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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 최후의 날 1
양장
시아란
안전가옥 2022.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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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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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권
프롤로그 · 7
1장 · 19
막간1 · 227
2장 · 247
일러두기 · 562

저자 소개1

공학박사이자 연구원. 레몬과 털 많은 봉제인형의 애호가. 2015년 『이진수에게는 어려운 문제』(동인지)로 독자들 앞에 소설을 내놓기 시작해, 2019년 앤솔러지 [대멸종]에 단편 「저승 최후의 날에 대한 기록」으로 참여하였으며, 카카오페이지에 소설 『저승 최후의 날』을 연재해, 제8회 SF어워드 웹소설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다. “레몬과 털 많은 봉제 인형의 친구. 나의 평온이 당신의 기쁨이 되기를, 나의 일상이 당신의 경이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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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3월 31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564쪽 | 594g | 143*201*30mm
ISBN13
9791191193404

책 속으로

가로등도 없는 어두운 산길을 하얀색 SUV 차량이 헤드라이트에 의지해 달려 내려간다.
--- 본문 중에서

호연은 예슬을 찾으려 했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허리가 많이 아프다가 아프지 않게 되었다. 곧이어 끔찍한 두통이 엄습하다가 사라졌다. 목구멍에서 느껴지던 피 맛이 가셨다. 빛나던 알두스의 섬광은 우거진 나무 그림자에 가려서인지 보이지 않게 되었다. 갑자기 초등학교 졸업식이 떠올랐다. 고등학교 때 잠시 사귄 남자친구, 대학교 MT, 석사논문 쓰다 밤 샌 것, 교수와 싸운 기억, 망원경 너머로 본 알두스.
시야가 완전히 검어지고 더는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게 되었다.
2020년 6월 7일 오전 2시 48분, 채호연과 김예슬은 사망했다.
이 세상의 다른 모든 이들보다 조금, 아주 조금 일찍.
--- p.14~15

뭔가 따로 생각하는 바가 있는 듯한 정상재 교수에게 호연이 막 되묻던 순간, 다시 회의실 문 쪽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방 안의 모두가 관심 있게 바라보는 가운데 문이 열렸다. 흐트러진 셔츠 차림에 피곤해 보이는 안색의 남성이 머쓱하니 인사를 건네 왔다.
“실례합니다. 여기 천문학자 분들이 모여 계시다고 전해 들었습니다만…….”
--- p.97

〈이승에 큰 난리가 난 모양이더구나.〉
먼저 운을 떼어 주신 노군께 살짝 감사하면서 시영은 근심 어린 목소리로 답했다.
“예…… 사실 아주 무탈하지는 않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죽어 나가더구나.〉
“저희 쪽에도 벌써 수십만 명이 도착했습니다.”
〈버겁지 않느냐?〉
“버겁습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어떻게든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 p.165

내가 어쩌다 이런 데 이렇게 빠삭하냐고? 우리 어머니가 한국 계실 때부터 무당 말씀을 그렇게 잘 들으셨거든. 오죽하면 이민도 무당 말 듣고 결정하셨다니까? 미국 와서도 엘에이 코리아타운에 있는 무당이란 무당들은 다 꿰고 다니셨어. 근데 나도 그게 썩 싫지가 않더라고. 재미있잖아? 오색찬란한 옷 입고, 방울 막 흔들고. 퍼포먼스가 굉장히 에스닉Ethnic해. 게다가 가끔 되게 용하다니까. 이제부터가 본론인데, 반년 전쯤 이야기야. JPLJet Propulsion Laboratory, 제트추진연구소 다니는 윤정훈 박사랑 간만에 페이스타임 하다가 들었는데, 산호세San Jose에 아주 끝내주는 한인 무당이 산다는 게 아니겠어? 한인 무당들은 미국까지 와서도 한국에서 모시던
신을 그대로 모셔. 저기 동계올림픽 했던 평창 사는 산신도 막 섬기고 애드미럴Admiral 이순신이나 중국 장군 관우 같은 거 섬긴다고. 그런데 이분이 글쎄, 캘리포니아에서 율리시스 그랜트를 장군 신으로 모신다는 거야. 캘리포니아에서! 한국 인천에 맥아더 제독 모시는 무당 이야기는 들어봤어도, 살다 살다 서부에서 그랜트를 대통령도 아니고 장군으로 모신다니까 너무 엄청나잖아?
--- p.239

“알겠습니다. 만약 저승 소멸과 관련한 기록이 나온다면 확정적이겠습니다만…….”
“예, 그렇지 않기를 바랄 따름입니다만…… 혹시 무슨 문제라도 있으십니까?”
무언가 골똘히 생각을 하는 듯이 보이는 기훈에게 정 교수가 물었지만, 기훈은 생각을 털어 버리려는 듯 기지개를 한 번 켜더니 대답했다.
“……아닙니다.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습니다만, 우선 기록물 열람부터 해 보도록 하지요.”
--- p.324

