으로 무엇이든 몸에 닿으면 끔찍한 고통을 느끼는 ‘접촉 증후군’ 환자 파히라(「선인장 끌어안기」), 뇌에 통역 모듈을 심어 수만 개의 은하 언어를 알 수 있는 세상에서 시술 부적응자로 살아가는 교수(「행성어 서점」), 균사체 연결망이 집단 지능을 구축하고 있는 늪에 갑자기 나타난 유약한 미지의 소년(「늪지의 소년」), 폐허 직전의 휴게소 한 편에 위치한 기이한 식당의 의문투성이 주인(「지구의 다른 거주자들」)은 이 세계의 별종이자 이방인들이다. 김초엽은 나와 다른 타자, 나아가 소수자의 삶을 독자가 직접 마주 보게 함으로써 다양성에 대한 인식과 긍정을 넘어 공존을 모색하도록 도모한다.
그간 마음산책 짧은 소설은 글과 그림의 조화로운 결합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 『행성어 서점』에는 한국과 뉴질랜드에서 활동하며 초현실주의 그림으로 주목받고 있는 신예 일러스트레이터 최인호(Dion Choi)가 함께했다. 동화 같은 상상력에 부드럽고 따뜻한 색감을 덧입힌 서정적인 그림들은 이야기의 여운을 배가시킨다.

“고통을 주지 않는 것이 사랑일까, 아니면 고통을 견디는 것이 사랑일까.”
비밀스럽게 인간의 감정을 파고드는 온기 어린 시선


김초엽은 먼저 사랑, 연민, 기쁨, 경이, 애수 등 다양한 정서를 감각하게 하는 여덟 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그 안에는 각기 다른 시공간을 배경으로 과거를 그리워하고 미래를 기대하며 살아가는 ‘가상 현재’ 속 인물들이 등장한다. 「선인장 끌어안기」의 파히라는 실내의 모든 물체가 알아서 자신을 피해가는 ‘진공의 집’을 설계한 접촉 증후군 환자다. 그는 괴팍한 성미로 반년간 네 개의 보조 로봇을 파손한 것도 모자라 새로 온 보조 로봇인 ‘나’까지 위협한다. 그러나 이전 로봇들과 달랐던 나는 폭력을 저지하며 파히라에게 고통스러운 과거가 있었음을 알게 된다.

“나는 팔을 벌려 그 애를 안았어. 끝까지 안고 있었지. 비명을 참고 눈물을 참으며, 피부 표면을 칼로 베어내는 것 같은 통증을 느끼며. 고통을 주지 않는 것이 사랑일까, 아니면 고통을 견디는 것이 사랑일까 생각하면서. (…) 그때 나는 불행히도 나에게 고통이 곧 사랑이라는 것을 알았어.” _「선인장 끌어안기」 중에서

「행성어 서점」은 수만 개의 은하 언어를 실시간으로 통역해주는 기술이 일상화된 시대, ‘행성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은하계 전역에 수백 명밖에 남지 않은 ‘망해가는 시골 행성’의 서점을 배경으로 한다. 서점 직원인 ‘나’는 일주일 전부터 서점을 찾아오는 수상한 여자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는데, 그날 저녁 은하계 테러 조직에 관한 뉴스를 접하고 당혹감을 느낀다. 다음 날도 어김없이 찾아온 여자와 드디어 대화를 나누다 뜻밖의 사실이 밝혀진다.

인류의 모든 뇌에 수만 개 은하 언어를 지원하는 범우주 통역 모듈이 설치된 이 시대에도, 어떤 이들은 낯선 외국어로 가득한 서점을 거니는 이국적인 경험을 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완전한 이방인으로서의 체험. 어떤 말도 구체적인 정보로 흡수되지 못하고 풍경으로 나를 스쳐 지나가고 마는 경험……. _「행성어 서점」 중에서

우주 저 너머의 세계에서도 아날로그를 향한 그리움과 동경은 존재한다. 「포착하지 않는 풍경」의 사진작가 리키는 어느 날 여러 고객들로부터 사진에 문제가 생겼다는 연락을 받는다. 공용 촬영 드론이나 기록 로봇으로 손쉽게 직접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세상에서 큰맘 먹고 비싼 값을 치루며 ‘고전적 사진 촬영’을 선택한 사람들. 리키는 유독 행성 뮬리온-846N의 특정 구역에서 아름다운 풍경이 포착되지 않는다는 것에 놀란다.

