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2년 07월 22일 |
---|---|
쪽수, 무게, 크기 | 276쪽 | 314g | 128*188*20mm |
ISBN13 | 9788936434625 |
ISBN10 | 8936434624 |
발행일 | 2022년 07월 2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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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76쪽 | 314g | 128*188*20mm |
ISBN13 | 9788936434625 |
ISBN10 | 8936434624 |
MD 한마디
[당신에게 ‘튜브’를 건넨다] 온갖 실패를 맛본 후 삶을 변화시키겠다고 다짐한 한 사람의 이야기. 자세를 바르게 하고 표정을 되찾는, 작지만 확실한 것부터 바꿔나가기 시작한 그는 이내 수많은 도전과 지지의 마음들을 만난다. 스스로 알 수 없는 곳을 표류하고 있다고 여긴다면 여기 이 ‘튜브’가 당신은 붙잡아 올릴 지도 모른다. -소설PD 박형욱
프롤로그: 추락 1부 Back to the Basic 2부 영혼의 서랍 3부 지푸라기 프로젝트 4부 악수 에필로그: 어떤 삶 작가의 말 |
『아몬드』의 강렬함 때문에 손원평의 작품에는 항상 기대감을 가지게 된다. 이번에 새로 출간된 인생을 향해 보내는 강력한 응원을 담은 『튜브』도 그런 기대감을 가지고 읽어보았다.
성공의 반대말은 실패지만,
변화의 반대말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스스로가 만든 지푸라기를 잡고 떠오릅시다! (p.212)
실패한 인생이라 생각하고 자살을 하려고 다리 위에 선 김성곤은 2년 전에도 같은 자리에서 자살을 결심했었다. 지난 2년의 기간 동안 바닥에서 다시 일어나기 위해 배달을 시작하고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실천하며 자신을 바꿔보려 했었다. 피자가게 사장으로 있을 때 직원이던 한진석과 만나 서로 의지하고 도움을 준다. 그리고 항상 모든 것에 초연한 태도를 보이는 학원 차량 운전사 박실영에게 그냥 잘 느끼기, 한 번에 한가지씩만 하기, 생각의 스위치를 끄고 세상을 그대로 바라보기를 실천하라는 조언을 듣는다. 진석은 좋아하는 음악을 시작했고 성곤은 ‘지푸라기 프로젝트’를 계획한다. 변화를 희망하지만 혼자만의 힘으로 어려울 경우 다른 사람의 응원을 받아 변화를 실천하자는 취지로 지푸라기에 바람을 넣어 튜브가 될 수 있게 하는 ‘지푸라기 프로젝트’ 앱을 계발하고자 했다. 투자유치 실패를 거듭하던 중 사고 현장에서 구조에 적극적으로 나선 성곤이 유명해져 투자유치에 성공하지만 결국 6개월 만에 대표 자리에서 내려온다. 재결합했던 가족과 다시 불화로 멀어지게 되고 실패한 인생이란 결론에 결국 두 번째 자살을 결심한다. 자살은 실패하지만 그렇다고 무너지는 게 아닌 다시 삶과 함께 하기로 한다.
삶의 가장 큰 딜레마는 그것이 진행한다는 것이다. 삶은 방향도 목적도 없이 흐른다. 인과와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이 종종 헛된 이유는 그래서이다. (p.237)
『아몬드』가 청소년 성장 소설이라면 『튜브』는 어른들의 성장 소설이라 여겨진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삶의 희망과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작가의 말대로 이것은 성공의 이야기가 아닌 삶의 변화에 관한 이야기다. 나 또한 직장 생활에서 안정되고 성공이라 생각한 나름의 목표가 있었으나 인생은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음을 경험했다. 결국 힘들었던 시기를 이겨낸 건 날 지탱해주고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고 책을 읽으며 다시 마음을 다잡고 변화를 꿈꿀 수 있었다. 내가 생각해보거나 꿈꾸던 길은 아니지만 실패한 삶을 산 것이 아니라 흐르는 삶과 함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우리의 삶은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 성곤이 다시 삶을 살아가기로 한 후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알 수 없지만 실패한 인생이라고 다시 자살을 생각하거나 주저앉지는 않을 것이다.
