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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방, 손덕미, 김상윤 중국 음식 전문가 세 저자가 힘을 합쳐 쓴 책. 부대찌개는 즐기면서 김치찌개는 외면하는, 마라의 매운 맛을 좋아하면서 매운 국물 떡볶이를 싫어하는 중국인의 미묘한 미각을 분석한다. 중국의 식문화를 한국과 비교하며 흥미를 더했다. - 손민규 인문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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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10 1장 중국의 오미 19 복합적인 맛을 추구하는 중국 음식 21 중국의 오미, 한국의 오미와 어떻게 다른가 31 2장 조리법과 생활방식, 중국의 식문화 81 ‘손맛 vs 칼맛’ 한국과 중국 조리법과 맛의 차이 83 커우간(口感)과 식감의 차이 89 생활방식에서 오는 한국과 중국의 맛 차이 95 향신료와 양념의 차이 103 3장 알쏭달쏭 중국의 식탁 133 〈대장금〉과 한식 열풍의 현주소 139 계란(鷄卵)과 지단 148 국물 떡볶이는 왜 중국에서 고전할까 155 한국 밥상의 터줏대감 김, 중국 식탁에 오르기 163 한국 마른오징어 vs 중국 육포 171 유자차 마시는 한국, 진피차 마시는 중국 177 4장 중국의 맛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185 중국의 맛은 현재진행형 187 대륙의 식탁에 진출하려는 이들에게 194 나가며 206 |
저김진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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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손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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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김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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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한국의 죽은 중국인 입장에서 보면 너무 ‘비싼’ 음식이다. 마치 한국인이 유럽에 가서 먹는 생굴 같다고 할까. 아무리 굴 맛이 좋고 우리 입맛에 맞는다 해도, 한국에서 먹는 굴의 몇 배 값을 치르고 먹기엔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가격 대비 만족감이 주는 ‘가심비(價心比)’의 문제가 선택을 주저하게 한다.
--- p. 12 중국에 온 지 얼마 안 된 교민은 종종 마트에서 간장을 사서 집에 돌아온 후 요리를 하려고 뚜껑을 열고 나서 불상사가 발생했다는 걸 알아차리곤 한다. “잉? 간장에서 왜 시큼한 향이 나는 거야. 혹시 상한 건가?” 이런 당혹감과 함께 애써 요리한 음식을 버려야 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경험으로, 중국 만둣집에 가서 간장인 줄 알고 종지에 덜어 찍어 먹어보니 시큼한 맛이 났던 적도 있을 것이다. --- p. 32 중국 음식에서 쓴맛을 많이 사용한다고 해서 중국인이 쓴맛을 즐긴다는 뜻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중국에서 쓴맛을 쓰는 용도와 기능을 먼저 따져보고 거기에 알맞게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 정답에 가깝다. 즉, 쓴맛을 효능상 필요에 의해 찾는 경우가 많다. 실제 중국에서는 쓴맛 외에도 기능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식재료가 많다. 우리에게 익숙지 않은 맛들이 중국에 존재하는 이유도 이런 차이에서 기인한다. --- p. 64 중국인은 식감을 ‘커우간(口感)’이라 표현한다. 표현에 쓰이는 한자의 차이만큼 실제 인식의 차이도 분명하다. 1장에서 언급했듯이, 중국은 식감을 ‘맛’의 요소에서 따로 떼어 인식하지 않고 ‘입안에서 느껴지는 감각’, 즉 맛과 직결되는 요소로 파악한다. 그래서 식감에 대한 거부감이 들면 그 음식의 전체적인 맛도 별로라고 생각한다. --- p. 90 또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 중국의 맛에 관해 알고자 한다면 중국인에 대한 편견을 버리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들의 문화와 생활방식을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볼 때에야 중국의 맛은 비로소 우리 손에 닿는 곳에 서 있을 것이다. 