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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마지막 서점

런던의 마지막 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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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소설 top10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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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4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460쪽 | 486g | 145*210*22mm
ISBN13 9791163635697
ISBN10 1163635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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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는 전쟁이나 폭탄 생각을 떨쳐 버리고 싶어 불쑥 말을 내뱉었다.
“에번스 씨가 어떤 가게를 하시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물론이지, 얘야.”
웨더포드 아주머니는 딸칵 소리를 내며 찻잔을 접시에 올려놓았다. 그녀의 눈이 신이 나 반짝였다.
“서점이야.”
그레이스는 찌르르하게 올라오는 실망감을 애써 감추었다. 무엇보다도 그녀는 책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 p.28

그레이스는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니까 책 애호가 말이에요. 책 읽을 시간이 그다지 많지 않았어요.”
그는 그레이스의 대답에 안타까운 듯 살짝 가까이 섰다. 그 와중에도 미소는 잃지 않았다.
“음, 만약 어느 것 중에 하나부터 시작한다면 《몬테크리스토 백작 The Count of Monte Cristo》을 추천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고전이거든요.”
그는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그리고 연애 소설이기도 하지요.”
--- p.55

날카로운 비명 같은 소리가 침묵을 뚫고 지나갔다. 공습경보를 알리는 요란한 소리가 끝도 모르고 여기저기에 울려 퍼졌다. 그레이스는 온몸이 얼어붙고 말았다. 숨도 쉴 수 없었고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런던에 폭탄이 떨어질 수도 있다. 폴란드처럼. 독일에게 점령당할 수 있어.
--- p.87~88

“아는 것이야말로 공포와 싸울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지. 나는 스톡스 씨의 말을 잘 듣고 꽤 오랜 시간 동안 그에 맞게 준비해 왔단다.”
--- p.92

“독서란……”
그의 눈썹이 가운데로 몰리더니 이마에 들어갔던 힘이 다시 스르르 풀렸다.
“마치 기차나 배를 타지 않고 어디론가 가는 것 같아요. 새롭고 놀라운 세상이 펼쳐지는 거죠. 당신이 태어나지 않은
곳에서 살아 보는 것이고, 다른 누군가의 관점에서 다채롭게 색칠한 것을 볼 기회가 되기도 해요. 실제로 실패를 겪지않고 배울 수 있어요,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는지도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우리 모두가, 무언가로 채워지길 기다리는 어떤 빈 공간이 있는 것 같아요. 제가 말하는 그 무언가란 책이고 책이 권하는 모든 경험들이랍니다.”
--- p.102

독일 전투기다.
머리 바로 위는 아니었지만 머리카락이 곤두설 정도로 가까이 와 있었다.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대공포가 쾅 하고 대응에 나섰다. 전투기를 맞추는 중저음 소리가 그레이스의 뼛속까지 울렸다.
어둡고 길쭉한 물체가 전투기 아래에서 미끄러져 나와 아래로 떨어졌다. 폭탄이다.
그레이스와 스톡스는 폭탄이 목표물을 향해 활강하는 동안 꼼짝도 못하고 그대로 서 있었다. 폭탄이 떨어지는 동안 건물을 휩쓰는 휘파람 소리가 들리더니 눈도 깜빡이지 못할 만큼 찰나의 침묵이 이어졌다. 그러다 빛이 번쩍. 그들이 서 있는 땅을 뒤흔드는 무시무시한 굉음. 번쩍이는 불꽃과 함께 연기구름이 마구 뿜어 나왔다.
--- p.249~250

첫 두 문장을 읽을 때에는 혀가 꼬였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렸을까 불편한 마음을 의식했다.
그리고 저 멀리 어딘가에서 폭탄이 터져 굉음이 그레이스의 마음을 마구 어지럽힐 때에는 어디까지 읽었는지 잊어버리기도 했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군중들의 얼굴이 사라지고 오로지 이야기만 머릿속에 들어왔다. 그녀의 세상은 도로샤의 세상속으로 휘감겨 들어갔다.
--- p.269

거룩한 자들이 축복을 내리던 거리에는 지옥이 내려왔다.
화염 속에서 숨이 막힐 듯한 연기 기둥이 뿜어져 나왔고 타 버린 책의 낱장들은 잔해가 어지러이 널린 거리 위에 흩어졌는데, 그 모습이 마치 뜯겨 나간 날개에서 떨어진 깃털 같았다.
--- p.362

《제인 에어》가 그녀의 무릎 위에 놓여 있었다. 이는 모두를 하나로 묶어주는, 전쟁과 위험에 맞서 그들을 통합하는
상징이었다. 제인 에어에게는 용기가 있었다. 자신과 맞닥뜨린 그 모든 것에 대처할 수 있는 엄청난 용기가. 그리고 그레이스도 그 순간 책 속의 주인공으로부터 많은 용기를 끌어내고자 했다.
--- p.430

“책은 우리를 하나로 묶어줍니다. 그 안에는 사랑이 깃들어 있고, 우리를 모험의 세계로 데리고 가기도 합니다. 역경의 시대에 근사하게 시선을 분산시켜 주고요, 우리에게는 언제나 희망이 있다고 상기시켜 주기도 합니다.”
또다시 천둥소리가 우르릉하고 들렸다. 이번에는 소리가 더 컸다. 몇몇이 근심 어린 표정으로 힐끗 쳐다보았다. 지붕
일부가 떨어져 나갔기 때문에 위층에서 오랫동안 빗물을 막아주는 수밖에 없었다.
--- p.431

“네 멋진 서점은 어떻게 되고 있어?”
그레이스의 생각이 서점으로 향했다. 세련되고 깨끗한 그녀의 서점. 책이 주제별로 정리되어 있는 곳. 책장은 폐품으로 만들어서 짝이 맞지 않지만 전쟁이 휘몰아치는 가운데에서도 그레이스는 계속 책을 읽었고 이제 그곳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가까운 친구가 되었다. 대공습 이후 그녀가 도움을 준 서점 주인들은 드디어 자신의 서점을 되찾았고 서점마다 감사의 표시로 ‘런던의 마지막 서점’을 위한 선반을 따로 마련해 놓았다.
그레이스는 ‘에번스 앤 베넷’의 하나하나가 모두 좋았다.
--- p.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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