빛이 꺼진 것처럼 보이는 인생에도 기회가 다가와 문을 두드릴 때가 있다. 그 두드림은 너무 작고 은근해서 예민하지 않은 사람은 쉽게 놓치고 만다. (51)
완벽한 순간은 평범한 일상 속에 녹아 있다는 걸 몰랐으니까. (58)
모든 게 전부 운명인지, 아니면 내가 했던 행동과 생각의 결과인지 말이야. 그러다가 문득 삶은 그냥 받아들여야 하는 거라고 생각하게 됐어. (207)
정말 어려운 건 힘든 상황에서도 어떤 태도를 지켜내는 거야. (252)
엉망이기만 한 삶은 있을 수가 없어요. 그런 건 애초에 불가능해 (260)
실패한 인생이라 할지라도, 실패한 것을 인지한 순간 이후에라도, 한 번은. 다시 반짝하고 떠오를 기회는 있는 것일까? 반백 년을 넘게 살고 있다. 어릴 때의 나는 50이 넘은 나를 상상해 본 적 없다. 50 이후의 삶이 어떨지, 어떻게 살고 있을지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인지 나는 여전히 방황하고 갈팡질팡하며 오늘, 지금 현재를 보내고 있다. 잘사는 것에 대한 의미가 언제부터인가 ‘돈’이 되는 것 같아 씁쓸할 때가 있다. 돈과 사회적 지위. 그게 있다면 잘나가는 사람인 양 취급(?)하지만, 과연 그럴까
자살을 결심한 남자가 있다. 그는 여러 번 사업에 실패했고, 그래서 빚더미에 앉았다. 그 덕(?)에 가족과 떨어져 살고 있는 중년의 남자 김성곤 안드레아. 몇 번의 자살 실패 후 그는 자신의 인생을 뒤돌아본다. 그리고 우연히 듣게 된 ‘변화’라는 메시지 덕분에 자신의 일상을 조금씩 바꾸기 시작한다. 놀랍게도 자신의 인생이 조금씩 달라짐을 알게 된 그는 한때 자신의 피자가게에서 점원으로 일했던 진석과 오피스텔에서 같이 지내게 된다. 배달 일을 하던 성곤은 학원에서 운전기사로 일하는 남성을 관찰하게 되고, 그에게 말을 붙이게 된다. 자신의 변화를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어 시작한 김성곤의 지푸라기 프로젝트. 도전을 지켜보며 응원하는 사람은 ‘튜브’, 도전해 변화하고 싶은 사람을 지푸라기로 명하고 유튜브를 시작 하는데...
이렇게 지푸라기 프로젝트가 성공을 거두는, 그렇고 그런 변화의 이야기였다면 시시했을 것 같다. 이만큼 살아보니 한순간 변화를 겪고 달라졌더라도, 그걸 지속시키는 게 어렵다는 걸 이제는 안다. 인생의 내리막길에서 찾아온 성공. 내리막길에서 찾아오는 성공도 많지 않겠지만, 그 성공을 지키고 유지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나는 안다. 그래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대부분의 이야기에 공감할 수 없다. 그 이후의 삶이 더 고단하고 힘든 경우가 많으니까. 인생 2막의 성공. 다시 가족은 화목해지고 예전의 모습을 되찾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음이 이 책의 묘미다.
우린 우리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야 하는 것일까? 어차피 정해진 운명이라면 그 자체로 순응하며 살아야 하는 것일까? 근데 왜 많은 사람이 변화하고 달라지려고 하는 걸까? 결국엔 달라지지 못하면서. 나는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 것일까? 나는 삶의 의미를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일까? 책을 읽으며 인생에 대해 생각한다. 여태까지 큰 굴곡 없이 잔잔하게 살아왔고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다. 대단한 성공은 없어도 크게 실패하는 일 없이 그렇게 잔잔한 삶.
한때는 인생 앞에 욕심을 부려봤고, 욕심을 부려 인생이 달라질 거라 믿었던 적도 있다. 가능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고 적당하게 에너지를 쏟는 것. 그걸 알았다면 우리들의 인생이 덜 아프고, 덜 실패로 끝났을까? 김성곤 안드레아의 인생은 우리 주변 어디서든 볼 수 있는 딱 중년의 아저씨 모습이다. 누군가는 그런 중년의 모습에 혐오감을 드러낼지언정 그 모습에 자유로운 사람 또한, 많지 않을 것이다. 인생은 내 의도와 상관없이 흘러가고, 중심을 잡지 못해 허둥댈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순간에도 나에게 지푸라기같은 존재가 있으면 좋겠다. 그 지푸라기 덕엔 변화를, 달라짐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금 이 시대, 험난하고 힘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세상의 모든 김성곤 안드레아. 당신들을 응원하고 싶다.