리키는 우주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의 특별한 순간을 기록하는 자신의 직업이 무척 마음에 들었지만, 동시에 누군가의 특별한 순간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있었다. 그건 누구나 드론으로 자신의 모습을 나노초 단위로 기록할 수 있는 시대에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종류의 책임이었는데, 고전적 촬영의 낭만은 바로 그런 위태로운 지면에서 발생하는 것이었다. _「포착되지 않는 풍경」 중에서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얼핏 연관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같이 인간의 보편적인 정서를 두드린다는 점에서 연결된다. 김초엽은 독자에게 순순히 자기의 상상을 나눠주며 가본 적 없는 미지의 어딘가에서 낯선 향수를 느끼게 만든다.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우린 예전보다 행복해요.”
서로 다른 존재와의 거리를 가늠하는 너머의 세계


다음으로 열리는 세계는 인간종과 외계종의 조우와 공생에 관해 다룬 여섯 편의 이야기다. 주인공들은 자신의 영역에 침입한 낯선 존재들과 불화하거나 거리를 두기도 하고, 포용하며 공존에 이르기도 한다. 김초엽은 섣불리 희망의 메시지를 건네지 않으면서 독자 스스로 누가 원래 거주자이고 침투자인지 깊이 생각해볼 것을 권한다.

생물의 사체를 분해시켜 소화하는 것으로 자신들의 생태계를 유지하는 늪. 어느 날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누더기 차림의 소년이 늪을 찾아온다. 살고자 하는 욕망과 의지 대신 체념의 기운이 퍼져 나오는 소년을 늪의 균사체 네트워크는 호시탐탐 노린다. 그러나 소년은 그들의 일원이 되기를 거부하고, 다른 방식의 삶을 찾아 나서기 위해 분투한다. 아포칼립스가 도래한 세상을 그려낸 「늪지의 소년」은 『행성어 서점』에 실린 작품 중에서도 긴장감이 두드러진다.

개별적 개체성, 그게 인간일 때의 나를 가장 불행하게 만들고 외롭게 만들었어. 동시에 나를 살아가게 했지. 개별적 존재이면서도 동시에 전체의 일부라는 건 모순이 아니야. 아니면, 전체라는 건 애초에 없는 것일지도 모르지. _「늪지의 소년」 중에서

「지구의 다른 거주자들」에서는 방문객이 뜸한 휴게소에서도 인적이 드문 한 미국식 다이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뛰어난 미각을 가진 ‘초미각자’ 식당 주인과 맛있다는 감각을 느껴본 적 없는 다현은 맛에 관한 경험을 공유하면서 친근감을 나눈다. 그러나 어딘가 묘하게 어긋나는 식당 주인의 표현에 어색함을 느끼던 다현은 이어지는 말에 소스라치게 놀란다.

물론 식당 사장으로서는 음식에서 맛을 느끼기 힘들다는 손님에게 딱히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다현은 그래도 사장이 당황하거나, 불쾌해하거나, 동정하는 태도를 취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비슷한 이야기를 남들에게 하면 흔히 “불쌍해, 인생의 낙이 없겠다” 같은 반응이 돌아오곤 하니까. 인생에 다양한 종류의 낙이 얼마나 많은데 말이다. 사장에게 선뜻 이야기를 꺼낸 건, 초면이지만 그에게서 느껴지는 기묘한 신뢰감 때문이기도 했다. _「지구의 다른 거주자들」 중에서

인간과 이종(異種)의 맞닥뜨림이라는 하나의 사건을 통해 서로 다른 존재가 함께 살아가는 일의 중요함을 김초엽은 역설한다. 결국 우리는 그의 소설이 지금 여기의 우리가 현실에서 껴안고 있는 고민과 화두를 상상의 세계에 옮겨놓은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야기’로서의 원초적인 재미는 물론 그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주제의식이 응축된 이번 짧은 소설집은, 독자에게 보다 풍성한 독서 체험을 선사할 것이다.