“……따라서 이승의 신앙에 기반해서 저승이 유지될 수 있었던 시기는 짧게 잡아도 3,000년 이상으로 보는 게 타당합니다. 인더스강 유역 문명의 역사는 최대 1만 년 가까이 거슬러 올라가니까, 지금 기록을 확인할 수 없는 민간 신앙이 그보다 한참 더 오래되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예슬은 준비한 결론을 꺼내 놓았다.
“말씀드리려는 요지가 무엇인가 하면, 신앙이 없이도 오래전부터 이 공간이 존재했다는 가정 또한 조금 단정하기 이르지 않은가 하는 거예요.”

--- p.407

줄거리

어느 날 지구가 소행성과 충돌한다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인류가 전멸하고 사후세계에는 죽은 자들이 쏟아져 들어온다. 이 소설은 그중 도교에 믿음의 기반을 둔 시왕저승에서 시작된다.

사후 시왕저승에 온 사람들 중에 천문학을 연구하던 호연은 대멸종이 원인이 천체 폭발로 인한 것이라는 가설을 세운다. 다른 천문학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원인을 분석하던 중, 뜻밖에 현재 저승마저 안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저승의 우두머리 중 하나인 시영이 소육왕부의 일부가 무너져내리는 것을 두 눈으로 목격한 것이다. 죽음 이후에 또 다른 소멸이 기다린다니!

시영은 과거에 몸 담고 있던 저승인 지리산 복사골마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각성한다. 저승의 붕괴를 막아야 한다. 하지만 대체 어디서부터 그 방법을 찾아야 한단 말인가?

출판사 리뷰

카카오페이지 인기 웹소설
단행본으로 재탄생하다


안전가옥 오리지널 장편 열다섯 번째 책이 출간되었다. 안전가옥의 첫 시리즈 장편소설인 이 책은 전권 3권으로 이뤄져 있고, 도합 1500쪽에 달하는 분량이다.
카카오페이지 인기 웹소설 〈저승 최후의 날〉 전격 출간된 것으로, 안전가옥 앤솔로지 《대멸종》 수록 단편이 장편소설로 재탄생된 것이다. 《저승 최후의 날》은 애초에 단편 소설로 기획되었다. 2019년 안전가옥 스토리 공모전에 ‘대멸종’이라는 주제로 쓴 색깔 있는 여러 단편소설 중 안전가옥의 눈에 띈 시아란 작가의 단편 〈저승 최후의 날에 대한 기록〉이 그 시작이었다. 공모전에 당선된 후 시아란 작가에게 이 단편을 장편 소설화해도 좋겠다고 제안한 후 몇 년간의 개작을 거쳐 이 소설은 지금 분량의 대작으로 탈바꿈한다. 그 과정에서 카카오페이지 오리지널 웹소설 시리즈로 연재되며 많은 독자들에게 오랫동안 사랑을 받기도 했다.

저승이라는 한국적 사후 세계에 대한
세밀하고도 깊이 있는 묘사와 분석


하드보일드한 스토리에 놀라운 상상력을 더한 이 SF 소설은, 저승이라는 대단히 한국적인 소재에 상상력을 가미한 대작이다. 한국의 사후세계에 대한 여러 믿음을 종교적인 배경에서부터 깊이 있게 상상하여 그리고 있다. 도교, 기독교, 불교뿐만 아니라 무신론자들을 위한 저승까지 다루며 여러 사후 세계에 대한 믿음과 철학을 소설 속에 녹여 냈다. ‘이 작품은 수만 가지의 장점이 있지만, 가장 큰 장점은 재미’라는 프로듀서의 말처럼 이 책은 결국 2021년 한국SF어워드 웹소설 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저승 최후의 날》은 독자 여러분을 감성적이고도 풍부한 사건이 펼쳐지는 시아란 작가만의 독특한 사후 세계로 초대한다.

SF만이 보여줄 수 있는 미래
《저승 최후의 날》의 매력은 이 소설이 SF소설이 보여줄 수 있는 여러 설정을 기가 막히게 재미있게 풀어낸다는 데 있다. 작가 자신이 공학자이기도 하거니와 천문학자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지구 멸종의 원인을 고민하는 1권에서는 그 매력이 크게 돋보인다. 모두가 멸종한 지구상에 남겨둘 경전을 새기는 3권에서는 또한 천체물리학적인 탄탄한 배경 지식이 이 소설의 상상력을 뒷받침해준다. 시아란 작가만이 보여줄 수 있는 SF적 상상력은 독자들을 믿기 어렵지만 설득력 있는 사후 세계로 친절히 안내한다.

리뷰/한줄평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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