인생이 운전 같은 거라면, 차를 운전해 봐. 적어도 네 차는 네가 원하는 방향으로, 네가 원하는 속도만큼 만큼 갈 거야.
p207
차가운 한강물에서 허우적대는 50대 초반의 김성곤 안드레아, 이럴줄 알았으면 2년전 뛰어내릴걸,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시간을 후회하는데, 그의 속내가 못내 궁금해서 다음 페이지를 넘기고 넘기고 넘기고, 한권의 가제본이 순식간에 끝났다.
소설 아몬드 로 100만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손원평 작가님, 이번에 누구도 신경쓰지 않을, 이 사회 어디서나 마주칠수 있지만 아무도 신경쓰지 않을 인물을 내세워, 최근 유행하는 자기계발서의 다른 측면을 바라보게 만든다.
죽을려고 한강의 어느 대교로 갔다가, 생각보다 추운 날씨가 마음에 들지 않아, 이번에는 번개탄을 사서 술먹고 자동차에서 잠들지만, 미처 차문을 제대로 닫지 않아서, 결국은 견인되어 경찰서로 가는 길에 깨어난다.
연속되는 사업실패로 위축되고, 아내와 딸은 등을 돌리고, 홀로 깨어나는 빈 오피스텔에서 먹고 살기위해 오토바이도 아닌 자전거로 배달일을 시작한다. 여기까지는 여느 소설의 힘겨운 과거를 짊어진 캐릭터와 크게 다르지 않은 시작이다. 바로 그 지점에서, 이야기는 작은 변화를 시작한다.
핸드폰 속 갤러리에서 어린 딸을 안고, 아내와 행복한 미소를 지었던 사진 속 자신을 롤모델?!삼아 내면과 외면이 모두 위축된 지금, 사진속 '나'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렇다면, 아내와 딸과 다시 한컷의 행복한 사진을 찍을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정말 작은 희망을 품는다.
마음가짐이나 결심처럼 막연한 것보다 실존하는 것, 그러니까 신체의 무언가를 먼저 바꾸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은 늘 해왔다. p67
허리는 위로. 어깨는 아래로. 등은 그 사이에.
back to the basic!
성곤은 방금 쓴 메모를 소리 내 읽었다. 그러자 인생과 세월의 사기당한 느낌이 덜해졌다.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향한 단순한 구령이었기 때문이다.p74
혼자 꿈을 꾸면 꿈으로 남지만, 함께 꿈을 꾸면 현실이 된다는 문장이 있다. 성곤과 함께 꿈을 꿀 이는 누굴까, 하는 찰나에 한진석을 만난다. 몇년전 피자가게에서 사장과 알바로 만났던 둘은 배달 도중에 만나고, 우연은 인연으로, 접점이 없던 서로를 조금씩 변화시킨다. 꼰대 사장, 아싸 알바.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던 둘은 따로 또 같이 명분을 만들고, 방법을 찾고, 의도를 명확하게 그려간다.
단 하나의 목표만 있는 삶은 단순하고 명쾌했다. p107
꿈과 의도에 방향성까지 갖춘다면, 성곤의 2번째 인생은 완벽해질지도 모른다. 학원차 운전기사 박실영은 본인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랬다.
붉은 가로등, 이라고 말하는 순간 잘못 보는 게 됩니다. 분명히 눈은 여러가지 색을 보고 있는데 입이 나서서 한가지 색만 보고 있다고 단정 짓는 게 되니까요. p144
성곤의 작은 변화는 그 다음의 변화를 꿈꾸게 하고, 아내와 딸 앞에 다시 당당히 설 수 있게 되며, 자신의 변화를 혼자만이 아닌 더많은 이들과 함께 꾸고 싶어진다. 그런 그에게 정말 놀라운 기회가 생기고, 그는 그 기회를 잡는다. 그렇게 바닥까지 내려갔던 주인공이 철지부심 노력해서, 다시 성공하는 스토리로 흐르는 듯 했다. 그렇다면 주인공의 해피엔딩에 기분좋게 책을 내려놓을 수는 있겠지만, 그것으로 끝이였을지 모른다. 마지막 장의 이야기로 인해 이 소설은 완벽해진다고 생각된다.
내가 딱 주인공과 비슷한 시간대를 겪어서 일까? 캐릭터, 내용, 이야기흐름 어느 하나 놓칠것 없이 모두 다 완벽하다. 그리고 쉽게 재밌게 읽힌다. 소설이지만, 서점의 자기계발서 코너에 있었음 좋겠다. 두껍고 뭐든 하라고 다그치는 책에 지칠때 쯤, 이 책으로 쉼을 만들고, 다시 자기계발에 몰입해보라고 하고 싶다. 정말이다.
<<창비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