회원리뷰 (18건) 리뷰 총점9.7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파워문화리뷰 다름을 환대하는 아름다운 공존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자*련 | 2022.01.06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다름을 환대하는 일은 온전한 이해가 있을 때 가능하다. 나와 다른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대에 대한 정보공개가 전제가 필요하다. 그 과정엔 예상하지 못한 장애물이 등장한다. 그런 모든 것들을 통과한다는 건 결국 상대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일이다. 나와 다른 모습, 다른 생각, 다른 곳에서 태어난 이들이 모두 어울려 살아가는 일은 김초엽의 단편집 『행성어 서점』속 이야;
리뷰제목

다름을 환대하는 일은 온전한 이해가 있을 때 가능하다. 나와 다른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대에 대한 정보공개가 전제가 필요하다. 그 과정엔 예상하지 못한 장애물이 등장한다. 그런 모든 것들을 통과한다는 건 결국 상대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일이다. 나와 다른 모습, 다른 생각, 다른 곳에서 태어난 이들이 모두 어울려 살아가는 일은 김초엽의 단편집 『행성어 서점』속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김초엽의 짧은 소설 14개는 그런 세상을 보여준다. 가까운 미래, 혹은 현실에서도 이미 누군가는 경험했을지 모를 일상, 아직은 멀게만 느껴지는 상상 속 우주의 이야기로 독자를 이끈다. 기이하면서도 낯선 설정이라는 걸 알면서도 결국 김초엽이 말하고자 하는 건 연대와 환대라는 걸 확인하며 자연스럽게 소설에 녹아든다. 거기다 소설의 내용을 표현한 그림의 역할도 훌륭하다. 이건 어떤 모습일까 생각하다 그림을 보면 훨씬 이해가 쉽다.

 

현실이 아닌 공상의 한 장면을 마주하고 있음을 인식하면서도 소설 속 행성어 서점이 궁금하고, 이끼 같은 먼지 뭉치인 외계에서 온 식물 코코를 곁에 두고 싶고 미래에는 버섯과 공생하는 인간을 만난다면 반갑게 인사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 그뿐인가. 내가 잘 안다고 믿는 이가 혹시 외계의 다른 행성에서 온 우주인은 아닐까 상상하게 되고 연구를 목적으로 개인의 영역을 침범하는 공권력을 의심한다. 말 그대로 짧은 소설인데도 잘 짜인 스토리에 감탄한다.

 

최고의 건축가였던 「선인장 끌어안기」의 ‘파히라’는 수술 후유증으로 몸에 닿는 모든 것에 고통을 느끼는 접촉 증후군을 앓고 있다. 모든 물체와 접촉을 피하는 ‘진공의 집’을 설계해 그곳에 선인장과 살고 있다. 그저 닿기만 해도 끔찍한 고통을 안겨주는 선인장이라니. 보조 로봇인 ‘나’는 그가 지난 로봇에게 보인 괴팍한 행동의 원인을 찾는 지시를 받았다. 외부와 단절하고 살아가는 그에게 무슨 사연이 있었을까. 그와 같은 접촉 증후군이 있는 아이 소영과 함께 지냈던 시간, 고통과 통증을 이해하며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 살아가는 방법을 소영에게 배웠다. 자신과 파히리가 선인장 같다고 말한 소영. 다른 병으로 죽음을 앞둔 소영이 파히라를 안아봐도 되냐는 부분에서 나는 그만 울고 말았다. 감당할 수 없는 통증을 알면서도 마지막 인사를 하고 싶었던 소영.