중국인이 왜 딱딱한 식감을 싫어하는지, 왜 차가운 물을 마시지 않는지, 너무 단 맛을 왜 기피하는지 고민해보는 것만으로도 중국의 맛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다. --- p. 132 한마디로, 개별적인 음식 자체는 중국인에게 통할 수 있지만 그것을 운영하는 측면에서 무언가 실수나 시행착오가 있다는 것이다. 한식을 하드웨어에 비유하고 한식의 메뉴와 현지화 노력을 소프트웨어라고 할 때, 필자들은 후자 쪽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 p. 141 중국인이 기름 맛에 익숙하고 기름진 음식을 선호하는 것은 맞다. 동시에 기름의 신선도를 중요시한다. 따라서 최소 몇 개월간 유통해야 하는 김 가공 제품에 기름을 쓰는 것을 꺼리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기름은 아무리 포장을 잘해도 맛이 변질되기 쉽고 자칫 찌든 기름 맛이 날 정도로 유통 과정이 길어지면 중국인에게 쉽게 외면당한다. --- p. 168 |
중국인은 왜 부대찌개는 좋아하는데 김치찌개는 싫어할까
저자들은 먼저 우리 독자들에게 익숙한 한국 음식에 대한 중국인들의 선호를 통해 중국의 맛에 접근한다. 김치가 들어가긴 마찬가지인 김치찌개와 부대찌개에 대해 호불호가 갈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인 스스로도 아침 식사로 자주 즐기는 죽을 한국에서는 먹지 않으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맛이란 혀에 분포한 맛세포 미뢰를 통해 느끼는 감각으로, 누군가는 설탕의 맛을 달게 느끼는데 다른 누군가는 쓰게 느낄 리는 없다. 또한, 즉각적인 에너지원이 주로 내는 단맛, 필수 생리활성 물질인 나트륨의 짠맛에 대한 선호는 인간이라면 공유하는 본능적인 맛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맛에 대한 선호가 이것만으로 설명될 만큼 단순하지는 않다. 각 민족이 저마다 가진 자연환경과 역사에서 비롯되는 독특한 식재료와 조리법, 그리고 생활방식이 맛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이 김치찌개를 선호하지 않는 것은 그 주재료인 김치에 대한 불호가 아니라 그 단순한 구성과 진한 맛에 대한 불호이며, 한국에서 죽을 먹으려 하지 않는 것은 죽 자체의 맛을 싫어해서가 아니라 자국에서는 간단한 아침 식사인 죽을 비싼 돈을 주고 사 먹는다는 것이 내키지 않는 것이다. 즉, 중국인의 입맛은 맛 자체뿐 아니라 맛을 조합하는 방식, 맛을 즐기는 관습이 모두 얽힌, 음식문화다. 고추의 매운맛 vs 화자오의 마라 맛 그렇다면, 먼저 살펴볼 것은 중국의 오미(五味)다. 다섯 가지 기본 맛(지금은 단맛, 짠맛, 신맛, 쓴맛에 감칠맛을 더하지만, 여기서는 감칠맛 대신 매운맛을 포함해 다룬다)으로 음식 맛을 내는 것은 한중 양국이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이 다섯 가지 맛을 내는 식재료, 또 그 맛들을 조합하는 방식은 다르다. 예를 들어, 한국 음식의 매운맛은 고추를 주재료로 쓰지만 중국 음식의 매운맛은 화자오(花椒화초)나 마자오(麻椒마초)를 주로 써서 낸다. 맛을 내는 방식도 다르다. 한국에서는 고춧가루나 고추장의 형태로 고추를 직접 섭취해 입에서뿐 아니라 속까지 얼얼하지만 중국에서는 고추나 화자오, 마자오를 쓸 때 주로 기름에 튀기듯 볶아 매운 향과 맛을 뽑아내므로 입에서만 얼얼할 뿐 속까지 자극이 가지는 않는다. 물론 매운 국물을 마시며 속을 푸는 한국인의 식습관과 매운 국물을 마시면 ‘독한 놈’ 소리를 듣는 중국인의 식습관도 맛을 내는 조리법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중국의 음식문화는 오미가 혼합된 쏸라(酸辣: 시고 맵고), 톈쏸(酸: 달고 시고), 톈셴(咸: 달고 짜고) 같은 복합적인 맛을 선호한다는 것이 저자들의 설명인데, 저자들이 하나하나 짚어주는 오미의 대표적인 식재료와 조리법, 그것이 구현된 음식의 예를 따라가다 보면 중국 음식이 왜 낯설게 다가오는지에 관한 수수께끼가 풀린다. 한국의 김이 중국 식탁에 오르려면 어떤 음식에 대한 호불호를 결정하는 요소는 오미 외에도 다양하다. 한국인과 비교해 중국인의 음식 호불호에 크게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식감을 들 수 있다. 저자들은 “와, 이거 진짜 맛있는데 식감이 좀 별로다.”라는 한국인의 반응과 “이거 맛이 없네. 식감이 별로라서.”라는 중국인의 반응을 비교한다. 식감을 맛과 별개의 요소로 평가하는 한국의 식습관과 식감을 맛의 요소로 함께 평가하는 중국의 식습관 차이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중국 호텔의 조식 코너에서 시리얼이 홀대받는 이유나 중국의 피자 가게에서 반드시 토마토케첩을 함께 내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또, 중국인이 쓴맛을 유난히 좋아하는 것이 아님에도 쓴맛 나는 쿠과(苦瓜고과: 여주)나 천피(?