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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22년 04월 04일 |
|---|---|
| 쪽수, 무게, 크기 | 168쪽 | 264g | 140*205*10mm |
| ISBN13 | 9791167550507 |
| ISBN10 | 1167550501 |
격리된 아이, 그 후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이동
윤혜숙,정명섭,정연철 저
|
우리학교
|
2022년 04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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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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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하지 않는 상황에서 다른 아이들이 따로 열심히 공부했던 것과 달리, 상진은 과외도 받지 않고 기본적인 수업마저 제대로 듣지 못한 상태였다. 앞으로 그 간극을 좁힐 수 있을지 고민해 보았지만, 무엇부터 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
골목 저편으로 학교가 보이자 불안감이 다시 엄습해 왔다. 하지만 상진은 혀를 한 번 차고는 중얼거렸다.
“젠장, 어떻게든 되겠지.”
--- p.21
상진은 코로나 이전에 마스크를 쓰지 않고 친구들과 왁자지껄하게 떠들며 걷던 때를 떠올렸다. 요즘은 같은 반 친구라고 해도 함부로 장난을 걸 수 없을 정도로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했다. 언제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건강한 관계. 상진은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왠지 쓸쓸해졌다.
--- p.22
사실 상진은 선생님이 말하는 문장에서 튀어나오는 단어들의 뜻조차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었다. 수업은 어찌어찌 대충 넘긴다 해도, 시험 문제를 이해하려면 시간이 한참 걸렸다. 하지만 티를 내기는 싫었다. 그 사실을 인정하면 진짜 멍청이가 될 것 같아 겁이 나기도 했다.
--- p.28
“난 얼른 스무 살이 되고 싶어.”
“왜?”
“미안하다는 말 듣기 싫어서. 그 나이가 되면 엄마도 내 돈을 좀 더 편하게 받지 않을까. 동생도 더 든든하게 지킬 수 있고.”
--- p.74
이곳에서 여러 밤을 보낸 적이 있지만, 바퀴벌레는 도무지 적응되지 않았다. 무서워서도 징그러워서도 아니었다. 어쩐지 자기도 바퀴벌레처럼 남의 주거지에 빌붙어 사는 존재가 된 것 같아서였다.
--- p.81
코로나가 언제 완전히 끝날지는 알 수 없지만, 석우는 왠지 이겨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여전히 막막하고 해결해야 할 걱정거리도 많지만 예전처럼 마냥 절망하거나 우울해하지도 않으리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서로에게 힘이 되고 걱정을 덜어 줄 존재가 생겼기 때문이다.
--- p.97
“내가 신이라면 코로나19금법을 만들겠어. 19세 미만에게는 접근 못 하게 막아서 애들 학교 좀 마음 편히 다니게. ……솔직히 말하자면 엄마 직장 좀 마음 편히 다니게. 아주 진절머리가 난다, 진절머리가.”
--- p.107
마스크 때문에 아이들과 가까워지기 힘들다고 스스로에게 둘러댔지만, 잘 알고 있다. 그건 핑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옷으로 몸을 가리듯 마스크로 코와 입을 가렸을 뿐, 진심 어린 눈빛과 다정한 말을 주고받는 데 마스크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하니까.
--- p.136~137
책상 위에 엎드린 손민폐가 떠올랐다. 어쩌면 먹고사는 일이 바빠서 머릿속에 영어 단어나 수학 공식 나부랭이는 들일 공간이 부족했는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밤늦도록 뇌리에 박혀 떠나질 않았다. 마스크가 가린 건 표정이 아니라 어쩌면 마음의 문이 아니었을까.
골목 저편으로 학교가 보이자 불안감이 다시 엄습해 왔다. 하지만 상진은 혀를 한 번 차고는 중얼거렸다.
“젠장, 어떻게든 되겠지.”
--- p.21
상진은 코로나 이전에 마스크를 쓰지 않고 친구들과 왁자지껄하게 떠들며 걷던 때를 떠올렸다. 요즘은 같은 반 친구라고 해도 함부로 장난을 걸 수 없을 정도로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했다. 언제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건강한 관계. 상진은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왠지 쓸쓸해졌다.
--- p.22
사실 상진은 선생님이 말하는 문장에서 튀어나오는 단어들의 뜻조차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었다. 수업은 어찌어찌 대충 넘긴다 해도, 시험 문제를 이해하려면 시간이 한참 걸렸다. 하지만 티를 내기는 싫었다. 그 사실을 인정하면 진짜 멍청이가 될 것 같아 겁이 나기도 했다.
--- p.28
“난 얼른 스무 살이 되고 싶어.”
“왜?”
“미안하다는 말 듣기 싫어서. 그 나이가 되면 엄마도 내 돈을 좀 더 편하게 받지 않을까. 동생도 더 든든하게 지킬 수 있고.”
--- p.74
이곳에서 여러 밤을 보낸 적이 있지만, 바퀴벌레는 도무지 적응되지 않았다. 무서워서도 징그러워서도 아니었다. 어쩐지 자기도 바퀴벌레처럼 남의 주거지에 빌붙어 사는 존재가 된 것 같아서였다.
--- p.81
코로나가 언제 완전히 끝날지는 알 수 없지만, 석우는 왠지 이겨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여전히 막막하고 해결해야 할 걱정거리도 많지만 예전처럼 마냥 절망하거나 우울해하지도 않으리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서로에게 힘이 되고 걱정을 덜어 줄 존재가 생겼기 때문이다.
--- p.97
“내가 신이라면 코로나19금법을 만들겠어. 19세 미만에게는 접근 못 하게 막아서 애들 학교 좀 마음 편히 다니게. ……솔직히 말하자면 엄마 직장 좀 마음 편히 다니게. 아주 진절머리가 난다, 진절머리가.”
--- p.107
마스크 때문에 아이들과 가까워지기 힘들다고 스스로에게 둘러댔지만, 잘 알고 있다. 그건 핑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옷으로 몸을 가리듯 마스크로 코와 입을 가렸을 뿐, 진심 어린 눈빛과 다정한 말을 주고받는 데 마스크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하니까.
--- p.136~137
책상 위에 엎드린 손민폐가 떠올랐다. 어쩌면 먹고사는 일이 바빠서 머릿속에 영어 단어나 수학 공식 나부랭이는 들일 공간이 부족했는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밤늦도록 뇌리에 박혀 떠나질 않았다. 마스크가 가린 건 표정이 아니라 어쩌면 마음의 문이 아니었을까.
---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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