 

“고통을 주지 않는 것이 사랑일까, 아니면 고통을 견디는 것이 사랑일까(…) 나는 불행히도 나에게 고통이 곧 사랑이라는 것을 알았어.” (「선인장 끌어안기」, 30쪽)

 


 

우리가 끌어안는 선인장은 무엇일까.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건 그의 고통까지 전부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가 말하는 사랑 가운데 진정한 그것은 얼마나 될까. 파히라와 소영은 서로가 같았고 같았기에 사랑하면서도 가까이할 수 없었다. 사람들은 다르다는 이유로 사랑을 꺼려 한다. 아니,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 다르다는 건 완곡한 표현일 뿐, 김초엽이 전하고자 하는 건 약자와 장애에 대한 혐오와 편견이라는 걸 느낀다.

 

같은 지구에 사는 존재에게도 그런 대우를 하는 지구인이 우주에서 온 생명체에게는 어떻게 대할까. 사고로 3년 동안 혼수상태였던 「우리 집 코코」속 ‘나’는 그 사이 외계에서 온 식물 코코를 처음 만났다. 작은 미생물이 지구를 변화시킨 것이다. 어쩌면 미래엔 인간보다는 다른 종의 무언가가 인간을 더 따뜻하게 포옹하고 격려하는 위대한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우린 예전보다 행복해요. 이 작은 친구들이 우리의 옆에 머물러주기에, 인류는 더 이상 우주의 외로운 먼지 조각들이 아니에요. (「우리 집 코코」, 149쪽)

 

그런 미래에는 「지구의 다른 거주자들」처럼 행성과 행성을 오가며 여행하거나 정착하는 이들도 「멜론 장수와 바이올린 연주자」 속 다른 세계에서 같은 얼굴로 살아가는 존재도 많을 것이다. 나와 똑같은 얼굴의 이가 다른 삶을 살아간다면 어떨까. 그는 나와 같은 사람일까, 다른 사람일까.

 

미래의 지구는 수많은 행성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그래도 지구를 떠나지 않고 다른 행성에서 온 누군가는 정착하다. 「지구의 다른 거주자들」는 그런 미래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포항에서 강릉의 연구소로 가는 중 ‘다현’은 폐업 직전의 휴게소에서 식당을 발견한다. 그곳에서 ‘초미각자’ 주인과 맛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맛에 대한 감각이 둔한 다현은 뛰어난 미각 기능으로 음식을 즐기기 어렵다는 주인의 말에 공감하면서 그가 지구가 아닌 다른 곳에서 왔다는 사실에 놀란다.

 

어쨌든 이곳이 다른 미각을 가진 거주자들에게 더 환대를 베풀 수 있는 행성이 된다면 좋을 것이다. (「지구의 다른 거주자들」, 206쪽)

 

