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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과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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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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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7월 27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76쪽 | 152*224*20mm
ISBN13 9791191797152
ISBN10 1191797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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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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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얼굴은 평안하게 웃는 얼굴이다. 어린 아기가 방긋방긋 웃는 모습은 아름답다. 예쁜 아가씨가 생긋 웃는 것도 예쁘다. 너털웃음을 웃는 것을 보면 마음이 시원하다. 웃으면 자기가 기쁠 뿐 아니라 남들에게도 기쁨을 나누어 준다. 그러나 우리의 문화는 웃음에 인색하다. 어려서부터 ”너 왜 웃니?” “웃지 마라” “시시덕거리지 마” “점잖해야지” “언제 철이 들겠니?”라는 말을 들으며 살아왔다.
점잔을 중요시하는 유교 사상은 웃는데 전혀 도움을 주지 못했다. 일제시대의 압박과 6·25동란을 격은 우리 민족에게는 웃음보다는 울어야 될 일이 더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행복하기 때문에 웃는 것이 아니다. 웃기 때문에 행복하다.”라고 William James는 역설하고 있다.
--- 「가장 아름다운 얼굴」 중에서

남편 없는 동안에 무엇을 할까 마음 졸이며 어린 소녀 같은 꿈을 꾸어 본다. 그러나 남편이 집을 떠나자마자 일기가 불순하더니 웬 눈이며 얼음비란 말인가! 유리창 너머로 꽁꽁 얼어붙은 밖을 내다보니 소녀 같은 꿈은 갑자기 사라지고 흰 눈 위로 운전을 해야 하는 두려움이 슬슬 마음 한구석을 차지하더니 방 한구석에 혼자 있는 철없는 나를 보게 된 것이다. 내 자신이 한심스럽게 보여 마음을 고쳐먹기로 했다. 내가 낙담할 것이 아니라 어떠한 형편에 있든지 한심스럽게 보이는 내 자신을 행복이라는 말로 바꾸었다.
사실 행복이란 날아다니는 나비와 같다. 이 시간에 내가 나를 들여다보니 어려운 이민 생활에서도 얼마나 많은 행복한 시간들이 나를 스쳐간 것을 알 수 있다. 만약 눈이 많이 오지 안았던들 나의 지난 날들을 찾을 수 없었을 것이다. 계속 날씨가 나빠서 책을 읽으니 내가 다시 학생으로 돌아간 기분이다.
--- 「행복이란」 중에서

봄이 오면 4월에는 길 양편의 가로수가 벚꽃 나무로 되어 있어 화려한 벚꽃 행사가 있고, 여름이 되면 뉴저지에 사는 구역 식구들은 Delaware 강을 끼고 피크닉을 즐긴다. 가을에 단풍이 곱게 물들면 감사절에는 칠면조 고기를 구워 먹고 한국 추석이 되면 송편을 만든다. 송편! 그렇다! 송편은 한국 정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추석의 떡이다. 겨울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예수님 탄생을 기억하며 찬송 부르고 윷놀이를 하면서 동심으로 변하는 일이었다.
오늘이 추석이라! 며칠 전부터 벼르던 추석이 바야흐로 오늘이다. 뉴저지 구역 낮 모임은 여자들만 모여서 성경 공부를 하는데 한 달에 한 번 모임이라 일하는 사람들도 이날을 위해서 일을 쉬고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엿 같은 신앙이란 바로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같은 신앙을 갖기 위하여 모임에 참석하고, 만나면 달콤한 여성들만이 가질 수 있는, 떨어지지 않고 서로 엿 같이 붙어 있는 것을 말한다. 오늘은 송편을 빚기로 하여 아침부터 서둘러 김영자 집사네로 모였다. 여자들의 모임이라 떠들썩하고 재미가 있다.
--- 「달콤한 엿 같은 구역」 중에서

이제 연합 교회 식구들은 멀리 또는 가깝게 시집을 갔다. 전 세계를 품에 안고 선교의 꿈을 꾸면서 떠난 자녀들, 공부를 하고 일자리를 찾아서 떠난 식구들, 친정 곁에서 부모를 돕는 자녀들, 목회를 하려고 애쓰는 자녀들도 있다. 이들은 친정이 필요하다. 이들에게 물질적인 것도 필요하지만 정신적인 위로와 격려가 필요하고 신앙적인 도움도 필요하다.
이들은 또한 한 집안의 가장이 되었다. 이제 어린아이라고만 생각하기에는 나이가 들었다. 장년이 된 이들에게 교회가 바라는 것이 무엇일까? 30년 전에 우리들이 살았던 것과 똑같은 생활을 이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아닐까? 지금은 손으로 써서 주보를 만들던 시대에서 computer를 사용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인간이 달나라를 정복한 지 오래되었고 모든 소식은 인공위성을 통하여 들리고 하나님의 말씀도 Internet을 통하여 전 세계에 퍼져 나가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러한 시대에 사는 자녀들에게 시댁의 법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에 적응하려고 발버둥 치고 고민하는 이들에게 친정의 역할을 해야 하리라. 멀리 떠나 있는 자녀들과 선교사들에게 위로와 안식을 나누어 주고 곁에 있는 자녀들에게 슬픔과 기쁨을 같이 나누는 친정의 역할을 하여 새로운 세계를 엮어 가는 연합 교회가 되기를 바란다.
--- 「친정 교회가 되자」 중에서

풀들이 움트고 난 다음 들로 산으로 바다로 뛰어다니나 싶더니 가을이 되어 내 발등을 가랑잎이 간질이고 지나간다. 아차 하는 순간 어느새 첫눈이 내리고 아이들은 즐거워 자꾸 밖에 나가 놀자고 하는데 추운 것이 싫어진 나는 어쩐지 서글픈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내가 젊었을 때 아니 어렸을 때라고 해야 좋을 것이다. 어떤 총각을 참으로 사랑했는데 첫눈이 내리면 둘이서 팔짱을 끼고 걸었다. 그냥 좋아서 큰길 작은 길을 우린 대화도 없이 그냥 걸었다. 명동에서 서울역전까지 함박눈을 맞으며 추운 것도 미끄러운 것도 다 좋기만 했다. 그러던 내가 눈을 보고 추워하다니! 이것이 인생의 석양을 향해 가는 것일까?
--- 「인생의 석양」 중에서

우리 집 옆에는 서너 그루의 장미가 철문 옆으로 나란히 피어 있다. 봄에 꽃이 피기 시작하면 한여름엔 너무나 무성하게 피다가 늦은 가을 서리가 내릴 때에는 드문드문 피어 있는 모습이 아주 귀하고 부드럽다.
어머님 연세가 올해 94세로 장미를 가꾸고 꽃과 함께 담화를 나누고 지내시는 평범한 날을 보내고 계신다.
연세가 드시면 제일 어려운 문제가 넘어지는 것이다. 넘어지는 것을 조심하시라고 늘 말씀드렸지만 언제나 자신만만하시던 어머님이었다. 장미꽃으로 꽃꽂이를 하시기를 즐겨하시던 어머님이 10월 초 꽃을 따러 밖에 나가셔서 넘어지신 지가 벌써 10개월이 되었다.
처음에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양로원에 가셔서 물리치료를 시작한 것이 이제는 양로원 식구가 되셨다. 평생 집 안에서 가족을 거느리고 사시다가 아무도 알지도 못하고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 누워 계신 어머님 자신은 얼마나 외로우실까 생각만 해도 안타깝다.
--- 「평안의 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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