皮진피)를 차로 끓여 마시는 것은 물론, 음식의 재료로도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을 통해 식약동원(食?同源)이라는 오랜 음식문화도 엿볼 수 있다. 한국의 외식업체나 식품업계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의 문을 오랫동안 두드려왔다. 삼계탕이나 조미 김처럼 중국인의 사랑을 받는 한국 음식이 실재하고, 드라마 〈대장금〉을 통해 한국 음식에 대한 중국인의 호기심과 호감도 컸다. 그러나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한국 음식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왜일까? 저자들의 진단에 의하면, 맛에 대한 중국인의 호불호의 배경이 무엇인지 깊게 탐색하지 않고 보이는 것으로만 단편적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중국인에게 죽이라는 음식이 어떤 맥락에 위치하는지 살피지 않고 한국에 온 중국인들이 죽을 사 먹지 않는 것만 보고 중국인이 죽을 싫어한다고 판단하거나 중국인이 쓴맛 나는 여주나 진피를 즐겨 먹는 것을 보고 중국에서 판매할 식품의 쓴맛만 강화하는 식으로 말이다. 한국에 온 유커들의 짐 속에는 조미 김 제품이 꼭 들어 있었다. 그러나 이것이 중국인들이 김을 좋아하므로 중국 시장에서 한국의 김 제품이 승승장구할 것이라는 결론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중국인에게 김은 어떤 식재료이고, 한국의 김 제품들이 어떤 방식으로 소비되고 있는지에 관한 탐구가 필요하다. 이는 그저 시장 분석에 그쳐서 될 일은 아니고, 중국의 맛을 형성해온 역사와 문화 그리고 역동하는 현재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해야 한다. 지금의 ‘중국의 맛’을 가장 잘 아는 저자들이 그 길을 안내한다. |
이 책에는 구체적인 음식에서 출발한 ‘감각에 이름 붙이기’ 과정이 담겨 있다. 예컨대 중국 대륙 또는 중화권 한복판에 부대찌개와 김치찌개가 나란히 놓였을 때, 한국인은 그 미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중화권 사람들은 이를 어떻게 이해하고 수용하는가? 견주며 구체적인 감각의 이름과 표현의 방식을 포착하는 사이에 미각의 언어가 선명해진다. - 고영 (음식 문헌 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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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라는 거대 문명을 이루고 있는 지역, 세대, 성별, 문화가 다른 수많은 사람들을 이해하지 않고는 중국의 음식문화를 이해할 수 없다. 즉 중국의 맛을 이해하는 것은 중국을 이해하는 것이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이는 쉬운 일이며 동시에 어려운 일이다. 이 책은 그 쉽지만 어려운 길을 포기하지 않고 갈 수 있도록 격려해주는 친절한 여행 안내서다. - 김태호 (전북대학교 한국과학문명학연구소 교수, 《근현대 한국 쌀의 사회사》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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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양국은 오래 전부터 교류했다. 놀랍게도, 실시간으로 상대를 들여다볼 수 있는 당대에 음식문화의 괴리가 더 커졌다. 열광적으로 마라탕과 삼계탕을 공유하는 양국이 말이다. 가까운 듯 더 멀어진 양국 음식의 관계에 관한 궁금증은 책을 다 읽고 나면 스르륵 풀린다. 당대 중국 음식에 가장 밝은 저자들의 날카로운 분석에 읽는 맛이 산다. - 박찬일 (요리사, 음식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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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를 고르는 중국의 ‘손’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우리 먹거리 중 어떤 것을 중국에서 팔지 고민하는 분들에게 중국 전문 김진방 특파원이 대표 집필한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먹거리를 고르는 중국의 ‘눈’도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우리 먹거리를 중국에서 어떻게 소개할지 고민하는 분들에게 중식 전문 인플루언서 금진방이 집필한 이 책의 재독을 권한다. - 오형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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