소설을 읽으면서 감각은 개별적이고 고유하다는 사실을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다는 걸 알았다. 짜고 맵고 쓴맛을 느끼는 정도가 다를 수 있지만 그 이상으로 다르게 느끼는 이도 있을 거라는걸. 그런 의미로 미래의 지구에는 다양성이 존중되고 나와 다른 이를 있는 그대로 지켜보는 태도의 삶이어야 한다. 중대하고 위중한 이유를 들지 않더라도 공존하며 연대하는 삶 말이다. 하나가 아닌 여러 가지의 삶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는 이미 변형되었고, 처음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어요.' (「가장자리 너머」, 215쪽)처럼 삶은 변화하고 그 안에서 우리는 살아야 하니까. 다름을 환대하는 조화롭고 아름다운 공존의 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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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초엽 작가의 아이디어 노트를 털어낸 열 네편의 단편 소설 모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s*******9 | 2022.01.0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방금 떠나온 세계>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김초엽 작가의 새로운 책이 출판되었다. <행성어 서점>은 김초엽 작가의 14편의 초 단편을 모은 소설집이다. 굉장히 다크하고 희망이 없다는 후기를 종종 보였는데, 책을 읽은 후 나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초 단편이었기 때문에 메시지를 문장으로 옮길 지문이 적었을 뿐 모든 내용은 일관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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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금 떠나온 세계>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김초엽 작가의 새로운 책이 출판되었다. <행성어 서점>은 김초엽 작가의 14편의 초 단편을 모은 소설집이다. 굉장히 다크하고 희망이 없다는 후기를 종종 보였는데, 책을 읽은 후 나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초 단편이었기 때문에 메시지를 문장으로 옮길 지문이 적었을 뿐 모든 내용은 일관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제목에 걸쳐 있는 <행성어 서점>이라는 작품은 그다지 두드러지는 작품은 아니었지만 제목이 걸려 있는 이유는 그 내용에서 찾을 수 있다. 모두들 뇌 속에 번역기를 장착하고 다니면서 이런저런 행성을 다니는 사람들 속에서 <행성어>로 쓰인 작품을 파는 서점에 번역기에 거부 반응을 일으킨 한 교수가 방문한다. 그녀는 독학으로 행성어를 익혔고 행성어 서점에서 행성어로 된 책들을 구입한다. 

 누구에게도 읽히지 못할 글들이라고 생각되었지만 누군가의 노력으로 읽히게 되는 것이다. 그런 14편의 단편을 모은 소설집이었기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제목이었다. 내 생각대로 초엽 작가는 자신이 생각해 놓은 많은 재료들을 털어내고 있었다. 아이디어가 아이디어로 묻혀버리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지 않았을까. 고민을 거듭하며 적어가는 장편 못지않게 한숨에 적어낼 수 있는 자연스러움이 있는 초단편도 그 의미는 있지 않을까. 행성어를 배워 책을 읽으려 했는 그 사람처럼 세상에는 그런 자신의 작품을 읽어주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그런 고민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모든 글이 좋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좋은 글을 뽑아 보자면 <선인장 끌어안기>에서 사랑은 참아주는 것인지 고통을 주지 않으려는 것인지에 대한 설정과 질문이 좋았다. <데이지와 이상한 기계>에서는 결국 나 아닌 존재는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존재이며 그들의 세상에 접속할 수 없다는 대목이 좋았다. <포착되지 않는 풍경>에서는 너무 앞서버린 문명들이 해결하지 못한 숙제를 어느 한 노인이 느긋이 이젤을 놓고 그림을 그리는 풍경만으로 하고 싶은 말이 전달되었다. 

  <다른 방식의 삶이 있음을>으로 묶인 6편의 단편들은 관계에 대한 얘기를 다뤘다. 각각이 하나의 단편이었지만 묘하게 연결되어 있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 공유하는 것이 점점 없어지는 개인주의적 사회에서 같이 나눌 음식의 의미가 있다는 얘기도 질병으로 쓰인 가면으로 인해 자신의 속마음을 속이기 위한 표정을 짓지 않아도 되는 편함이 되었다는 것이다. ( 가면은 지금의 마스크를 의미하는 것 같았지만) 곰팡이나 버섯을 소재로 한 균사 네트워크를 스토리에 녹여 공감과 공유에 대한 이야기를 시도하는 것도 좋았다.

  이번 <행성어 서점>은 단편 단편으로는 꽤나 매력적인 소재였지만 작가 스스로가 아이디어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다 털어내는 작업이었다고 해도 좋을 듯했다. 어느 작품을 잡아서 장편으로 써도 될 정도로 괜찮은 아이디어였다. 그럼에도 만족할만한 장편으로 만들기 어려웠음이 있었을 것 같다. 그래서 아이디어가 노트에 묻히지 않고 독자의 눈에 닿도록 이런 기획을 한 게 아닐까 싶었다. 

