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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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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장 ] 매일과 영원-06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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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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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년 08월 12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12쪽 | 306g | 128*188*20mm
ISBN13 9788937419515
ISBN10 8937419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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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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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마침표 뒤에 나만 볼 수 있는 괄호를 열고 ‘소설 만세’를 집어넣은 뒤 살며시 괄호를 닫곤 했다. 투명해서 나만 읽을 수 있는 그 문장은 중얼중얼 애처로운 주문이 되었다. 나중에는 불가능한 목표를 적어 벽에 붙인 표어 같은 것이 되었고 지금은 불안하여 뭐든지 믿어 보려는 믿음이 되었다. 믿음이 필요해서 믿음을 삼은 것이 믿음이 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소설이 필요한 내게 그 문장은 분명 힘이 된다.
---「프롤로그」중에서

알고 싶은 마음은 아는 마음보다 어리석다. 하지만 강하다. 지금 당장은 지식과 정보가 부족하지만 알고 싶은 마음은 앎을 향해 끊임없이 움직인다. 움직임을 결코 멈추지 않는다. 잠든 토끼를 이기는 거북이처럼 알고 싶은 마음은 마침내 그 어떤 앎보다 많이 알게 된다. 나를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나를 알고 싶어 하는 사람 중에 결국에 나를 더 많이 알게 되는 이는 알고 싶어 하는 사람 쪽일 거다. 나는 그런 마음으로 계속 소설을 쓰고 싶다.
---「불가능한 싸움」중에서

고통을 느꼈다.
슬픔을 느꼈다.
죽고 싶었다.
이렇게 소설은 끝나지만 인물에게는 소설이 끝난 이후에도 삶이 있다. 그런데 그 삶을 고려하지 않고 한순간의 감정과 감각에만 몰두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끝내면 안 될 것 같다. 아픈데, 어떻게, 얼마나 아프냐면 말이야, 묘사하고 보여 주는 것보다는, 어찌하여 이렇게 됐는지를 생각하게 됐다고 할까. 인과, 고통의 전후, 슬픔의 전후에 대해 생각했고 소설이 끝난 이후 계속 살아 낼 그의 삶을 고민했다.
---「인물에게도 내일이 있다」중에서

소중하고 귀한 것은, 다 그렇게 해야 하는 것 아닐까. 무대에 서기 전 리허설 하는 것. 발표하기 전 방에서 혼자 연습해 보는 것. 좋아하는 누군가를 만나기 전 거울을 보는 것. 고백하기 전 단어와 음성을 골라 보는 것. 편지를 쓰기 전에 빈 종이에 수많은 문장을 썼다 지웠다 연습해 보는 것. 쓰이는 대로 쓰고 싶지 않다. 다 쓰고 난 뒤, 분명히 내가 썼지만 내 의도와 내 마음과 달라진 소설을 읽고 이렇게 완성됐으니 이게 내 의도고 이게 내 마음이겠지, 합리화하고 싶지 않다. 나는 사는 대로 살고 싶지 않다. 매 순간 오고 가는 변덕스러운 감정으로 하루하루를 예측 불가능한 것으로 만들고 싶지 않다.
---「‘꼭’ 해야 하는지 묻는다면」중에서

글을 쓰면 안 되는 이유는 너무너무 많은데 글을 써야 하는 이유를 찾는 것은 언제나 쉽지 않았다. 그러니까 글쓰기에 대한 고민은 별로 도움이 안 된다. 방해만 될 뿐이다. 마음이 있다면 그것에 사랑이 있다면 읽거나 쓸 것이다. 어떻게든 읽기를 향해 쓰기를 향해 나아가려고 애를 쓸 것이다. 그러니까 너무 많이 고민하지 말자. 똑똑한 이성과 논리에 내 마음을 맡기지 말자. 상황이 어렵다. 시간이 없다. 재능이 없다. 반응이 안 좋다. 전망이 어둡다. 끊임없이 말하는 똑똑한 머리는 내 마음을 잘 모르거나 모르고 싶어 할 테니.
---「고속버스와 기차와 지하철에서 읽고 쓰기」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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