  생각보다 재밌었고 단편이지만 충분히 상상할 수 있었고 공감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역시 초엽 편향적인 리뷰가 된 듯 하지만 감동받을 준비를 하고 읽은 독자의 어쩔 수 없는 후기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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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파워문화리뷰 다시 그녀의 신작을 기다리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박*리 | 2021.12.2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작년 김초엽 작가의 책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읽었을 때 솔직히 조금 충격을 받았었다. 그즈음 정세랑 작가의 책도 읽기 시작했고, 최은영, 김금희 등 젊은 여성작가들의 책에 빠져들어가며 십년이 넘게 한국소설에 정을 붙이지 못했던 내가 한국소설 신간을 주의깊게 살펴보게 되었는데 김초엽 작가는 특히 장르적인 특별함이 독보적이었다. 분명 내가 별로 좋아하;
리뷰제목

작년 김초엽 작가의 책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읽었을 때

솔직히 조금 충격을 받았었다.

그즈음 정세랑 작가의 책도 읽기 시작했고, 최은영, 김금희 등 젊은 여성작가들의 책에 빠져들어가며 십년이 넘게 한국소설에 정을 붙이지 못했던 내가 한국소설 신간을 주의깊게 살펴보게 되었는데 김초엽 작가는 특히 장르적인 특별함이 독보적이었다.

분명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장르인데 왜 재미있지. 왜 좋지.

첫번째 만남이라 그랬던건가. 차기작이 기다려졌다.

 

그렇게 그녀의 첫번째 장편소설이라는 두번째 책을 만났다.

장편이어서 그런 것인지 처음의 흡입력에 비해 뒷 이야기가 조급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다시 읽으면 다른 느낌일까? 갸웃하며 책을 한번 더 읽어보려 하다

뒤이어 내놓은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꽤 성실한 작가라는 인터뷰를 본 것 같다.

그렇다고 이렇게 책을 연이어 내놓다니. 올해 벌써 그녀의 책을 세권이나 만났는데

연말에 또 책이 나온다고 한다.

어쨌든 짧은 이야기니까 가벼운 마음으로 집어들었는데

첫 책을 만났을 때만큼 또 빠져들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지, 이건 아주 익숙한 주제인 것 같은데 다르게 풀어갔네,

나 혼자서 중얼중얼 하며 열 네편의 소설을 읽어버렸다.

 

특히 표제작인 행성어 서점은 묘한 이야기였다.

행성 고유의 언어로 쓰인 해석되지 않는 책들을 파는 서점.

사람들은 읽지도 못할 책을 신기한 마음으로 사가고,

""는 그런 서점에서 일하고 있다.

읽히지 못하는 책이라는 슬픈 운명의 책을 파는 사람이라.

행성어를 아는 사람은 이제 수백명에 지나지 않고 이 책들은 그저 소장되기 위해 팔릴 뿐

책으로서의 가치가 없다는 이런 상상은 어떻게 해내는지.

다행히 이 짧은 이야기의 마지막에는 행성어를 아는 사람이 서점을 방문해

""에게 대화상대가 되어줄 것이라는 희망으로 끝맺는다.

누군가 열심히 쓴 글을 더 이상 누군가 읽어주지 못한다는 건 얼마나 슬픈 일일까.

작가는 그런 상상에서 이야기를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20년마다 발라드가 유행하는 이유를 밝히기 위한 시간여행부터

지구의 종말, 안드로이드와 기계인간 이야기가

머리와 가슴을 번갈아가며 자극했다.

다시 김초엽 작가의 다음 작품이 궁금해졌다.

낯설어서 더 좋았던 짧은 이야기책 행성어 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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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35건) 한줄평 총점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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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3점
김초엽 작가님 소설은 저와 정서도 안맞고 취향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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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4 | 2022.01.20
구매 평점4점
낯선 듯 결국 우리의 이야기를 담아낸 따스한 단편들로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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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8 | 2022.01.13
구매 평점5점
김초엽 작가님 책은 꼭 읽어봅니다. 행성어 서점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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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 | 2022.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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